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설일본
꽤 오래전에 짧은 서평으로 올렸던 『에도 일본』 후속편이다. 음 후속편이라고 하는게 맞나..? 저자인 모로 미야는 『에도 일본』, 『전설 일본』, 『헤이안 일본』, 『이야기 일본』 총 4권의 책을 출간했다. 다만 이 책들은 현재...당연히 절판이다. 하지만 내 책장에는 4권 모두 있다는 것! 이럴땐 묘하게 뿌듯뿌듯.
일본은 팔백만신의 나라답게, 그만큼 많은 전설을 가지있다(도시전설 제외!!). 예컨데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모모타로 이야기라던가, 카구야 공주 이야기도 일본의 오래된 전설 중 하나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전설들이 일본의 요괴문화의 시작이었으며, 현재 일본 문화의 토대가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이 책은 쉽다. 우리나라로 치면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까지는 아니고, 쉽게쉽게 읽힌다고 해야할까? 거기다가 역사적 근거 또는 전설이 전승된 지역에 대한 이야기와 관련된 유적지도 알려준다. 친절하게 사진까지 포함해서! 책을 읽다보면 내가 가본 곳도 있고, 가보고 싶은 곳도 있고 그렇다. 특히 가본 곳은....당시 그 곳을 갔을 땐 이런 전설이 있는지 몰랐던지라, 왜 진작에 이 책을 읽지 않았나 후회했을 정도T_T. 모르고 가서 보는 거랑, 알고 가서 보는 거는 하늘과 땅 차이니까!
2) 일본신화 코지키(고사기)
음.... 이 책은 오늘 서평하는 3권중 제일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다. 아마 1n년전에 읽었던 것 같은데 ㅋㅋㅋㅋㅋ. 뭐 당시에는 책은 읽기만 할뿐, 서평따위는 쓸 생각조차 없었으니까. 흠흠.
일본에서 제일 유명하고 오래된 역사서로 《고사기》, 《일본서기》 2개가 있다(뭐, 《신찬성씨록》도 있긴 한데, 음). 개인적으로는 이 책들을 다 읽고 싶었었다. 한일고대사나 도래인에 대한 내용을 알려면 《고사기》, 《일본서기》, 《신찬성씨록》 을 전부 읽어봐야하니 말이다. 다만 이 책을 살 당시에는 해당 책들의 완역본이 국내에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지도 모르고. 그때 내 눈에 띄었던게 이 책 『일본신화 코지키』다.
아! 물론 지금은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위 책들 완역본을 출간했다. 사야지사야지 하고 있는데, 서...섣불리 손이 안가는게 함정;;
뭐 여튼, 이 책은 《고사기》 상,중,하편을 읽기 쉽게 엮은 책이라고 보면 된다. 상권의 이야기는 일본의 창세신화, 중권과 하권은 초대 천황을 시작으로 역대 천황들의 영토 정복과 이런 저런 이야기다. 온전히 《고사기》에 대한 내용이다. 근데 굳이 우리가 일본 신화를 읽을 필요가 있나?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 고대사를 추적하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의 역사서인 《고사기》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고대사, 그러니까 당대에 쓴 역사서가 남아있는게 없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에는 당대의 역사서가 남아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 고대사 추적을 위해 중국과 일본의 역사서를 봐야한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일본의 역사서를 말이다. 유독 ‘일본’을 강조하는건, 《고사기》, 《일본서기》, 《신찬성씨록》에 고대 한반도의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당대 한반도 도래인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당시 우수했던 한반도의 청동기, 철기문화를 비롯하여 수 많은 서적을 전래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당대 천황가를 주름잡던 실세들은 한반도 출신 도래인들이 많았다.
특히 《고사기》 편찬자인 오오노 야스마로(기원 후 723년 사망)를 비롯하여 그의 가족들도 백제계 도래인이었다. 백제 멸망 당시 왕자 풍장을 호위단 중 한명이 오오노 야스마로의 조부였다. 야마토 정권 당시 대표적 실세였던 소가씨도 백제계 노래인이었고, 소가씨를 몰아내고 정권을 잡은 모노노베씨도 도래인이었다. 당연스레 백제계 도래인 여성들이 천황 조모, 모친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그런지 유독 《고사기》에는 백제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아무리 당대의 역사서인 《고사기》라고 할지라도, 이 책은 천황가 주도로 편찬이 되었다는 점이다. 황실 주도라는 건, 황실을 띄우기 위해 편찬했다는 점을 뜻한다. 그래서 책 전반적으로 천황가의 정통성이라던가, 신의 자손이라는 점을 부각한다던가 뭐 이런 과장과 허구가 즐비하다. 그래서 보통, 아니 나같은 경우는 《고사기》를 비롯한 일본의 고서3종을 ‘5%의 진실과 95%의 과장’이 섞인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속에서 5%의 진실을 찾아내는게 우리 고대사를 추적하는 길이라고 해야하나? 뭐 그렇다.
3) 정창원, 역사와 보물
일본 나라시에 위치한 도다이지(동대사). 도다이지는 아스카데라와 함께 나라시대를 대표한 사찰이다. 참고로 도다이지를 건립한 행기 스님은 백제 도래인이다(혹은 백제 도래인의 후손). 뭐, 이때는 이미 귀족, 기술자 각종 계층에 백제계 도래인들이 곳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도다이지 뿐만 아니라 아스카데라, 교토의 기요미즈데라, 교토의 아사카데라 및 아사카신사, 교토의 후시미이나리신사 기타등등. 유명한 대부분의 사찰과 신사의 건립자는 대게 한반도 도래인 또는 도래인 후손이다. 뭐, TMI는 여기까지하고.
이 책은 도다이지의 쇼소인(정창원)에 대한 전문서적이다. 지금이야 도다이지의 쇼소인(정창원)이 워낙에 유명하여 고유명사처럼 되었지만, 실제로 ‘쇼소’, 즉 ‘정창’이라는 말은 중요한 물건이 보관된 창고를 의미한다. 고로 쇼소인은 도다이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찰에 쇼소인이 있다는 말이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유물이 발굴된 대표적인 쇼소인으로는 규슈의 니시노 쇼쇼인, 규슈 우미노 쇼쇼인이 있다. 어라 생각해보니 이것도 TMI22.
흠흠. 책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2002년 당시 정창원 사무소장으로 재직하던 일본인이 쓴 저서다(지금도 재직중인지 모르므로). 이 저서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완역하여 출판한 것이다. 내 개인적으로 한일관계사를 좋아하다보니, 동북아역사재단의 책도 꽤 읽어본 편이다. 해서 그 연장선상에서 이 책을 읽었다. 물론 책의 내용은 내가 생각한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난 도다이지 쇼소인에서 나온 한반도계 유물들이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으나, 이 책은 정창원 자체에 대한 소개와 정창원의 역사 및 정창원 보물 분류 및 보관 등등 오롯이 ‘정창원’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다. 내 기대와는 달랐지만, 이 책은 도다이지 쇼소인을 이해하는데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내가 숲에 있는 나무 한그루만 알고 있었다면, 이 책은 그 나무를 포함한 숲 전체를 보여준 느낌이랄까?
정창원 보물은 다양한 원류를 가진 물건들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정창원 보물들의 핵심이며 구심력이 되는 것으로 ‘정창원이라는 장소’를 뺴놓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창원이라는 장소’에서 이루어졌떤 행위 그 자체가 과거에서 현재에 이르는 ‘보물 보전’의 내용이며 ‘정창원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동대사 정창원은 역사상 많은 중요한 인물들이 오고간 장소다. 후지와라 미치나가, 고시라카와 법황, 다이라노 키요모리, 아시카가 요시미쓰, 아시카가 요시마사, 오다 노부나가, 메이지 천황 등 역사상 많은 중요한 인물들이, 고요황후가 쇼무 천황의 행복을 빌기 위해 대불에 바친 쇼무천황의 애장품을 보았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쿠가와 쓰나요시는 보고의 수리를 명하였고, 보물 보존을 위한 용기를 기증하였다. 오쿠보 도시미치는 식산흥업을 위해 보고에 보관된 직물을 배포하여 활용할 것을 제언하였고, 이토 히로부미는 보물의 공개와 보존을 양립하기 위해 보고 안에 유리 진열장을 설치하였다. p 021(저자)
우리에게 정창원이라고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신라촌락문서를 비롯하여 신라, 백제 등 고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진 문물들이다. 일본학계에서 신라촌락문서가 소개되자 한국 고대사 연구자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후 수많은 연구 성과가 쏟아졌다. 1차 자료가 흔치 않은 한국 고대 사료의 세계에서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정창원에는 희귀한 고대 자료들이 풍부하게 남아있다. 보통 고대 자료들은 필사된 후대의 사본들이거나 지하에서 출토된 매장유물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정창원 문물들은 한 건물 안에서 온존하게 보존되어 전해졌다는 점에서 다른 고대 문물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p 022(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