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의 1편을 봤다. 이야기는 시즌 2의 사건이 있고 1년이 지난 후다. 시작부터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않게 시작한다. 시즌 1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가슴을 쥐어짜며 보게 했는데 팀으로 나누어서 하나의 사건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어서 그렇다. 이번 시즌 3도 그렇게 진행되지 싶다

 

그러나(문장에서 ‘그러나’가 나와 버리면 앞의 모든 것들은 쓸모없는 것으로 만든다. 비슷한 단어로 ‘다만’이 있겠다) 1년 후의 이야기지만 아이들이 너무 성장을 해버렸다. 깡마르고 뚱뚱하고 귀엽기만 하던 아이들이 날씬하고 멋지고 각이 져 버렸다. 호퍼와 조이스의 데이빗 하퍼와 위노나 라이더는 정말 시즌 1이나 시즌 2나 시즌 3이나 똑같은데 이 죽일 놈의 성장판이 아이들을, 아이들을,,,, 아무튼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은 처음부터 확 잡아끈다

 

이놈들이 이렇게 상상력이 가득하고 흘러넘치는 이야기를 잘 만들어내는 것은,라며 쓰고 보니 너무 길어서 잘라버렸다. 기묘한 이야기의 마니아처럼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여덟 편을 몰아서 보게 되는데 한 편씩 음미하면서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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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앉아서 책을 좀 읽다보니 축축하고 뿌연 게, 고개를 들어보니 해무가 인간이 있는 곳까지 쑥 들어와 있었다. 숨을 쉬면 습 한 기운이 느껴지는 착각이 들 정도로 해무가 가득했다. 아, 몇 해 전 해무가 가득 했을 때가 떠올랐다. 그땐 그 사람이 살아있었다. 늘 비슷하고 평화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는데 해무가 들어차 앞이 보이지 않다가 어느 날은 확 맑았다가 어느새 비가 내려 바다를 적시려고 한다. 하루는 긴데 한 달은 참 짧고 일 년은 더 짧다. 삶이 영화 일일시호일과 닮았다.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가장 무서운 건 적이 아니라 시간이라고 했는데 일일시호일을 보면 그 무서운 시간을 천천히 빗질을 한다. 짧게 만 느껴지는 10년이, 길고 천천히 빗어준 한올한올의 소중한 추억으로 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해무가 들어찬 바다를 조용필의 노래처럼 걸어보자. 전부 놓고 모두 내려놓고서 너와 걷는다. 너와 걷고 싶다고 소리 내 부르면 봄이 되어 달려오는 너의 보드라운 손을 품에 넣고서 시간을 들여 걸어보자. 이렇게 시간을 빗질하는 것이다, 천천히, 길게. 인생이란 일일시호일의 차에서 나는 향처럼 깊고 은은하게 퍼지는 여운이 조금씩 쌓여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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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디즈니에 관한 이야기를 한 김에 DC유니버스에서 드디어 거대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장을 제대로 던질 시리즈가 나왔다. DC유니버스는 넷플릭스와 손을 잡고 콘텐츠를 만들어왔다. 이전에 DC타이탄과 둠 페트롤이 있었지만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

 

디시코믹스는 슈퍼영웅들의 이야기를 ‘저스티스 리그‘와 ‘저스티스 리그 다크‘로 나뉘었는데 그 중71년작 다크 히어로 스웜프 띵 시리즈를 이번에 내 놓았는데 퀄리티가 제대로다

 

넷플릭스의 미드가 질질 끄는 답답한 면이 있는데 2회분이 방영된 스웜프 띵에서는 아직은 전혀 갑갑한 장면이 없다. 스웜프 띵은 상당히 음침하고 공포적이며 호러의 분위기가 강하다. 게다가 고어적인 장면도 있다

 

늪지대의 밀도높은 음산한 분위기와 새로운 종에 관한 이야기인 스웜프 띵은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와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기묘한 이야기가 이종에 관한 이야기라면 스웜프 띵은 변종에 관한 이야기다

 

스웜프 띵은 지금까지 여러 버전으로 영화와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심지어 90년대의 티브이 시리즈는 100회 가까운 분량이 방영되었다. 이번 시리즈는 기존처럼 주인공 늪지괴물의 시각이 아니라 여주인공인 박사의 시점으로 보여 질 것 같다. 이번 시리즈가 굉장한 호러에 색채가 좋은 것은 삼지창의 왕자를 감독한 제임스 완이 제작을 맡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이야기를 하자면 드디어 전 세계(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엄청난 인간들이)가 기다리던 기묘한 이야기3편이 개봉한다. 시리즈 1, 2의 이야기를 올린지가 일 년도 안 된 것 같은데 마침내 시리즈 3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모든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사람들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모두가 현실에 허덕이고 리얼리티에 목매달지 말고 어딘가에서 누군가들이 제2, 제3의 퇴마록을 만들어 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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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시공동거‘는 편견으로 그녀를 만나는 곳 백 미터 전 같은 영화다. 일상인데 반짝이고 두근거리고 짜증나고 보기 싫고 보고 싶은 마음의 영화, 진짜 초콜릿케이크 보다 커피가루로 어설프게 만든 초콜릿 케이크 맛이 나는 만두를 먹는 게 더 즐거운 영화였다

 

영화는 시작부터 영화적 허용을 와장창 깨버리고 집을 구입하면 자신까지 같이 가져갈 수 있다고 외치는 여주인공은 현실의 힘에 허덕이고 벗어나고픈 2018년을 살아가는 서른 살의 여자. 남주인공은 20대로 1999년에서 역시 현실의 벽에 부딪히고 닳고 깎이면서 허덕이며 살아가는 남자

 

이런 두 사람은 같은 집에 산다. 여자는 2108년의, 남자는 1999년의 집에서 살아가는데 이런저런 전자기장 초자연적 고주파 어쩌구 때문에 타임슬립으로 인해 과거의 집과 현재의 집이 붙어 버리면서 두 사람이 동거를 하게 된다

 

두 사람은 1999년으로 갔다가 2018년으로 오가며 서로를 헐뜯으며 깔깔거리고 알아가면서 묘한 마음이 싹튼다. 그러면서 현재의 재벌이 된 40대의 남주인공이 과거의 남주인공에서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갈등을 겪는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별을 하려는데

 

중국에서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런 타임 슬립 영화는 허가가 잘 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왜 그럴까. 중국은 대륙이라 불리며 넓은 땅과 역사가 깊은데 타임 슬립 영화를 5조5억 개 만들어도 충분하고 재미있었을 텐데. 초시공동거는 어쨌던 중국에서 어벤져스를 물리친 영화라고 한다. 어쩌다가 그렇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된 건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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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보가 처음 확 날아오를 때 아아 감동적이었다


코끼린데 코끼리 같지 않고 마치 강아지 같은 덤보


에바 그린은 영화배우가 되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을까 싶을 정도로 온갖 잡다한 역에도 다 어울리는 묘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007에서의 그 청순하고 청초한 얼굴이었다가 어느새 300, 씬 시티에서 요망한 얼굴로도 확 바꿔 버린다


덤보에서는 몇 십 년 만에 마이클 키튼이 대니 드비토와 마주친다. 아주 오래전 베트맨의 브루스 웨인과 펭귄의 오스왈드 코블폿으로 마주쳤었다. 역시 그때에도 감독은 팀 버튼, 이번 덤보도 팀 버튼이다


디즈니 영화는 어린이들 영화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선과 악이 분명하다. 빌런은 대게 몹시 나쁘고 약한 사람을 괴롭히거나 죽이기도 한다. 어린이들이 보게끔 교묘하게 잘 만들어 놓았지만 그 속을 파헤쳐 보면 빌런들은 참 나쁘다


어린이들이 보기에 힘들었던 어벤져스는 선과 악이 아주 모호하다. 그건 이번에 개망친 엑스맨 마지막 편을 봐도 그렇다. 쫄쫄이 메리야스 헐벗은 슈퍼영웅 뮤턴트들의 이야기 엑스맨 시리즈 1, 2편은 정말 좋은 영화였다. 메그니토가 왜 악인지 사회는 말해주지 않는다. 그저 메그니토니까. 그저 너 니까, 넌 악이야.라고 지정을 해버렸다. 선이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돌연변이는 그렇게 생긴 것 때문에, 인간이 없는 능력 때문에 악으로 지정을 해 버린다


알리타에서도 알리타가 휴고에게 난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고 하니 넌 내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인간적이라고 한다. 선과 악이 모호하다. 블레이드 러너를 봐도 그렇다. 우리가 악으로 치부하는 언휴먼들이 더 인간적이고 동료가 죽었을 때 더 아파하고 더 휴머니티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디즈니 영화는 거의 선과 악이 분명하다. 악은 선을 괴롭히고 선의 이런저런 활약으로 악은 망하게 된다. 요즘처럼 디테일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선과 악이 분명한 영화가 정말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좋은가 하는 것은 한 번 생각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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