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리코 3번가 야옹 관장님 코후지 이야기 - 작은 서양관 속 열두 개의 이야기 주머니 바둑이 폭풍읽기 시리즈 2
야마모토 카즈코 지음,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전정옥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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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제목 : 토네리코 3번가 야옹관장님 코후지 이야기

- 작은 서양관 속 열두 개의 이야기 주머니

◎ 지은이 : 야마모토 카즈코 글,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 옮긴이 : 전정옥

◎ 펴낸곳 : 바둑이 하우스

◎ 2021년 6월 30일 초판 1쇄, 167쪽

◎ 내 마음대로 별점 : ★★★☆

열두 달에 걸쳐 세시풍속을 소개하는 책으로는 꽤 신선한 기획이다. 보통은 지식을 주기 위한 의도로 만들기에 사진과 자료 위주의 따분함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이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풍속을 소개하는 것이라 조금 아쉽기는 해도 다른 나라의 독특한 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이렇게 4월에서 시작해 다시 4월로 끝을 맺는데 이야기를 끌어가는 주체는 고양이 코후지이며, 그를 이야기 가운데 갖다 앉힌 것은 '고양이 문양 견본'을 찾아 세계여행을 떠나며 자신이 살던 서양관을 돌보게 만든 할머니 후지. 후지 할머니는 코후지에게 1년동안 서양관에 살면서 집세로 매달 그달에 맞는 행사를 하고 편지를 쓰라고 한다. 직장일로 실의에 빠진 코후지는 그렇게 새로운 곳에서 살게 된다.

집세를 내기 위해 마지못해 시작했던 그달의 행사들은 처음에는 귀찮았으나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즐기게 되면서 더불어 친구들이 생기는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온다. 고양이, 쥐, 곰, 다람쥐, 뱀, 여우 할 것없이 모두 친구가 되는 토네리코 마을. 열두 달이 지나는 동안 이렇다 할 일을 찾지 못했던 코후지는 고양이 문양 직물을 짜보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그곳에서 우체국 일을 돕기로 했으며, 세계로 돌아다니며 고양이 문양 견본을 찾던 후지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온 후 뜻밖에도 아주 가까운 곳에 그것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매달 코후지의 편지쓰기가 끝나고 나면 이렇게 그달의 행사에 관한 짧은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좋다. 병기해놓은 '한국의 열두 달 세시풍속 이야기'는 편집팀에서 한 거겠지만 비슷하거나 전혀 다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이참에 한국판 코후지 이야기를 쓰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솟구치기도 했음.)

세시풍속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이 났다면 정말 지루한 책이 되었을 테지만 코후지가 자신의 알을 깨고 나올 수 있게 만드는 주변인들의 따뜻함과 서로 도와주는 마음, 주고받는 위로, 다시 찾은 꿈 등이 얽혀있어 이야기는 힘을 얻는다. 물론, 여기에 소개된 것만으로는 그런 풍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를 다 알 수 없다는 아쉬움은 있으나 궁금하면 가지를 뻗어 다른 책으로 이어지면 될 터이니 확장독서를 할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발판 역할은 충실히 하고 있으나 약간 어수선한 부분들이 있어 별점을 높게 주지는 않았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점차 우리 생활에서 밀려나고 있는 세시풍속들을 떠올려본다. 우리나라 세시풍속 대부분이 농사와 관련이 있어 모르는 게 많다고 해도, 곧 다가올 부처님오신날의 탑돌이나 수리취떡을 해먹고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 단오 같은 날은 도시에 사는 우리도 아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아쉬운가. 낡아서 부서지기 전에 바람도 쐬고 기름도 먹이고 뿌리도 단단히 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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