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1을 겨우 봤다. 진짜 참아가면서 다 봤다. 보면서 이거 왜 이렇게 트윈픽스를 다 뺏겼냐? 생각했는데 감독이 트윈픽스를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엇 비슷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트윈픽스의 이야기를 그대로 현대판(이라고 해도 거의 10년 전)으로 옮겨 왔다고 하면 될 것 같다. 트윈픽스에서는 주인공들이 마을 사람들과 요원이지만 리버데일에서는 십 대들이다.
그래서 이야기는 가십걸과 트윈픽스의 조합이라고 보면 된다. 트윈픽스에서는 십 대인 로라가 의문의 죽음으로 인해 사건을 파헤치면서 점점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컬트적으로 펼쳐지는데, 여기서는 십 대 남자가 죽으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겨우 다 본 이유는 주인공들이 십 대인데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백배다. 남주 같은 경우 여자 선생님이 좋다고 하니 여자 친구가 있음에도 붕가붕가하다가 여자 친구에게 들키면 자꾸 변명하려고 하고, 또 다른 애가 오면 또 붕가붕가하다가 또 누가 옆에 오면.
얼마나 박애주의자인지 13화 내내 그 지랄을 트니까 너무너무 답답하다. 그냥 나 여자면 다 좋아,라고 하면 될 것을 전혀 안 그런 척하면서 곁에 여자가 오면 다 붕가붕가.
흑발의 또 다른 전학생 여주도 보는 이들의 짜증을 키울 대로 키워준다. 아침에 일어나도 늘 화장된 모습으로 친구들이 다 싫어하는데도 옆에 가서 참견을 한다. 그 참견을 처음에는 친구들이 다 멀리하다가도 미국식 인상 쓰기, 미간을 좁히며 심각한 척 다가가면 또 끼워준다.
이 마을 사람들 역시 전부 비밀을 가지고 있고 모두가 조울증처럼 이랬다가 저랬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서로 긁고 아끼며 죽음을 파헤치면서 더 꼬이는 이야기다.
시즌 2부터는 컬트적인 요소가 가미된다고 하는데 이 답답하고 짜증 나는 주인공들을 또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트윈 픽스와 직접적인 연결은 없지만 보다 보면 연결점이 있다. 트윈픽스의 요원 이름이 데일 쿠퍼인데,
이 시리즈의 여주 중 한 명의 이름이 베티 쿠퍼다. 게다가 제목까지 리버 데일이다. 베티 쿠퍼는 시즌 1에서는 정의와 선한 면을 가진 인물이지만 시즌 2에서는 아마도 흑화 하여 컬트적인 요소의 중심에 서게 되는 인물인데 얘도 답답하고 짜증 나는 캐릭터다.
트윈 픽스와 리버 데일에 다 나오는 배우가 매드첸 아믹이다. 트윈 픽스의 하늘색 카페 종업원 복장을 입은 메드첸 아믹을 보려고 트윈 픽스를 보는 사람도 많았을 정도다. 27년이 지나서 리버 데일에 베티 쿠퍼의 엄마로 나온다.
리버 데일에도 어린이가 나오지 않는다. 십 대들이 십 대들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국 십 대는 아무튼 그래. 너무 별거 아닌 일인데 너무 크게 손짓하며 인상을 쓰고 심각하게 말하고,
누군가의 죽음 때문에 슬픈데 때 묻지 않은 도화지 같은 이빨을 드러내고 내내 웃고 있는 모습이나 트윈픽스의 주인공들에 비해서 짜증백배다. 뒷 이야기가 궁금하지만 시즌 2는 물 건너 보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