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기독교인이 드리고 싶으면 드리고, 드리기 싫으면 드리지 않아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자기 마음대로 드리는 종교 활동도 아닙니다. 예배는 기독교인의 기본적인 자세이며, (기독교인들은 주장하기를) 실제로는 참 인간의 자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배"(worship)라는 단어는 ‘가치 있는 것‘(worth-ship)이라는 말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하나님께 그분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모든 것을 드린다‘는 것입니다. - P8

예배는 겸손함과 기쁨입니다. 예배는 모든 것을 잊고 하나님께 몰두하는 것입니다. 예배는 자신의 진리가 아닌 하나님의 진리를 찬양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예배는 겉치레가 아니며 소란한 난장판도 아닙니다. 진정한 예배는 강요에 의한 것이 아니며,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드려지지 않으며, 계속해서 시계를 보는 것이 아니며,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예배는 하나님께 열려있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을 기다리며, 어둠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입니다. - P21

사람들로 하여금 경배하게 하며, 사람들을 치료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십자가는 그 지저분한 작업을 하도록 하나님께서 다른 사람을 보내신 것이 아니라, 그분이 직접 오셨고 직접 그 일을 행하셨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그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서 사셨고 우리와 같은 죽음을 맞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십자가는 그 하나님이 우리에게 그가 하셨던 것과 같은 소명을 맡기셨다고 말합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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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기린, 그날 이후 하얀 기린
변준희 지음, 이수연 그림 / 쉼어린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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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사건이지만, 저마다의 반응과 그 이후의 삶은 다릅니다. 상황은 비슷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해석과 그것을 끌어안는 품의 차이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환경과 상황이 같다고 할지라도 각자의 삶은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이전의 이야기에서 하얀 기린은 결코 쉽지 않은, 삼키기 힘든 상실을 경험합니다. 여전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본래의 아름다움을 파괴할까요? 자신의 것이 아님에도 자신의 것인 양 행동할까요?


왜 이런 고통이 찾아왔는지 납득되지 않는 나날이 계속됩니다. 마치 나에게만 계속 그런 것만 같습니다. 울분을 쏟아냅니다. 잠시만 멈추어봅니다. 너를 떠올려봅니다. 아픔을 끌어안고 있지만, 다시금 너를 찾아봅니다. 완전하게 소화되지 않지만, 이해되지 않지만, 조금씩 움직여봅니다. 고통을 홀로 끌어안고 있기는 참 벅찹니다.


이제 혼자만의 아픔과 슬픔이 아닙니다. 서서히 주변이 알게 됩니다. 느끼게 됩니다. 공감을 얻게 됩니다. 참으로 힘겨운 상황이라는 것을 말이죠.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을 것 같았지만,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큰 위로를 얻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 가운데 있다는 것을요.


누군가의 품이 그리웠습니다. 따스함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제 누군가에게 품이 되어주려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서히 상실의 아픔을 치유합니다. 내가 기대했던 방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며드는 따뜻함은 서로를 녹입니다. 서로를 채웁니다. 그렇게 사랑의 끈은 또다시 살아갈 힘을 우리에게 선물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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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해지는 연습 - 생각이 너무 많은 당신에게
임태환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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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깁니다. 해야 할 일은 산더미입니다. 하나의 일을 마치고 나면,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감정은 포화상태입니다. 충분하게 하나의 감정이 해소되지 않고 또 다른 감정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지금 현재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를 모르는 상태일 때도 많습니다.


이러한 복잡함 속에 경험되는 감정은 불안입니다. 제시간에 일을 완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 관계가 발전하지 못하고 오해가 쌓일 것 같은 불안 말입니다. 모든 삶의 영역으로 이 불안은 뻗어나갑니다. 복잡다단하게 엮여있는 삶이기에 한 사건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책 『단순해지는 연습』의 임태환 작가는 불안함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바로 단순하고 평온한 것의 재미입니다. 정작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많은 것들을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굳이 붙들어야 할 소중한 것이 많지 않습니다.


성과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가치를 붙든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는 추상적인 무엇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과 평안을 강조하지만, 그것을 보듬기 위한 과정은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입니다. 오히려 매우 복잡하다는 역설이 숨겨져 있습니다.


저자도 주장하듯, 단순함을 즐기는 일은 과정의 루틴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반복적인 루틴을 만드는 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고통이 따르는 일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인내해야 하며, 이겨내야 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와 열매는 달콤합니다. 비로소 단순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세상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라 부추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는 중요한 덕목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그것은 허상입니다. 순간적인 잠깐의 만족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깊은 만족감을 주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붙들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요? 저자는 단순함을 통해 궁극적 가치를 지향하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목표가 분명하다면 우리는 조금 더 단순해질 수 있습니다. 붙들어야 하는 것이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게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저자는 단순함의 6가지 법칙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천사항을 응용 편, 생활 편, 고수 편으로 세분화하여 가르쳐 줍니다. 이를 통해 특정한 방법이 아니라 자신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 현실의 삶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을 시작해 보세요. 단순함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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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인생 - 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문선욱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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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성공담이 넘쳐납니다. 그것이 사실인지 판가름하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성공'이라는 것 자체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것 같아요. 세상에서의 성공은 그럴듯하게 보이는 모습, 돈과 권력, 명예를 갖게 된 것을 말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삶은 고단해요. 인생을 조금만 경험해 보면, 외적인 상황보다도 정작 더 중요한 것이 내적인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환경은 우리를 옥죄고, 우리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에도 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반응을 보게 되는 것은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문석욱의 이 책 『저스트 인생』은 반갑습니다.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아요. 멋들어진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담담하게 소소한 자신의 삶을 읊조립니다. 한계와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있는 그대로의 삶을 솔직하게 풀어냅니다.


세상에서 한없이 약한 존재이지만,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이 흥미롭습니다. 그것이 우리네 인생이기 때문이지요. 직장과 가정에서의 우리의 역할만이 한 존재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현재 하는 일이 많은 부분을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것 자체가 우리의 존재는 아닙니다.


저자는 꿈을 꿉니다. 그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현실을 놓지 않습니다. 꿈과 현실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꿈을 위해 현실을 포기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현실을 무시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다시금 우리네 인생을 돌아보게 합니다. 보다 내실 있는 하루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꼭 치열하게 모든 것을 쏟을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여유 있게 한 템포 쉬어가도 됩니다. 열매 있는 삶은 우리 존재를 감싸 안는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그러한 삶이 우리의 내면과 환경까지도 더욱 풍성하게 하리라 기대합니다.



*이 리뷰는 모모북스(@momo_books__)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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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 식료품점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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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불행은 순식간에 다가옵니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틈입하여 오기에 적절한 대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썩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듯합니다. 여전한 차별과 편견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삶 곳곳에 배여있습니다.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나보다 더 아파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힘겹고 어려운 순간에 놓여있다 생각했지만, 감당할 수 없는 고통 가운데 신음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나에게 집중되었던 시선을 거두어 조금만 주위를 돌아보면 말입니다.


이러할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서사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의미 없던 당신이 어느 순간 의미로 다가옵니다. 아주 작은 이야기일지라도 그 이야기는 우리에게 들려져야 합니다. 그때에야 그들의 척박한 삶의 모습이 우리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제임스 맥브라이드(James McBride)는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에 집중합니다. 섬세한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져있습니다. 우리 또한 그릇된 시선으로 누군가를 봐왔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지요. 맥브라이드는 이 책 『하늘과 땅 식료품점』에서도 훌륭하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려냅니다.


이 이야기 곳곳에 숨겨져 있는 작가의 삶의 흔적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작가이면서도 재즈 뮤지션인 그는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의 모습을 풍성하게 그려냅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어머니 사이에서 빈민가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이 작품에 깊게 스며들어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사회 곳곳에 만연한 차별의 장벽은 소설 곳곳에 드러납니다. 흑인이라는 이유로,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다른 대접을 받아야만 했던 사람들. 실제로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이지만, 아주 단단하게 뿌리내려있는 보이지 않는 굳건한 장벽입니다.


아프고 힘겨운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는 더 큰 이야기를 향해 나아갑니다. 작은 도움인 것 같지만, 세상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움직임입니다. 재물과 권력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들도 등장하지만, 그보다도 더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을 나누는 사람들입니다. 이웃의 아픔에 기꺼이 동참하는 사람들이죠.


쉽싸리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참 희망은 무겁습니다. 아픔에서 피어나는 것이며, 모두의 하나 된 마음이 필요한 것이죠. 꼭 행복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아도 좋습니다. 이 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지 않고, 누군가가 자신을 내어던져 우리를 사랑하고 함께 하기를 원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충분합니다.



*이 리뷰는 미래지향(@miraejihyang_book)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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