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빌려 드립니다 - 눈높이 어린이 문고 46 눈높이 어린이 문고 46
나가사키 겐노스게 지음, 신지식 옮김 / 대교출판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가끔은 그래서 리뷰를 올리려고 마음을 먹게 된다.

책 제목이나 표지를 보고서는 절대로

고르지 않게 될 이 책을 누군가의 리뷰를 보고

읽어봐야겠다 마음 먹었었다.

그리고 감동 받았고

오늘 다시 읽어보면서 역시 좋은 책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

 

손자를 빌려드립니다.

요새는 못 빌리는 게 없는 지경이다.

차도 빌려주고, 집도 빌려주고, 정수기도 빌려주고

책도 빌려주고, 신발도 빌려주고, 옷도 빌려주고

심지어 애인도 빌려주는 판국인데

손자라고 못 빌려주라는 법도 없다.

이런 사업도 꽤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기꾼 기질이 있는 유메노 씨는 스스로 잘 생겼다고 생각하는

가즈야에게 손주 노릇을 하면 일당 만원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그림 그리는 일을 좋아하는 가즈야는

별다른 일 없이 손주 노릇만 하면 된다는 제안에

그까짓 거 뭐..하는 심정으로 다가서게 되고

한국인 김씨 할아버지와 아키코 할머니, 대나무 숲 선생님인

할아버지의 일일 손주 노릇을 하게 된다.

처음엔 그저, 하루 돈 벌이로 생각했던 일들인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진심이 전해져오면서

가즈야도 진심으로 그날 하루는 온전히 그들의 손주로 살게 된다.

 

옛날에는 대가족이었기 때문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친근한 사람들이었지만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핵가족이 근간을 이루게 되면서 가족 제도 역시 달라져버리고 말아

이젠 일년에 한두 번 볼까말까한 사이가 되었다.

그러니 할머니, 할아버지 쪽에선 늘 그리운 손주들이지만

손주들 입장에서는 그립다는 감정을 느낄 새도 없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울 때는 정신이 하도 없어서

애들이 이쁜지 안 이쁜지도 모르고 키우다가

손주를 보게 되면 그렇게 이쁘다고들 말씀하신다.

이렇게 이쁜 손주들을 자주 볼 수 없으신 어르신들은

어떤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시려나?

이럴 때 가즈야 같은 일일 손주라도 나서서

팔다리도 주물러 드리고 말동무도 해드리면

섭섭했던 마음도 가라앉고 즐거우실 텐데..

 

손자만 빌려주지 말고

아들도, 딸도 빌려주는 사업이나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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