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재미있다. 이런 스릴러 소설을 원작으로 두고 만든 시리즈는 대체로 재미있다. 간단한 줄거리는 금융계에서 일하는 마리사가 어린 아들을 데리러 갔는데 아들이 없고, 그 집에 아들이 왔다고 하지도 않으면서 시작된다.

아들을 아무리 찾아도 행방을 알 수 없다. 아들의 동선과 아들을 돌봐주는 선생님과 보모까지 전부 아들과 함께 있어서 아들이 사리질 리가 없는데 사라진 것이다.

실종신고를 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부유한 동네에서 거미줄처럼 촘촘한 감시와 관리를 받는 아들이 사라지는 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아들이 실종이 된 건 누군가 아들을 데리고 갔다는 말이며, 그 누군가는 이 거미줄보다 더 촘촘하게 계획을 해서 아들에게 접근을 했다는 말이다.

처음에는 이거 어디서 본 듯한 이야기잖아? 해서 기억을 더듬어 보니 영국 시리즈 [내 딸이 사라졌다]와 초반은 비슷하다. 그 딸도 비슷한 부유한 동네에서 촘촘한 거미줄 같은 관리를 뚫고 데리고 갔으니.

그러나 후반부에 가면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아주 재미있다. 8부작인데 6부에서 범인이 나타난다. 그 후에는 범인이 왜 아들에게 접근했는지가 나오는데 그 이유도 범인이 죽고 나서 마지막에 반전되면서 드러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안정되어 갈 무렵에 마지막 화에서 또 한 번의 반전이 있다. 이 시리즈는 우연히 일어난 교통사고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한 잘못으로 인해 드러나서는 안 되는 진실이 드러나는 이야기다.

초반에는 좀 지루하다. 마리사와 관계된 마을 사람들과 동료들의 서사를 이야기해야 하니까 캐릭터 설명에 치중된다. 나도 딴짓하면서 봐서 세세하게 캐릭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가 중반이 넘어가면서 재미있어진다.

마이클 페니가 형사로 나오는데 먼지 같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수사를 하며 사건을 좁혀간다. 그러다가 그 사건의 끝에 누가 있는지 보는 이들이 알게 되고 충격적이다. 충격이라고 썼지만 보다 보면 다 알게 된다.

이 이야기는 정신적인 문제로 늘 미친년이라고 소리 듣던 범인이 미치지 않고 정상이었다는 것과 정상으로 늘 보이던 아들의 아빠와 엄마가 실은 어쩌면 진짜 미친 사람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다코타 패닝이 나오지만 주인공은 아니다. 마리사로 나오는 사라 스누크의 연기 칭찬이 자자한데 뭐랄까 그 미국식 인상 찌푸림이 심하고 손 액션이 강하다.

내가 볼 때 가장 연기를 잘 한 사람이 범인이다. 영화 그것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이번 트랩 하우스에서도 약간 바보스럽게 나온 소피아 릴리스다.

마지막에 자신이 왜 아들을 데리고 갔는지 마리사 앞에서 말하려는데 그때 마리사 아빠에게 죽임을 당한다.

여기서도 진짜 무서운 건 언론이다. 아들이 실종된 기자회견을 해서 공개 수사를 하려는데 언론은 아들의 실종이 부모의 관심을 위해서 없는 걸 꾸며낸 거 아니냐며 달려든다. 암튼 재미있는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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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임과 상훈은 지지리도 가난하다. 단칸방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생활비를 아낀다. 순임은 라디오에 보낸 사연을 듣느라 늦은 밤에도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지만 상훈은 자자며 다그친다.

가난은 불쌍한 게 아니라 불편할 뿐인데 이 이야기는 결국 불쌍하게 전락한다.

순임과 상훈은 일을 하며 받은 쥐꼬리 월급을 아껴 300원짜리 간고등어를 250원에 구입하며 장을 보고 데이트를 한다. 그날만큼은 외상없이 우유와 곰보빵을 주문해서 먹는다.

월세를 내며, 행복하지는 않더라도 덜 불행하게 보낸다. 순임은 자신의 이야기만 계속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다. 상훈에게 왜 너에 대한 이야기는 아무것도 안 해서 너를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둘이 모아둔 돈 5만 원 전부를 상훈이가 가난한 사람에게 준 것에 대해 순임은 화를 내고 욕을 난리가 난다. 이후 드러나는 진실. 이 이야기는 박완서 소설가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다.

부잣집 아들인 상훈은 신분을 숨기고 가난한 순임을 만나 동거를 하며 지내다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가난 체험을 했는지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고 상훈은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다.

부자들 사회에서 가난장난이 유행할 거라고 했는데, 이런 일이 sns에서도 실제로 유행이 될 줄은 몰랐다. 지지리도 지겨운 가난으로 올라온 사진은 그야말로 가난까지 도둑질을 하여 자신의 조회수를 올리는데 이용했다.

그동안 가난은 불편할 뿐이지 불쌍하지는 않았지만 이제 가난은 불쌍하고 불편하게 되었다.

권기선이 순임으로 나오는데 78년 데뷔해서 2년 만에 이 단막극장의 주인공이 되었다. 1980년 방송으로 권기선은 아주 예쁘며, 입고 있는 티셔츠에는 영문프린트가 되었는 것이 이채롭다.

두 사람이 길거리에서 장을 보는 장면에서는 사람들이 두 사람을 구경하고 있는 모습까지 전부 촬영이 되었다. 희대의 쌍놈 상훈으로 나오는 이문환은 미래소년 코난의 래프카와 똑같이 생겼다.

소설과 단막극은 차이가 있지만 부자들이 가난까지 훔쳐가서 체험을 해 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건 똑같다.

소설을 보면

[나는 우리가 부자한테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 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 나는 우리 집안의 몰락의 과정을 통해 부자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운가를 알고 있는 터였다. 아흔아홉 냥 가진 놈이 한 냥을 탐내는 성미를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부자들이 가난을 탐내리라고는 꿈에도 못 생각해 본 일이었다. 그들의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를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 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라고 나온다.

스레드의 가난밈의 유행을 보며 씁쓸한 생각이 든다. 단막극의 마지막은 순임이 상훈과 행복을 바라며 라디오에 보낸 사연과 함께 신청곡 세드무비가 나오면서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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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볼 만하다. 스파이크 리도 영화에 출연을 한다. 1990년 영화인데 스파이크 리는 이때에도 악동처럼 보인다.

이 영화는 스파이크 리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해서 블릭 길버트라는 재즈 연주가의 음악, 사랑, 생활을 보여준다. 어린이 때부터 엄마의 성화에 못 이겨 배우기 시작흔 재즈 트럼펫을 불기 시작한 블릭 길버트.

블릭이 클럽에서 연주하던 6, 70년 시절은 40년대 본격 적인 흑인 브라스 밴드 재즈에서 개인 연주나 듀엣, 콰르텟 정도로 바뀌는 시기였다. 블릭은 재능이 있고 열정적이었지만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다.

지신의 밴드가 제대로 정산을 받지 못하는 것과 믿었던 친구이자 매니저 자이언트(스파이크 리)가 도박으로 돈을 날리는 것으로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이 안 된다. 정신적으로 교감을 이루는 재즈 가수 클린다와 육체적으로 달려드는 클럽 소유주 모건스턴 사이를 오고 가며 바람을 피운다.

일과 사랑 둘 다 잡아야 하는 강박에 사로잡혀 결국 둘 다 놓치게 되는 순간까지 떨어진다. 이 영화는 스파이크 리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영화다. 음악과 사랑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블릭 길버트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잘 보여준다.

블릭 길버트는 아주 젊을 적 덴젤 워싱턴이, 그리고 그와 음악적으로 쌍벽을 이루는 연주가로 웨슬리 스나입스가 나온다. 액션스타로 알려진 두 사람의 음악으로 대립을 보이는 구조가 흥미진진하다.

영화의 백미는 블릭이 부르는 모베터 블루스다. 그 유명한 브랜포드 마살리스가 직접 연주를 했다. 이 곡은 마살리스가 트럼펫 연주가 테렌스 블렌차드와 함께 곡을 만들었다. 명곡으로 지금까지 라디오에 꾸준하게 나오고 있고 브랜포드 마살리스는 우리나라에도 왔었다.

스파이크 리의 아버지가 베이시스트로 이미 어릴 적부터 재즈에 녹아들어 있었다. 스파이크 리는 언제나 흑인의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89년작 똑바로 살아라를 보면 이탈리아인과 흑인의 충돌이 일어나면서 흑인 폭동까지 이어지는데 영화 속에서 한인 슈퍼를 점령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92년 영화와 비슷한 일이 실제로 LA 폭동이 일어나고 한인타운에서 약탈로 이어졌다.

아무튼 재즈를 좋아하고 아직 보지 못했다면 모베터 블루스를 보기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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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수많은 배열이 있지만 상위의 그릇 배열이 그중에서도 으뜸이다.

밥을 김에 찍어서 먹고 어묵 국을 한 모금,

그리고 고등어구이를 젓가락으로 뜯어서 입안으로.

미역무침으로 마무리를 한다.

계란 프라이를 밥 위에 올려 비비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건 상위의 배열 덕분이다.

마음 같아서는 큰 그릇에 전부 넣고 비벼 먹고 싶다.

그러나 그렇게 먹으면 맛을 느낄 새도 없이 뱃속으로 음식이 들어가 버린다.

속도보다는 방향이다.

밥 상 위 배열은 그게 가능하다.

그래서 맛을 느끼며 맛있게 밥을 먹자.

새해가 밝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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