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집에 2 - 뉴욕을 헤매다

뭐니 뭐니 해도 크리스마스 하면 나 홀로 집에다. 1편은 하도 많이 리뷰해서 넘기고 오늘은 2편이다.

이래저래 우당탕탕 해서 플로리다에 가지 못하고 뉴욕으로 가버린 캐빈. 덕분에 90년대 뉴욕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

2편에는 쌍둥이 무역 센터 빌딩도 나온다. 바로 그 밑까지 캐빈이 가서 입을 다물지 못한다. 또 호텔에 들어가서 키 큰 아저씨와 마주치는데 현 미쿡 대통령인 도날도 트람푸다.

원래는 그냥 지나치거나 나오지 않는 설정이었는데 트럼프 자기 호텔에서 촬영을 하니까 나도 대사 하나 해야겠어, 해서 그 장면이 탄생했다고 한다. 나도 오래전에 들어서 맞는지 모르겠다 ㅋ

2편은 1편보다 훨씬 독하다. 바보 커플은 1탄에서 당한 건 새발의 피다. 2편에서는 폭발까지 당한다. 1편에서는 다양하게 당하는 반면 2편에서는 고강도 무게가 나가는 물건이 떨어져 맞는 장면이 많다.

그럼에도 좀비처럼 꿋꿋하게 일어나서 캐빈을 잡으러 간다. 조 페시의 연가가 너무 재미있다. 오랜만에 봤는데 내 입에서 하하하 웃음이 나왔다. 심하게 당해서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 같은 이상한 언어를 사용하는 연기가

2편은 빌런이 두 종류다. 그래서 매운맛을 보는 재미도 두 배다. 호텔 직원들에게 커튼 뒤에서 남자를 사랑하다니 하며 너는 남자라면 가리지 않지. 이름을 막 말하는데 제일 끝에 있던 경비 할아버지 이름까지 나오는 장면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캐빈이 비둘기 아줌마를 만나서 대화를 할 때에는 철학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나도 혼자가 되면 자유롭고 다 좋을 줄 알았는데 심심하기만 하고 재미도 없다면서, 아줌마에게 상처받더라도 사람을 계속 만나야 한다고 말한다.

2편에서는 캐빈이 마치 사이코패스 같다. 아주 작정하고 바보 커플을 아작내는데, 맥컬리 컬킨이 진짜 사이코패스로 나온 영화가 있다. 위험한 아이라고 나 홀로 집에 몇 해 후에 찍은 영환데 고양이를 감정 없이 죽이고 사건사고를 교묘하게 내는 아주 무서운 어린이다.

케빈의 얼굴을 가진 맥컬리 컬킨이라 사이코패스 역을 하니까 진짜 무섭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뉴욕 한가운데에서 장난감 백화점을 터는 바보 커플을 혼쭐내는 캐빈의 선물 같은 이야기 ‘나 홀로 집에 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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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비

옆 집 아주머니는 아들이 하나 있다. 아들은 학창 시절에 공부를 너무 잘해서 반에서 1등은 물론 학교에서도 1, 2등을 다투었다. 아주머니는 언제나 싱글벙글이었다. 남편은 회사를 다니고 아주머니는 미용실을 해서 아들의 뒷바라지를 했다. 아들은 성적이 좋고 하고 싶은 공부가 있어서 과학고에 진학을 했다. 타지방으로 가야 했다. 자주 봐도 일주일에 한 번.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 보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다. 고3이 되었을 때는 명절에도 겨우 볼 수 있었다. 아들을 열심히 공부를 한 덕에 카이스트에 진학을 했다. 아주머니는 너무나 좋아했다. 아들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를 한 덕에 군대도 그에 맞는 곳으로 갔다. 석사를 따고 박사까지 밟게 되었다. 그럴수록 아들은 아주머니에게 연락을 뜸하게 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우리도 기분이 좋아서 나의 장점을 살려 아들과 아주머니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시계를 만들어 드렸다. 아주머니는 그 시계를 미용실에 걸어 두었다. 아들은 더욱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박사까지 딸 수 있었다. 아주머니는 이제야 아들을 좀 가까이서 볼 수 있나 싶었지만 아들은 해외에 일을 하러 갔다. 며칠 전에 아주머니는 만취 상태로 우리 집 초인종을 눌렀다. 아들은 수많은 박사 중에 한 명이고 아주머니는 병원에 다녀야 할 만큼 알코올중독이 되었다. sns와 문자 메시지가 잘 되는 요즘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연락이 오는 건 아주 뜸한 일이다. 인간의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영화를 보니 우리 옆집 아주머니가 생각나네.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지만

내가 볼 땐 야스 씨의 일생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무뚝뚝한 사내의 일생. 사투리를 보니 한국으로 친다면 40년대에 태어난 경상도 사내 정도 될 것 같다.

예쁘고 착한 아내를 만나서 아기를 가지고, 그 기쁨에 아내 옆에 있기보다 술을 마시러 가는 것이 자신의 표현인, 마음을 내 보이는 것에 서툰 한 남자의 아들이 반항을 하며 자라서

자신의 생각과 무관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기꺼이 동참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이는 게 나는 우리 옆집 아주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진짜 인간의 삶이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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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는 크리스마스. 악착같이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려면 한 달 동안 겨울 영화를 잔뜩 보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영화 하면 또 90년대 다이하드 1편이다. 정확하게는 80년대 말에 만들어져 미국에 상영했고 우리나라에는 90년대 초에 개봉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펼쳐지는 맥클레인의 유쾌하고 통쾌한 총질 난사 인질구출 작전 이야기.

그 당시는 일본은 부의 상징이라 영화 속에서도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나카토미 빌딩을 통째로 점령해서 돈을 삼키고 폭파시키려는 매력적인 악당의 한스.

지금은 고인이 된 멋진 앨런 릭먼이 빌런으로 등장했다. 아이들에게는 해리포터의 스네이프 역으로 기억될 것이다. 앨런은 음색이 정말 매력적이다.

그 당시에는 엄청난 근육의 거대한 미국식 히어로가 영화 속에서 아직 힘이 있을 때였다. 람보나 코만도의 기운이 아직 액션 영화의 잔향을 남기고 있었다.

중무장을 한 근육질의 람보와 코만도가 빌런들을 쓸어버리는 것이 마치 미국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랬는데 존 맥클레인 이라는, 근육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고 그 추운 크리스마스이브에 러닝셔츠에 맨발에 권총 한 자루 들고 빌딩 속에서 화력으로 중무장한 빌런들을 하나씩 제압해 나가는 일개 경찰의 액션은 미국을 넘어 세계를 휘어 잡았다.

더불어 존 맥클레인의 브루스 윌리스를 세계적인 배우로 올려 놓게 된다.

모두가 행복한, 행복해야할 크리스마스 이브, 캐럴이 어디에서나 흘러 나오고 사람들은 흥에 들떠 있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는 존 맥클레인.

차가운 크리스마스 이브, 나카토미 빌딩에 갇힌 아내 홀리를 구하기 위한 단순무식한 존 맥클레인의 총질 난투극은 겨울의 영화 중 하나다.

매력을 넘어 마력적인 존 맥클레인을 탄생시킨 다이하드 1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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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구매하세요: 쇼핑의 음모

유명 브랜드만 1년 동안 만들어내는 옷이 천억 벌이다. 이만큼 옷이 매년 필요 없지만 사람들은 구매한다. 왜? 구매하게 기업들이 판매를 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엄청난 것이다. 원 클릭으로 사람들은 모든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에게 반드시 필요하지 않더라도 원클릭으로 구매를 해 버린다. 어떤 중독자는 휴대폰 500대를 구입한다. 한 사람이 그 많은 폰이 필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어째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품을 미친 듯이 구입하는 걸까. 요컨대 고양이의 귀여운 영상들을 15초 동안 계속 틀어준다.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고양이들의 모습에 넋을 놓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무 상품이나 넣으면 사람들은 자신과 무관 한 물품이라고 클릭을 하게 된다. 설령 그게 임신 테스트 기라도 말이다.

쇼핑은 너무 쉽다. 그게 문제다. 그리고 기업의 홍보 마케팅 팀들은 더욱 과학적으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지 세세하게 연구한다. 여러분들은 장바구니와 결제 클릭의 컬러와 모양을 관찰할 수 있다. 컬러와 모양이 다른 테마들과 미묘하게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영화는 다큐지만 영화적 요소도 많이 나온다. 이 물품이 쏟아지는 장면은 잭 니콜슨의 샤이닝의 오마주를 했다. 놀라게 된다.

지금 이 세계는 한 시간마다 68,733개의 휴대폰이 생산된다. 엄청나지? 1분에 19만 벌이 생산되는 옷. 플라스틱은 1초마다 12톤이 생산된다. 굉장하지?

이 많은 물품이 생산되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쌓여서 썩지도 않고 있다는 거지. 어딘가에서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점점 심각해지며 그 문제는 고스란히 아이들 세대에게로 내려간다.

영화는 사람들이 그다지 필요 없는 물품을 어떻게 선택하는지 마케팅부터 생산 배달 그리고 소비자의 욕구 충족까지 다 보여준다.

이 밑바닥 심리에는 프로파간다가 있다. 버네이스의 책을 읽어보면 어떤 식으로 사람의 군중심리를 움직이는지 그 예를 잘 보여준다. 여자가 피우는 담배가 금기시되던 시절 당당하게 담배를 들고 나타는 여인의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그 예를 볼 수 있다.

나는 머리가 나빠서 그 책을 읽는데 오래 걸렸는데 프로파간다는 우리 일상에 얼마나 많이 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다큐로 애플, 아디다스, 아마존에서 소비자들의 혼을 빼놓던 잘나가던 마케팅 천재들이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 거지? 라면 회사를 뛰쳐 나와 이 영화에서 인터뷰를 하면서 시작된다.

흥미롭고, 재미있고, 무섭고, 안타깝고 두려운 다큐 영화다. 내가 며칠 전에 노트북이 이래이래서 안 되면 어떻게 하냐니까 그냥 새로 사요,라고 하더라. 그게 수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말을 들었다.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온 새로운 물품을 향한 욕망이 결국은 이제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독이 될 것이다. 수리해서 사용하기 보다 끊임없이 새로운 걸 구입한다. 무서운 일이다.

유튭 조회수를 위해 블랙프라이데이에 미친 듯이 예쁜 쓰레기를 사들이는 자들이여, 지구를 망가트리는 자들이 당신이라는 걸 알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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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3까지 흥행을 했던 트루 디택티브가 5년 만에 감독과 주연이 바뀐 채 돌아왔다.

형사 추리물로서는 듀엣 형사의 기분 좋은 수사물이 강세였던 지상파 세계에 경종을 울리듯 HBO에서 작정하고 퇴폐적이고, 어둡고 깔려있는 듯한 느낌의 수사물을 선보였다.

이후 킬링이나 어둡고 피폐함이 가득한 다크 한 수사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수사물인데 초자연적 존재가 범죄의 중심에 있고 그 사건을 쫓는 형사물은 단연 HBO가 최고였다.

케이트 윈슬렛이 할머니 형사로 나오는 메어 오브 이스트 타운 같은 형사물은 보는 내내 푸우우욱 빠져서 보게 되었다. 한마을의 어느 집 찻잔 세트까지 몇 개가 있다는 것까지 알 정도로 정밀하고 세밀해서 놀랐다.

이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 4 역시 이전의 1, 2, 3과는 다른 메어 오브 이스트 타운의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오컬트적인 부분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겨울겨울한 알래스카의 한마을에서 연구를 하던 연구진들이 몽땅 사라졌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근데 마을의 누가 죽은 남편이 초자연 존재로 나타나 사라진 연구진들의 위치를 알려준다.

호수에 얽힌 채 무엇에 놀란 듯한 모습으로 얼어 죽어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 기괴하고 괴괴하다. 옮기려 얼음을 자르는데 팔이 잘려나가는 순간 얼어 죽었던 사람이 고통에 찬 소리를 지른다.

조디 포스터는 범인을 어떻게 찾을까. 기존 시리즈 팬들은 별로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시리즈는 인디언, 관습, 인종차별에 오컬트 요소가 섞여 있다.

어둡고 찝찝하고 시리고 추운 분위기를 죽 끌고 간다. 과거의 아픔이 있는 조디 포스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트루 디텍티브 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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