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천둥아, 내 외침을 들어라! ㅣ 내인생의책 책가방 문고 8
밀드레드 테일러 지음, 이루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4년 7월
평점 :
해피 앤딩이 되기를, 여느 동화책처럼
'주인공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나기를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바라면서 읽었다.
기적처럼 어떤 일이 일어나 이 가족들에게서 불행의 그늘을
거두어가 주기를 바랐지만 끝내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덕분에 그 여운으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남의 불행은 내 일처럼 뼈저리게 느끼기란 쉽지 않다
하물며, 나와 전혀 상관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흑인이야기일 때는
그저 어디 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 같기만 할 뿐이다.
1933년 미시시피.
대부분의 흑인들이 소작농으로 겨우겨우 입에 풀 칠을 할 뿐일때
캐시의 가족들도 역시 흑인으로 땅을 소유하고 있으나
은행에 빚을 갚느라 허덕이기는 마찬가지였다
흑인들을 동물이나 하인 취급하려는 백인들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캐시는 세상이 마음 먹은대로, 생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며 성장해간다.
그리고 믿는다. 언젠가는 희망 찬 내일이 올 것이라는 것을.
지겨운 백인우월주의자들!
이렇게 내뱉고나니 우리가 저지르고 있는 일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남아시아인들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이들과 다를 게 뭐가 있을까.
이것이 단순한 옛날 일이라고, 지금은 그런 차별 따윈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아래 사람 없다지만
우리 머리 위엔 분명히 사람들이 바글거리고
우리 다리 아래에도 분명히 사람들이 바글거린다.
사람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기 전엔 절대로
이 '차별'들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왕따라는 것에 길들여진 아이들과
자기 아래 사람들이 수두룩하다고 믿는 어른들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읽어야 할 책이다.
이야기의 화자인 캐시의 엄마가 이렇게 말한다.
"백인은 대단하단다, 캐시.
흑인이 대단한 것처럼 백인도 대단하단다.
그리고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모두다 대단한 존재란다.
그래도 피부색이 무엇이든 어떤 사람도 어떤 사람보다
잘난 것은 아니란다. "
모두 다 대단한 존재로 인정받는 그날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