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 며칠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대서 전철이 오길 기다리는 그 짧은 몇 분이 한 시간인 양 길게 느껴졌는데
어제는 마침 포천에 사는 친구가 올라온다는 소식에 다른 때보다 일찍 인천행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
좀처럼 들를 일이 없는 부개역은 어쩌다 거기 서게 된 내가 낯설다는 듯 바람을 보내 나를 이리저리 휘몰아대고
거기다 직행이 서지 않는다는 알림 표시로 한 쪽엔 쇠사슬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어 스산함도 배가 되었는데
바람을 피해 눈동자마저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동안 내 눈에 뜨인 건 바로 장애인을 위한 도움 시설이었다.
휠체어를 타거나 목발을 짚은 채 사람들이 탄 것을 볼 때마다 기우뚱거리며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지나가는 사람들 눈요깃감이 되는 게 미안스럽기도 하고, 너무 느려 저렇게 가다가 급한 사람은 늦고 말리라 생각했던.
별로 좋지 않게 생각했었지만 보고 있는 사이
근육이 불룩불룩하지는 않아도 깡마른 몸매에 강단이 있어 뵈는 인력거꾼이 떠올랐다.
두 발만 의지한 채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리던 그 사람들의 모습이 자꾸만 겹쳐보였다.
다른 사람이 불러주길 기다리며 잠시 땀을 들이고 있지만 그사이 자동차들이 늘어
인력거를 찾는 사람이 현저히 줄어들었어도 그걸 놓치 못하던 사람들.
위험하다는 보고가 수십 차례 있었고, 실제 사고 현장을 보기도 했지만 왠지 엘리베이터나 에스칼레이터보다
정이 가는 저 놈.
이제 역구내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고 있으니 조만간 저것도 함께 철거되겠지.
멀쩡한 두 다리로도 왠지 그냥 한 번 타보고 싶었다.
그동안 수고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