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 호러라고 하지만 그간 나온 바다 호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겉으로는 바디 호러라는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내용은 이민자의 정체성을 말하고 있다.

감독이 에이미 왕이라는 사람인데, 필모가 거의 없다.

이 이야기는 아마 감독의 이야기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계 가족.

하나 뿐인 딸 조앤은 어릴 때부터 백인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며 지내다가 고등학교에서 퀸가 무리에 들어 가려고 금기를 넘는 수술을 하고 백인이 된다.

그 뒤로 180도 바뀐 생활.

그간 소외와 멸시로 가득한 생활에서 신분이 급 상승한다.

원하는 걸 얻는 순간 조앤의 삶이 틀어지기 시작하고 불안과 신체 변이가 찾아온다.

조앤 자신을 그렇게 따돌렸던 밉상이자 퀸카는 조앤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

그 이유는 퀸카 역시 퀸카 이전에는 모멸된 삶을 살았던 과거가 있었다.

썩 재미있지는 않지만 흥미롭다.

가장 민감한 시기의 여고생이 가지는 신체변이와 외모 차이를 잘 표현했다.

그나저나 맥케나 그레이스가 이렇게 어른이 되었다니 믿을 수 없다.

고스트 버스터즈 때까지만 해도 귀엽고 예쁘기까지한 두 가지의 길을 다 가고 있었는데 이제 귀여움은 옅어지고 예쁜 얼굴만 남아 부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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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재미없다고 했지만 이 시리즈를 나는 이상할 정도로 몰입해서 봤다. 특히 렌과 어린 쿄코의 슬픈 이야기가 예상 밖으로 오래 남았다. 슬픈 서사에 빠져 있다 보니 SF를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다. 어린 쿄코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밝고 평범했던 렌이 스스로 그 세계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는 장면. 그리고 결국 가스인간이 되어가는 그를 멀리서 바라보며 어린 쿄코가 울부짖는 장면에서는 마음이 먹먹했다.

마블의 모든 영상물을 통틀어 영화를 제외하면 지금까지 본 시리즈 가운데서는 『완다비전』이 가장 좋았다. 하나뿐인 쌍둥이 형제를 잃고, 가족을 너무나 원했던 완다의 마음이 이해됐다. 현실에서는 가질 수 없으니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서라도 행복하게 살아보고 싶었던 완다. 나는 그 이야기에 아주 빠져들었다.

아마도 내 개인적인 감성이 그런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내 마음속 한 부분은 어린 시절 가족이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서 맛있게 밥을 먹으며 웃고 이야기하던 장면에서 멈춰있다. 그 별거 아닌 일상이 지금은 너무나 멀어서 도저히 만져질 것 같지 않다.

모자무싸도 재미있었지만, 동시에 같이 했던 허수아비에 빠져든 것도 비슷한 이유다. 강태주는 평범한 가족을 지키고 싶었을 뿐이다. 마지막 강태주의 회상 장면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만 같았다. 어린 쿄코 역시 렌 아저씨를 만나 그토록 원하던 가족을 이루고 싶었을 뿐이다. 그 서사가 내게는 가스인간의 SF적인 요소를 전부 소용없게 만들었다.

연상호가 총괄을 맡았지만 연출은 따로 있었다.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끝까지 따라가게 만든 건 어쩌면 가타야마 신조의 연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렌을 연기한 우치다 유타는 지나스 아이돌출신 배우 모토키 마사히로의 아들이고, 외할머니는 키키 키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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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슈슈의 이야기 이 영화는 잔인한 이야기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유이치를 수음시키는 잔인함,

친구들이 츠다에게 원조교제를 시키는 잔인함,

화대의 일부는 가로채는 잔인함,

쿠노를 집단 성폭행하는 잔인함,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삭발을 해버리는 잔인함,

호시노를 버리는 가족의 잔인함,

친구에서 완벽한 타인으로 바뀌는 잔인함,

하늘을 날고 싶다며 목숨을 끊어버리는 자인함,

친구를 죽이는 잔인함.

그 잔인함이 영화의 아름다운 음악과 구도, 구성, 색감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 아주 묘한 이야기다.

순수하고 아름답게 펼쳐지는 가장 불편한 진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보면 굵직한 배우가 된 배우가 여럿 나온다. 호시노의 엄마로 이나모리 이즈미가 나온다. 유이치 친구들끼리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호시노 엄마가 아주 예쁘다는 대화를 한다. 그리고 한 녀석이 연예인 누구 닮았는데 엄청 예쁘다고, 그래 맞다! 이나모리 이즈미를 엄청 닮았다는 대사를 한다. 졸업하는 선배로 타카하시 잇세이가 나오는데, 20년이 훌쩍 지나서 다른 배우들도 그렇지만 타카하시 잇세이는 너무 깨끗한 이미지의 청춘의 모습이다. 거의 단역으로 나온다. 이와이 슌지는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을 선택하는 것도 참 특이한 것 같다. 립반 윙클에서는 유명한, 또는 유명했던 성인배우들이 직접 나온다. 스왈로우테일 버터 플라이와 피크닉에서는 가수 겸 배우 차라를 선택했다. 그 덕에 영화가 꼭 힘든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보면 재미있는 영화가 있다. 릴리 슈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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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영화로 사냥개들의 여자 버전 정도로 보면 되겠다.

주인공이 세 명의 여자다.

이 영화는 청불이다.

초반부터 딸을 성폭행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아버지를 끔살 시키면서 시작한다.

90년대 사이공을 지배하는 마약 범죄 조직에 맞서는 삼녀의 액션이 끝없이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는 재미가 없다.

그래도 화면 가득한 이 색감이 꼭 왕가위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좋다.

거기에 피가 튀기는 액션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베로니카 은고가 감독이자 주연 중 한 명이다.

베트남 배우들은 이름이 엇비슷하니 기묘하다.

영어가 들어간 이름은 괜찮은데, 동 아인 꾸인, 똑 띠엔, 투안 응우옌 등.

이 영화는 전작의 분노라는 영화의 프리퀄이다.

거기에 주연으로 출연한 배로니카 은고가 연출을 맡았다.

올드가드에서도 주연으로 출연했던 만큼 액션 배우 출신으로는 첫 영화 연출이다.

고향을 떠난 소녀 비는 낯선 타지에서 거칠게 생활한다.

그러다가 재클린에게 도움을 받아서 비슷한 처지의 홍과 탄을 만나 킬러로 훈련을 받으며 자란다.

그리고 마약 조직인 매드독 하이란과 맞서게 된다.

액션은 나쁘지 않은데, 이야기나 설정이 너무 엉망이라 영화가 재미가 없다.

그리고 잔인한 액션 장면이 많아서 보기에 불편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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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은 호불호가 꽤 갈리는데, 나는 아주 재미있게 봤다. 마치 홍상수 감독 영화에 나오는 지질하고 자존심만 엄청 강한 무쓸모에 가까운 지식인의 몰락을 보는 것 같아서 통쾌하면서, 그 과정이 스릴러처럼 가슴을 조여 오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재미있었다.

허문오가 무너져 가는 과정. 그 꼴이 묘하게 통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그 몰락을 스릴러처럼 조여 오는 방식이 꽤 인상적이었다. 치정과 오만, 관음증적인 시선까지 숨기지 않고 밀어붙인다.

허문오는 홍상수 영화에서 익숙하게 볼 법한 인물이다. 영화나 소설 속에도 이런 인간은 늘 있다. 그런데도 눈을 떼기 어려운 건 결국 최민식의 연기 때문이다. 허문오라는 인물을 밉고 한심하게 만들면서도 계속 따라가게 만든다.

이강 역의 최현욱은 회가 거듭될수록 유아인이 겹쳐 보였다. 보다 보면 ‘원래 이 역할을 유아인이 하려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유아인이 연기했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결의 광기가 나왔을 것 같다. 신입생 역할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참교육'에서 고등학생들 역할을 대부분 30대가 했으니 괜찮을 수도 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나이 많은 배우들이 학생을 연기하는 경우도 흔하니 크게 이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문학수업으로 시작 된 이야기는 집착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서스펜스로 넘어간다. 그리고 하나씩 뒤집히기 시작한 것들이 끝내는 파멸까지 밀어붙인다.

열등감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가난을 딛고 자수성가한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돕기도 하지만, 반대로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더 냉정해져 경멸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보기 싫은 얼굴이 예전의 자기 자신인 경우도 있으니까. 시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한다.

허문오 처음이자 마지막 소설의 주인공 은주를 끝내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까지 해 놓고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우리 은주”를 찾는 허문오를 보고 있으면 정말 속이 터진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그래서 더 눈을 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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