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서울대학교 최고의 ‘죽음’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1
유성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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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TV를 못본지가 1년이 넘었지만,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만해도 나는 TV를 자주 봤다. 주로 시사, 교양, 다큐를 시청했다. 그러다보니 스브스에서 방영하는 《그것이 알고싶다(속칭 그알)》 라는 프로그램도 매주 본방사수했다. 그알에는 법의학자들이 자문을 위해 자주 출연한다. 자주 출연하는 법의학자 중 한 명인 유성호 교수님은 서울대에서 ‘죽음’과 과련된 교양과목을 강의하시는데, 이 과목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수강 신청이 어렵다고 한다. 어떤 강의인지 정말 궁금했었는데, 한 예능에 출연한 유성호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이야.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겠더라.




하지만 일개 직장인이자, 심지어 지금은 몸이 열개라도 부족한 워킹맘은 그런 강의를 들을 방법도 없을 뿐더러 애초에 시간도 없다. 그나마 유성호 교수님의 강의를 살짝 엿볼 수 있는 방법이라곤, 시간이 날 때마다 교수님이 쓰신 책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를 읽는 정도다. 생각해보면 이 책을 산 지는 꽤 오래되었다. 신간 발매 당시 샀으니 어휴. 몇 년을 책장에 묵혀둔건지! TV를 못보고, 1분 1초라는 찰나의 시간마저 아쉬워하는 지금에서야 읽게되었다.



책을 읽고나니 알겠다. 왜 20대 대학생들이 유성호 교수님 강의를 듣고자 하는지!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싶지만, 여의치 않은 20대들이여!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 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그알에서 얼핏 보았던 법의학자들. 그들이 하는 일은 정확히 무엇일까? 죽음을 맞이한 시신을 검시하고, 죽음에 이르게 된 원인과 사망 종류등을 정의한다. 무엇보다도 법의학자들이 시신 검시를 함에 있어서, 대다수는 검찰청, 경찰, 보험회사 등 여러 기관의 의뢰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이들 기관이 의뢰하는 시신들은 대체로 사건, 사고에 휘말려있는 시신들이고, 그 시신들의 신원 확인이 필요하다거나 혹은 어떻게 죽었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법의학자로서 월요일마다 검시를 한다. (…) 검시란 시체에 대한 조사 행위를 총괄해서 이르는 말인데, 검시는 다시 검안과 부검으로 나뉜다. 검안은 그야말로 시체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눈으로 확인해서는 사망 원인이나 사망 종류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부검이 필요한데, 부검은 해부를 통해 종합적으로 사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말한다. 이러한 검시에서 가장 우선적인 일은 시신의 신원 확인이다. p 024



신원을 확인한 뒤 검시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사항은 ‘왜 죽었는가?’다. 즉 의학적인 사망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다. 의과대학에서 배운 수많은 질병명이 사망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어떻게 죽었는가?’하는 죽움의 방식, 즉 사망 종류를 가려낸다. 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었던 ‘백남기 농민사건’에서 의학적인 사망 원인은 아마도 고칼륨혈증, 신장부전이 맞을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 그러한 질환을 유발한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죽었는지를 살폈을 때 머리의 경막하출혈이 원사인으로 기재되었다면 외인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이다. p 026



법적 및 의학적인 의미의 죽음은 사망 원인과 사망 종류를 통해 정의된다. 이 두가지는 분명 다른 것인데 일반인들은 이를 헷갈리기 쉽다. 우선 사망 원인은 의사의 진단명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암이다, 간암이다 하는 것은 사망 원인이다. 추락사로 사망했으면 그것이 사망 원인이 되는 것이다. 사망 종류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자연사, 즉 병사다. 두 번째는 외인사, 즉 외적 원인에 의한 사망이고, 여기에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한 불상이 포함된다. (…) 외인사는 크게 자살과 타살, 사고사로 구분하는데 한 사람의 죽음이 이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 p 028




생명의 시작, 인간의 시작 그리고 죽음



인간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자궁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났을 때? 아니면 태아의 형태가 만들어졌을 때? 그도 아니면 온전한 팔, 다리등이 생성된 태아일때? 그도 아니면 엄마 뱃속에서 나왔을 때? 놀랍게도 인간의 시작에 대한 정의는 개인(또는 집단)의 가치관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 달랐다. 심지어 대한민국인이라면 지키고 따라야할 ‘법’에서 조차도, 어떤 법이냐에 따라 인간의 기준이 달랐다.



가톨릭교회 등에서는 사람의 시기를 수태된 때부터라고 보지만, 법적으로는 이와 다르다. 법적으로는 크게 민법과 형법이 있는데 형법에서 적용하는 대표적인 학설은 진통설이다. 형법은 어떠한 행위의 범죄 처벌 여부와 그 처분의 정도나 종류를 규정한 법으로, 진통이 있다면 그때부터 사람으로 보아 법을 정용할 수 있다. 만약 진통 전의 태아를 사망하게 하면 살인죄가 아닌 낙태죄를 적용하게 된다. 그러나 진통이란 여성의 자궁 경부가 열리면서 아기가 머리를 내밀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따라서 만일 그 때 누군가가 아기를 살해했다면 살인죄가 되는 것이다. p 107



민법에서는 또 다르다. 민법은 사람의 권리와 의무를 지우는 법이다. 예를 들어 언제부터 내가 내 손자나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는지는 민법에 따라 결정한다. 민법에서는 아기가 자궁 경부를 통해 완전하게 신체를 노출했을 때부터를 사람으로 본다. 이처럼 민법과 형법에서 적용하는 학설은 약간 다르며 관련 학설 또한 진통설, 일부노출설, 전부노출설, 독립호흡설 등 여러가지다. p 108



수정된 정자와 난자의 움직임은 유튜브 영상으로도 확인해볼 수 있는데 일주일을 두고 자궁으로 천천히 움직이면서 2개, 4개, 8개, 이렇게 반반씩 쪼개지면서 수정란이 되고 그다음에 자궁에 딱 붙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자궁벽에 잘 붙지 못하고 그냥 쓰러지는 수정란이 절반이 넘는다. 이렇듯 임신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수정이 되어 자궁에 붙은 후에도 임신 초기에 자궁벽에서 떨어져 그냥 쓸려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결국 임신 8주정도 까지는 유산 가능성이 높아서 여성 스스로도 임신한 줄 모르고 있다가 유산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우리 모두의 생명은 사실상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어난 것 자체가 그렇다는 말이다. p 109



인간을 시작을 어떤 기준으로 보느냐를 떠나서, 일단 엄마 배속에서 무사히 자리를 잡고 열달 내 건강하게 있다가, 무사하게 세상 밖으로 태어나는 것 그 자체는 그야말로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임신 과정 내 어떠한 이벤트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고, 그로 인해 유산이 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한 번의 유산을 경험한 적이 있어서 그럴까. 뿡뿡이가 내 뱃속에서 무사히 있다가, 건강하게 세상 밖으로 나와준 일이 얼마나 기적같은 일인지를 몸소 깨달았다.



TMI이긴 하지만, 이렇게 기적같이 태어난 아이들을 학대하는 인간들은 정말 쓰레기만도 못하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검시한 시신들의 여러 사례가 있었는데, 그 중에 유독 유아 살해 사건은 정말. 말 못하는 짐승들도 제새끼는 보호하는 세상인데, 어찌 그럴 수 있는지!



다들 알았으면 좋겠다. 무사히 태어나서, 지금까지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마저도 기적이라는 사실을.



배아상태는 분명 생명이기는 하지만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을 죽인 것과 같은 죄를 묻는다는 것이다. 황우석 박사 사태 당시에도 문제가 되었던 것이 배아의 생명성이었다. 당시 연구팀은 건강한 여성의 난자와 정자를 합친 수정란을 만들어 스템셀이라고 부르는 줄기세포를 얻어냈다. 그들은 이를 어디에 쓰려고 했을까? (…) 만약 줄기세포로 장기를 키울 수 있다면, 그 장기를 이식할 수 있다면 너무 좋을 것 아닌가. 내 몸에 맞춤한 장기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이것은 거의 기적의 의술이 되는 것이다. 만약 허리를 다쳐서 겆디 못하는 상태인 사람에게 줄기세포 이식을 하면 줄기세포는 엄마 배 속의 수정란처럼 무엇으로도 다 문화가 되므로 척추가 새로 자라나게 되며, 이로써 일어나서 걸을 수 있는 희망을 가졌던 것이다. 줄기세포 연구는 그러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p 111



종교에서, 법에서 인간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 기준을 정했다. 그렇다면 인간과 생명은 같은 의미로 볼 수 있을까? 임신 8주 이전의 상태인 배아는 생명체이며, 인간이라 볼 수 있을까? 초음파 사진을 본 사람은 알겠지만, 임신 8주 이전은 아기집만 겨우 보일 뿐이다. 최소 2주 이후가 되야, 기껏해야 몇 mm 정도의 쥐콩만한 태아가 보인다. 배아, 임신 초기 태아, 중 후기 사람의 모습을 갖춘 태아. 어디서부터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반대로 이를 인간이 아니라고는 할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다.



무엇보다 지금은 의료기술 발달로 과거라면 죽었을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 밑바탕에는 수많은 연구가 있었다. 앞으로의 의료기술 발달은 어떻게 될까? 책에서 말하는 황우석 박사 사태는 엄청난 이슈였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사례중 하나다. 현재 의료기술 발달을 위한 연구를 보면 질병을 낫게하는 선을 넘어서 생명 복제, 유전자 편집 등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아주 당연히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이다.



자, 그렇다면 인간은 인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어디까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연구 범위에 있어서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연구를 위해서 인간은 생명의 기준을 어느 시점부터 잡아야하는걸까? 이는 지금까지도 명확한 해답이 나오지 않은 난제다.



죽음은 생명의 대척점에 있는 용어지만 그 실체를 설명하거나 입증하기는 어렵다. 여러 종교나 철학적 사유에서 이를테면 영혼 등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를 육체와 영혼의 결합과 분리, 즉 삶과 죽음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는 객관적으로 임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가설과 검증에 익숙한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 따라서 죽움은 다만 살아 있지 않은 상태로 표현되거나 증명될 수밖에 없다. p 120



많은 경우 죽음은 보통 어떤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표현되나, 사실은 어느 기간에 발생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사회적으로나 법률적으로는 편의상 어느 순간, ‘몇 날 몇 시 몇 분’에 일어난 사건으로 이해한다. (…) 그리고 법의학자는 이러한 사람의 죽음을 세포사, 장기사, 개체사, 법적 사망의 단계로 분류한다. p 121



법의학 중 특히 법의병리학의 역할은 사망 원인과 사망 종류를 판단하는 것이다. 사망 원인이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질병, 병적 상태 또는 손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1977년 죽음을 초래했거나 죽음에 기여한 모든 질병, 병적 상태 또는 손상, 그리고 그러한 손상을 일으킨 사고나 폭행을 사망원인으로 정의했다.


사망원인은 막연한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생물학적 또는 의학적인 구체적 개념으로 의학적으로 검토되고 과학적으로 타당한 결정이어야 한다. 특히 법의학적으로는 사망 원인의 결정에 죽음에 대한 법적 책임의 유무 또는 책임의 경중 등이 걸려 있어 매우 중요하다. p 125



자연스러운 죽음은 무엇인가


내가 처음 마주했던 죽음은 7살인가 8살이었나? 꽤 어렸을적, 할아버지의 죽음이었다. 당시 부모님은 할아버지가 위독하시니 얼른 내려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학교를 조퇴하고 시골에 내려갔다. 할아버지는 안방에 누워계셨고, 다른 어른들은 이미 와계셨던 걸로 기억한다. 노환에다, 지병도 있으셨다. 다들 할아버지의 죽음을 예견했고, 미리 준비했고, 그렇게 할아버지는 집에서 돌아가셨다. 이게 내가 처음 마주했던 죽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주한 ‘자연스러운’ 죽음이었다. 할아버지 장례도 시골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질병으로 인한 생의 ‘말기’적 증상에는 다음과 같은 신체적 징후가 수반된다. 당연히 통증이 이을 것이고, 피곤하고, 힘이 없고, 입이 마르고, 손발이 저리고, 가렵고, 어지러운 증상들을 겪게 된다. (…) 이외에도 환자가 사망하는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일반적인 징후는 졸음이다. 굉장한 졸음 때문에 환자는 혼미한 그로기 상태에 빠져 깨워도 계속 존다. p 031



그런데 의학 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현대에는 죽음을 판단하고 대처하는 데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바로 연명의료다. 의학과 의료의 발전으로 그동안 생각하지도 않던 문제가 논쟁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중환자 의료의 발달로 치명적인 상황에 빠진 환자를 상당수 살려낼 수 있게 되었으나, 이면에는 더 이상의 의료가 소용없는 경우 이를 중지하고자 할 때 그 절차와 시기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를 함께 가져왔다. 즉 이제는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가는 단계라고 보는 졸음의 단계, 혼수상태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다. p 033



할아버지 죽음 이후 마주한 두번째 죽음은 내가 성년이 된 이후다. 정정하셨던 외삼촌이 갑자기 급성 백혈병에 걸렸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셨다.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죽음과는 달리, 외삼촌의 죽음은 나에겐 꽤 무겁게 다가왔다. 젊었고, 건강했고, 무엇보다 외가에서 스타나 다름없던 다정했던 외삼촌이었다. 그런 외삼촌이 하루아침에 병을 얻게 되었고, 갑작스레 돌아가신거다.



이때 비로소 깨달았다. 태어남에는 순서가 있지만, 죽음에는 순서가 없다는 걸. 더군다나 이제는 죽음을 앞둔 사람과 인사하는게 어려워졌다는 걸.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죽음을 판정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인데, 의사만이 정확히 그 사람이 몇 시 몇 분에 사망했는지를 판정할 수 있다. 나 또한 죽음을 판정하고 시체 검안서를 작성할 때 가족에게 기일을 언제로 하면 좋을 지 여쭤본다. 왜냐하면 밤 12시 전후로 돌아가시면 날짜가 바뀌니 가족들이 원하는 날로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당시 의사는 그 시간에 맞춰 마지막 숨을 불어넣었던 인공호흡기를 떼고 사망 진단을 했다. 그리고 그 즉시 여섯 명의 환자에게 최요삼 선수의 건강한 장기가 이식되었다. p 140



이 숭고한 미담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의사가 1월 3일 0시 1분을 기다려 사망 진단을 했다는 것이다. 즉 의사가 마음만 먹었으면 1월 3일이 아니라 더 길게 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뇌사자의 심장을 한정 없이 계속 뛰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은 누구라도 뇌사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리고 뇌사가 자연스럽게 죽음으로 인정된 오늘날 새롭게 등장한 논쟁거리가 생명의 자기 결정권 문제다. 의사 조력자살 또는 의사조력사망 문제 등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현재 우리 사회의 첨예한 논쟁거리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p 141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땐 다들 죽음을 예견했고, 죽음을 앞두고 할아버지와 인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외삼촌의 죽음은 달랐다. 몇 번의 고비를 넘기셨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기시지 못했다. 호흡기를 달고 계셨고, 주로 눈을 감고 계셨다. 외삼촌과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이미 진작에 사라진터였다. 그렇게 외삼촌은 돌아가셨고, 의사는 사망진단을 내렸다.



지금은 내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노환으로, 지병으로 집에서 자연스레 생명을 다하는 경우는 없다. 무조건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틀에 박힌듯 연계된(또는 계약된) 장례식장으로 시신을 옮기고 장례를 치룬다. 행여나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남은 가족은 무조건 경찰을 불러야 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이 이렇게 바뀌어버린 건, 빠르게 발달한 의료기술과 최근 20여년 간 일어난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의료 법적 분쟁에 기인한다.



연명치료 거부라는게 있다. 2018년 연명의료결정법 시행으로 생겨난 제도다. 말그대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받지않고, 인간답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이야기다. 이 역시 수많은 의료 법적 분쟁을 거쳐 시행된 제도다. 뇌사자 장기기증 역시 오랜 논쟁을 거쳐서 비교적 근래에 만들어진 제도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아마 이후로도 죽음과 관련된 여러 법정 분쟁이 생길 것이다. 사람의 일생에 있어서 탄생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죽음이니까. 오히려 이런 제도가 너무 늦게 마련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과거에는 죽음을 터부시하고, 언급하기를 꺼려했기에 어쩔수 없었겠지만. 그로인해 죽음을 대하는 제도 마련이 미진했고, 오랜기간 시행착오를 겪게 된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가 사는 지금 죽음의 형태는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그렇기에 지금이나마 죽음과 관련된 논쟁이 지속되고 제도가 생기는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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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내가 즐겨 읽는 분야의 역사책을 읽었다. 다름아닌 일본 고대사 역사책.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제일 관심있는 분야는 한일고대사 역사책이긴 하다. 고대 한일관계는 현재의 한일관계는 많이 달랐으니까.




보통 문명의 발달은 (구/신)석기시대 - 청동기 - 철기로 진행된다. 어떤 문명이든 그랬고, 한반도 역사도 이렇게 진행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꽤 오랜기간 석기시대를 유지하다가 급격하게 청동기+철기 혼용 시대로 점프했다. 왜? 바로 한반도 도래인 덕분에!



일본은 지형상 바다로 가로막힌 고립된 섬이다. 요즘에야 교통이 발달하여 비행기, 배만 타면 어디든 갈 수 있다지만 고대는 달랐다. 서로 대륙을 오가며 문명과 물자를 교류한 나라들은 점진적으로 문명이 발달했지만, 일본은 그게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다가 한반도에서 일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들은 당시 일본의 입장에서는 매우 선진적인 청동+철기 문명을 전파했다. 그래서일까. 본격적으로 청동기+철기문화로 점프하며 최초 통일왕조가 성립된 4세기 야마토 정권의 시작은 한반도 도래인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가 없다. 



위에서도 말했듯 한일고대사를 워낙 좋아하는 지라 관련 책을 꽤 많이 읽었고, 일반인보다는 관련 지식을 꽤 많이 알고 있는 편이다. 그러다보니 일본 여행을 가도 도래인 유적지 답사도 자주했었고. 다만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은 토대부터 착착 다져진 지식이라기보단, 과정을 뺀 ‘결과’에 대해서만 아는 경우가 많았다. 뿐만 아니라, 내가 알고 있는 지식들은 대체로 한반도 역사와 관련된 부분이 많았다(특히 백제나 가야, 그외 고대국가 전승). 



예컨데 5세기 야마토 정권을 좌지우지 한 소가씨가 도래인 출신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소가씨 씨족의 시작이 어땠는지는 몰랐다. 소가씨가 씨사로 ‘아스카데라(호코지)’를 조영할 만큼 권력을 좌지우지 한 도래인 일족이라는 건 알았으나, 그들이 권력을 잡은 방법이 ‘외척’을 활용한 방법이었다는 건 몰랐다. 소가씨를 비롯한 여러 도래인 일족들이 야마토 정권 하에 등용되었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그들이 대대로 태자(차기 천황)의 스승을 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아야씨가 도래인이라는 것은 알았으나, 천황가 조차도 섣불리 손댈 수 없는 무가, 즉 일종의 해결사 집단이라는 사실은 몰랐다. 왕인 박사 후손들이 대대로 황궁 문서업무(행정 등)에 종사했다는 사실은 알았으나, 그들뿐만 아니라 백제인 왕진이 같은 다른 도래인 씨족들도 같이 문서업무에 종사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이런 모든 내용을 「소가씨 4대」를 통해 확인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일본 고대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꽤 있었다면, 「왜 5왕」에 대한 내용은 약간 내 머리속에 물음표가 다분한 내용이라,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 사서 『일본서기』, 『고사기』 (일명 기기전승/기기사관)등에는 중국 사서에 실려 있는 왜 5왕에 대한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사서(『송서』)에서 말하는 왜국왕 5명은 ‘찬, 진, 제, 흥, 무’를 말한다. 이들은 송나라에서 안동장군이라는 작위를 제수받았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도 짤막하게나마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록은 일본 기기전승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뭐, 생각해보면 그렇다. 중국 사서에는 5세기 왜국5왕 뿐만 아니라, 3세기 야마타이국 히미코 여왕에 대한 기사도 있다. 하지만 히미코 여왕 역시 기기전승에는 그 이름이 없다. 여기서부터 이미 일본 기기전승은 역사서로써 과장과 왜곡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 『고사기』는 중국사서보다도 한참 뒤, 8세기에 ‘왕권강화(천황가 정당성)’를 위해 쓰여진 역사서이기 때문이다. 왜곡과 과장 및 윤색이 많이 들어가있다. 특히 연대가 그렇다.



기기전승에 왜곡과 과장이 많다고는 하지만, 아주 다행스럽게도 중국사서나 우리나라 사서와 교차 검증할 수 있는 사실도 있다. 그 덕분에 기기전승에서 부풀린 연대를 역산한결과, 대충 120년의 오차가 있다는게 현재 통설이다(특히 백제사 기록과 교차검증). 



기기전승에서는 중국 사서에 있는 3세기 히미코 여왕을, 진구천황과 동일시 하고 있다. 하지만 연대 검증결과 적어도 진구천황 재위 시절에 쓰여진 기사는 4세기로 확인된다. 즉, 8세기 당시 『고사기』, 『일본서기』 집필 과정에서 이미 쓰여진 중국 사서에 나와있는 히미코여왕을 그대로 차용하면서 연대를 위로 끌어올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연대를 끌어올리다보니, 그 과정에서 기기전승에만 남은 소위 백년 넘개 살았던 허구의 천황들이 탄생했다. 또 그렇게 허구의 천황들을 만들어내고 보니, 히미코 여왕 이후 중국 사서에 실려있는 왜 5왕에 대해 끼워맞추기가 어려워진 상태가 되었달까?



근/현대에 이르러 학계에서는 중국 사서에 실린 왜 5왕를 천황가 계보에 따라 리추, 한제이, 인교이, 안코, 유라쿠 등으로 추정했고, 이로 인해 ‘기마민족정복왕조설’과 ‘왕조교체설’등이 대두되는 등 만세일계 형통이라는 천황가의 계보도 예전만큼의 힘은 없다.



일단 『송서』 「왜국전」의 기록을 통해 보면 찬이 왜국에서 정통성이 있는 왕으로 인정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438년 왜왕 진이 송으로부터 ‘안동장군 왜국왕’의 칭호를 받았던 것을 참고하면 찬도 ‘안동장군 왜국왕’의 칭호를 받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고구려나 백제보다는 서열이 낮은 작호였다. p 015 


원래 『송서』의 왜5왕보다 앞선 시대인 3세기경 일본열도의 상황이 중국 사료에 등장한다. 그것이 잘 알려져 있는 야마타이국이다. 야마타이국이란 중국의 진수가 쓴 『삼국지』의 「동이전」 왜인조에서 3세기 초반의 왜인국을 아울렀다는 여왕국을 말한다. 『삼국지』에 따르면 왜인의 나라는 30여 개의 소국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여왕 히미코의 야마타이국이 가장 강성한 국가로, 특히 히미코가 3세기 초에 중국의 위나라에 조공을 하여 ‘친위왜왕’이라는 칭호까지 받은 사실에 대해 적고 있다. p 039



정작 일본의 사서에는 히미코라는 인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일본서기』를 기술한 편찬자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진구 황후를 히미코와 동일시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진구 황후라는 인물은 사실 일본 고대사 수수께끼 가운데 한 인물이다.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나오는 진구는 남편인 주아이 천황이 죽은 이후, 천황에 버금갈 정도의 섭정을 하였다고 전하는 황후다. 특히 우리에게는 ‘진구의 삼한정벌’로 알려진 인물이다. p 040



『일본서기』의 연대에 따르면 진구는 서기 201년부터 269년까지 재위했던 것으로 나온다. 이렇게 진구를 3세기의 인물로 위치시키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이 바로 중국의 사서였다. 『일본서기』에서는 진구의 재위 기간 중간 중간에 “「위지」에서 말하였다”는 표현을 빌어가며 240년 위나라 제왕이 조서를 갖고 왜국에 갔따든지, 243년 왜왕이 사신을 보내 헌상했다든지 하는 「위지」의 기록을 직접 인용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p 040



일본 학계에서는 일찍이 소가씨 자체가 도래인이라는 점이 제창되었다. 이 학설에서는 『일본서기』에 오진 천황 25년에 도래했다고 하는 백제의 고관 목만치와 소가씨가 자신들의 선조로 주장하고 있는 소가마지를 동일인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소가씨 도래인설은 그 후에도 유력한 연구자에 의해 계승되었고 현재에도 일반에 소가씨 도래인이라는 이해가 널리 유포되고 있다. p 015



소가씨는 문자를 읽고 쓰는 기술, 철 생산 기술, 대규모 관개수로 공사의 기술, 건전, 스에키, 견직물 등 대륙의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전한 도래인 집단을 지배하에 두고 조직하여 왜왕권의 실무를 관장함으로써 정치를 주도하게 되었따. 이나메 이전부터 소가씨가 한반도 정책, 도래인, 창고 관리와 같은 왕권의 정치조직의 몇 부문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의견도 있으나 오히려 가쓰라기 지방의 호족 가운데 그러한 직장을 담당하고 있던 가쓰라기 집단의 중추적인 집단이 중심이 되어 소가씨로 독립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p 028



‘소가’라는 씨족명에 대해서는 거주지 주변에 서식하는 식물 ‘스가(골풀)’에서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 좀더 주목되는 점은 소가씨의 거주지인 소가 지역에 ‘구다라가와(百濟川)’ 즉 ‘백제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소가씨와 백제의 관련성을 시사한다. 한편 소가씨 가문의 계보 중 마지(滿知), 가라코(韓子), 고마(高麗) 등 한반도와 관련된 이름이 보이고 있다는 점, 소가씨가 그 아래에 아야 씨, 후네 씨 등과 같은 백제계 도래씨족을 다수 거느리고 있는 점, 소가씨 가문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대외정책에 있어서 친백제 정책을 견지하고 있는 점, 목만치와 마지가 동일인물로 추정되며 백제 목 씨의 후예로 볼 수 있다는 점 등에서 소가씨 집안을 한반도 백제에서 건너간 도래계 씨족으로 보아도 큰잘못은 없을 것이다. p 029


이나메와 도래인의 관계를 살펴보면, 한반도 특히 백제에서 왜국으로 건너 온 도래인들은 전문 관료, 테크노크라트 및 외교 사절로서 활약하고 율령 및 각종 사서편찬에도 직접 관여한 사실들이 주목된다. (…) 국내의 지배체제 확립에 꼭 필요한 문서행정, 문필 담당자 또한 도래계 씨족과 그 후예들이었다. (…) 이후 국가 차원의 문서담당 전문집단인 사부집단의 성립으로 이어진다. 왕인박사의 후예인 가와치노후미노오비토 씨 및 왕진이 후예씨족인 후네노후히토 씨, 야마노아야 씨 일족인 야마토노후미 씨 등이 그 중실을 이루고 있었다. 요컨데 고대 일본의 문서행정에 꼭 필요한 문필업은 도래계 씨족과 그 후예들이 담당 주체였던 것이다. p 061



소가씨의 강제력 즉 무력, 군사력은 주로 도래계씨족인 야마토아야 씨에 기초하고 있다. 그 단적인 사례가 스슌 천황의 암살에 야마토노아야노아타이 고마가 직접 관여한 사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야마토아야씨야말로 왜국(소가씨)의 흑막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야마토노아야씨는 소가씨 정권 하에서 이른바 해결사로서 각종 청부 일을 도맡았다. 그런 만큼 당시에 있어서 야마토노아야씨 일족이 무시 못할 세력을 보유했음을 말해준다. 그 단적인 증거가 다음에 보이는 야마토노아야노타이 씨 등에게 내려진 덴무 천황의 「조서」다. p 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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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셀프 트래블 - 2024~2025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4
송윤경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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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보는 여행책 시리즈 셀프트래블 신간이 나왔다. 이번 편은 서유럽 포르투갈이다. 셀프트래블 시리즈는 여행을 계획중인 사람이나 여행중인 사람에게 여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전해주는 더할나위 없는 책이다. 심지어 주기적으로 개정판이 나오고, 최신 정보를 전달해주는 만큼 정말 믿고 볼 수 있는 여행책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셀프트래블 시리즈는 실제 여행을 가지 않고, 눈으로 간접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까지도 포용할 수 있는 여행책이기도 하다. 특히 나처럼 육아로 인해(?) 장거리 해외여행을 못가는 사람들에겐 이만한 책이 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서유럽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나본다♬

※셀프트래블 시리즈는 책 말미에 미니책자가 있어서, 여행시 휴대하기 편리하다.


포르투갈, 서유럽에 속한 나라이자 과거 대항해시대 포문을 연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15세기 아프리카/인도 항로를 개척하고 희망봉을 찍고 온 ‘바스코 다 가마’가 바로 포르투갈 사람이다. 또한 이 시기를 기점으로 19세기까지 아프리카, 아시아 일대가 유럽 식민지로 바뀌며, 식민지 무역이 활발해진 것 역시 포르투갈이 포문을 연 대항해시대에서 기인한다.

소금 가득한 바다여

얼마나 많은 그대의 소금이 포르투갈의 눈물인가.

그대를 건너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아들들이 헛된 기도를 하고

어머니들이 눈물을 흘렸는가.

얼마나 많은 처녀들이 신부가 되길 기다리며 죽었는가.

그대가 우리의 것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 속에서, 바다여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만약 영혼이 작지 않다면 말이다.

곶 너머로 항해하려는 자라면

누구나 두 배는 슬퍼해야 한다. 도망칠 곳은 없으니.

위험과 심연은 신께서 바다에게 주신 것이니

그럼에도 바다를 천국의 거울로 만든다.

-페르난두 페소아의 서사시 『메시지』 중에서



포르투갈 여행 Q&A

  1. 포르투갈 여행은 언제 떠나야 할까? 포르투갈은 지중해성 기후로 온화하고 사계절이 뚜렷하다. 세로로 길게 뻗은 지형으로 인해 날씨 차이가 있어서 여름에는 북부, 겨울에는 남부를 여행하면 좋다.

  2. 패키지와 자유여행,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일까? 패키지라면 역사나 음식, 패션, 소도시 투어 같은 특화된 여행사를 이용하자. 자유여행이라면 내가 짠 여행에 현지 패키지를 추가하면 좋다. 동네 이야기를 들려주는 워킹투어나, 전문가 동반 역사유적지 당일 투어도 많다.

  3. 포르투갈에는 소매치기가 많다는데, 어떻게 예방해야할까? 포르투갈 소매치기는 특히 리스본 트램에서 많이 발생한다. 트램이나 지하철에서 안전한 곳은 제일 뒤 칸 벽면이다. 벽면에 몸을 기대고 가방을 안고 있으면 가져가기 힘들고, 출입문과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

  4. 소매치기를 당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여행보험을 들었다면 보상받을 수 있다. 가까운 경찰서로 가서 폴리스 리포트를 작성한다. 여권 또는 여권 사본이 있다면 들고 가자. 경찰관의 사인, 도장을 찍고 사본을 받은 뒤 한국으로 돌아와 보험사에 제출하면 된다.


포르투갈은 대항해시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나라다. 뿐만 아니라 세계가 놀란 문화유산도 있고,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성지 ‘파티마’가 바로 포르투갈에 있다. 음식은 말해 뭐해! 일반적인 서유럽 음식과는 달리, 그 양이 아주 푸짐하다. 특히 와인 산지가 유명한 만큼, 포르투갈에서는 와인 한 모금도 필수!

포르투갈 식당 방문시 주의할 점이 있으니, 바로 ‘코우베르트’라는 우리에게는 매우 낯선 문화다. 포르투갈은 우리나라와 달리 식전 사이드 음식이 유료다. 당연히 주는 거라 생각하고 먹었다가는, 추가요금이 나오니 주의! 원치 않으면 식전 음식을 빼준다고 하니, 직원에게 말하면 된다.


포우자다는 옛 성주들의 고성이나 수도원, 대부호의 저택을 국가에서 개조해 만든 국영 호텔이다. 포르투갈 내 35곳에 자리한 포우자다는 5성급 호텔 정도의 가격으로 비싼 편이나, 독특한 문화 체험 덕분에 항상 예약이 꽉 차있으므로 몇 달 전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 성의 고전적인 인테리어는 그대로 두고 시설만 현대적으로 개조해 불편함이 없으며, 휴양에 딱 맞게 리조트처럼 꾸민 호텔도 있다. 비싼 숙박료가 부담스럽다면 식사만 즐기는 것도 좋다. 포르투갈 고유의 맛을 낸 전통요리와 현지 와인, 서비스 철학을 고수하고 있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나 유럽 귀족이 되고 싶다면 하루 쯤 투자해보자. p 050

무려 포르투갈에 있는 고성이 국영호텔로 변모했단다. 심지어 내부는 현대적으로 개조해 사용에 불편함이 없다고! 어렸을 때 디즈니 만화를 보면서, 공주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나만 그랬나ㅋㅋㅋ). 포르투갈 포우자다에서 숙박하면, 어렸을 때 완전 드림스컴투르★. 실질적으로 내 인생 통틀어서 포르투갈 여행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_T.

아래는 내 기준(!) 포르투갈 여행지 픽 이다.


바다를 향한 영원의 꿈

리스본 & 리스본 근교

리스본은 포르투갈의 수도라고 설명하기엔 한없이 모자라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건물이 없다. 사람들은 척박한 일곱 언덕에서 카페의 문을 열고 비카를 마시며 정어리를 손질하고 농담을 주고 받는다. 이 평범한 도시에 가면 설렌다. 그것은 이상향을 느낀다고 하는 애매모호한 것 처럼 분위기라는 알 수 없는 끌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리스본 사람들은 최고의 부를 경험했고, 바다로 나간 이를 그리워했으며, 최악의 재앙을 함께했다. 그들은 여행객을 영혼으로 대하고 숨겨 높은 미소를 내민다. 리스본은 포르투갈어로 ‘매혹적인 항구’라는 뜻. 당신은 홀린 듯이 리스본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p 055

일단 외국을 가면 그 나라 수도는 꼭 가봐야한다. 고로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은 무조건 가야된다는 것! 특히 리스본에 있는 성당 중 솔로를 위한 성당이 있다는 게 너무 매력적이다. 넘 반전이잖아?! 가톨릭 성인이 가난한 사람이나 고아, 임산부 수호하는 건 뭔가 당연한데, 거기에 더해 결혼을 장려하는 성인이라니. 반전매력이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리스본 외곽에 있는 헤갈레이라 별장도 눈여겨 볼만한 관광지다. 이 별장 주인이 ‘프리메이슨’ 단원이라고!!! 심지어 이 별장에서 프리메이슨 입단식이 열렸다고!!!! 아, 참고로 프리메이슨은 중세시대 비밀결사로도 유명한 비밀단체다. 헤갈레이라 별장에 있는 입회식 우물이 정원 상부 부터 지하까지 나선형 계단으로 9층까지 나있는데, 이곳 바닥에 프리메이슨 표식인 나침반이 있다고 한다. 여기가 프리메이슨 입단식이 열리는 장소. 거기다 나선형 계단 중간 층에 가짜 돌문이 있는데, 이 돌문을 빌면 원통형 탑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아 진짜 여긴 꼭 가고 싶다.


*산토 안토니우 성당

리스본 수호성인 안토니우가 태어난 지 3세기가 지난 뒤 지은 성당이다. 성인 안토니우는 가난한 사람과 고아, 임산부 그리고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그래서 리스본에서 소매치기당한 여행자들은 경찰서 다음으로 이곳을 찾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또한 결혼을 장려하는 성인으로 유명해 미혼 자식이 있는 집에선 안토니우 사진이 담긴 액자를 둔다고 한다. 신랑감 신붓감을 찾아준다는 이야기 때문이다. p 084

*헤갈레이라 별장

포르투 상인 가문인 헤갈레이라 자작부인이 소유하던 별장이다. 1892년 브라질 커피 무역으로 거부가 된 카르빌류 몬테이루가 사서 여름 별장으로 재단장했다. 당시 화재가 된 건축 도안은 이탈리아 크레마 시립박물관에 있다. 무대 연출가를 겸한 루이지 마니니는 입구를 숨겨놓거나 비밀통로로 연결되는 등 장치를 설치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하다. p 158



대서양 입구의 영원한 항구

포르투

국명의 어원인 포르투는 부두를 뜻하는 ‘port’에서 유래되었다. 도우루 강 하구에 위치한 항구도시 포르투는 이웃 나라와의 교역을 통해 일찍이 상업의 중심지가 되었다. 대항해시대를 연 엔리케 왕의 출생지이자 포르투갈의 오래된 도시로 다양한 건축양식의 진화를 살펴볼 수 있다.

낭만의 도시라 하면 프랑스에는 파리, 체코에는 프라하를 떠올리듯이 포르투갈에는 포르투가 있다. 동 루이스 1세 다리 아래로 도우루 강이 흐르고 그 위로 크루즈가 지나간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히베이라 지구의 건물은 파스텔 빛이 바랜 빈티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지의 포도가 무르익으면 빌라 지 노바 가이아의 와이너리에서는 빈 오크통을 채운다.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클레리구스 탑의 종이 울리고 노을을 닮아 오렌지빛 지붕 위로 새가 날아 오른다. 당신만 있다면 이곳은 완벽한 포르투가 된다. p 171

‘포르투갈’ 이라는 국가 이름 어원이 된 도시 ‘포르투’. 국가 이름이 된 도시이니만큼 포르투도 꼭 들러봐야 하지않을까 싶다. 특히 ‘대항해시대’를 연 엔리케 왕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시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대항해시대고 뭐고, 오로지 렐루 서점!!!!! 해리포터 쳐돌이라면 무조건 가봐야 할 렐루 서점!!!!!!!!!!!!

*동 루이스 1세 다리

어느 도시에서나 지역을 나타내는 랜드마크가 있는데, 포르투는 동 루이스 1세 다리가 그렇다. 도우루 강 하류에 있는 6개 다리 중 하나로 포르투 올드타운과 와이너리가 즐비한 빌라 노바 지 가이아를 연결한다. 포르투 주요 명소인 만큼 평일과 주말 상관없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다. ㅗ루 공원이나 세하 두 필라스 수도원에서 보는 노을과 야경도 좋지만, 북적대는 인파가 고민이라면 이곳으로 가자. 긴다이스 푸니쿨라 정류장 인근에 있는 두키 지 롤레 주차장이다. 세하 두 필라르 수도원과 마주한 절벽에 있어 시야가 확 트인다. 위치 상 해가 지는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일몰 분위기와 야경, 웅장한 수도원과 활기찬 모루 공원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p 185

*렐루 서점

종이냄새가 주는 편안함과 책이 주는 느긋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서점처럼 좋은 곳이 없다. 1881년 렐루 형제의 서점은 포르투의 일반 건축물에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해 아르누보 양식의 이국적인 외관으로 꾸며졌다. 렐루 서점은 ‘해리포터 서점’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지은 조앤 K.롤링 작가는 신혼을 포르투에서 보냈고 해리포터가 다니는 마법 학교의 계단을 렐루 서점의 계단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p 192



성모발현의 순례지

파티마

이탈리아 바티칸 시국 다음으로 많이 찾는 세계적인 가톨릭 순례지다. 1917년 성모 마리아가 세 명의 목동 앞에 나타난 곳이기 때무니다. 성모 마리아의 발현은 가톨릭을 믿는 포르투갈 대부분의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다. 마음이 아픈 자와 몸이 고통받는 자들이 파티마로 찾아왔다. 나았다는 사람도, 안식을 찾았다는 사람도 있으나 분명한 건 이곳을 찾은 여행자는 무언가 깨달음을 마음에 담고 간다는 것이다.

성모발현일인 5월 13일이 되면 어마어마한 광장이 발 디딜틈도 없이 꽉 찬다. 이때 여행하게 된다면 저녁에 있는 촛불미사와 행렬이 장관을 이루니 놓치지 말자. p 266

‘파티마 기적’은 꽤 유명한 일화라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긴 했는데, 파티마가 포르투갈인지는 몰랐다. 분명 파티마가 포르투갈이라는 정보까지 같이 보았을 테지만, 일화 속 중요한 내용은 ‘성모 발현’과 ‘목동들’, ‘예언’ 그리고 발현 시점이 무려 꽤나 가까운 과거였던 1917년이다보니, 내 머리속에는 그닥 중요하지 않은 정보였던 ‘포르투갈’이라는 국가 이름은 사라졌었나보다.

아니 근데 진짜로 성모 발현이 1917년이라는게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고대 사회야 뭐 전설이니 뭐니 하면서 이야기하겠다면, 1917년이면 너무 가까운 과거가 아닌가. 근데 심지어 마을 사람은 말해 뭐해,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7만명이 봤어! 와. 거기다 목동 중 한명인 루시아 수녀는 2005년에 선종. 이건 진짜.

난 종교는 없지만, 그럼에도 국내에 있는 역사적인 종교시설 답사를 주구장창 다녀온 사람으로써!! 파티마 만큼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


*파티마의 기적

1917년 5월 13일 파티마의 목동들 루시아와 프란치스쿠, 프란치스쿠의 동생이자 루시아의 사촌인 히야친타는 현재 망령들의 예배당 위치에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목격했다. 성모는 기도를 많이 하고, 매달 같은 날에 같은 곳으로 나오라고 했다. 목동들은 6월과 7월에 이를 행했으나 8월에는 그럴 수 없었다. 정부관리가 목동들을 감옥으로 데려가 고초를 겪었기 때문이다. 약속한 날의 6일 후 다른 곳에서 발현을 목격했고 9월이 지나 10월에는 약 7만 명의 사람들 앞에서 발현하는 기적을 보였다. 일명 ‘태양의 춤’이라 불리는 이 기적은 움직이며 굴곡이 지는 태양을 모든 사람들이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한다. 목동 중 프란치스쿠와 히야친타는 당시 유행하던 전염병으로 죽고 루시아는 수도원으로 들어가 수녀로 살았다. 성모는 파티마의 비밀 3가지를 루시아를 통해 전하였다. 토요일에 가톨릭 미사의 예식 중 하나인 성채를 하고 죄인을 위해 기도하며, 묵주기도를 계속하면 러시아는 회개하여 평화가 올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종교를 박해하고 교황은 고통받으리라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공산주의에서 벗어났고 요한 바오르 2세는 암살에서 살아남았다. 몸에서 나온 총알은 파티마 성당 성모상 왕관에 봉헌하였다. 다음 해 요한 바오르 2세는 파티마로 순례를 왔고 이를 기념해 광장에는 그의 조각이 남아있다. p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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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파괴 - 군중에서 공중으로
윤동준 지음 / 파람북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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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잘 읽지 않는 분야가 정치, 사회학책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불편하니까. 매일 듣는 뉴스에서도 듣기만 해도 불편한 사건, 사고가 나오는데, 내가 읽는 책에서까지 그런 불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날 불편하게 하는 사회 인문학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었다. 왜? 이 땅에 살아가는데 있어서, 꼭 알아야 하는 불편함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회문제에 있어서 최소한 방관자는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 한참 어리다. 나나 신랑이 우스갯소리로 “2000년에도 사람이 태어났어?” 하던 새천년둥이다. 그러니까 저자는 지금 한창 놀아야할 20대 청춘이다. 그 청춘이 사회 인문학책을 썼다. 수박 겉핥기로 쓴 책이 아니라, 깊은 식견을 가지고 쓴 책이었다.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그맘때 놀....지는 못지만, 그때도 지금처럼 열씸히 일하느라 바빴기에 사회문제에 관심이 1도 없었다. 나 먹고 살기도 바쁜데, 남이 어떻게 살든 내 알바 아니었으니까. 굳이 사회문제나, 떠올리기만해도 불편함을 야기하는 적폐들은 신경쓰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 나는 나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든 신경조차 쓰지 않던 방관자 중 하나였다. 그렇게 나 살기도 바쁘다는 이유로 많은 고통들을 무시했다. 남이 배를 곯든 맗든, 나와 내 가족 끼니만 챙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굳이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누군가 나서서 해결하려 할테니, 나서지않고 신경쓰지 않았으며, 그렇게 터져나오는 사회문제들을 무시했다.



군중은 사회와 자신의 내면에서 절대시되는 낡은 가치들 곧 우상을 파괴함으로써 공중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정의한 우상은 영웅을 숭배하는, 고통을 방관하는, 승자독식주의를 추구하는, 자유를 보장하는 규칙을 무시하는 행동입니다. 그러한 행동이 축적된 집단은 적자생존을 보장하는 교육, 보편적 윤리를 무시하는 부족주의적 공감, 책임을 방임하는 신념윤리, 교양을 파괴하는 전문가주의, 다원주의를 간과하는 상대주의, 허무감을 발생시키는 이기주의, 이성을 얕보는 직관이 뿌리를 두는 전근대적 사회를 조장합니다. 역사는 변증법적으로 진보하며 과학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발전한다는 것은 불문율입니다. 이는 곧 하나의 전제는 미래의 새로운 전제의 토양에 불과할 뿐, 절대시 될 수 없는 가치를 의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낡은 우상들은 새로운 토양을 가꾸기 위해서라면 반드시 파괴되어야만 합니다. p 014



점점 나이를 먹고, 아이를 낳고 나니 내가 좀 바뀌었나보다. 아이와 관련된 사회문제에 신경쓰이고, 생계가 어려운 아이들을 보며 마음이 아리기 시작했고,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고 분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씩 사회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멀게는 바다 건너 아직도 깨끗한 물 한모금 마시기가 어려운 사람들. 의료, 교육, 문화생활은 커녕 등 기초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사람들. 더 슬픈 건, 이렇게 최소한의 의식주가 보장되지 않는 삶은 바다 건너에만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에도 기본적인 삶이 어려운 사람들이 사회 곳곳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회 문제를 방관했을 때, 나는 그 말을 믿었다. 전 세계적으로 문명, 과학이 발달하여 살기 편해졌다는 말을. 하지만 실상을 보면 아직도 최소한의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은 사람들이 내가 사는 대한민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 곳곳에 있다. 이말은 전 세계적으로 살기 편해졌다는 말은 일부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 따르면(정확히는 저자가 읽었던 수많은 명사들의 책을 인용했지만) ‘세계 인구의 1퍼센트가 전 세계 재산 총액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가장 부유한 상위 10%가 전체 자산 가치의 85%를 독점’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전 세계에서 10명 중 7명이 하루 10달러도 못 번다고 한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은 1970년대 이후 소득 분포 하위 50%의 노동자들의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임금은 같거나 하락했지만, 소득 분포 상위 1퍼센트의 실질 소득은 4배 이상 증가했고 상위 0.1퍼센트의 소득은 그보다 훨씬 많이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능력주의가 아닌 승자독식주의이며, 그 어떠한 이념으로도 정당화하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는 나름의 수고와 노력을 기울입니다. 그런데도 극소수의 몇몇 인간만 그들보다 수억 배나 생산적으로 일하고 있었을까요? p 061



즉 세계 인구 하위 90%가 남은 자산 가치 15%를 나눠가지는데, 적어도 이 중 20%는 나처럼 최소한 의식주가 해결되는, 하루 10달러(한화로 대략 1만 4천원) 이상은 벌 수 있는 서민들이다. 이 20%까지 제외하면, 결국 전 세계에서 70%의 인구에게 분배되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으며, 이들은 최소한의 의식주조차 해결이 어려운 빈곤층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모든 문제의 시발점이 바로 우상을 숭배하는 군중들에 기인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우상이란 1)영웅을 숭배하는, 2)고통을 방관하는, 3)승자독식주의를 추구하는, 4)자유를 보장하는 규칙을 무시하는 행동 등이다.



군중은 ‘내가 아무것도 안 하더라도 다 잘 될 것이다’라는 낭만적인 믿음을 가집니다. 공적 가치와 제3세계 구제와 공교육에 무관심하면서도 진보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은 언제나 실패하지 안고 발전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군중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일할 수 있고 직장 상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떠나 다른 일자리를 찾을 권리가 있다고 믿습니다. (…) ‘내가 누군지 알아?’라는 식의 부조리가 아직도 만연한 줄 알면서도 모든 개인이 똑같이 존엄하고 평등함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릅니다. p 033



롤 모델의 부재가 빈곤층의 부족한 의지와 실행력의 일부 외부적 요인을 설명하지만, 근본적으로 빈곤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우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합니다. 왜냐면 롤 모델을 가진 소수의 빈곤층이 자신 스스로 성공하고자 노력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도전할 수 없는 환경에서는 그것 자체가 불가능한 꿈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은 빈곤의 원인으로 ‘자유의 부재’를 제시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자국이 분쟁 중이거나 기후변화로 재앙이 불어 닥쳤거나 특정 배경의 인종을 차별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면 그곳의 사람들은 빈곤에 빠질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p 050



나 역시 지금 당장 내 삶에 위해가 가해지는건 없기에, 내 주변에서 수없이 일어나는 여러 문제에 눈을 감았다. 누군가 앞장서길 바라며, 정작 나는 편하게 인터넷 기사를 보며 좋아요, 또는 싫어요 누르는 행위로 나는 내 의견을 표시했다고 만족했다. 난 방관자였고, 누군가가 앞장서길 바랐던 수많은 군중 중 하나다.



철학자 오르테가는 학교가 대중들에게 오로지 현대적인 삶의 기술만을 가르쳤을 뿐 계몽시키지는 못했다고, 대중들에게 열심히 생존 수단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위대한 역사적 사명감을 심어주지는 못했다고, 그들에게 현대적인 도구의 힘과 긍지를 허겁지겁 전해주었지만, 그 정신을 심어주지는 못했다고 무참하게 비판했습니다. (…) 기술의 습득을 목표로 교육받은 현대의 군중은 같은 일만 반복하는 단순 무식한 존재가 되어버리고 판단력이나 도덕 감각을 자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해 자신의 한계에 만족하는 폐쇄적인 인간이 되기 쉽습니다. p 093



저자는 이렇게 대다수의 사람들이 방관하는 군중으로 만든 우상 중에는 아이를 한 사람의 ‘어른’이 될 수 있도록 밑교육을 도맡아온 ‘학교’도 해당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금의 학교교육 현실을 보자. 그저 전문교육을 가르치고, 좋은 대학을 보내고, 대기업 취업이 가능한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 어린 학생들에게 경쟁을 부추기며, 서로를 밟고 올라가게 한다. 학교는 어린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말하는 이상향(우상)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며, 그 우상을 위해 어른들이 주는대로 따라가게 만들고 있다.



이런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부조리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과연 대처가 가능할까? 비판적인 사고는 커녕 문제의식 조차 가지지 못할 것이며, 그저 앞 사람 의견에 동조하는 삶을 살거나, 방관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미래가 되면, 차라리 이정도면 그나마 제대로 된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다. 왜? 이미 우리는 학교교육의 실패를 목도했기 때문이다. 이미 수많은 청소년 범죄들을 비롯하여, 나이로는 이제 갓 성인이 된 미성숙한 어른의 범죄가 매일 연이어 뉴스에 보도되고 있지 않은가.



학교는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소양과 교양을 가르쳐야 한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삶의 나침반 찾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오로지 우상을 추구하는 교육에 매몰되어 버렸다.



인류를 야만에서 벗어나게 해준 ‘협력’은 서로에게 약간의 희생이 요구될지라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큰 발전을 이루어낸다는 ‘공통의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p 108



그러한 ‘공통의 인식’은 미국의 도덕철학자 샘 해리스의 말대로 핵확산, 집단학살,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빈곤, 그리고 실패하는 학교 등의 근본적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면 자신만의 도덕적 기준을 내세우며 독단의 함정에 빠지면 모든 것이 낭비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은 문란한 성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오히려 동성애자를 비정상인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논쟁에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도그마에 빠진 자의 시간 낭비입니다. 과학철학자 칼 포퍼의 말대로 추상적인 선을 실현하려고 하지 말고 구체적인 악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p 111



우리가 직면한 대다수의 사회문제는 거대한 악, 즉 빌런에 의해 발생되는게 아니다.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무관심, 방관 속에서 생겨난다. 내 자유가 중요하다면, 마찬가지로 타인의 자유도 중요하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라는데 앞장서라는 말이 아니다. 그저 ‘인식’하고 있느냐, 아니냐. 거기서부터 시작이지 않을까?



그래서다. 20대가 쓴 이 사회 인문학책을, 저자와 동년배인 20대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기본적인 교양, 소양교육이 사라진 학교에서 교육받은 20대들에게 말이다. 이미 앞서 있은 어른들보다도, 훨씬 더 나은 어른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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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범접할래야 범접하기 어려운 문화콘텐츠다. 한창 뮤덕시절에 오페라를 봐볼까? 싶던 시기도 있었지만 일단 티켓값이 뮤지컬보다 높았다. 거기다 대체로 외국어로 진행되는 특성으로 인해 도전할 의욕조차 팍(!) 꺾여버렸더랬다. 그렇다고 오페라를 아예 모르느냐? 한번도 본적이 없느냐? 라고 하면 대답은 NO다. 지자체에서 어린이 대상(ㅋㅋㅋ)으로 하는 오페라 <마술피리>나 <피가로의 결혼>을 본 적이 있다.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간혹 TV에서 오페라를 중계해주는 것도 본적이 있다. 또 어떤 작품은 오페라를 본적은 없지만, 책으로 읽어서 그 내용을 아는 경우도 왕왕 있고. 그래도 오페라를 조금이나마 보긴 봤다고, 오늘 리뷰하는 에세이 「방구석 오페라」에 수록된 25편의 명작 중에서 일부 아는 작품들이라 꽤나 반가웠다.


저자는 전작 에세이 「방구석 뮤지컬」처럼, 각 챕터마다 작품의 줄거리 및 가사를 수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QR코드를 삽입하여 대표곡을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얼마나 친절한지! 특히 오페라 작품의 줄거리와 가사, 작품 해석은 진짜 친절에 친절에 친절에 친절을 곱한 친절곱빼기다. 왜? 솔직히 오페라는 외국어(ㅠㅠ)로 진행되다보니 배경지식없이 보고 있으면, 당최 이게 무슨 내용인지. 걍 외국어로 된 성악(또는 가곡) 듣는 기분이다. 하지만 줄거리와 가사를 알고 있고, 심지어 해당 장면에 대한 해석까지 알고 있다면? 어떤 장면을 보든 문제없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다. 진짜 이렇게 오페라를 해설해주는 에세이 라니! 정말 추천 오백개!

그도 그런것이...어린이 대상 오페라나 한국말(ㅋㅋㅋ)로 진행하지, 일반 성인들이 돈 내고 관극하는 오페라는 후후후. 듣는 내 꼬부랑글씨들이 내 귀로 미친듯이 침투하지 않을까? 물론 성인 상대 오페라를 직접 본적은 없으니, 확실하지는 않다. 하하하

이 에세이 서두에는 오페라 전문용어 사전이 실려있다. 오페라 초심자들에겐 정말 중요한 것! 오페라에 입문할 생각이라면, 이 용어들을 익혀놔야 좋지 않을까 싶다.


#방구석오페라 전문용어 사전

  1. 서곡(Overture): 극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곡으로, 오페라가 시작되기 전에 연주

  2. 전주곡(Prelude): 서곡보다 작은 규모로, 음악 전에 나오는 자유로운 형식의 음악

  3. 합창(chous): 그룹으로 구성된 가수들이 부르는 곡. 대규모 무대에서 배경 음악이나 대사를 강화하는 데 사용

  4. 레치타티보(Recitative): 대사를 가끼운 멜로디에 맞춰 말하거나 노래하는 스타일. 주로 대화를 전달하고 흐름을 유지하는 데 사용

  5. 아리아(Aria): 주인공 또는 주요 등장인물이 자주 부르는 솔로곡. 주로 주제나 감정을 강조하고, 가수의 기량을 드러낼 기회를 제공

  6. 군무(Group dance): 오페라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무용 시퀀스를 가리키는 용어로 여러 명의 무용수가 함께 춤을 추는 부분을 의미

  7. 음악(Orchestra): 오케스트라로 연주 된 음악

  8. 간주곡(ntermezzo): 두 개의 악장 사이에 삽입되는 짧은 악곡. 관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함

  9. 무대미술(Siage ar): 무대 디자인과 조형의 총체적인 개념으로 공연의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하는 요소들을 포함

  10. 리브레토(bretto): 극적인 음악작품에 쓰이는 텍스트로, 오페라의 대본

  11. 듀엣(Duet): 두 명의 가수가 함께 부르는 곡. 주인공들이 서로 대화하거나 대립하는 상황에서 사용

  12. 앙상블(Ensemble): 두 명 이상의 가수가 함께 부르는 곡. 대규모 장면에서 캐릭터들이 함께 노래하거나 대화하는 경우에 사용

  13. 클라이막스(cfrax): 작품의 긴장과 감정의 정점을 나타내는 부분. 작품의 결정적인 상황에서 나타나 전환점을 표현

  14. 결말(Fnale): 주로 작품의 이야기와 갈등이 해소되고, 등장인물의 최종 운명이 결정되는 부분

  15. 레치타티보 세코(Peciftative secco): 피아노나 기타와 같은 간단한 반주와 함께 말하는 스타일의 레치타티보

  16. 아페투오소(Affetuoso): 악보에서 감정을 지니고 연주하라는 말로, 감정적이고 열정적인 표현을 위해 주로 사용

  17. 오프스테이지 트럼펫(offstage trumpet): 오페라에서 특정한 효과를 위해 트럼펫 연주자가 무대 위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지 않고, 무대 뒤에서 따로 연주하는 것

  18.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 18세기 나폴리파 오페라에서 성립된 것으로, 그리스 신화나 고대의 영웅담을 제재로 한 엄숙하고 비극적인 이탈리아 오페라

  19. 오페라 부파(Opera buffa): 18세기 발생한 희극적 오페라로, 가벼운 내용의 대중적인 오페라

  20. 리얼리즘(Reallom): 리얼리즘 오페라는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사건을 통해 인간의 추악함과 잔학성. 연약함 등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방식

  21. 프리마 돈나(Pima donna): 이탈리아어로 오페라의 주역 여가수

  22. 프리모 우오모(Primo uomo): 이탈리아어로 오페라의 주역 남가수

  23. 베이스(Bass): 가장 낮은 음역대를 맡는 남성

  24. 테너(Tenor):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음악에서 최고 음역대의 남성

  25. 바리톤(Barttone): 테너와 베이스의 중간 목소리로 베이스 음색의 깊이와 테너에서의 화려함을 함께 지님

  26. 알토(Ao): 악기의 4도를 전후하여 소프라노 악기보다 낮거나 테너 악기보다는 높은 음을 의미

  27. 콜로라투라 소프라노(Coloratura soprano): 화려한 음악을 노래하는 것을 의미. 구슬을 굴리는 듯 화려한 소리로 노래 하는 선율

  28. 메조소프라노(Mez20 Soprano): 여성의 가장 높은 음역인 소프라노와 가장 낮은 음역인 콘트랄토 사이의 음역

  29. 아리아 디 소르베토(Aria di sorbetto): 중요하지 않은 아리아라는 의미로 셔벗이나 젤라토를 먹으며 관람할 수 있는 아리아

  30. 유도동기(Leitmotiv): 무대극 관련한 용어로, 인물과 상황 등 반복되는 짧은 주제나 동기를 묘사할 때 공통으로 사용되는 주제 선율

  31. 라르고(Largo): 음악에서의 빠르기를 지시하는 말로, 아주 느린 속도

  32. 지오코소(GIO00so): 악보 내에서 익살스럽고 활발한 연주


▶ 요정의 여왕

<요정의 여왕>은 당시의 다른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오페라와 발레의 합작품입니다. 이를 ‘세미오페라’라고 부릅니다. 반면, 음악적 요소는 초자연적 등장인물들에 맞추어 표현하였습니다. 작곡가는 영국 음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헨리 퍼넬로 위대한 오르간 연주자이기도 했습니다. p 084

독창적인 음악 스타일과 달리 줄거리는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 밤의 꿈》을 원작으로 합니다. 그리고 오페라 <요정의 여왕>은 셰익스피어의 드라마에 그리스 신화를 가미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결합으로 극 중에는 수많은 신과 정령이 등장하며, 그들을 부각하기 위한 화려한 무대장치가 다수 사용됩니다. 그래서인이 이 오페라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작품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p 85

오페라 <요정의 여왕>. 분명 본적이 없는데, 나 내용을 알고있네? 혹시나해서 큐알코드 찍고 영상(2시간짜리 두둥!!! 개이득ㅋㅋ)봤는데, 흐. 그저 내용만 알고 있을 뿐 오페라는 초면ㅋㅋㅋㅋ. 육아로 인해 영상을 풀로 보지는 못했지만, 육퇴하고 다시 제대로 달려야지! 무려 2시간 짜리 오페라 영상, 이런건 그냥 놓치면 안되지. 엣헴. 거기다 판타지 배경 오페라는 참을 수 없으니까!

​​

▶ 마술피리

이 작품의 구조는 현대의 영화나 TV 드라마와 비슷합니다. 아름답고 품위 있고 진지한 주인공 커플의 러브스토리 곁에서 우스꽝스러운 조연 커플이 개그를 펼치는 것이 기본 형식입니다. 거기에 여자 주인공의 괴팍하고 강력한 어머니가 등장해 남자 주인공 타미노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자라스트로와 대결을 벌이고, 천사같이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도와줍니다. p 160

작곡가인 모차르트에게는 여유가 없었습니다. 당시 모차르트의 예약 연주회가 사라지면서 수입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수익을 내기 위해 여러 일을 하던 모차르트는 <마술피리>와 다른 두 작품의 곡을 함께 썼는데, 이 때 건강을 크게 해치면서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환상과 비참한 현실이 교차하는 가운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페라 곡 ‘밤의 여왕의 아리아’가 탄생합니다. 해당 아리아의 유명세로, <마술피리>는 오페라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작품으로 자주 선정됩니다. p 161

흐흐흐. 내가 봤던 오페라다! 물론 어린이 대상으로 한 미니한 오페라였지만. 근데 뭔가 이상하다? 내 기억속의 <마술피리> 명곡(ㅋㅋㅋ)은 ‘밤의여왕 아리아’ 보다는 ‘파파파파파파게노♬’ 인데?!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를 넘어 스테디셀러인 ‘밤의 여왕 아리아’ 보다는, 언제 들어도 신명나는 파파파파게노가 더 즐겁고 좋은듯!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 ㅋㅋㅋㅋ

하지만 이 책 큐알코드로 볼 수 있는 영상은 <마술피리> 대표곡 ‘밤의 여왕 아리아’라는 것! 즐거움이 필요할 땐, 파파파파게노 음악을 꼭 들어보길!

▶ 투란도트

<투란도트>는 중국의 공주 이야기를 소재로 한 3막 구성의 오페라입니다. 푸치니는 이 작품에서 중국 멜로디를 일곱 번 사용했고, 중국제 오르골로 들었던 ‘황제찬가’의 멜로디를 작품 속에 유용하게 녹여냈습니다. 5음계와 함께 종, 실로폰 등의 악기를 사용해 중국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점은 작품의 높은 인기에 한 몫 했습니다. p 276

푸치니는 <투란도트>의 결말을 짓지 못했습니다. “이제까지의 내 오페라들은 모두 버려도 좋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신했던 작품이었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작품은 미완성으로 남을 운명이었습니다. 그의 제자 알파노는 스승을 위해 <투란도트>를 완성하여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하였습니다. 이 작품은 현재까지도 참신한 화음, 관악기와 타악기의 효과적인 활용 등으로 독특한 색체를 가진 오페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p 277

아주 완벽하게 책으로 먼저 접했던 <투란도트>다. 난 이게 오페라가 있는지도 몰랐네? 아니, 오페라가 먼저였다는 사실에 놀랐네? 심지어 현재 오페라 공연중이고, 티켓값이 의외로 현실적이라 더 놀랐네????????? 육아만 아니면 한번 훅! 하고 보러 가고 싶은 정도인데T_T.

하지만ㅋㅋㅋㅋ 나에겐 큐알코드가 있다! 투란도트편 큐알코드를 찍어보니, 이번에도 2시간짜리 영상! 진짜 개이득. 이것도 육퇴하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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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10-24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투란도트>는 애초에 이탈리아 극작가 카를로 고치(고찌)가 쓴 작품으로 이를 프리드리히 실러가 리메이크한 것을 다시 푸치니가 자신의 리브레토 팀을 동원해 고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페루치오 부조니도 오페라 <투란도트>를 작곡했는데, 부조니의 것이 원작과 더욱 가깝다고 합니다. 두 오페라 간에 특히 투란도트가 칼라프에게 낸 수수께끼에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부조니의 수수께끼가 훨씬 고급스럽기도 합니다. 제 취향으로 관현악을 포함해서 부조니를 좀 더 좋아하고요.
글 잘 읽었습니다.

호시우행 2023-10-25 05: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독하고 싶어지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