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EJk9SeNJr8


영화 반교는 학교 안에서 요괴와 괴물에게서 몸을 숨겨가며 과거의 진상을 찾아가는 게임을 영화로 만들었다. 반교에서 주인공은 학교를 벗어날 수 없다. 그건 주인공인 팡레이신이 이미 죽은 몸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 ‘반교’는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 몹시 무섭다. 화면으로 드러나는 악마의 모습이 다른 공포영화에 비해서 텐션이 적고 에이 뭐야 할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는 동아시아 역사에 깊이 있게 숨어 있는 이념과 체재에 자유를 빼앗겨 조용히 저항하다 죽은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슬픈 이야기다. 그래서 그 속을 조금 파고 들면 끔찍하고 보기 싫은 실제의 과거사가 도사리고 있다

마치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처럼 영화는 시종일관 재미있게 이끌어 가지만 그 이면의 상상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는 공포 때문에 피하게 되는,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꼭 봐야겠지만 그 과정이 너무 끔찍하고 마음의 고통이 심해서 피하게 되는 영화와 줄을 같이 하고 있다

영화의 분위기는 알포인트와 흡사하게 흘러간다. 분위기는 암울하고 슬프고 퀴퀴하고 우울하다. 그 사이에 체재에 조금이라도 반기를 든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을 보고도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은 간첩으로 몰려 이념과 체제의 괴물이 나타나 목을 매단다. ‘모두에게 간첩 행위를 신고할 의무가 있다. 숨기는 것 또한 범죄로 간주한다. 정부 전복을 꾸미는 자 사형에 처한다’라며 체재의 괴물은 확성기 같은 소리를 내며 반동분자를 색출한다

내용이나 미장센은 독창적이고 공포물이라고 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지루할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좋을 영화. 자유가 얼마나 중요하고 빼앗긴 자유를 되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엿 볼수 있었던 영화였다

#대만영화 #영화이야기 #반교 #디텐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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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6u5CWarfLek


소중한 날의 꿈, 이 영화를 보고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뭔가 통쾌하고 쾌변의 기쁨이 아니라 지브리의 ‘귀를 기울이면‘을 보고 나면 기분이 좋아하지는 것처럼 기분이 좋다

특별히 롤러코스트 같은 굴곡이 있는 것도 없지만 표현하지 않으면 모르는 그 마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 내 곁으로 오는 것처럼 ‘소중한 날의 꿈’은 그런 오래된 소중한 마음을 꺼내준다

주인공 이랑을 통해 우리는 그 시대를 따라간다. 라디오, 마라톤, 뜀틀, 여고생, 교복, 영화 포스터, 방앗간, 카세트 테이프, 비닐우산이 잔뜩 나온다. 빵집에서 틀어놓은 티브이에서는 시대를 알 수 있는 드라마 여로가 나온다. 이런 장면장면들이 아주 디테일하다

개인적으로 만화의 시대가 70년대와 80년대가 섞인 것 같다. 어떤 시점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7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는 모든 풍경을 영화의 배경으로 집어넣은 것 같다

대사 같은 것들이 아주 와 닿는다. 아름답고 문학적인 대사가 아니라, 여학생들을 보며 남학생들이 ‘쟤 얼굴이 우리 엄마 닮았어”같은 대사나, 우주 비행사가 꿈인 철수가 학교 옥상에서 대형 방패연을 만들어 몸에 묶어서 뛰어 내리려고 하니 친구들이 “야 영희랑 놀아야지 너 죽으면 교과서 바뀐다” 같은 대사들이 무척 재미있다

그리고 이랑이가 철수를 처음 만나서 나누는 대사가 요즘의 아이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들이다. 영화는 지브리에게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당시 분위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색감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명동의 만화거리에도 영화의 장면장면이 벽화로 있다

달리기로 일등이었던 이랑이 어느 날 달리기 시합에서 상대에게 추월을 당하면서 일부러 넘어진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잘 하는 것에서 오는 배신을 느끼며 성장해가는 영화다. 서울에서 전학 온, 교복마저 딱 맞게 입어서 예쁜 수민을 보면서 엄마에게 자신의 교복은 왜 딱 맞지 않고 이렇게 크냐고 투덜거리는 장면은 영화 내내 이어진다

성장통이라는 건 눈을 떠서 눈을 감는 하루 내내 나를 찌른다. 그 성장통을 견디고 버티며 우정을 만들고 이성을 만나면서 조금씩 커가는 이야기다. 보고 싶으면 유튜브에 공짜로 풀려 있어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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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S5-9-pLpKC0


뽕쟁이와 폭력범과 살인범과 청부업자들이 공범이 되어 상황이 상황을 만나 또 다른 상황을 낳아서 새로운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영화.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만나고 그놈들이 누가 더 나쁜지 보여줄 때 좀 더 나쁜 놈이 나타나고 그들은 밤새 뒤엉키며 나쁜 상황에게 먹힌다

5천만 원이 안 되는 돈으로 영화적 허용 안에서 재미있게 만들었다. 200억인가? 돈을 처들인 살아있다. 보다 영화적으로는 훨씬 재미있는 영화. 저수지의 개들의 독립영화라는 소리를 듣는 팡파레는 대사가 그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들을 적나라하게 말해준다

조민수와 치타의 초미의 관심사를 만든 감독이 이 영화의 개양아치로 나온다. 공기의 압박이 심한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살아남기 위한 나쁜 놈들의 눈치게임이 시작된다. 과연 이들 중에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급박한 상황 속에서 경쾌하게 나오는 음악과 니나가와 미카의 색감을 보는 것 같은 영화 속 색채가 몰입하게 만든다

저속하고 거친 욕이 대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밤 골목을 살아가는 우리와는 또 다른 인간들이 하나씩 상황 속으로 들어오면서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고 서로를 믿으며 믿지 못하는 할러윈 데이의 밤을 보내는 ‘피칠갑의 행복하지 않는 행복한 할로원 데이’가 이 영화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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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Qpy5OfacM8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버린 영화. 초현실은 비규정적인 세계이며 비규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는 자만이 규정이 지어진 현실에서 마땅히 살아갈 수 있다

욘더 속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마그리트의 초현실 주의 속 반복과 블루와 9와 그린이 주는 매력과 마력에 빠져서 쉽게 나올 수 없다. 모든 것이 갖추어진 세계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세계

그건 마치 우리 인간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한 번 들어오고 나면 다시는 빠져나가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 단절은 고립을 부르고 고립은 분열을 일으킨다

비바리움의 뜻은 동물사육장이라는 말로 테라리엄 속에 소동물을 함께 넣어 감상하는 원예 활동이라 한다. 규범 표기는 미확정이며 소동물로는 도마뱀, 개구리, 작은 거북이, 금붕어 따위를 이용한다고 한다고 나와 있다. 끔찍한 세계인 것이다

소음은 없지만 소리마저 없는 곳에서 들리는 적막. 이 적막 속에서 벗어나는 길은 비바리움 뿐. 톰과 젬마는 어떻게 빠져나올까

초현실주의를 좋아하면 좋아할 영화. 초현실은 대체로 우리 머릿속의 확정지어지지 않는 어떤 것들과 비슷하며 그것은 공포로 이어진다. 이 공포에서 벗어나 재미없고 그저 그런, 화나고 짜증나는 일뿐이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현실로 돌아가고픈 우리 내면을 그려낸 영화 비바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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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UpfZCh3FcI


해수의 아이만큼 난해하지만 그래서 구체적인 영화 블루 아워는 아주 긴 ‘시‘ 같다. 예고편에서의 심은경의 명랑한 모습에 머릿속 써니를 소환해서 본다면 뭐지? 하게 되는 영화

영화는 버닝만큼 모호하고 구체적이고 그래서 난해하지만 오히려 더 쉬운, 달력의 뒤편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나 앞이 보이지 않아도 질주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점점 잠겨가는 영화

과거에 머물 수밖에 없는 사람은 추억을 잡고 싶어 하는 사람을 부러워 하지만 추억을 잡을 수 없는 사람은 과거에 머문 사람을 또 부러워한다. 영화를 활자로 표현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우리는 어느 날 보니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걸 깨닫는 순간이 온다. 전력질주를 하다 보니 시공을 뛰어 넘었다. 그러다보니 어른이지만 어른일 수 없어 아직 아이로의 모습이 가끔 툭툭 나오기도 한다

카호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카호의 영화를 나는 꽤 많이 본 편인데 어릴 때 스타로 부상했다가 낙하의 쓴 맛을 보았고 그러다가 조금씩 외모를 벗어 던지고 연기하나로 지금을 유지하고 있는 배우다

블루 아워에서의 카호의 연기는 정말 빠져들게 만든다. 광고감독으로 나오는 카호는 스텝이 괜찮냐는 질문에 ‘안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대사를 정말 그렇게 말을 한다. 이 대사가 초반에 나오는데 그때부터 카호의 연기에 빠져든다

블루 아워란 현재와 과거의 끼인 시간, 블루는 파랗게 보이지만 불순물이 많이 낀, 까맣지도 않고 새파랗지도 않은 새벽의 불순물이 많이 낀 흐릿한 청록색에 가까운 블루다. 누구나 그 시간에 갇히게 되면 쉽게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기쁨보다 우울과 슬픔이 짙을수록 나 자신을 더 느끼게 되는 모순의 우리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지독한 초현실 영화 블루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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