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삶과 죽음에 관한 김영봉의 설교 묵상
김영봉 지음 / IVP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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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하기 힘들고 억울한 일을 겪을 때, 저는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동안 치열하게 살아왔던 삶을 돌아보고, 지금 붙들고 있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묻게 됩니다. 그 질문은 어느새 신앙의 자리로 이어집니다. 내가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어디를 향해 살고 있는지. 김영봉 목사의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죽음을 설명하려는 책이 아닙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책입니다. 저자는 임종의 자리에 동행하며 마주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 온 질문들을 꺼내 놓습니다. 죽음은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 한가운데 놓여 있는 현실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이 책은 낯설지 않습니다. 


특히 "지금 올 수 있겠니?"라는 질문이 마음에 남습니다. 저자는 이 질문 앞에서 자신의 믿음을 점검합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해왔지만, 지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께 갈 수 있는가를 묻자 마음이 흔들립니다. 믿는 것과 사모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 사실이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책은 천국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로잡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죽어서 가는 천국'을 중심에 두고 삽니다. 그러나 저자는 '지금 여기에서 누리는 하나님 나라'를 말합니다. 천국은 미래의 보상이기 이전에, 오늘의 삶 속에서 경험되는 현실입니다. 믿음은 죽음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다르게 살게 하는 힘입니다.


이 흐름은 히브리서 12장을 통해 더욱 분명해집니다. 저자는 '흔들리지 않는 것'에 주목합니다. 우리가 붙들고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흔들립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하나님과의 관계, 영원한 생명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믿음은 그 흔들리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사는 것, 그리고 그것을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 맛보며 사는 것입니다.


그 믿음은 삶의 태도를 바꿉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 나그네를 대접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돌아보는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납니다. 히브리서 13장의 권면처럼, 믿음은 결국 삶의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저자는 자신의 한계도 숨기지 않습니다. '이 땅에서 천국을 사는 것'에 집중해 온 나머지, '죽음 이후의 영광'을 충분히 바라보지 못했다는 고백이 나옵니다. 그 고백이 오히려 이 책의 균형을 만들어 줍니다. 삶과 죽음, 현재와 미래를 함께 붙드는 신앙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죽음은 더 이상 공포만으로 남지 않습니다. "네, 지금 갈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믿음이 어떤 것인지 비춰집니다. 그것은 삶을 포기하는 태도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 충실하게 살아가게 만드는 힘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끝까지 귀하게 여기면서도, 그 생명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다기보다 삶을 더 깊이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내가 붙들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언젠가 맞이할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사람은 가지만, 사랑은 남는다. 이 말이 이 책에서는 하나의 고백처럼 들립니다. 결국 남는 것은 관계이고, 하나님과 함께한 시간이며, 사랑으로 살아낸 삶입니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잊지 않도록, 우리의 시선을 다시금 믿음으로 붙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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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 하나님은 시간 속에서 함께 일하십니다. 창조, 구속, 완성이라는 거대한 구원 이야기 속에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은 한마음으로, 하나의 뜻을 품고 일하십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일하심은 완전합니다. 실수도, 중단됨도 없으십니다. 그분의 일을 계속되고 있으며, 그 일의 마지막은 하나님의 영광과 하나님 나라의 완성입니다. - P60

하나님은 자신을 관계하는 분으로 계시하십니다. 이스라엘의 하나님은 "너의 고통을 보고, 부르짖음을 들으며, 근심을 아신다"(출 3:7)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인격적인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주권자이시며, 동시에 고통받는 자와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지극히 높으신 분이면서, 가장 낮은 자리에 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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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됨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습니다. 하나 됨은 ‘너‘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나‘만의 하나 됨은 불가능합니다. 즉, 나만의 신앙은 복음이 아닙니다.
결국 복음은 관계입니다. 복음은 깨어진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 세계의 관계가 치유되고 회복된다는 좋은 소식입니다. - P22

‘너‘의 이야기가 무궁하지만 ‘너‘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나‘를 위하여 살아가니 삶은 늘 퍽퍽합니다. 고통 가운데 있는 ‘너‘를 보지 못하니, 아픔을 주는 말과 행동을 해도 미안함을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을 잃어버린 세상은 차갑고 쓰라립니다. ‘사람‘이 없으니 ‘사랑‘도 자리 잡을 수 없는 것이죠. - P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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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은 종교적 위로가 아니라, 세상의 질서를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포입니다.
복음은 본질적으로 공동체적인 이야기입니다. 삼위일체 하나님은 사랑이시며, 우리를 사랑의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복음은 깨어진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피조 세계의 관계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좋은 소식입니다. 복음은 개인이 소유하는 어떤 것이거나 내세에서 얻는 결과물로 축소될 수 없습니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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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 믿을 수 있나요?
레베카 맥클러플린 지음, 김혜경 옮김 / 굿트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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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이 되면 교회는 다시 부활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살아나셨다'는 고백은 신앙의 중심에 항상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너무 익숙한 말은 때로 우리 마음을 잠시 스쳐 지나가기도 합니다. 레베카 맥클러플린의 『예수님의 부활, 믿을 수 있나요?』는 바로 그 익숙한 고백을 다시 천천히 생각하게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부활을 무조건 믿으라고 재촉하지 않습니다. 먼저 오늘의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품는 질문들을 꺼내 놓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정말 믿을 만한 사건인가, 현대인도 이 이야기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물어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신앙을 말하면서도 진지하게 질문하는 사람의 마음을 놓치지 않습니다.


맥클러플린은 먼저 신약성경의 기록이 어떤 자리에서 쓰였는지를 살핍니다. 복음서와 바울의 서신은 사건이 지나고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만들어진 이야기로 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살아 있던 시기에 기록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대목은 부활이 처음부터 교회 한가운데 놓여 있던 고백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부활의 첫 목격자로 등장한다는 점이 중요하게 부각됩니다. 당시 사회에서는 여성의 증언이 높이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그런 시대를 생각하면, 누군가 이야기를 꾸몄다면 굳이 이런 방식으로 적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장면은 복음서가 꾸며 낸 이야기라기보다, 쉽게 지울 수 없는 기억에 더 가까워 보이게 합니다.


책은 제자들의 변화도 중요한 자리에서 다룹니다. 예수께서 잡히시던 밤 두려워하며 흩어졌던 사람들이, 이후에는 복음을 전하는 일에 삶을 내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이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그들의 삶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부활이 그들 안에 얼마나 큰 사건이었는지를 말해 줍니다.


물론 사람들은 여기서 다시 묻게 됩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제자들이 너무 강한 확신을 갖게 된 것인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 질문도 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의 담대함과 고난의 수용을 함께 보며, 그들 앞에 어떤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다는 쪽으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그래서 부활은 감정적인 위로의 말이 아니라 실제 삶을 뒤흔든 사건처럼 다가옵니다.


이 책은 과학과 기적의 문제도 다룹니다. 과학의 시대에 어떻게 죽은 사람이 살아났다는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문은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저자는 과학이 자연 안에서 반복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데 탁월한 도구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기적의 가능성까지 처음부터 닫아 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짚어 줍니다.


여기서 책은 창조에 대한 믿음과 부활에 대한 믿음을 자연스럽게 이어 줍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지으신 분이라면, 죽음을 넘어 새로운 일을 행하실 수 있다는 생각도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닙니다. 이 말은 기적을 쉽게 받아들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다만 가능성 자체를 너무 빨리 닫아 두지 말자는 제안으로 들립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부활을 과거의 사건으로만 묶어 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부활이 오늘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도 함께 생각합니다. 죽음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두려운 현실이고, 상실은 누구에게나 아픈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리에서 부활은 끝이 마지막 말이 아닐 수 있다는 소망으로 다가옵니다.


레베카 맥클러플린의 이 책은 짧지만 가볍지 않습니다. 쉬운 언어로 쓰였지만, 질문은 깊고 내용은 단단합니다. 이미 부활을 믿는 사람에게는 그 믿음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그 질문을 오래 붙들어 보게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부활을 서둘러 결론 내리기보다, 그 이야기를 다시 진지하게 바라보게 하는 좋은 안내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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