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행복해야지
도대체 지음 / Lik-it(라이킷)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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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길에 

길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주는 후배가 있었다.



처음에는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고양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겨운 순간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도대체' 작가.

이 책은 특유의 따뜻한 에세이다.



작가는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들과의 여정을

섬세하고 흥미진진하게 묘사한다.



의미 없는 존재에서 특별한 관계로 이어지는 과정을

마음을 담아 글과 그림으로 담아놓았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동물들의 세계 또한 사람들의 사회와 다르지 않음을 느낀다.



처절한 약육강식 세계에서도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아끼고 보호하는 특별한 존재가 있다.



작가는 혼자라면 이기지 못했을 어려운 상황에

오히려 소통조차 어려운 고양이들을 돌보며 삶을 버텨낸다.



고양이들은 약한 존재이지만 어려운 환경을 탓하지 않는다.

어떻게든 버티며 연대하고 싸우며 이겨낸다.



도저히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이라 여긴 순간

작가뿐만 아니라 여러 도움의 손길을 보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아가고

사랑하며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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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세상의 기쁜 말 -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말은 무엇입니까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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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지게 하는 언어,

슬프게 하는 말들이 넘쳐난다.



때로는 상처로,

어떤 때는 속상함으로 남는다.



조금만 더 다독이고,

배려하며 공감하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누구보다 말의 힘을 잘 아는 작가 정혜윤.

그녀의 평소 글과 말은 온기를 가득 담고 있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품고 있는 살아 있는 언어.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남도 외딴 항구의 어부를 만나며,

시장 야채장수 언니와 콜럼바인 총기 사건 희생자 등을 대한다.



언어와 문화, 살아온 방식이 많이 다르지만

그들을 지탱하고 살게 해 온 말은 우리에게도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퍽퍽하고 치열한 세상 한복판에서

아름다운 온기를 지니고 사는 사람들.



그들의 말이 우리의 언어가 되고

그들에게 힘이 되었던 문장이 우리에게도 울림이 된다.


 

너무 아파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지만

슬픔을 끌어안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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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태어났지만 웃으면서 죽는 게 좋잖아 - 참 다른 우리의 남다른 죽음 이야기
정재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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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참 어렵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에게나 다가오지만.



정작 진지하게 준비하여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 책은 죽음이라는 단어를

다각도로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사람도,

그를 돌보는 보호자도 각자 아픔이 있을터.



저자의 섬세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문체는

지금 현재 그들의 감정을 느끼게 한다.



궁극의 순간에 이르면

각 사람의 참 존재를 알 수 있다 했던가.



죽음 앞에 놓인 다양한 관계.

관계에서의 진심을 알게 되는 순간이다.



담담하게 써 내려가는 문장에

오히려 가슴 먹먹해진다.



실타래처럼 꼬여버린,

풀리지 않는 오해들 앞에.



'죽음'이라는 두 글자는

'관계'라는 두 글자를 삼켜버린다.



그럼에도 저자의 따스함과 배려가 묻어나 있어

가슴이 차가워지지 않는다.



한 번씩 보여주는 유쾌한 문장들에

저자의 다른 글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 리뷰는 RHK 출판사(@rhkorea_books)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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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리커버) - 지나온 집들에 관한 기록
하재영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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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는 작은 동네를 벗어나지 않았다. 

시내로 들어가는 것도 버스를 타고 1시간 걸리니.



대학교를 들어가고부터는 이사의 연속이다.

대학 4년만 해도 기숙사와 원룸 등으로 옮겨 다녔다.



직장을 다니다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는 더했다.

김해와 대구, 서울에서의 주거지는 매번 변했다. 



공간이 주는 추억이 있다. 

그 공간을 떠올릴 때의 복잡 미묘한 감정.



직장과 학업으로 인해 없는 돈을 나누어,

집을 두 군데 구해야 했던 기억도.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이 아프면 혹여나 그런 환경 때문일까 늘 미안했다.



왜 그렇게 살아야 했나 후회스럽지만,

그 순간 최선을 다했다 생각한다.



하재영 작가는 특유의 섬세함으로

자신이 지나온 공간을 떠올리며 묘사한다.



그저 부유하는 인생 같지만,

집은 우리에게 그 순간 삶의 자리에 안착할 수 있게 돕는다.



공간은 거주로 국한되지 않고,

사회구조적인 문제와 밀접하게 잇닿아 있다.



작가는 소소한 기억들을 세세하게 그려낸다.

그 추억은 정치적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어떤 자리는 삶의 공간을 뜻하고,

물리적 자리는 상징적 자리와 연결된다.



나의 공간은 시대와 공유하는 자리이며,

그렇기에 결코 나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작가의 서사는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에 감추어진 교묘한 문제들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이지만 

함께 울며 웃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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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no책읽기yes 2021-10-09 0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이 참 좋네요. 공감가는 구절들이 많아 음미하며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모찌모찌 2021-10-09 09:0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이지수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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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담론만 쫓다 보면

그 안의 작은 이야기를 놓친다.



추상적인 큰 이야기 속에는

섬세한 호흡을 느끼기 힘들다.



감독이자 작가로 

세상과 소통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오랜 시간 공들인 

삶의 궤적과 영화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엿본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영화를 통해 말하려고 했던 메시지를 들여다본다.



사회적 질문에 답하려 했던 그의 영화는

큰 질문 앞에 구체성이 살아 있는 응답의 연속이다.



숨겨져 있는 존재를 새롭게 조명하고

희미하게 변해버린 삶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려 했던 저자.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깊이 영화 이면의 메시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저자를 몰랐을지라도, 책을 통해 보이는 세상을 향한 따스한 시선에 

그의 영화를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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