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의 마법사 어스시 전집 1
어슐러 K. 르 귄 지음, 이지연,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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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장 탄식이 흘러나온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이렇게 빨리 끝난 게 너무 허무해서..

4권이나 되는 분량이지만 바쁜 와중에도 하루에 한 권씩

해치울 정도로 푹 빠져서 읽었다.

3대 판타지 문학 중 하나로 꼽히는 책.

물론 <반지의 제왕>에는 못 미치고

그녀의 다른 책 <빼앗긴 자들>이나 <어둠의 왼손> 같은

치밀함과는 떨어지지만 

그래도 이런 상상력에는 감탄을 하게 만드는 멋진 책이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나

이 이야기는 <게드 전기>라는 온라임 게임을 통해서도

알려져 있다고 한다.

필경, <해리포터>시리즈도 이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으리라.

 

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새매'라고 불리는 '게드'이다.

그들은 모두 남들에게 불리는 이름(새매 같은)과

진정한 자아를 담고 있는 이름(게드)를 갖고 있다.

함부로 남에게 자신의 자아를 담고 있는 이름을 말하면 안 된다.

그런 이름을 알고 있는 이는

말하지 않아도 이름을 알아채는 현자들과

그들의 절대적 신뢰를 얻은 이들에 한한다.

 

새매는 곤트의 염소치기였으나 현자 오지언의 제자가 되어

그를 따라 떠나간다. 훌륭한 마법사가 될 기질을 타고난 새매는

오지언의 침묵을 견디지 못하고

로크의 마법 학교에 배우러 가게 된다.

거기에서 모든 학생들의 우위에 서게 되지만

자신의 자존심을 자꾸만 건드리는 '보옥'을 이기고자

해서는 안 될 마법을 사용하고,

그것으로 인해 나와서는 안될 어둠의 '그것'이 세상으로 나온다.

'그것' 때문에 새매는 얼굴에 상처를 입고

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대현자는 목숨을 내놓게 된다.

마치 해리포터와 그를 괴롭히는 볼드모트처럼.

 

1편인 <어스시의 마법사>는 이렇게 게드가 탄생하게 된 경위와

그가 어둠의 '그것'을 물리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2편인 <아투안의 무덤>은 나중에 게드의 벗이자 결국은

반려가 되는 '테나'의 이야기를

3편인 <머나먼 바닷가>는 마법이 사라져 온 세상이 파멸되어가는

와중에 진정으로 어스시를 다스릴 왕이 될 '아렌'과 '게드'가

세상을 파멸로부터 구하는 과정을

4편인 <테하누>는 파멸로부터 세상을 구하느라 마법을 다 써버려

평범한 사람이 되어 버린 '게드'와 그를 돌봐주는 '테나'와

그들을 구하는 '테하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읽으면서 자꾸만 다른 작품과 비교하게 되는 게

참으로 민망하였지만, 다른 작품보다 늦게 읽은 탓이니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같은 마법사이긴 하나, 해리포터 같이 멋진 주문을 외며

지팡이 끝에서 화려하게 퍼져나가는 마법은 없고

모험이 길고 험하긴 하지만 <반지의 제왕>에서

절대반지를 없애러 가는 그 여정처럼 가슴 아프거나

먼지 냄새 풀풀 일어 나까지 호흡 가쁘게 만들지 않는,

어찌 보면 정말 인간다운 마법사를 만나게 되는 여정이었다.

 

<핑거스미스>를 읽을 때도 내 이름에 대해 신중히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을 때 역시 이름을 함부로 짓는 것이 아니며,

사물의 이름을 부를 때나, 사람의 이름을 부를 때

아무 의미 없이 부르면 안 된다는 걸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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