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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숲, 소쿠리 숲, 도둑 숲 ㅣ 동화는 내 친구 19
미야자와 겐지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이종미 그림 / 논장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2001. 1. 31.겉장이 벌써 누렇게 변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났다.
책을 사서 볼 때 제일 좋은 게 바로 이런 것, 언제나 보고 싶을 때 꺼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작품집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좋은 것들이지만 특히
<주문이 많은 음식점>이나 <첼로를 켜는 고슈>는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마을 극장의 첼로 연주자인 고슈는 공연을 눈앞에 두고 열심히 연습을 하지만 웬일인지 자꾸만 지휘자는
박자가 안 맞느니, 도레미파도 모른다느니 하면서 지적만 한다.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와 혼자서 열심히 연습하는 고슈에게 매일 밤 방문자들이 줄을 잇는다.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해 달라는 얼룩고양이, 도레미파를 제대로 가르쳐달라는 뻐꾸기,
재즈를 연주해주면 작은북을 맞춰서 치겠다는 아기 너구리, 첼로 속에 들어가 병을 치료해달라는 들쥐 가족.
동쪽 하늘이 훤히 밝아올 때까지 항상 이런 일에 시달리던 고슈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족했던 부분들을
보충하게 되어 드디어 연주회를 훌륭하게 끝내게 되고 앙콜곡 연주까지 하게 된다는 이야기인데,
등장하는 동물들이 하는 짓이 너무나 터무니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그럴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슬몃 웃음이 나오면서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다.
무언가를 가르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동화가 참 귀한 세상이다.
마음껏 음미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