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대부분 재미없어할 영화가 틀림없다. 뭐 그다지 변화가 없이 그저 죽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나는 아주 푹 빠져서 봤다. 참 별거 없이 재미없는 스릴러인데 재미있게 봤다.

이런 설정의 이야기는 기존에 너무 많다. 대부분 굴곡을 줘서 영상 속으로 끌어들이게 만들지만 이 영화는 그저 하나의 톤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어서 몹시 정적이다. 그 정적인 면모의 스릴러가 끝까지 푹 빠져서 보게 만든 것 같다.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남편을 따라 루마니아의 한 도시로 오게 된 줄리아는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혼자서 낯선 도시에서 하루를 보낸다. 언어가 달라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지만 조금씩 적응하려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딘가 이동을 하면 자신을 미행하고 맞은편 아파트에서도 자신을 스토킹 한다는 걸 느끼게 된다. 남편에게 말하지만 역시 남편은 줄리아가 예민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남편의 친구부부와 만나도 대화가 되지 않는다. 남편은 전혀 믿어주지 않고 줄리아의 히스테리 때문에 주민들과도 마찰이 일어나고, 경찰까지 오지만 스토커의 빌미를 찾지 못한다. 결국 줄리아는 파티가 열리는 장소에서 남편과 싸우게 되고 혼자서 돌아오는데.

줄리아가 스토커의 두려움에 시달리는 이유는 이사 오고 얼마 뒤 근처 건물에서 한 여성이 죽은 채로 발견되었는데, 머리가 잘려 나가 있었던 것이었다.

줄리아는 여성이 죽는 날 비명 같은 것을 들었는데 그 비명이 점점 줄리아의 신경을 긁으면서 그 뒤로 스토커는 자신을 다음 타깃으로 정했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한다. 그러나 나의 이 스토킹에 대한 불안을 가장 가까이 있는 남편도 알아주지 않는다.

재미있게 봤던 이유를 생각해 보면 오직 혼자서 극을 죽 끌고 가는 줄리아 역의 마이카 먼로의 연기 때문이지 싶다. 주로 공포 스릴러 영화에만 출연한 마이카 먼로의 스토킹에 쫓기는 연기와 고립된 연기 그리고 마지막 한 방의 연기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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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음에 드는 공포 영화다. 찝찝하면서 잔인하고 인간의 잔혹성을 무섭게 표현했다. 형제 감독의 첫 번 째 장편 공포 영화 톡 투 미가 무섭다고 하지만 첫 영화보다 이 영화가 훨씬 무섭고 좋다. 형제 감독은 소포모어를 깨버린 것 같다.

이런 공포물은 언제나 환영이다. 형제 감독은 690만 회원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유튜버 출신이라는 편견이 따라붙었다. A24에서 주최한 감독 모임에 참석을 했지만 형제 감독은 다른 감독들을 보면서 경외심을 느끼며 우리가 왜 이 자리에 있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톡 투 미 각본과 동시에 썼다고 한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딸 캐시를 잃은 엄마의 집착이 낳은 괴물 이야기다. 각본 초기 단계에서 형제 감독 사촌이 두 살 아이를 잃는 모습을 보면서 로라 캐릭터의 방향에 깊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파이퍼 역의 사라 웡은 첫 연기이며 사라의 어머니가 페북에서 발견한 ‘시각장애 소녀를 찾는’ 오디션 공고를 통해 합격하여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되었다. 사라 웡은 실제 선천성결손과 소안구증을 가지고 있다.

파이퍼의 설정은 형제 감독의 친구 여동생이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어느 날 그녀와 대화를 하다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라고 물었는데, 그녀는 [세상의 추한 걸 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다행]이라는 말을 듣는다. 감독은 이 말에 큰 영향을 받아서 사라 웡이 맡은 파이퍼 설정을 만들게 되었다.

원래 각본 초기 단계에서는 앤디가 죽지 않고 살아남는 설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면서 결국 생존할 수 없는 운명을 지닌 캐릭터로 설정이 되었는데 감독이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남매로 나오는 사라 웡과 빌리 배랫은 촬영 3주 전부터 자주 만나 유대를 쌓았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잔혹한 인간으로 나온 로라 역의 샐리 호킨스는 배역에 몰입해 캐릭터 상태로 동네를 다니고 마트에서 쇼핑하고, 소품을 직접 구입해서 세트를 꾸몄다고 한다.

재미있는 건 로라의 의상이 점점 시들어가는 나뭇잎을 연상시키도록 디자인되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로라의 내면이 점점 죽음에 잠식되어 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영화 속 가장 충격을 주었던 올리버 역의 조나 렌 필립스는 절대 이 역을 맡지 않으려고 했다. 머리를 밀어야 하기 때문에. 하지만 형제 감독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초반에 성기를 드러내고 죽은 앤디의 아버지는 실제 조나 렌 필립스의 아버지인 스티븐 필립스라고 한다.

영화를 통틀어 눈을 돌리게 만들었던 장면, 올리버가 입술이 잘리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 칼날을 씹어 먹는 장면은 고무 재질의 가짜 칼과 마네킹이 사용되었지만 전혀 눈치챌 수 없는 촬영이었다. 또 테이블 모서리를 미친 듯이 씹어 먹는 장면 역시 의치를 끼우고 발사나무로 만든 테이블을 실제로 씹으며 촬영했다.

마지막에 올리버가 악마의 형상으로 변하는 장면을 위해 조나 렌 필립스의 몸 전체를 본뜬 주형에 제작되어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마른 뚱뚱이 스타일의 이티 형태로 설계되었다. 형제 감독은 각본 집필 중 실제 사이비 종교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공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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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연애시대 원작도 읽고 일본 버전도 봤는데, 손예진과 감우성의 연애시대가 원작보다 재미있고 좋았던 이유 중 큰 부분은 ‘연애시대 음악’이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영화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연애시대를 관통하고, 배경이 되고, 연애시대 곳곳에 흐르는 음악이 연애시대의 강점이었다.

연애시대의 모든 음악이 사랑스럽게 들리는 이유는 영화음악을 노영심이 맡았기 때문이다. 연애시대는 한지승 감독의 작품으로 당시 한지승과 노영심은 부부였다. 사랑하는 사이였고 그 분위기가 의도하든 의도지 않든 연애시대에 녹아내렸다. 무엇보다 각본 70% 이상이 미리 나와 있었다. 쪽 대본이 아니었다.

한지승은 광고를 기가 막히게 연출하는 감독이었다. 광고를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세련되게 연출했다. 탑 기어 코리아가 시즌 6이 되었을 때, 이전의 영상보다 훨씬 세련된 영상이었다. 마치 분노의 질주를 보는 듯한 앵글로 시청자들을 미치게 만들었다. 바로 한지승이 연출을 맡았다.

정말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뮤직비디오에서 튀어나올 것 같은 슈퍼카들의 연출이었다.

피아니스트인 노영심의 노랫말을 보면 소소하면서 따뜻함이 오소소 내려앉은 무릎 담요 같다. 연애시대 모든 곡이 노영심의 곡으로 가사가 없는 곡들도 들어보면 잔잔한 호수의 물결 같다. 정말 잔잔하고 싶어진다. 그런 노영심과 한지승이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을 하여 으쌰 하며 연애시대를 만들었다. 연애시대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도 ‘사랑이 뭘까?’로 시작해서 스텝들과, 고 김주혁도 모두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서 말을 하며 끝이 난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 꾸던 꿈이 사라지게 된다. 꿈이 사라지는 순간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는 게 아니라 견디게 되지만, 어른이 되어 연애를 하면서 내일을 기대하고 꿈꾸게 된다. 연애란 그런 것. 하지만 연애를 시작하면 사랑과 함께 두려움도 같이 자라난다. 이 모든 것을 잘 버무린 기분 좋은 ‘연애시대’였다. 이후 한지승과 노영심은 이혼을 했다.

각자 열심히 영화 만들고 음악 만들고, 그것 또한 각자가 원하는 사랑의 방식일지도.

다들 연애시대 몇 번씩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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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를 겪는 천재 화가인 오쿠나이와 출판사 편집자 하루의 이야기다. 둘 다 어떤 면으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며 살아간다. 장애가 있지만 천재 화가인 오쿠나이는 파란 물감으로만 그림을 그린다. 다른 색은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감정을 숨김없이 생각나는 대로 있는 그대로 말을 해서 일상에서 사람들과 섞여 살아가는 게 힘들다. 편집자로 일하는 하루는 자신의 감정을 거의 드러내지 못하고 눈치를 보며 지낸다.

직장에서는 상사들의 눈치, 일상에서는 애인의 눈치를 본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하루에게 나쁘게 대하는 건 아니다. 대체로 잘해 주지만 이상하게 묘한 거부감이 든다.

그런 마음을 마음껏 내비칠 수 없다. 하루는 취재 때문에 오쿠나이와 자주 만나면서 점점 순수한 그에게 마음을 빼앗긴다. 그러나 두 사람의 이해하는 방식이 너무나 다르다. 서로가 좋아하지만 서로를 이해하기는 거리가 너무 멀다.

장애가 있는 건 아픈 게 아니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 장애가 없지만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런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 여기다. 여기 이곳에서 나는 과연 어디에 속하는 걸까?

하루는 자신에게 잘해주는 애인이 있지만 점점 마음은 오쿠나이에게로 향하는 자신이 또 힘들다. 이 영화는 로맨스의 달콤함이 거의 없다. 어긋나고 불편한 관계의 모습이 많이 나온다.

자신에게 잘 대해주지만 마음을 읽지 못하는 애인과 자신의 마음을 빛과 그림으로 섬세하게 안아주는 오쿠나이에게 마음이 점점 열리는 하루. 마지막에는 반전 아닌 반전도 있다.

소통에 힘겨워하고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장애가 원인이 아니라는 점과 인간이라는 동물에게만 있는 마음이라는 건 어떤 식으로든 움직이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어찌 보면 참 별거 아닌 내용인데 보다 보면 빠져들어서 보게 된다. 각본이 시네마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은 각본이 바탕이며 감독의 첫 장편 영화로, 감독 자신이 출판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연출을 했기에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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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판은 한 번 인기를 얻은 배우나 시리즈는 어떻게든 뽑아먹으려고 한다. 노바디 1, 2편에서 처절한 액션을 펼쳤던 밥 오덴커크가 또 한 번 액션을 펼친다.

엄청나게 추운 미네소타주의 작은 마을에서 보안관이 갑자기 죽는 바람에 보안관으로 외부인 율리시스가 임시직으로 맡게 된다. 부보안관에게 마을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보안관 일을 한다.

율리시스는 보안관 일이 귀찮다. 뭐 음주도 봐주고, 대충대충이다. 임시직인데 대충 해도 돈이 나오기 때문이다. 시장은 율리시스에게 정식으로 보안관이 되어 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율리시스 뭐 그럴까? 하는 생각을 하는 가운데 갑자기 죽은 보안관 집에 방문을 하는데 그의 딸이 자기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쫓겨나는 것에 이상함을 느낀다.

마을은 경기가 엉망이고 사람들은 줄어들지만 큰 사건사고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어서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게 율리시스는 좋다. 하지만 점점 이상하게 변하는 마을 사람들.

가족처럼 지내던 부 보안관부터 시작해서 시장까지 전부 율리시스를 죽이려 든다. 두둥. 율리시스는 그저 마을에서 지루하지만 편안하게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결국 총을 꺼내 드는데.

귀차니즘에 사로 잡힌 율리시스를 보안관으로 앉힌 이유는 마을 사람들이 저지르려는 엄청난 일에 눈감고 있을 줄 알았던 것이다.

노바디만큼의 액션은 없다. 하지만 총질로 인해 사람이 터지고 날아가는 고어적인 시원함은 몇 배로 강력하다. 노바디에 비해 총질 액션이 많은 이유는 아무래도 각본가가 존 윅과 노바디 시리즈의 각본을 맡았기 때문이다.

고요하기만 한 작은 마을이 큰 비밀을 품고 있는 설정이 깨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코믹 부분도 재미있다. 율리시스가 마을 사람들 전체와 싸우게 되는데, 그 과정에 바보 같은 강도 두 명이 율리시스와 편을 먹게 되는 상황이 재미있다.

그리고 곧바로 사람들이 율리시스에 의해 죽어 나가고 터지고 엄청난 액션이 펼쳐진다. 이 사단의 중심에는 야쿠자가 있고 야쿠자 역시 이 판에 끼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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