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바꾸는 P스트레칭 - 스트레칭? 아니, P스트레칭
문훈기.안일환 지음 / 예문아카이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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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의 문제가 심했던 시절에는 진료 받고 물리치료를 받았다. 엄청나게 고통스러워서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결심을 해야 하는 시간이었다. 나는 치료사 선생님을 발로 차거나 때리지 않는다, 근육이 끊어지고 뼈가 부서지지 않을 것이란 믿고 안심한다... 등등

 

치료를 받고 나서 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견딜 수 있었던 시간이었지만, 통증은 대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하루에 몇 번씩 그런 치료를 제공하는 분들의 몸은 어떨까 싶기도 하다. 누가 더 땀을 많이 흘렸는지 구분이 안 갈 지경...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걷기만으로 만병이 예방될 수 있다고 믿은 적은 없다. 그래도 뭘 더 본격적으로 운동하기에는 에너지도 시간도 정보도 부족하다. 늙고 굳고 여기저기 통증이 생기는 몸... 선물 받은 관련 책을 읽었다. 물리치료와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했다.

 

- P스트레칭은 패시브 스트레칭passive streching을 줄여서 부르는 공식 용어, 전문가에 의해 1:1로 스트레칭을 받는 프로그램

- 한국인에 맞는 150여 가지 기술 개발과 정립

 

“P스트레칭은 모든 신체 부위의 관절 움직임을 원활하게 만들어 근육 속을 편안하게 만든다. 때로는 힘줄의 긴장을 개선해 만성적으로 느끼던 불편함을 저절로 해소해 주는 경우가 많다.”

 

매일 스트레칭을 한다. 특히 자기 전 목 스트레칭은 아주 중요하다. 업무 중이나 독서 중에도 어깨 스트레칭과 다리(오금) 스트레칭은 버릇처럼 한다. 물론 하루를 살고 나면 그대로 다시 쌓이는 느낌이지만 그래서 멈출 수 없는 루틴이기도 하다.

 

종종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다리 길이가 2cm 정도 차이가 나기도 하고 - 첫 진단 받고 어찌나 놀랐던지 - 골절상을 입고 수술을 한 팔과 손목의 통증은 만성 통증이라 때론 정말 괴롭다. 차라리 벽에 치고 싶은 막막한 기분이 들 때도...

 

이 책에서 임상적 효과를 볼 수 있는 신체 부위에, 만성적으로 경직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골반뼈가 있어서 기대된다. 몸 상태 파악을 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는 점도 도움이 된다. 자가진단 후 결정하면 더 집중적인 치료가 가능할 듯.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자세들과 스트레칭 법들도 소개되어 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근육이나 뼈에 무리나 해가 가지 않도록 시도해봐도 무방할 듯하다. 스트레칭에 대해 전문화된 책이라고 느낀다. 스포츠 스트레칭법도 있으니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에게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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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 콜린 씨의 일일 - 월가 헤지펀드 트레이더의 글로벌 대폭락 생존기
콜린 랭커스터 지음, 최기원 옮김 / 해의시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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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은 20215월에 출간되었다. 즉 그 이전 상황의 분석이다. 어떻게 빠져 나오긴 했지만, 전 세계를 멈춘 코로나 팬데믹... 단기간 단일 요인 임팩트로 가장 거대했던 폭락....

 

이번에 새로 하는 양적완화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벌써 해본 거잖아. 돈을 풀긴 풀었는데 엉뚱한 데로 들어가서 엉뚱한 문제만 해결했지.”

 

경제라고 하면 실물경제를 떠올릴 분들도 있겠지만, 금융자본의 자가증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펀드계에서는 희뿌연 거품 속에서 20년째 살아가면서 선명한 전망을 해야 하는 것이 직업의 아이러니라고 한다.

 

매크로투자에 대해 정확한 지식정보는 없는 독자이나, 성장과 침체, 인플레이셔과 금리 등 거시적인외부 환경의 변화를 토대로 자산에 투자한다는 기본 개념을 기억하며 읽었다.




오늘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12월의 빅스텝에 반응해서 코스피가 급등했다는 기사를 여럿 보았다. 남의 나라 얘기가 맞지만 미국의 상황은 한국 투자 시장에 직접적인, 거의 한 몸처럼 영향을 준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출렁대는 코스피와 기술주들을 보라.

 

관심있게 성장을 확인하는 ETF 경영 기업들은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의 지역구도가 달라질 듯하다. 민주당이 승리해서 추가적인 환경 부문 지원도 이루어지고, 친환경 ETF 기업들이 상승하길 바란다. 공화당일 경우... 예산 삭제되고 원유 부문에 투자할 게 뻔하다



한은총재의 발표처럼 통화긴축은 유지될 것이고, 워렌 버핏은 보유 현금을 쥐고 한동안 버틸 것이라 한다. 30% 이상 하락에도 그만이 가능한 여유로운 모습이다. 국내 상황에 대한 어떤 과대평가가 있더라도 조심스럽게 주의해야 할 때가 아닐지. 위기가 파멸로 악화되지 않도록.

 

미국 신문의 헤드라인은 최악은 지났다라고 외친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부익부 빈익빈의 시대에 진입했을 뿐이다. 자본주의를 새로운 형태로 변형시켰을 뿐이다. 이제 훨씬 더 적은 수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곧 펼쳐질 시대에서 나머지 사람들은 먹고살기가 더욱 팍팍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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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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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말의 묘미를 모르고 산다. 이전에 시도했다가 잘 못 읽어서 뚝뚝 문장도 생각도 끊어지곤 했다. 그래서 어쩔까... 꽤 오래 고민하다가 그냥 읽었다. 친구들과 지인들의 추천에 귀가 팔랑거렸다. 그리고 표지가 주는 무겁지 않음에 겁도 덜 났다.

 

그래서 읽었는데, 기록을 남기기까지 또 오래 걸렸다. 뭐라고 해야 할까. 희생과 상처를 생각하면 이렇게 무거운 주제도 없는데, 저자는 측량 불가한 힘으로 재밌게 풀어서 들려준다. 그 지점에서 나는 웃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 자주 혼란스러웠고 더 자주 서글펐다.

 

이 작품은 이전의 어떤 분류에 들지 않는 특별한 이야기다.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문학작품들을 여럿 읽었고 어느 것도 이와 같지 않았다. 뭔가... 기록을 멋지게 남기고 싶은 욕심이 간단한 기록조차 막는 듯해 그저 쓴다.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형제가 많고 성장기 내내 친척들과 살며 부대낀 내 친구는, 끈적거리고 질척거리고 굵은 혈연을 끈이 싫었다고 한다. 어른이 되면 단출하고 건조한 관계를 누리며 훌훌 가볍게 살 거라고 여러 번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원하는 대로 되었는데 문득 아주 쓸쓸하다고.

 

나는 일상을 이렇게 얽히고 설켜서 살 자신은 없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끊으려야 불가능한 아주 두꺼운 인간관계의 부재를 서러워한다. 결국 사람들과 진심으로 어울려 살 자신도 없으면서 부러워하는 중이다.

 

아버지의 죽음은 그래서 아버지의 삶을 설명한다. 세상이 아름답고 사람들이 좋고, 그래서 꿈이 컸던 아버지라고. 좌절 후에도 여전히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었다고. 그런 삶을 신기할 정도로 무심하고 냉소적으로 전한다.

 

그리고 크게 웃긴다... 사투리를 마스터했다면 몇 배 더 재밌을 듯해서 대상 특정 못하는 질투... 조금... 따라 읽어보니 내 발음은 중국어 같다는 가족들의 평가...

 

고통이든 슬픔이든 분노든 잘 참는 사람은 싸우지 않고 그저 견딘다. 견디지 못하는 자들이 들고일어나 누군가는 쌈꾼이 되고 누군가는 혁명가가 된다. 아버지는 잘 못 참는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옳았든 틀렸든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지키려 했다. 나는 불편한 모든 현실에서 몇 발짝 물러나 노상 투덜댔을 뿐이다. 그런 내가 아버지를 비아냥거릴 자격이나 있었던 것인가.”

 

오늘은 눈이 아주 침침하고 어둡다. 집 안도 모니터도 최대로 밝혀본다. 그 탓인지... 사는 동안 화해와 용서가 어려운 너나 없는 삶들이 슬퍼서인지, 눈물이 난다. 아는 사람 상례에 다녀온 듯 들이마시는 공기가 차다. 현실이 무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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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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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하고 슬프게도 2061년 지구는 곧 멸망한다는 설정이다혜성 충돌이 예정되어 있고새로운 거주 행성도 있다그 행성 이름 세이건 은 경애하는 천문학자를 떠올리게 한다.

 

위기와 혼란의 시대에 출현하는 단체의 이름은 콜렉티브collective’, 하나가 된 구원을 주장하는데, ‘불일치와 불평등을 제거하자는 아주 위험한 제안을 한다.

 

콜렉티브에게 점령된 우주선에 타고 있던 주인공은 다행하게도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지 않은 채로 살아남았다콜렉티브에 대한 묘사는 주장대로 동일 인종으로 개조된 비슷한 모습들이다.

 

다양성이 아닌 동일화를 최적화라고 강변할 수 있지만 생태계에서는 가장 어리석은 짓이다변화된 환경에 적응할 수 없거나 세균과 질병에 가장 취약한 집단 상태이다.

 

과학적으로 치명적인 약점을 가진 것은 물론하나가 되겠다면 그들 내부에도 계급이 존재한다자원을 약탈하고 독점하고 더 많은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소비하는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짓도 한다낯설지 않고 도리어 기시감이 든다는 것이 씁쓸하다.

 

너희는 살던 곳의 공기와 강과 바다를 오염시켰지……이윤을 위해서 말이야누군가는 굶주렸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배 터지게 먹었고그게 바로 콜렉티브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인간성이나 인간다움을 추구하고 가치를 부여하고, ‘인간 같지 않다는 것을 욕으로 사용하지만인간은 그런 이상적인 존재였던 적도 없고인간다움은 거대한 재앙의 원인이기도 하다그래서 더욱 고민해야 한다인간인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할 공존의 가치들이 무엇일지를.



 

학교에서 자연과학을 배우면서 신비함이라는 포장들이 벗겨졌지만그래도 아름다운 세상은 온전히 남았다오히려 섬세하고 완벽한 매커니즘을 알게 되니 그 조율이 감동이었다.

 

글을 배우고 스스로 읽은 책들 중에는 잊어버린 것이 아주 많지만취학 전 할머니 옆에 누워 까만 밤을 느끼며 들었던 이야기들은 지금도 모두 기억이 난다그리운 육성과 더불어서저자가 작은 사막마을 출신이라고 해서밤마다 끝없이 들려왔을 이야기들을 나도 경험한 듯 그립게 떠올려 본다.

 

불뱀이 지구에 너무 가까이 날아왔을 때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내게 들려 달라고 부탁하는 순간나는 우리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줄 거다할머니가 어떻게 자신이 만든 음식에살던 집에상상해 낸 이야기에 사랑과 인생을 담았는지 들려줄 거다.”

 

SF 장르에 과학적 지식에사회비판에문명과 인간성에 대한 숙고까지... 한편으로는 묵직하고 진지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작품은 다른 한편으로는 그리운 어린 밤들의 풍경과도 같았다.

 

할머니를 남겨 두고 떠나가는 게 믿기지 않아요.”

할머니가 내 뺨에서 눈물을 닦아 주었다.

네가 나를 떠나는 건 불가능해나는 네 일부란다너는 나와 내 이야기를 지니고 새로운 행성으로그리고 수백 년 미래로 가는 거야내가 얼마나 운이 좋은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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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바다 민박 - 2023 소년 한국일보 우수도서, 아침독서 추천도서 선정 책 먹는 고래 36
정혜원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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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보고 올려 둔 책을 보다 보니 확, 그냥, 새벽에 달려달려 바다로 가고 싶다. 강릉 아침 바다 보면서 끊은 커피도 막 마시고, 7번 국도를 따라 바다를 보며 하루 종일 이동하고 싶다. 해가 지면 통영 중앙시장에서 어디를 택해도 맛있는 식사도 하고...



책 속 인물들은 좋겠다. 힘들고 어렵고 잠시 도망하고 싶으면 찾아갈 민박집이 있어서. 파도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쓰레기가 너무 많다고 울다 화내다 하는 친구 말에 여름에도 가지 않았다. 그곳에 사시는 분들이 백만 배 부러운 밤이다.


 

졸업하고 갑자기(?) 예정에 없던 공무원 시험보고 강릉에 정착했다는 동기 소식에 우리는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놀라고 심각했다. 아무도 사연을 모른다는 이유로 강릉까지(?) 가야했던 친구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것도 20여 년도 더 된 시절이고, 바다 마을 할머니 댁에서 방을 얻어 바다 보고 출퇴근하고 주말에 설악산 구경 간다는(?) 친구의 행복한 표정을 떠날 때까지 다 믿지 않으려 했다. 세월이 지나니 그 친구가 성聖人인처럼 지혜롭고 삶을 잘 이해한 분이라는 걸 뼈아프게 깨달았다.

 

그 친구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삶을 즐겁게 살았고, 책 속 인물들은 좀 많이 힘들어한다. 많이 참고 그럼에도 단단하게 이겨내고 와중에 나 말고 다른 이들도 돕고. 바다를 닮았다. 너른 풍경을 자주 볼수록 그 풍경을 닮는 면이 있을 거라 믿는다.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이나 책의 면지를 주로 보고, 창도 하늘도 고만고만하게 조각난 삶을 사는 내 깜냥이 도무지 자라지 않는 이유도 알 것도 같다. ! 큰일이다. 동화책 읽고도 무거운 하소연이 이어지는 글만 쓴다.

 

논픽션이라해도 무리가 없는 사연과 아픔을 가진 친근하고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이고, 그들을 담는 풍경의 이야기이도 하다. 나이에 관계없이 상대의 고단함과 힘든 일상을 보고 돕는 마음,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마음... 모두 부럽고 멋지다.


 

무척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을 통해 아이도 어른도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려 깊은 동화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민박의 공간과 사람들 간의 풍경이 확대되어 한국 사회의 모습도 이렇게 변하면 좋겠다 싶게 다정하고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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