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바다 민박 - 2023 소년 한국일보 우수도서, 아침독서 추천도서 선정 책 먹는 고래 36
정혜원 지음, 김지영 그림 / 고래책빵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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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보고 올려 둔 책을 보다 보니 확, 그냥, 새벽에 달려달려 바다로 가고 싶다. 강릉 아침 바다 보면서 끊은 커피도 막 마시고, 7번 국도를 따라 바다를 보며 하루 종일 이동하고 싶다. 해가 지면 통영 중앙시장에서 어디를 택해도 맛있는 식사도 하고...



책 속 인물들은 좋겠다. 힘들고 어렵고 잠시 도망하고 싶으면 찾아갈 민박집이 있어서. 파도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다. 쓰레기가 너무 많다고 울다 화내다 하는 친구 말에 여름에도 가지 않았다. 그곳에 사시는 분들이 백만 배 부러운 밤이다.


 

졸업하고 갑자기(?) 예정에 없던 공무원 시험보고 강릉에 정착했다는 동기 소식에 우리는 무슨 큰일이나 난 것처럼 놀라고 심각했다. 아무도 사연을 모른다는 이유로 강릉까지(?) 가야했던 친구를 찾아가기로 했다.

 

그것도 20여 년도 더 된 시절이고, 바다 마을 할머니 댁에서 방을 얻어 바다 보고 출퇴근하고 주말에 설악산 구경 간다는(?) 친구의 행복한 표정을 떠날 때까지 다 믿지 않으려 했다. 세월이 지나니 그 친구가 성聖人인처럼 지혜롭고 삶을 잘 이해한 분이라는 걸 뼈아프게 깨달았다.

 

그 친구는 자발적으로 선택한 삶을 즐겁게 살았고, 책 속 인물들은 좀 많이 힘들어한다. 많이 참고 그럼에도 단단하게 이겨내고 와중에 나 말고 다른 이들도 돕고. 바다를 닮았다. 너른 풍경을 자주 볼수록 그 풍경을 닮는 면이 있을 거라 믿는다.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이나 책의 면지를 주로 보고, 창도 하늘도 고만고만하게 조각난 삶을 사는 내 깜냥이 도무지 자라지 않는 이유도 알 것도 같다. ! 큰일이다. 동화책 읽고도 무거운 하소연이 이어지는 글만 쓴다.

 

논픽션이라해도 무리가 없는 사연과 아픔을 가진 친근하고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이고, 그들을 담는 풍경의 이야기이도 하다. 나이에 관계없이 상대의 고단함과 힘든 일상을 보고 돕는 마음, 꿈을 이루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마음... 모두 부럽고 멋지다.


 

무척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을 통해 아이도 어른도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주는 사려 깊은 동화다.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민박의 공간과 사람들 간의 풍경이 확대되어 한국 사회의 모습도 이렇게 변하면 좋겠다 싶게 다정하고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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