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지 않을 테야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4
쎄르쥬 뻬레즈 지음, 문병성 그림, 김주경 옮김 / 도서출판 문원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당나귀 귀>의 2편 격인 이 책은 이것만 따로 읽어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1권을 읽은 후에 이 책을 읽는 것이 레이몽을 둘러싼 환경을 이해하고

레이몽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 학년을 진급하기 위해 돼지 한 마리를 요구했던 푸르쓰떼이 선생은 결국

다른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한다는 이유로 레이몽을 특수학교에 보내버리고야 만다.

하지만, 매일 이런저런 이유로 때리는 아버지와 애정 없는 학교 보다야 훨씬 나은 일이다.

실제로 레이몽은 그곳에서 아주 편안함을 느낀다.

뤼뤼와 자키, 그리고 첫사랑인 안느를 만나 매일 평화롭게 지내는 동안 뜻하지 않게

해변가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고 모두들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안느로부터 첫 뽀뽀를 받는다.

안느를 보고 싶은 마음에 다시 여자애들 침실을 찾았다가 그리운 안느를 발견했지만

말 못하는 안느가 숨기고 싶어했던 바로 그것을 우연히 보게 되고 기숙사를 온통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뒤

레이몽은 집으로 다시 쫓겨간다.

어디에도 레이몽이 편하게 쉬는 걸 보지 못하는 어른들이 있는 법이다.

 

그래도 1편과는 다르게 레이몽이 약간은 평화로운 시기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이었지만

이걸 읽다가 문득 어제 다 읽고 책무더기에 던져두었던 '철학통조림'이 생각났다.

마투라나가 '괄호친 객관성'에서 얘기했던 대로

나에게 빨간 것은 단지 나에게 또는 나와 같은 인지 시스템을 가진 존재에 한정하여 빨갛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데

레이몽이나 뤼뤼가 자키, 안느 같은 아이들은 '나'와 같은 인지 시스템을 가진 아이들이 아닌데도

왜 빨갛게 보지 못하느냐고 윽박지르고 빨갛게 보기를 강요하고 그걸 따르지 않으면 격리시켜버리는 것이다.

정상이냐, 비정상이냐를 구분하는 건 오직 숫자 노름일 뿐이다.

아이들을 보는 일은 객관성으로 파악할 일이 아닌데 나 역시도 그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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