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을 파면하고 난 후, 12월 3일 이전의 마음으로 쉽게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여전히 불면에 시달리고, 폰으로 속보를 보거나, 처절하게 방송하던 민주진영의 유튜브가 한 시름 놓고 나니 알 수 없는 허전함으로 글도 잘 써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파면 후 극우들을 보니 그 모습이 또 너무 재미있어서 자꾸 들어가서 보게 된다. 나는 아주 사악해서 파면 당일 엠장 방송과 매불쇼를 틀어 놓고 있었지만 한 편으로는 극우들의 유튜브도 틀어 놓았다. 파면 당시, 채팅에 올라올 극우들의 곡소리가 너무나 듣고, 보고 싶었다. 나는 사악한 인간이거든. 그 짜릿함, 그 흥분, 그 쾌감, 그 오르가즘은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계엄 이후 몇 달 동안 극우들과 많이 부딪치다 보니 유튜브에서 조용해진 극우들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전한길은 극우들을 가지고 놀았다며 극우들에게 욕을 먹고 있고, 그러거나 말거나 후원을 요구하는 전한길의 모습에서 정신력이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남 앞에서 항상 사람들을 우르르 이끌고 싶어 하던 배인규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고, 천조국파랭이는 기각될 것을 알고 이미 영상을 촬영해 놓고 극우어르신들의 코인을 여전히 빨아먹고 있다. 밑에서 발발 거리던 극우들이 할 수 있는 건 이런저런 극우채널 돌아다니며 비슷한 댓글로 자기 위안을 삼는 것뿐이다.
국힘은 윤석열 파면되자마자 바로 뒤돌아섰고, 그렇게 윤석열을 구해 줄 것 같은 트럼프는 너무 바빠 보이고, 그러다 보니 극우의 망상회로가 지구를 뚫고 우주의 한 지점으로 가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터넷신문사 대표, 변호사, 증권회사 관계자라고 하는 극우들은 멀쩡하게 보이는데 망상에 젖은 글을 올리고 있다. 물론 이런 글에 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따끔하게 교육을 시키고 있다. 그간 좌표 찍혀 극우들의 공격을 많이 받다 보니 어제오늘 극우들의 노는 모습을 보는 게 파묘보다 재미있고, 약 올리는 게 놀이기구를 타는 것보다 즐겁다.
오늘에서야 나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나는 사악한 놈이라는 것을. 변태라는 것을. 극우들의 무너진 모습을 돌아다니며 보며 이렇게 즐거워하는 나는, 아주 나쁜 놈이지만 도파민이 분출되는 게 너무 느껴져서 당분간은 멈출 수가 없다.
한 극우 유튜버는 얼마 전 한동훈 출판기념회에 가서 배신자라며 한 가발이라고 소리를 질러, 거기에 모인 한동훈 어머니 팬들에게 둘러싸여 극우들끼리 싸우고 소리지리고 개 난리를 피우는 모습이 몹시 재미있었다. 지금 나오는 영화 승부, 드라마 악연은 따라올 수 없는 재미다. 오늘까지만, 오늘까지만 라고 마음은 말하지만 온몸의 세포는 이 도파민 분출을 끊을 수가 없네. 조기 대선 국면이라 곧 나올 국힘 경선의 재미가 모든 재미를 먹을 까봐 기대된다.

그렇게 몇 달 동안 받은 공격을 반사하듯 극우들의 계정을 돌아다니며 긁어대는 재미에 빠져 천국을 맛보고 있었는데 내내 불안한 감정, 이런 즐거운 감정, 행복은 얼마 가지 못한다는 슬픈 예감은 딱 들어맞게 개헌을 들고 우원식이 나온 것이다. 아, 개헌에 대해서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여러 민주 진영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국민은 아직 내란이 종식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내란의 주동자 같은 국힘의 해체를 바라고 있는데 개헌이라 함은 그런 국힘과 머리를 맞대어하는데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집회가 파면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또 이렇게 주말에 사람들을 불러내려고 안간힘을 쓰는 정치지인과 관료들이 짜증이 난다.
오전에 내가 다니는 길에 전한길이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이게 3월 29일 자 현수막이다. 이재명이 죽어야, 같은 글귀가 보란 듯이 들어있고 뒤의 현수막은 나무와 나무 사이에 매달아 놔서 불법이다. 이게 4월이 되어서도 철거가 되지 않아서 파면 전 날, 4월 3일 이 사진을 구청에 민원 신청을 했다. 접수는 되었으나 아직 아무런 답변도 없다. 그래서 지역구 민주당원에게 연락을 하고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오늘까지 철거가 되지 않고 있다. 현수막을 걸어도 꼭 이렇게 누군가 죽어야 같은 글귀를 집어넣어야 하나. 아이들이 보면 참 좋아하겠다.
전한길이는 불과 이틀 사이에 극우들 사이에서 분란을 일으킨 인물이 되어 여기저기서 팽하다고 있다. 국힘에서 전한길은 갖다 쓰고 버리는 용도다. 그걸 모르나. 예전의 신지예인가, 한 번 언론에 뜨게 해 주고 단물 다 빨아먹고 나면 버려지는 용도일 뿐이다. 언론에 주목을 받을 때는 세상에 자기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믿겠지만 파면 직후 불과 하루 만에 극우들에게 팽 당하는 전한길을 보면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이 시국에 보기 싫은 몇 번째 인지 모르지만, 보기 싫은 얼굴은 전한길의 얼굴이다. 정말 보기 싫은 얼굴이다. 전한길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건 연설하는 모습인데 일단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악을 쓴다. 본인도 악을 지르느라 힘들어서 몇 음절 씩 끊어서 소리를 지른다. 그리고 전한길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극우 중에서 최고로 우측으로 가다 못해 몸이 찌그릴정도로 우측으로 몰린 초극우의 발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정말 이해할 수도 없고, 그저 망상에 찌든 소리만 한다. 트럼프가 와서 도와준다거나, 미국이 윤석열을 꺼내준다거나, 예전에 스카이데일리에서 중국인들이 미군에 잡혀서 어쩌고 하는 뉴스를 사실로 말을 하고 있다. 이런 말은 일반 극우도 싫어한다. 너무 허무맹랑한 소리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편적인 보수들에게도 두드려 맞고 있다. 게다가 전한길은 근래에 조회수가 떨어진 자신의 유튜브를 두고 유튜브 측에서 조작을 해서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전한길의 극단적인 망상에서 나오는 발언을 보수들도 정말 싫어한다. 말을 할 때 목이 자라처럼 앞으로 주욱 나오는 것도 전한길의 특징이다. 그리고 말을 할 때 눈을 심하게 감는다. 이런 말도 안 되는 망상으로 말하는 전한길이나 극우들을 성제준마저 손절하고 있다. 전한길이 이렇게 망상에 절어 방송을 하면, 전한길을 비롯한 친윤 극우 유튜브가 상식을 깨트리고 망상을 떠버리면 친윤 극우들이 쏘는 슈퍼챗으로 많이 버는 극우 유튜버는 한 달에 일억 오천을 번다고 한다. 그래서 망상에 찌든 소리, 천조국파랭이 같은 인간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극우 어르신들이 듣고 싶은 말이고, 듣기 좋은 말이기 때문에 슈퍼쳇을 많이 쏜다.
이런 모습은 윤석열이 자신 때문에 서부지법 폭도들에게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 비슷하다. 자신을 위해서라면 지지자들에게 법을 어겨도 된다는 망상을 메시지로 내는 것과 흡사하다. 망상에 찌든 소리다. 이런 소리를 지지자들이 좋아한다. 일부 우파는 보궐선거와 탄핵을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러면 극우들에게 두드려 맞고 조회수가 망하게 된다. 나는 사악하여 전한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반기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재미도 없다. 지금처럼, 아직 불러 주는 매체에 나가서 망상에 찌든 쌉 소리를 계속해줬으면 좋겠다.
-2025. 04.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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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오늘 오전에는 철거가 되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