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잿빛 하늘이 펼쳐졌다. 흐리고 비가 날리는 향연이 계속되는 날이다. 비가 온 다음이지만 날은 푸석해서 성냥으로 그으면 불이 확 붙어 그대로 날름거리는 불꽃을 만들 것 같은 날이다. 날 때문인지 주말이지만 사람들은 권태를 짊어지고 거리를 걷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겨울에 비가 오면 달려가서 커피를 마시는 카페가 있다. 카페는 재즈카페로 무대도 있어서 밤이면 어촌에 기거하는 외국인들이 밴드를 만들어 공연을 한다. 재즈카페이기에 재즈곡이 흘러나오는데 내가 아는 곡은 블로섬 디어리나 빌리 홀리데이 노래 정도다. 그녀들의 노래가 비 속도에 맞춰 흘러나온다

 

빌리 홀리데이는 그녀의 어머니가 13살에 태어났다. 10살 때부터 강간을 당하기 시작했고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남자들과 하룻밤을 보냈다. 삶을 위해 노래를 불렀던 그녀였지만 음반판매에 그녀를 이용가치에만 전념했던 레코드 회사 덕분에 약물중독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렇게 이용만 당하다가 일찍 죽어버린 뮤지션들이 꽤 있다

 

카펜터즈의 카렌도 그 중 한 명이다. 카렌 카펜터도 노래는 잘 불렀지만 음악성이 오빠에 뒤졌고 그저 오빠가 만든 노래를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부르기만 강요당했다. 사람들은 카렌에게 착한 이미지를 덧 씌워 어떤 일탈도 하지 못하게 했다. 카렌은 착한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74년 일본 공연에서는 드럼을 연주자처럼 두드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바짝 마를 대로 말라서 결국 쓸쓸하게 죽음으로 갔다

 

12월이 오고 주말이 오는 동안 곳곳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런 모습을 방관자의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이 세계에 아파르트헤이트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기괴망측했다

 

사람들은 다들, 살면서 하나의 소중한 무엇인가를 찾아 헤매지만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루키는 설령 혹시 운 좋게 그것을 찾았다 해도 실제로 찾아낸 것의 대부분이 치명적으로 손상되어 있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손을 뻗어 겨우 잡은 그것들은 언제나 완성된 모습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것을 찾고 추구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인간이란 살아가는 의미 자체가 사라져버리게 된다고 했다. 커피를 마시며 창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한 없이 평온하고 권태 때문에 조금은 피곤해보이지만 그것대로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화면속 사람들은 그렇지 못했다. 눈물을 흘렸고 주저앉았고 쓰러져갔다

 

이곳과 저곳은 같은 곳으로 이미 이 세계는 눈에 드러나지 않게 아파르트헤이트가 작동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스토옙의 죄와 벌을 매일 필사하는 26살의 청년이 자주 찾아온다. 쓰고 있는 소설을 보여주는데 흥미로웠다. 공모전에 출품을 권유했지만 그는 자기만족으로 글을 쓰면 족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치도록 좋아하는 죄와 벌을 몇 번이고 필사를 한다고 했다

 

신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을 더할 나위 없이 우아하게 묘사한 도스토옙. 신이라는 것이 실은 인간이 만들어 낸 창조물인데 그 신이라는 존재에게 버림받은 인간이라니. 이런 모순이 마치 인간사회를 보는 것 같다. 도스토옙 소설 그 속에서 인간을 발견하는 것이다

 

때마침 카페에 블로섬 디어리의 some one to watch over me가 흘러나온다. 도스토옙도 죽고, 블로섬 디어리도 죽고 없지만 그녀의 노래는 살아있고 그의 글도 이렇게 살아서 살아 있는 사람에게 읽히고 있다. 우리는 모순의 패러독스 속에서 무모순을 찾아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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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이야기

 

화장실에 이런 게 붙어있다. 변기에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모양이다. 화장실이 금연이라면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뭐야? 카메라는 무슨 말일까. 화장실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는 말인가. 하는 생각에 괄약근 탄력이 저하가 오는 와중에도 카메라가 있는지 열심히 찾았다. 대소변을 보는 모습을 카메라로 누군가가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이지 짜증나는 일이다. 인간은 어째서 배설 같은 것을 하는 존재가 되었을까. 라고 파고 들면 끝도 없고 머리가 아프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담배냄새도 미지근한 맥주처럼 싫어하지만 흡연자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건강과 청결을 위해 금연구역이 늘어가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흡연자들을 배려하는 것 또한 소홀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닐까. 식사 후 끽연의 기쁨을 맛보면 직장에서 작업능률이 더 오를 것이고, 한 대의 담배를 피우며 연기를 내 뱉는 순간 걱정이 조금이라도 빠져나간다고 생각이 들면 흡연자의 입장에서는 끽연만큼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는 것 또한 없다. 겨울에 담배 한 대 피우기 위해 10층에서 일하다가 외투를 껴 입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서 야외에 서서 오들오들 거리며 끽연을 한다고 생각하면 흡연자들이 참 딱하다

 

금연 장소는 점점 늘어나는데 흡연자들을 위한 장소는 협소하거나 줄어들기만 한다. 그러니 자꾸 화장실 같은 금연 구역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것이 아닐까. 흡연 장소도 좁디좁은 공간에 한정시키지 말고 기업체라면 카페만한 공간을 흡연구역으로 만들어 마음껏 끽연의 기쁨을 맛보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전체가 청결하지 못하게 하는 걸 흡연구역만 청결하지 않게 하면 서로서로 괜찮을 것 같다

 

청소년들의 흡연이 아주 많은데 그걸 막을 수는 없다. 예전 한 고등학교에서는 운동장에 흡연구연을 만들었다. 해운대에 가면 대만, 홍콩 관광객들이 많은데 가족단위로 오는 사람들을 보면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할머니, 아버지, 아들이 같이 담배를 피운다. 영화를 봐도 그렇고. 어른에게 술을 배우는 것처럼 어른과 함께 흡연을 하면 땅바닥에 침을 탁 뱉지도 않을 것이며 꽁초를 아무 때나 버리지도 않을 텐데. 가족끼리 앉아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이상하게 보이지도 않는다. 우리만 유난 떠는 것 같고. 하멜이 제주도에 처음 왔을 때 4세부터 여든까지 앉아서 담배를 피웠다고 한다. 곰방대가 나오기 전에. 하멜까지 올라가면 또 이야기가 길어지니 넘어가자

 

 

 

 

 

일하는 건물 로비에 크리스마스트리가 생겼다. 그래서 오고가는 사람들이 트리에 서서 사진을 찍고 간다. 1층에 카페가 생겼기에 아이들과 함께 온 엄마들이 아이들을 트리 옆에 세워두고 사진을 찍는다. 아직 두 살 정도 된 아이들은 아장아장 걸어서 트리 옆에서 반짝이는 전구를 보며 손을 뻗는다. 엄마들은 아이의 사진을 담는데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따뜻하다

 

그런데 대부분, 아니 몽땅 사진을 찍을 때 아이에게 여길 봐, 카메라를 봐봐, 엄마를 봐야지,라고 한다. 아이는 아직 세상 돌아가는 게 뭐가 뭔지 몰라 반짝이는 전구에 정신과 마음을 온통 빼앗겼는데 엄마는 자꾸 부른다. 아이가 그냥 만지작거리고 전구를 바라보는 모습을 찍어도 예쁠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어째서 꼭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를 봐야 할까. 그것도 두 살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 두 살이면 뒤모습만 카메라에 담아도 흐뭇하고 재미있을 텐데. 게다가 카메라를 보며 찍은 사진은 폰에 수두룩하니까 아이가 이렇게 트리에 마음을 빼았긴 모습을 담는 것도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넌, 아이가 없으니까 엄마 마음을 몰라, 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정말 몽땅 그렇게 트리 앞에서 아이에게 주문을 한다. 여길 봐, 엄마를 봐, 카메라를 봐. 엄마의 주문에는 악의는 없다. 이런 악의없는 주문이 아이가 커서도 악의가 없는 강요가 될지도 모른다. 여기에 가면 안돼, 조건 꼭 해야해, 안 돼, 해야만 해. 악의 없는 강요가 아이가 커 가면서 틀어지고 일그러지게 만드는 관념일지도 모른다

 

여기 인스타만 봐도 자연스럽게 찍은 아이의 사진이 많이 있고 또 그런 사진들이 더 예쁜데. 라고 해봐야 엄마 마음을 모르니까 그냥 넘어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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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한국인터뷰를 재구성 한 파인딩 하루키의 한 페이지입니다. 한국의 광주민주화항쟁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고 일본 정치 시스템에 대해서 NO라고 외친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어요. 마지막에는 한국의 젊은 독자들이 일본인들보다 자신을 더 많이 알아보고 아는 체 하는 것에 즐거워했다는 인터뷰도 있습니다. 하루키는 스토리의 중요성을 늘 강조하는데, 스토리가 세상을 재건한다? 뭐 이런 대사도 왕좌의 게임 시즌8에 나오는데 스토리, 즉 상상력이 사라지면 인간의 삶이란 단단히 망가지게 되어있다고 늘 말하죠. 일큐팔사만큼 긴 장편 ‘태엽 감는 새‘도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 장편이전에 단편이 있죠.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 이라는 단편이 있습니다

 

태엽 감는 새와 화요일의 여자들에 등장하는 여자는 총 세 명이다. 여자들은 주인공에게 이렇다 할 제대로 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수화기 너머의 기묘한 여자는 발가벗고 누워서 주인공에게 전화를 해 10분 동안 우리들을 알아가자고 한다. 무엇을요? 기분 말이에요. 수화기 너머의 아내는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보라고 한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찾아보라고 한다. 골목은 편의상 골목이지 골목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험하고 난해한 지역으로 아내는 그곳에 몇 번이나 들어갔다고 했다. 나에게 말도 없이. 라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모두가 나에게 전화를 해서 이거해라, 저거해라 라고 명령만 내리는 것 같다. 와타나베 노보루, 아내 오빠의 이름을 딴 고양이를 찾으러 그 골목에 들어갔다가 16세 소녀를 만난다. 소녀는 질문을 계속한다. 손가락이 여섯 개의 여자와 만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가슴이 네 개인 여자는?처럼 당황스러운 질문을 계속한다. 소녀는 눈이 좋아서 같이 고양이를 기다리자고 한다. 나타나면 소녀가 보고 알려준다고 한다. 소녀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주고받는 동안 주인공은 의식의 사각지대에 대해서 생각한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그 계기를 따지고 보면 법학과에 입학하는 순간부터였다. 그 이전까지는 희망을 부여잡고 살아가는 꽤 괜찮은 삶이었다. 내가 일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에도 아내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일은 꼭 하지 않아도 괜찮지않겠냐고 했다. 낮에 통화했을 때 골목에는 왜 들어갔냐고 물었지만 아내는 일 때문에 급하게 끊고 말았다. 기억이 나면 물어봐야겠다. 아내가 퇴근시간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고 밥을 먹고 어두운 주방에 혼자서 앉아 있다. 그 모습을 보니 아내는 잘못된 장소에 있는 것처럼 안타깝고 평소보다 왜소해보였다. 고양이를 못 찾았다고 하니 고양이는 더운 날씨에 음지에서 팔팔 떨다가 죽었을 것이라며 아내는 울었다. 그리고 고양이를 죽인 건 나라고 했다. 예전부터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도 나는 많은 것들을 죽여 왔다고 했다. 고양이에게 밥을 준 것도 나인데 어째서 아내는 그런 말을 할까.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아내와 난 아무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24번의 울림이 있은 후 전화는 끊어졌다. 마치 사각지대의 의식이 꺼져버리듯이.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 단편은 짤막하지만 앞뒤 상상을 굉장히 하게 합니다. 미지의 존재에게서 전화가 오는 건 이후 ‘여자 없는 남자들‘에서도 계속 되고 버닝에서도 종수는 그런 존재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내 의식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떤 존재가 전화를 걸어오는 것처럼. 하루키 소설 중에는 아주 잔인한 장면이 묘사된 소설도 있어요. 목을 자르고 그 시체를 숨기기 위해 거꾸로 들어서 피를 다 뺀 후 처리하는 장면이 있어요. 칼로 목을 자를 때 그 서늘한 기분과 서걱거리는 부분도 꽤 세밀하게 묘사를 했습니다. 하루키 답지 않은 것 같은데 하루키 답군. 하는 소설이에요. 하루키스트들, 무슨 소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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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캔을 기점으로 일본에서 잘 나가는 또는 잘 나갔던 AV배우들이 한국 유튜브로 진출을 하고 있다. 한국 유튜브라 해서 꼭 한국에서 방송을 한다는 건 아니다. 한국 구독자를 상대로 방송을 한다. 인삿말도 한국어로 하고 블랙핑크의 팬들을 블핑이라 부르듯이 자신의 구독자들 애칭도 한국어로 부르면서 방송을 한다

AV계의 몰랐던 이야기를 쏙쏙 풀어내면서 구독자 수를 늘리고 있다. 지금의 청춘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야동이라 불리는 AV배우들과 동시대와 같은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무엇보다 큰 즐거움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배우들이 은퇴를 하고 한국어와 한국말을 섞어가며 방송을 한다고 해서 엄청난 걸 방송하는 것이 아니다. 궁금한 것을 질문 받고 대답하고, 일본 성인배우에 대한 환상에 젖어있는 것을 꼬집는가 하면 콘돔의 제대로 된 사용법(요컨대 지갑에 넣어 다니면 찢어질 우려나 세균이 들어갈 염려가 있으니 파우치나 상자 그대로 가방에 넣어 다니고)이나 청소년들은 반드시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히로티브이에서는 요시자와 아키호와 함께 그간의 어려운 일과 어째서 이 일을 접하게 되었는지도 이야기 해준다. 물론 19금의 수위가 있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에 인기가 많은 메구리가 하는 방송은 한국 남자친구와 지내는 에피소드나 자신의 메니저가 배우가 되어서 나타나서 한 작품에 출연을 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같은 업계에 배우를 불러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시미캔의 방송에도 현역 배우들이 나와서 방송이 진행되는 과정이나 뒷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것이 크게 이상하다든가 듣기 거북한 것은 없다. 오히려 성교육으로서 괜찮은 방송도 있다

그렇다면 왜 자국민인 일본인들을 놔두고 한국인을 상대로 방송을 하는 것일까. 그들은 왜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일까. 크게 보면 일본의 현재 대중문화가 삐거덕 거리는 수준을 넘었다는 것이다. 문화에는 다양한 컨텐츠가 존재한다. 그 대중문화 속에 일본은 분명 AV도 있다. 80년대를 거쳐 90년대의 일본 대중문화는 그야말로 최고였다. 당시 한국은 일본문화를 사랑하는 수준을 넘어 흡수하는 수준이었다

90년대 일본의 대중문화는 하늘을 뚫을 기세였다. 드라마, 광고, 모델, 특히 가수들의 기세는 대단했다. 가수들이 입는 의상과 메이크업, 헤어는 눈부셨다. 마츠다 세이코의 스타일은 당시 우리나라 광고에 등장하는 여자 연예인들이 모두 따라했다

이렇게 대중문화가 발달을 하려면 나라가 힘이 있고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일본은 90년대 버블경제로 엄청난 자본이 일본의 땅과 하늘을 수놓았다. 밥 한 끼 먹고 돌아서면 또 한 끼를 걱정해야 하는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수준도 높았고 철학이 가득해서 구석구석 꽃을 피웠던 일본의 대중문화가 무너진 것이다. 미래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지금 일본의 청년은 태어나면서 부터 일본은 망해간다는 뉴스를 들으며 자랐다. 희망이라는 게 없어져 버린 시대에 일본 청년들은 놓이게 되었다. 90년대 회사원의 연봉이 지금보다 높은 이상한 시점에 와 버렸다. 그런 시대적 배경에서 대중문화가 발전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영화는 고레에다 감독이나 이와이 슌지 감독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전에 비해 만화를 그대로 영화화시킨 수준이 낮은 영화가 많아졌고 일본의 최고 자랑이던 애니메이션 역시 우리의 웹툰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특히 꽃을 피웠던 노래가 그야말로 곤두박질쳤다. 일본 우익들은 한국은 아이돌 밖에 없다고 하지만 한국의 발라드는 최고다. 엑소의 발라도, 폴킴도, 태양의 후예나 동백꽃 필 무렵의 OST를 부른 김나영의 ‘그 한 마디‘는 정말 좋다. 이런 감성의 노래들을 한국의 가수들은 꾸준하게 부르고 있다. 특히 작은 몸으로 큰 울림통의 노래를 부르는 벤의 노래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다. 아이돌 그룹뿐 아니라 이 모든 노래들이 한국은 강세다. 한 순간에 이렇게 올라온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이렇게 대중문화가 기울었을까. 먼저 노래로 보면 한국은 검증된 과정을 거쳐 가수를 발탁한다. 오디션을 거쳐 실력이 된 가수들을 발탁하여 연습을 거쳐 대중에게 선택받게 한다. 일본은 언젠가 부터 쟈니스(지금은 죽었지만) 회사 같은 경우 쟈니스가 자신이 좋아하는 꽃미남 남자 외모의 아이들을 골라서 그냥 데뷔를 시킨다. 쟈니스 회사는 우리나라로 치면 에스엠, 와이지, 제와피 같은 대형기획사인데 쟈니스가 할아버지인데도 꽃미남 남자의 외모를 선호했다. 쟈니스 출신으로 기무라 타쿠야가 있는 스맙이 있겠다

이 모든 게 아베 때문이기도 하다. 그 녀석은 자민당 집권 56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베가 정권을 잡으면서 일본은 전체주의 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아베정권은 우경화다. 전체주의는 정권에 쓴 소리를 하거나 반하는 문화는 퇴출되어 버린다. 지난 번 소녀상 전시를 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빤스 목사 전광훈을 보면 대통령의 목을 따야 한다며 사람들에게 돈을 걷는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누구나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대중문화가 발전을 한다. 아베가 존경하는 인물이 요시다 쇼인인데 이 사람이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우긴 최초의 인물이다. 일군만민론을 주장한 사람인데, 천하는 천황이 지배하고 그 아래 만민은 평등하다는 것이다. 국민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우리나라와는 다르다. 요시다 쇼인의 제자로는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 을사늑약을 강요한 이토 히로부미가있다. 아베의 고조부 오시마 요시마사는 1893년 고종이 잠들어 있을 때 쳐들어가서 총질을 했고 서문을 폭파했고 고종을 잡아서 동학군을 잡는데 전시 작전권을 일본에 넘기게 했다

아베는 미쳤다. 아베가 있는 한 일본에게 좋을 리 없다. 그들은 엘리트주의가 강하기에 지배하는 자들이 있고 그 밑에 국민이 있다는 전체주의를 부르짖고 있다. 한국인들이 여행을 가지 않아 일본의 지방이 죽는 소리를 하는데도 꼼짝하지 않는 이유는 그 지역에 대체로 자민당 의원들이 하나 내지는 둘 정도 꼭 있다. 죽는다고 해도 자민당 의원들이 그걸 탁 막고 있다

시미캔을 비롯한 메구리 같은 잘나갔던 일본성인배우가 희망이 없는 일본을 탈출하려고 하는 이유가 납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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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부산일보에 꽤 읽을 만한 기사가 나왔다. 돼지국밥에 관한 기사인데 역사라든가 종류 같은 이야기는 여러 매체에서 다뤘기에 넘어가고 공깃밥을 제외하고 돼지국밥 일반 성분에는 수분이 제일 많다는 것이다. 그 다음이 단백질이다. 지방과 탄수화물은 3. 46%, 1%정도로 국물이 있는 음식을 먹고 걱정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물론 밥을 말고 양념이나 새우젓이나 김치를 왕창 곁들인다면 또 달라지지만 돼지국밥 자체에게 잘못을 은근슬쩍 넘기지는 말아야 한다

 

요리사 박찬일의 책에서도 말했지만 추억의 절반은 맛이다. 돼지국밥의 추억이 뇌의 어떤 기능, 서번트가 흘러나오는 뇌기능과 만나게 되면 그 맛이라는 건 극대화가 된다. 돼지국밥집은 조금씩 다르나 그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테이블마다 고개를 숙이고 뒤질세라 열심히 숟가락질을 하는 아버지들과 돼지국밥집을 가득 채우는 연기와 돼지국밥만의 냄새가 있다. 포장을 하거나 집에서 해 먹으면 따라갈 수 없는 돼지국밥집만의 분위기가 있다

 

기사에서도 말하지만 돼지국밥은 소울푸드다. 누구나 돼지국밥에 관한 추억을 하나정도씩 전부 가지고 있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덕분에 한 시즌에는 매일 건축모델을 만드느라 밤을 지새웠다. 밤을 지새우는 일은 참 힘들지만 대체로 재미있다. 10대에서 갓 벗어났으니 체력도 체격도 강력한 모터였다. 게다가 손으로 무엇인가 만들고 그리는 것을 지치지 않아 했던 나는 우리 조의 희망이어서 모두가 잠 들어도 어떤 작은 책임감 때문인지 열심히 밤새도록 나무를 만들고, 건물을 만들고, 사람도 만들었다. 그러다가 해가 뜰 때 그대로 어딘가 구석에 구겨져 꼬꾸라져서 잠들어 있으면 누군가 발로 깨워서 나를 훌렁 들어서 차 속에 집어넣고 어디론가 붕 데리고 간다. 정신을 차리면 새벽부터 문을 여는 돼지국밥집이었다

 

그때 졸업을 못 할 뻔 했는데 모두가 사회에 진입하기 위해 건축사 자격증을 거머쥐어야 했기에 그걸 준비하느라 대단했다. 미리 건축회사에 들어가서 실무를 경험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모두가 단면도나 평면도 같은 도면을 그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였다. 학생이 40명이라면 나 혼자 투시도 같은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사람을 그려서 집어넣고 컬러링을 했다. 그러니까 시험이라든가 졸업과는 무관한 그림이나 그리고 있었다. 교수가 기막혀했다. 걱정이나 고민은 있었지만 미래에 관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건축일이라는 건 나처럼 술렁술렁한 사람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기에 건축에 관련된 자격증을 따서 회사에 취업을 한다고 해도 아마 시키는 일만 입을 다물고 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에도 하루키의 소설을 열렬하게 읽었다. 옆에는 본조비나 할로윈 같은 시끄러운 음반과 함께 하루키가 있었는데 그때 가장 열심히 읽었던 책이 ‘일각수의 꿈’이었다. 그 상상력에 매료되었다. 세계를 둘로 나누어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이어 가는 것, 마음을 잃어버린 세계에서의 사람들은 이런 식이라는 것, 몇 년 지나서 느낀 거지만 주인공이 아주 정리 벽 같은 것이 있는데 꼭 하루키 같다는 것에 홀딱 빠져서 열심히 읽었다

 

그 소설에는 지도가 나오는데 나는 학과의 모델링을 하면서 옆에 자그마하게(라고 해도 16절지 정도) 그 지도에 나오는 마을을 모델링 하기 시작했다. 그 마을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중앙에는 시계탑이 있고 도서관, 광장도 있다.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소설 속에 등장하는 건물들과 주인공이 그림자를 떼어 놓고 지내는 관사 같은 것들을 스티로폼 같은 것들로 조금씩 만들어 갔다. 당연하지면 졸업에 관련된 모델링보다 개인적으로 만드는, 일각수가 사는 마을을 만드는 것이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그러다가 조원 중에 한 명과 다툼이 있었다. 뭐 여러가지 과정이 있지만 생략하고 후에 그 녀석과 악수를 했고 조원끼리 돼지국밥을 먹으러 갔다. 지금은 모두가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그때는 나 정도를 제외하고 하루키에 시큰둥했다. 돼지국밥을 먹으며 소주를 반주로 곁들여 먹다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나오는 그 마을에 대해서 술이 취해 이러쿵 저러쿵 설명했던 것이 아직도 튼튼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녀석 지금은 건축감리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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