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제목 : 읽는 직업
◎ 지은이 : 이은혜
◎ 펴낸곳 : 마음산책
◎ 2021년 6월 5일 1판 5쇄, 231쪽
◎ 내 마음대로 별점 : ★★★☆
'읽는 직업'이라고 제목을 소리내어 읽었을 때 얼핏 든 생각은 '좋겠다.'였다. 직업이 읽는 거니까 이 사람은 참 좋겠다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야말로 지극히 이상적이지 않은가. 그러니 책도 아주 쉽고 편하게 설렁설렁 읽히겠구나 싶었다. 허나, 읽어갈수록 책은 내 예상을 빗나갔고 나는 삐딱하게 앉아 있다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책을 쓰게 된 이유 세 가지를 이렇게 밝힌다. '저자들을 많이 좋아했고 앞으로도 그들과 한편이 될 것이므로 저자들에게 이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편집자란 어떤 존재인가를 알리고자 했다, 독자들은 최종 결과물인 책을 읽는 것으로 족하겠지만, 책 만들기의 역사와 현실도 알게 되면 흥미로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니다. 흥미롭다기보다 골치 아프다 쪽이 맞는 표현이다. 당신들의 일까지 알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면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편집자의 일이라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편집자의 일을 해내기 위해 그녀가 읽어야만 했던 많은 책들과 논문과 자료들이라니. (그녀가 열거한 것들 중 내가 아는 건 거의 없다는 게 충격이다.) 팩트체커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도 기억에 남는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 책은 저자와 친분을 맺은 이야기, 관계가 소원해진 이야기, 저자들이 보내오는 원고 등을 이야기 하는 저자 관찰기,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의 편집자들의 수고로움을 볼 수 있는 편집자의 밤과 낮, 잘 안 팔리는 책들과 복간을 못 하는 이유 등을 보여주며 좋은 책이 외면당하는 안타까움이 절절한 독자와 책을 옹호하며,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