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국기 소년 창비아동문고 232
유은실 지음, 정성화 그림 / 창비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가을의 <가끔씩 비오는 날> 이후로

정말 마음에 드는 단편 동화집이다.

작가의 말대로 부끄럽고 슬프고 화나고 나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어린 친구들이

너무나 생생하게 살아있다.

읽을 게 부족해서 늘 똑같은 책만 보다가

국가와 수도를 몽땅 외워버린 진수,

외우기 힘들 것을 고려해서 간단하게 지은 이름이

천재시인 백석과 같아서 난데없이 백석의 시를

외우려던 백석과 그의 아버지,

장사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가난한 엄마에게서

맘대로 쓰라고 받은 천 원을 아끼고 아끼다가

결국은 엉뚱하게 맛도 없고 맵기만 한 떡꼬치를

먹게 되는 열두 살짜리 나,

언제나 노력을 해도 입선이나 가작의 수준에 머물러

좋은 대학 가는 거 말고 그냥 유람선의 선장이 되어볼까

생각하는 은지,

엄마가 없는 하룻동안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지내며

악몽 같은 시간이 빨리 지나길 기다리는 연이.

이 모든 등장인물들이 문장 하나하나에 살아있다.

아픈 현실을 그리면서도 그저 스크린 밖으로 툭 던져지는데

가슴이 저릿하고 눈물이 나고 웃음이 나온다.

참 잘 쓴 단편 동화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