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964년 겨울 수기

 

그들을 만난 건 저에게는 어쩌면 행운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하고자 하는 말을 내뱉지도 못하고 그대로, 그대로 죽어 버렸을 겁니다. 영원히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묶인 채 소멸한다는 것은 몹시 서글프고 슬픈 기분입니다. 그들과 같이 술을 마신 술집 벽 달력 속의 아가씨는 ‘그러니까’하며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제 아내와 달력의 여자와 매치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지만 저는 여자의 형태만 봐도 아내가 떠오릅니다.

 

결론적으로 그들을 만나서 기뻤던 것은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개념이 다른 모두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행복과 다를 거라는 불안이 저를 불면의 세계 속으로 이끌었는데 저의 불행이 다른 이들의 불행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 드는 좌절을 그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였습니다.

 

저는 워낙에 가난하게 자랐기에 먹는 것에서 오는 괴로움이 제일 큰 것이라 여기고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벗어나면 괴로움은 없는, 그런 하등의 인간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그렇게 큰돈은 그만 내가 가지고 있는 사고나 생각을 할 수 없게 해버렸습니다. 그렇게 세브란스 병원에서 돈을 받고 병원을 나왔을 때 비로소 나는 내가 아내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그만 깨닫고 말았습니다.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을 때에는 시체인 아내를 돌려받을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낮엔 그저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밤이 되면 내 시선 앞에서 자기들의 벌거벗은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 놓고 쩔쩔매는 꼴을 저는 알 수가 있습니다. 저의 죄악은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이며 무릇 속죄할 수 있는 방법은 이 많은 돈을 다 써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으로 끝내겠습니다.

 

그들의 웃음 속에 깊은 어둠과 음란함이 서려 있는 것은 받아들일 수는 없으나 이해는 합니다. 그들 역시 가난한 자들로 그들 서로는 오늘 처음 만난 모르는 이들입니다. 이 거리는 모르는 이들이 한두 푼 끌어모아 한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저는 그들에게 아내의 시체를 판, 이 많은 돈을 다 써버리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마침 술집에서 나와 여관의 따뜻한 방에서 한 잔 더 요량이었을 겁니다. 그런 얼굴은 대낮처럼 환하게 드러나는 것입니다. 저는 저의 죄악으로 인해 모르는 이들이 한데 모일 때 주로 하는 식의 높고 밝은 톤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아주 지쳐있었습니다. 힘없는 음성으로 말을 건넸습니다.

 

먹고사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워낙 잘 먹지 못하며 컸기에 먹는 것에 대한 식탐이 컸습니다. 먹는 것에는 개처럼 달려들었습니다. 아내를 만나고 달라졌습니다. 아내 역시 없는 집안에서 못 배웠고 어렵게 나란 티가 어깨에 내려앉은 여자였습니다. 그런 여자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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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한창 찍을 때 이 사진을 요즘은 없어진 네이버 갤러리 란에 올렸는데 이달의 사진인가 거기에 뽑혀서 네이버 측에서 선물이 날아왔었는데 롯데껌 한 박스였다

맙소사. 

평생 씹을 껌 다 씹느라 턱이 고생 좀 했다. 그러니까 라면 한 박스만큼 껌이 날아온 곳이다. 그때 주위에 껌을 나눠주고 인심 좋다는 소리 들었다. 뭐든 상상이상의 개수가 되면 겁이 난다

.

 

요컨대 새벽의 수산물 시장에 가면 고등어를 다듬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그 다듬는 고등어가 산처럼 쌓여있다. 그저 한 두 마리였을 때는 몰랐을 고등어가 산처럼 쌓여있으니 그건 정말 겁이 나는 장면이었다. 그 많은 고등어를 몇몇의 아주머니들이 앉아서 묵묵히 손질을 해야 겨우 아침을 들 수 있는 것이다

.

 

이 사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번 올렸기에 접어두고 보통 사진 동호회 같은 곳에서 출사를 간다. 순전히 편견이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진 동호회에서 가는 출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

 

여럿이 우르르 움직이다 보면 쓰레기가 나오고 잿밥에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모든 사진 동호회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체로 사진 그 자체보다는 카메라나 사진 그 이외에 눈을 돌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

 

가령 예쁜 모델을 부르면 사진보다는 출사가 끝나면 모델과 뒤풀이에, 봄에 자라는 새싹을 찍은 다음 뽑아 버린다거나 새벽 출사를 마치고 나면 커피를 끓여 먹고 라면을 먹고 그 주위는 초토화가 되어 버린다

.

 

참 욕 나온다

랜드스케이프의 좋은 사진은 내가 늘 다니는 곳에 언제나 있기 때문에 내가 팔로 끌어안을 수 있는 공간에서 담는 사진이 좋은 사진이 될 여지가 높다. 그러니까 잘 찍은 사진이 아니라 좋은 사진을 말하는 것이다

.

 

내가 매일 찍는 내 아이의 모습은 좋은 사진일 수밖에 없다. 내 아이의 사진을 유명한 사진작가가 잘 찍을 수 있냐고 하면 그건 무리다. 내가 매일 다니는 곳에서 아 이맘때쯤이면 이곳에 이런 꽃이 피는데,라며 가서 관찰을 한다

.

 

사진을 공부하는 녀석이 “어디에 가면 사진을 잘 찍을 수 있어요?”라고 내게 물으면 바로 욕이다. 좋은 사진은 가장 가까이서 담을 수 있다. 제주도 가고, 유럽 가고, 노르웨이 가서 사진 찍을 생각일랑 말고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을 카메라에 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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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비를 피해 들어와서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죽여가고 있었다. 의미라고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앞으로 나가는 시간에 대항하는 길은 의미 없이 시간을 죽여가는 길이라는 것을 터득한 것처럼 보였다.

비는 이제 거세게 쏟아지지 않았다. 카페밖에는 사람들이 우산 없이 걸어 다녔고 등을 굽히지도 않았다. 그 모습을 보고 마동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카페를 나오려 하는데 40대 여직원이 남은 커피와 케이크를 캐리어에 담아 주었다. 마동은 고맙다고 하며 그것을 건네받아서 집으로 왔다. 비는 흩날렸고 날은 점점 어두워졌다. 조퇴를 하기 전 사무실에서 천장이 빙빙 돌아 갈 정도로 어지러운 가운데 디자이너들에게 꿈리모델링 단계별 레이어 작업들을 개체 량에 맞게 지시를 했다. 이 작업이 마무리가 되려면 최소한 한 달이 걸린다. 디자이너들은 각자 도맡은 일은 우수한 메커니즘처럼 잘 처리하는 편이었고 그들의 실력은 대단했다. 단순히 레이어에 대한 작업 실력을 보자면 리모델링 디자이너 각자는 마동의 실력을 훨씬 웃돌았다.

마동은 집으로 와서 샤워기의 물을 틀어서 물줄기의 흐름을 느꼈다. 되도록 숨을 참아가며 샤워를 했다. 여름의 오후는 긴 실타래처럼 길었다. 마동의 얼굴을 욕실의 거울을 통해 보면서 소피와 분홍간호사의 말을 상기해 보았다. 어쨌든 프로이트와 그의 제자 카를 융이 살아있다면 아마도 경쟁이 심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계에 3차 대전에 일어나서 모든 것이 사라진 다해도 무의식의 세계에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읽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손바닥으로 받았다. 물은 마동의 손바닥위에 떨어져서 바닥으로 흘러 내려갔다. 샤워기에서 나온 수돗물에서는 숨을 쉴 때마다 화학 약품 냄새가 진동했다.

손바닥을 오므려 홈을 만들고 그 홈에 수돗물을 받았다. 그러자 물은 하나의 형상처럼 보였고 물이 지니고 있는 분자의 에테르가 와 닿아 손바닥으로 느껴졌다. 물이 지니는 점성과 물의 흐름이 손바닥을 통해서 느껴졌고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이 전해주는 에너지는 살아 있었다.

물은 바람과 비슷하다.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바람에 비해 물의 존재는 손으로 느낄 수 있었다. 늘 가까이 있어서 그 존재의 소중함을 배척하며 지내기 일수다.

마동은 손바닥을 펼쳐 떨어지는 물을 느꼈다. 물이 떨어져 손바닥에 닿는다. 그 느낌으로 무의식의 세계 속에서 또 다른 에고의 존재를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동은 긴 시간동안 샤워를 했다. 비누칠도 하지 않았고 몸을 문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을 뿐이다. 다시 한 번 욕조가 있었다면 하고 생각이 들었다. 수도세가 많이 나오면 집주인은 좋아하지 않는다. 독신자들이 사는 집은 다른 집들에 비해서 월세가 저렴했고 그에 따라 물이라든가 전기요금은 적게 나와야 한다는 게 집주인의 항변이었다. 전기세나 수도세는 쓴 만큼 사는 사람이 내는 것인데 어째서 집주인이 수도세까지 간섭하며 히스테릭해 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사라 발렌샤 얀시엔과 교접 후 좁은 공간속에서 혼자인 시간이 되면 습관적으로 사라 발렌샤 얀시엔의 가슴골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면 어김없이 페니스가 반응을 했다. 뜬금없지만 사라 발렌샤 얀시엔과 함께 발기부진 치료센터를 운영한다면 자본이 금방 모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위해서는 사라 발렌샤 얀시엔을 다시 한 번 만나야 한다. 그러고 싶지만 사라 발렌샤 얀시엔이라는 존재를 마동은 쉽게 인정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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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진의 틀을 깨버린 히로믹스

 

사진가 중에 일본 사진계의 ‘틀’을 깨버린 사진가가 있었다. 열도에 사진으로 대 파란이 일어난다. 때는 95년 캐논 공모전이 있던 날이었다. 사진의 대국답게 엄청난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공모전에 출품을 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눈을 사로잡는 작품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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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중에는 사진의 신이라 불리는 아라키 노부요시도 있었다. 이건 별로군, 이게 뭐야? 이건 사진이라 할 수 없군, 예술? 에응 하며 휙휙 던지고 있었다. 올해는 글렀구나, 이러면서 지루한 심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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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중 한 포트폴리오에서 앗 이런! 발칙하고 사랑스러운 사진을 담아낸 이가 누구지! 하게 된다. 95년도에 혜성처럼 등장해서 열도를 사진으로 뒤집어 버린 ‘히로믹스’였다. 히로믹스는 포트폴리오 ‘세븐틴 걸 데이즈’라는 36페이지의 자작 사진첩으로 대상을 차지하면서 일본의 기성 사진가들을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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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찍어놓은 세븐틴 걸 데이즈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자동카메라 코니카 빅미니로 여고생이었던 자신과 친구들의 일상을 스냅으로 담아낸다. 친구들은 스스럼없이 그녀에게 속옷 입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게 한다. 히로미스는 평소의 일상에서 타인에게 들키면 안 되는 여고생의 터부 같은 모습을 적나라하게 또는 담백하게 그리고 거짓 없이 담아낸다. 포트폴리오 제목처럼 17세 당시 일본 여고생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걱정, 불안, 미래, 밝음, 변칙 등의 모습을 그녀만의 방식으로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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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순간은 찰나로 지나가지만 사진이란 사진을 찍고 현상을 하고 인화를 하면서 그렇게 펼쳐진 수많은 사진 중에 몇 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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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벗어난 이야기로 저 위의 사진들은 내가 촬영한 것으로 지금은 이렇게 별 볼 일 없는 인간이지만 사진 전시회도 여러 번 했었다. 인기는 없었지만. 이 구역에서 얼마간 사진으로 미친놈이 나였지만 지금은 시들, 시들시들해진 인간이 되었다. 하지만 개인전을 몇 번 하면서 좋아하는 것에는 충분히 푹 빠질 여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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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타인에게 자신의 일상을 드러낸다는 건 참 난처하고 힘들일이다. 다이앤 어버스가 소외된 자들의 사진을 담으려고 그들 곁으로 굳건하게 다가갔듯이 방법은 여고생들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친하게 지내야만 그녀들의 일상을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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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들은 밝고 웃음이 많고 즐겁지만 불안하고 불안정하다. 답답하다고 드러내놓고 마음껏 술을 마실 수도 없고 담배를 마음대로 피우지도 못한다. 수많은 생각들이 있지만 그것들을 입 밖으로 제대로 꺼내는 방법을 모른다. 그렇기에 그녀들에게 있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친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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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히로믹스로 돌아가서, 그녀는 공모전의 수상소감에서, 전 수동 카메라로 찍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자동카메라를 썼어요.라고 했다. 아주 유명한 수상소감이 되었다. 그건 구도 무시, 초점 무시, 심도 무시였다. 사진은 그 순간을 담아낸다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에 대해서 이런저런 말이 많은 사람은 신뢰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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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도 일본의 사진계에서는 그 일을 ‘사건’이라고 불렀다. 그 사건에는 세 가지의 객기가 만났다. 당시 심사 위원이었던 아라키 노부요시의 객기, 새로운 것을 바라던 일본 사진계의 객기, 자동카메라 한대로 은밀한 여고생의 불안을 담아내 전국 사진 공모전에 출품하는 히로믹스의 객기. 이 세 가지의 객기가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덕분에 히로믹스의 카메라로 불린 코니카 빅미니는 열도에 불티나게 팔려 품귀현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색감이 아주 묘하게 좋다. 히로믹스의 사진은 배두나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에프엑스의 앨범에도 영향을 강하게 주었다. 요즘 여자들이 화장실에서 셀카를 찍는 시초가 되기도 했다. 히로믹스는 그야말로 ‘틀’을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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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기적이 일어날 확률, 이 영화는 2003년도 영화니까 십오 년 되었나. 어떤 제목에는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로 되어있다. 기적이라는 게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인지 어떤 무엇의 노력을 해서 만나게 되는지 제목의 다름으로 의미도 묘하게 달리지는 것 같다

.

 

영화는 도쿄의 음지. 매음과 술과 약의 세계. 그 너머. 겨울에도 냄새가 진동할 법한 곳에 살고 있는 세 명의 노숙자(각각의 사정으로) 긴, 하나. 미유키의 세계에 하얀 눈과 같은 아기 키요코가 들어옴으로 기적이 일어나는 이야기다

.

 

경찰서에 데려다 주자는 긴의 말에 여자가 되고 싶은 아줌마아저씨 하나는 기적 같은 아기 키요코를 끌어안고 기뻐한다. 그 후 이들은 키요코에게 젖을 먹일 방법을 찾아야 했고, 기저귀도 순번을 정해서 갈아준다

.

 

그러던 세 명은 키요코의 부모를 찾아주기로 하고 길을 나서면서 사건은 일어나게 되고 그 사건 속에서 기적이 하나둘씩 일어난다

.

 

상황이 상황을 만나 또 다른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작법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보는 것 같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오래전에 있었고 또 베스트셀러극장인가? 거기서도 극화가 되었다. 모지리의 일땅이 이땅이 삼땅이,  거지 세 명이 사는데 그곳에 있는 여자가 아기를 낳아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겨울에 그 아기를 먹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면서 기적이 일어나는 이야기다

.

 

영화 속 긴, 하나, 미유키는 모두 노숙자가 된 아픈 사연을 지니고 있다. 키요코를 부모에게 찾아주면서 각자 가슴에 품은 아픔이 하나씩 벗겨진다

.

 

기적이라는 게 무엇일까. 어떤 사람은 만취한 친구를 업고 가다가 잠시 내려놓았는데 그때 오바이트를 한 것을 두고 기적이라 하고, 샤말란 감독의 2002년도 작품 싸인에서 마지막 미칠듯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동생을 위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그것이 기적이라고 하는 사람도(나) 있다

.

 

냄새나는 노숙자는 우리에게 몰이해적인 존재다. 누구나 노숙자가 될 수 있는데 사람들은 그들을 그런 눈으로 본다. 그건 누군가 나와 다르면 우리는 무섭도록 냉정하고 차별을 한다

.

 

2014년에 라디오를 듣다가 어떤 사연을 듣고 그것을 적어놨었다. 계약직이 만료가 되었는데 이번에 정직원을 예년에 비해 많이 뽑는다는 소식에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이 때문에 자신은 탈락이 되었다는 사연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남겨두고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고 있는데 잘 안된다며 자신에게도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

 

그날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가 한 말인데, 오늘쯤이면 여기저기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하고 연말의 흥청망청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제 거의 사라졌다. 사회적 시스템이 붕괴되고 대학가의 낭만이 없어지고 취업대란에 경제가 위태한 지금 흥청망청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내년 2015년 오늘은 모두가 부흥하여 한 번쯤 흥청망청했으면 한다.라고 배철수가 멘트를 했었다

.

 

2015년에 분위기를 한껏 내며 사람들은 하루쯤 흥청망청했을까. 음 기억이 없다. 잘 모르겠다. 그렇다면 요즘은? 오래전 영화를 보면 통행금지가 있었다. 그런 시대에도 크리스마스이브에는 통행금지를 풀고 그날 하루는 모두가 걱정을 잊고 신나게 놀았다. 흥청망청하는 거지. 하루쯤

.

 

기적은 자연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기적을 바라는 사람의 어떤 노력으로 만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어제는 이번에 경찰이 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3번 만에 된 것이다.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형사과에 정말 들어가고 싶었다고 했다. 필기보다는 실기에서 늘 고배를 맛봤다고 했다. 이번에 3번의 도전 끝에 경찰이 된 것을 두고 그녀는 기적이라 했다. 그녀는 당연하지만 여자였다. 그건 어쩌면 기적이 아니라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적이라고 말을 했다

.

 

현재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에 기적 같은 건 바라지도, 믿지도 않게 되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우리 모두가 크리스마스에 일어나는 기적을 바랄지도 모른다. 영화가 끝나갈 때 물론 가슴이 따뜻해지는데, 키요코는 부모를 잘 찾아갔고 긴, 하나, 미유키에게도 하나씩 기적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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