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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의 눈빛에는 우주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공허한 표정이 스며있었다. 에드워드를 처음 봤을 때 좋은 옷감으로 만든 고급 정장과 긴 팔다리에 좋은 피부와 은은한 향이 기분 좋게 번지고 말투에 매너가 서려있어서 같은 인류인지 의심이 가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같이 지내는 동안 에드워드는 모두와 다를 바 없는, 나와 같은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에드워드라는 그 사람 자체가 어디론가 갑자기 사라져 버릴 것 같았다.


 모스의 회사를 빼앗지 않아서 기분이 편안하다고 했을 때 에드워드의 안도감이 내가 만질 수 있을 만큼 생생해서 나는 정말 기뻤다. 이 남자는 냉철한 인간이 아니었다. 내가 위험에 처했을 때 칼을 빼들고 달려올 기사였다. 나는 며칠 만에 에드워드의 얼굴을 읽을 수 있었다.


 누구도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일련의 희로애락이 눈썹이나 입술로 살며시 드러나는 얼굴. 무엇보다 키스를 할 때 한없이 아이 같은 순수함을 담은 에드워드의 얼굴이 보고 싶었다. 나는 정말 그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 사랑하자마자 헤어진 나는 정말 바보 같은 인생을 살고 있다.




 루카에게 샌프란시스코에 같이 가자고 했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따고 공부도 하고 원하는 일을 하자고 했다. 하지만 루카는 이곳이 좋아서, 이곳의 냄새가 자신의 몸에 깊게 배어 갈 수 없다고 했다. 루카는 나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나의 루카.


 루카가 나가고 짐을 챙겨 나가려고 보니 집안의 물품들이 평소 내가 보던 모습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시끄럽고 소음이 가득한 방을 가득 채우던 낡은 물건들이 내가 떠나는 것을 슬퍼하는지 소리가 싹 걷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시간이 멎은 것처럼 보였다. 이젠 정든 것들에게 안녕을 고해야겠다.


 문을 나가려는데 창밖으로 오페라의 아리아가 들렸다. 그건 에드워드와 함께 봤던 그 오페라였다. 창문을 여니 거짓말처럼 에드워드가 손에 칼과 방패를 들고 멋진 갑옷을 입고 백마를 타고 오고 있었다.


  맙소사.


 나는 어쩌면 그에게 고소공포 같은 것이다.


 그는 고소공포를 이겨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늘 피해왔던 고소공포를 끌어 안고 계단으로 한 발 한 발 올라올 때 나는 참을 수 없는 마음을 느꼈다. 에드워드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고소공포를 받아들이고 계단으로 올라와 나에게 양팔을 벌렸다. 동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기사님을 안고 키스를 했다.


 지금 이 순간이 금방 지나가리라는 것을 안다.

 앞으로 이렇게 좋은 순간보다 안 좋은 시간들이 우리의 인생을 가득 채우리라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이렇게 잠깐의 좋은 순간으로 구체적이고 딱딱한 불행의 시간을 이겨내리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지금은 에드워드를 꼭 안고 그와 키스를 하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사랑 그게 눈에 보이기나 할까.

 사랑을 하는 순간 사랑 자체가 상처다.

 이제 에드워드와 상처 속으로 뛰어든다.


 사랑해요 에드워드.


[끝]



귀여운 여인 OST - It must have been love

https://youtu.be/p0MdP8Ke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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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의 준비를 하고 에드워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정들었던 이 최고급 호텔을 나간다. 이 남자의 시간이 있고 나의 시간이 있다. 이 남자의 삶에는 시간의 정체나 흐트러짐은 없지만 착실하게 흘러간다. 하지만 나의 시간에는 정체가 가득하다. 이제 이 남자를 보내줄 때가 왔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또 다짐했지만 한쪽 구석에서는 계속 그를 잡아,라고 외쳤다.


 심란하고 불안하고 이상한 기분으로 에드워드를 기다리고 있는데 스타키 그 인간이 들어왔다. 스타키는 화가 잔뜩 난 얼굴이었다. 안 그래도 못생긴 얼굴이 더 심통이 가득해서 꼭 호러 영화 속에 나와서 4분 만에 죽는 못된 단역배우의 얼굴 같았다. 스타키는 화가 난 이유를 나에게서 찾았다. 에드워드가 모스의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포기해버렸다고 했다. 속으로 나는 야호! 를 외쳤다. 그로 인해 이번에 공들인 돈이 날아간 이유를 나에게 돌렸다. 스타키는 그런 인간이었다.


 에드워드는 집에 들어올 거예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나는 스타키에게 말을 하고 소파에서 에드워드를 기다렸다. 하지만 스타키는 자기 화에 자기가 참지 못하는 것 같았다.


 집? 집이라고? 이봐 여기는 호텔이야.


 내 옆으로 다가와 찰흙을 벽에 집어던져 흐르는 얼굴로 창녀, 길거리, 솜씨, 더러운, 같은 단어를 아무렇지 않게 뱉어내며 나를 덮쳤다.


 이 개새끼가 저리 가! 나를 덮치려는 스타키의 팔목을 깨물었다. 그때 뜨거운 것이 얼굴에 닿는 기분이 들었고 동시에 나는 소파 밑으로 벌렁 쓰러졌다. 화가 오를 대로 오른 스타키는 내 몸 위로 올라왔다. 저리 가 이 개새끼야! 스타키의 몸은 무거웠고 나는 발버둥을 쳤다. 욕을 마구 해서 구역질이 났고 얼굴이 아파서 힘도 없었다.


 그때 스타키가 내 몸에서 무엇에 의해 떨어져 나갔다.


 스타키, 난 널 해치기 싫어!


 에드워드, 이미 넌 나를 해쳤어! 고작 저 창녀 때문에,라고 말하는 스타키에게 에드워드는 주먹을 휘둘렀다. 에드워드의 주먹은 스타키의 코에 그대로 붙었고 눌린 찰흙의 얼굴에서 피가 났다. 에드워드가 나를 구했다. 마치 동화 속 기사처럼. 칼을 빼서 휘둘러 나를 구했다.



 에드워드는 부은 내 얼굴에 얼음으로 찜질을 해 주었다. 그 역시 오른손이 부어서 붕대를 감았다.


 남자들은 왜 여자들의 얼굴을 그렇게 때리죠? 고등학교에서 그렇게 배우나요?


 다 그렇진 않아.


 나는 에드워드에게 모스 씨와의 결정을 잘했다고 했다. 에드워드는 모스 씨의 회사를 빼앗지 않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에드워드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타인을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손에 꽉 쥐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부드러운 손길로 찜질을 해주고 한 손으로는 나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나는 또 다짐했던 마음에 금이 가려했다. 일어나서 가려는데 에드워드는 나를 붙잡았다.


 매번 스타키 같은 당신의 친구가 나타날 텐데 그때마다 주먹을 휘두를 건가요?


 비비안 당신이 가려는 진짜 이유가 아니야 그건. 얼마나 더 원해?


 에드워드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전 동화처럼 되길 원해요.


 내 말에 에드워드는, 그런 일은 불가능해.라고 했다. 에드워드는 합의된 돈을 나에게 정중히 지불했고 우리는 짧은 인사를 끝으로 나는 방을 나왔다. 로비에서 아버지처럼 대해준 톰슨을 만났다. 그 역시 변함없이 직원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그는 에드워드와 같이 뉴욕이 가지 않느냐고 했다.


 우리가 사는 건 현실이지 꿈이 아니에요.


 톰슨은 나를 위해 리무진을 준비시켰다.


 잘 지내요 톰슨.


 또 놀러 와요 비비안 양.




 리무진을 운전하는 데릴은 음악을 틀었다.

 록시트의 It Must Have Been Lover가 흘렀다.


 I wake up lonely, is there a silence

 In the bedroom and all around

 Touch me now, i close my eyes

 And dream away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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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이 계약 마지막 날이다. 에드워드가 출근을 하고 나면 나는 집으로 가면 된다. 루카가 있는 초라하고 보잘것없고 누추하고 청소가 전혀 안된 집으로 간다. 에드워드는 먼저 식탁에 있었다. 에드워드는 모스의 기업을 인수하고 나면 뉴욕으로 간다.


 또 만나고 싶어. 에드워드는 설레는 말을 했다.


 그는 뉴욕에 아파트도 하나 장만했고 차도 준비했고 쇼핑도 마음껏, 게다가 쇼핑을 할 때 친절하게 모실 수 있도록 다 준비해뒀다고 했다. 에드워드는 여전히 나를 장난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건 슬픈 일이다. 무엇보다 슬프고 마음이 아픈 일이다. 에드워드는 나에게 이젠 길거리의 여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여기에서 뉴욕으로 장소만 바뀌지 달라지는 건 없다. 에드워드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


 에드워드는 나에게 자꾸 원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게 딱히 있는 것이 아니다. 정말 원하는 거라면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고 싶은 것뿐이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그걸 모른다. 무엇을 바라는지만 말하라고 했다. 나는 어릴 때 다락방에 갇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에드워드는 에드워드만의 표정으로 내가 하는 말을 들었다.


 다락이 꼭 성에 있는 감옥이었고 나는 그 속에 갇힌 공주라고 생각이 들었다. 백마를 탄 기사가 칼을 뽑았고 탑으로 와서 나를 구했다. 그 뒤로 나와 기사는 늘 함께 있게 되었다. 그때 꿈속의 기사가 나에게 멋진 아파트를 사준다는 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이야기를 다 듣던 에드워드가 무엇인가 말을 하려는데 전화를 받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마 스타키 그 변호사와 통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에드워드는 나에게 자신이 한 말을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나가봐야 한다고 했다. 나는 한 반도 널 창녀 취급 한 적 없어.라는 말을 연기처럼 남기고 에드워드는 나갔다.


 '당신은 방금 나를 창녀 취급했어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슬픔에 젖어들었다.



 루카가 로비에 있다고 연락이 왔다. 아마 나를 기다리는 동안 남자만 보면 가격 흥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부인이 옆에 있든 없든. 그녀는 이 바닥의 멋진 여자니까.


 루카와 함께 호텔 수영장이 있는 야외로 나갔다. 그리고 나는 루카에게 마음을 털어놓았다.

 뭐? 키스를 했단 말이야? 입술에다가?

 루카는 손님을 사랑해서는 삶을 망친다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고 나를 꾸짖었다.

 큰일 났군, 큰일이야.

 루카는 계속 큰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루카는 같이 살게 될지도 모르고 보석도 마음껏 살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잘 될 가능성을 생각해보라고 했다.


 도대체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해? 누가 그렇게 되었지? 루카 그 이름을 한 번 말해봐!


 루카는 관자에 손가락을 대고 생각을 쥐어짜더니,

 그런 년의 이름이? 이름이? 신데시발렐라! 루카의 말에 우리는 웃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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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의 여운을 뒤로하고 밤에 에드워드와 단둘이 체스를 했다. 사실 우리 둘 다 체스에는 관심이 없었다. 에드워드는 내일 다시 하자고 했다. 그는 피곤했다. 내일은 일하지 말고 하루 쉬어요. 에드워드는 내가 한 말에 정말 그렇게 했다. 그렇게 우리는 내가 즐기는 방식으로 에드워드와 휴일을 보냈다.


 잔디밭에서 맨발로 누워 셰익스피어를 읽고 내가 다니는 작은 퍼브에서 우리는 커피를 마시며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쓸모없지는 않았다.


 당신은 거짓말을 할 줄 모르나요?

 내가 거짓말을 했으면 좋겠어?

 당신은 만약 음 내가 못생겨지면 비비안 오늘은 못생겼어,라고 할 사람이에요.

 설마, 그럴 리가.


 에드워드가 해주는 어떤 말에 나도 모르게 '빌어먹을'라고 해버렸다.

 비비안, 방금 그거 욕 한 거라 생각하는데.

 아니에요 에드워드, 욕하지 않았어요. '빌려먹을'라고 했어요.

 그가 웃었고 나도 웃었다.


 에드워드를 고객이라 부르기 싫었다. 그 사람과 나누는 일상적인 평범한 대화를 그가 가지 않을 것 같은 곳에서 할 수 있다니 나는 정말 그를 사랑해버릴 것 같았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그게 무섭고 겁이 났다.


 호텔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에드워드의 향기에 취했다. 그의 팔짱을 끼고 그의 어깨에 기댔을 때 에드워드의 얼굴이 살짝 다가왔다. 운명이 어느 날 나에게 온 것처럼, 나에게 와서 이제 나는 네 것이야,라고 말한 것처럼 그 찰나의 순간 나는 행복에 젖어들었다. 에드워드는 전혀 피곤해하지 않았다. 아니 피곤하겠지만 그런 얼굴을 보이기 싫어했다. 늘 나보다 일찍 일어났고 늦게 잠들었다. 사람들 앞에서도 에드워드는 늘 비슷한 모습으로 비쳤다. 아마 그래야만 했을 것이다.


 호텔로 들어와서 씻고 나오니 에드워드가 잠들어 있었다. 그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처음 봤다. 이 사람의 자는 모습은 웃기다. 흐트러짐도 없이 그저 눈만 감은 것 같다. 웃기면서 슬펐다. 그리고 불쌍했다. 딱딱한 자세로 잠이 들어 있는 그의 잠자는 모습은 완벽했다. 그 완벽함이 에드워드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마음의 습득보다 지식의 채집이 생활화된 남자.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신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인간 같았다. 신과 신 사이에서 끝없는 반복의 인간적 굴욕과 그걸 숨기기 위한 끝없는 자기 계발이 불편하리라는 것을 알지만 견뎌가는 에드워드가 딱하고 불쌍했다.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를 살짝 건드렸는데 예민한 에드워드는 눈을 떴다. 입술을 벌렸고 그의 혀가 나의 입으로 들어왔다. 키스를 했다. 그와 내내 키스를 하고 싶었는데 하고 말았다. 에드워드는 마치 몇 년 동안 못한 키스를 하는 것 같았다. 키스는 깊고 깊었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나는 에드워드의 팔에 안겨 그의 손등을 쓰다듬었다. 이 남자의 손등을 쓰다듬는 일은 무엇보다 황홀하다. 그의 손등을 쓰다듬을수록 에드워드의 몸에서 알 수 없는 그리움의 냄새가 난다. 그의 품에서 나는 이렇게 세상모르고 포근함을 느낀다. 그 작은 포근함에서 나의 마음속 생각이 들렸다. 에드워드의 미미하게 뛰는 심장의 소리가 꼭 나의 심장소리 같았다. 그게 너무 좋아서, 그게 정말 좋아서 그에 품에 파고들었다. 그의 맨살에서 안온감을 느낄수록 나의 목을 죄여 오는 불안함에 나는 그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사랑해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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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날, 에드워드는 일을 하루 쉬고 나에게 붉은 드레스를 입혔다. 거울을 보는 순간 내가 아닌 내가 서 있었다. 그건 동화 속에서나 나올법한 여주인공이 거울 속에 있는 것 같았다. 그는 나에게 어디를 가는지 말하지 않았다. 비밀이라고 했다. 비밀이란 알고 있는 사람이 적기에 비밀인 것이다.


 호텔을 나서는데 고리 터분한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시선을 던졌다. 초조해하지 않으면 늘씬하고 멋지게 보인다고 에드워드가 살짝 귀띔했다. 바니의 미소가 내 등 뒤로 흘렀다.


 우리는 리무진에 실려 비행장으로 가서 에드워드의 개인 비행기를 타고 50분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오페라가 도대체 뭐라고 에드워드는 나를 인형처럼 차려 입히고 전용 비행기에 나를 태우고 할리우드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온 것이다. 오페라 극장에는 고리 터분을 몸에 장착시킨 사람들이 가득했다.


 에드워드는 나를 높은 층으로 안내했다.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음에도 높은 곳을 가야 하는 운명을 지닌 사람처럼 보였다. 이 자리가 가장 비싼 특실이거든,라고 에드워드는 늘 그렇듯 무심한 듯 말했다. 프린스 공연이나 데려가 주지 이런 고리 터분한 음악이 뭐가 좋을까. 게다가 이탈리아어로 부른다니. 젠장. 내가 무슨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까.


그때 에드워드는 나에게 말했다. 오페라는 처음이 몹시 드라마틱 해, 처음이 좋으면 끝도 좋으니 한 번 보라고 했다. 처음이 싫으면 영혼으로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속으로 흥! 했지만 공연이 시작되고 나는 그만 설명할 수 없는 전율에 휩싸였다.


 오페라는 시작부터 나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그 흥분과 함께 벅차오름에 나의 몸은 뜨거워졌고 오페라가 끝났을 때 나는 눈을 깜빡이면 금방이라도 눈물을 왈칵 쏟아낼 것처럼 환희에 몸을 떨었다. 오페라는 마치, 마치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았다. 내가 살아온 힘들고 지친 모든 것들을 안아 주었다.


 몸이 이상해지는 이 기분을 설명을 할 수 없다. 오페라는 나를 따라다니며 잔향을 남겼다. 내가 내쉬는 숨마저 오페라 덕분에 깊은 상을 새겼다. 눈물은 슬플 때만 흘리는 건 줄 알았는데, 그랬는데 공연으로 벅차올라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감동으로 눈물이 곧 터질 것 같아서 나는, 나는 헤로인을 한 기분이었다.


 오페라가 끝났을 때 나는 박수를 있는 힘껏 쳤다. 아아 에드워드가 아니었다면 이런 공연은 평생 보지 못하고 관으로 직행할뻔했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 나를 건드리면 “왜!”라며 바보처럼 눈물을 쏟을 것 같았다. 엉엉.


 옆에서 고혹미가 흐르는 노부인이 어땠냐고 물었다. 나는 흥분에 차서 “오줌 쌀 뻔했어요”라고 해버렸다. 정말 그랬다. 진심으로 그러했다. 나는 미쳤었다. 행복했다. 정말 행복했다. 이 짧은 순간의 행복이 앞으로 긴 힘든 시간이 오더라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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