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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물방울 1
아기 타다시 지음, 오키모토 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대부분의 아이들이 수업 전에 하는 행동은 비슷하다.
조용한 경우는 십중팔구 만화책에 빠져 있는 경우이고,
왁자지껄한 경우는 볼 만화가 다 떨어져서 컴퓨터 게임에 모두 달라붙었을 때다.
역시 조용한 어느 날, 두 녀석의 자리 새로 보이는 만화책.
처음 보는 책이다.
"뭐냐?"
"이거, 우리 엄마 책인데요?"
"<신의 물방울>?"
일기장과 독서록을 가방에서 꺼내라 이르고 잠깐 촤르륵 넘겨보니
오호라, 와인 이야기일세?
처음 와인을 마셨을 때가 생각난다. 스무 살 무렵이었던가? 나름대로는 기분 낸다고
친구들과 함께 월미도 카페에 가서 와인을 시켰는데 와인 쿨러에 담긴 얼음을 잔에 넣고
밍밍하게 와인을 마셨던 기억이..^^
달디 단 와인으로 시작한 내 와인 역사는 지금은 아주 드라이한 쪽으로 취향이 바뀌었지만.
어쨌든 그래서, 와인을 주제로 한 이 만화책이 몇 장 읽어보지 않은 상태에도 참 마음에 들었다.
뭐랄까..작가가 아주 진지하게 쓴 게 나타난다고 할까?
집에 돌아오자마자 9권이 전부인 줄 알고 몽땅 신청을 하고 드디어 받아 본 날.
단숨에 읽어내려갔다가 다시 첫 권부터 보기를 몇 번!
와인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게다가 와인을 마실 때마다 마신 느낌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나는 탄성을 질러야 했다.
진짜 이 와인을 마시면 이런 느낌이 난단 말이지?
꼭 마셔야 하는데..이렇게 수첩에 적힌 와인도 수십 병에 이른다.
에고, 이걸 언제 다 마셔보나...
요즘엔 와인을 마실 때마다 세심하게 살펴보게 된다. 생산지며 포도 품종, 생산년도까지.
그리고 꼭 라벨을 사진 찍고 마신 느낌을 써놓은 간단한 일기장도 마련했다.
뒤꼭지에 작가가 밝혀놓은 부록도 짭짤해서 몇 번을 다시 읽어봐도 재미있다.
빨리 13병의 와인을 다 찾아냈으면 좋으련만..언제 10권이 나오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