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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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레이먼드 카버 외

◎ 옮긴이 : 이주혜

◎ 엮은이 : 파리 리뷰

◎ 펴낸곳 : 다른

◎ 2021년 11월 22일 초판 1쇄, 453쪽

◎ 내마음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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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작품: 15편

-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데니스 존슨 글, 제프리 유제니디스 해설

- <어렴풋한 시간> 조이 윌리엄스 글, 다니엘 알라르콘 해설

- <춤추지 않을래> 레이먼드 카버 글, 데이비드 민스 해설

- <궁전 도둑> 이선 캐닌 글, 로리 무어 해설

- <하늘을 나는 양탄자> 스피븐 밀하우저 글, 다니엘 오로즈코 해설

- <애미 무어의 일기> 제인 볼스 글, 리디아 데이비스 해설

- <방콕> 제임스 설터 글, 데이브 에거스 해설

- <펠리컨의 노래> 메리베스 휴즈 글, 메리 겟스킬 해설

-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글, 알렉산다르 헤몬 해설

- <늙은 새들> 버나드 쿠퍼 글, 에이미 헴펠 해설

-<라이클리 호수> 메리 로비슨 글, 샘 립사이트 해설

- <플로베르가 보낸 열 가지 이야기> 리디아 데이비스 글, 앨리 스미스 해설

- <거짓말하는 사람들> 노먼 러시 글, 모나 심슨 해설

- <브리지 부인의 상류사회> 에번 S. 코널 글, 웰스 타워 해설

- <스톡홀름행 야간비행> 댈러스 위브 글, 조이 윌리엄스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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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의 대가 열다섯 명에게 <파리 리뷰>가 발표한

단편소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 하나를 고르고,

그 소설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결정적인 이유를

서술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편집자의 말 중에서

이렇게 탄생하게 된 책으로 195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주제가 다양한 작품들이 모여 있다.

'이 책 한 권에 담긴 것은 문장들이기도 하고, 독특한 인물들이기도 하고, 어떤 어렴풋한 정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작가들의 이름이 될 수도, 읽는 이마다 다르게 마주칠 경이로운 순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오직 새로운 작가,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겠다는 의지로 센강에 정박한 곡물 운반선에서 원고를 보살폈을 오래전 편집자들의 어떤 마음이 담겨 있기도 할 것입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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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먼드 카버, 제임스 설터,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말고는 죄다 처음 들어보는 작가들이다보니 새로운 작가, 새로운 작품을 읽는다는 설렘을 오랜만에 느꼈다. 하루에 한 편씩 야금야금 읽으려는 계획을 갖고 시작했으나 첫 작품부터 너무 강렬해서 하루를 더 기다릴 수가 없었고 결국은 내리 읽는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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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차이가 큰 탓에 해설하는 이들이 극찬한 것처럼 모든 작품이 다 좋다고 할 수는 없으나 내 눈길을 잡아끄는 몇 작품은 흥미로웠다. 약에 취한 탓에 모든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 주인공이 일어날 일들을 예견하기까지 하고, 심지어는 모든 빗방울의 이름까지 알게 되는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를 읽으면서 그럴 수 있다면 약에 한 번 취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는 욕망을 갖기도 했으니 참으로 위험한 작품이 아닌가! 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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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 중인 세일즈맨이 혈관 내막이 벗겨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약을 먹였다. 턱이 아팠다. 나는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일어나기도 전에 모든 일을 감지했다. 어떤 올즈모빌 자동차가 속도를 줄이기도 전에 내 앞에 멈춰 설 것을 알았고, 차에 탄 가족의 다정한 목소리만 듣고도 우리가 폭풍우 속에서 사고를 당할 것을 알았다.'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중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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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정신과 절제는 그 자체로 소중하지만, 삶의 비극적인 무감각을 보완해주지는 못한다. 속죄는 훌륭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속죄는 한 번에 한 사람만을 구하고 세계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해설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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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예순여섯에 학회에 참석했다가 심한 야유를 받게 된 주인공이 '계약전문가'인 게이브리얼 래칫과 얽히면서 일어나는 기괴한 일을 그린 <스톡홀름행 야간비행>은 웃기면서 슬프고 '그럴 수 있다면 나도 한 번?'그와 계약이란 걸 해보고 싶게 만든 작품이다. 작가가 되고 싶은 주인공이 새끼 손가락을, 고환 두개를, 왼손을, 귀 한 쌍을, 왼발을, 두 눈을 차례로 주는 댓가로 노벨상까지 받게 되어 고름 투성이인 몸이 바구니에 담긴 채 스톡홀름으로 가게 된다는 이야기다. 마치 악마와의 계약과도 같다. 나라면 무엇을 포기할 수 있으려나? 아직은 그 무엇도 포기할 상태가 아닌 모양이다.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상도 포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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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잼이나 땅콩버터 병의 뚜껑을 따기 위해 거리를 헤매며 아들에게 전화를 하는 동안 아들은 새장 같은 노인들의 집을 구상하며 다시 침대로 들어갈 준비를 하는 <늙은 새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인문제를 다뤘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부모는 자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지만자식들은 부모를 포기하기도 한다. 슬픈 현실이다.

-'내가 거의 소유하게 된 화장실에 서 있으려니 나와 내 역사 사이 거리가 너무 멀어 도저히 좁혀질 것 같지 않았다. <늙은 새들> 중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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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궁전 도둑>,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브리지 부인의 상류사회>, <하늘을 나는 양탄자> 등도 꽤나 매력적이었다. 생각날 때마다 다시 들춰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다음은 작품과 관계 없이 마음에 들었던 문장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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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더러운 메뉴판이었다. 난독증으로 인한 죽음. 그러나 모든 것이 아주 똑같았다.

<어렴풋한 시간> 중 55쪽.

'사람은 차이점에 관해서는 그리 오래 곱씹지 않는다. 정체를 오해할 때 충실할 수 있다. 같은 책 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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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망각이 생각과 언어와 문학을 위해, 그저 인간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함을 암시한다.

<모든 걸 기억하는 푸네스> 해설 2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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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이야기는 영원히 긁어야 하는 가려움과 같다. <춤추지 않을래> 해설 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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