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최지우가 대통령 안성기에게 피아노를 너무 잘 친다며 이야기하고 뒤이어 “좀 고독해 보이기도 하구요”라고 한다. 그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대통령 안성기는 하하하 웃으며 잘 치지도 못하는데 고맙다고 한다. 최지우는 피아노를 잘 치면 그 영화 [모정]의 그 주제가 아냐고 묻는다.

대통령 안성기는 밝아지며 안다고 한다. 알죠, 윌리엄 홀댄과 제니퍼 존스가 나온, 하며 모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최지우는 연주해 달라고 한다.

모정은 1955년 영화로 한국에서도 인기가 굉장했다. 최고의 배우 윌리엄 홀덴과 제니퍼 존스는 짧지만 강력한 사랑을 보여주었다. 영화 속 윌리엄 홀덴이 전쟁 중에 죽음을 맞이하는데 그 전쟁이 한국전쟁이었다.

아시아 특파원인 미국인 기자가 홍콩 여의사와 사랑에 빠지고 625 전쟁이 터지자 남자는 한국으로 떠나 죽고 만다. 여주인공은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던 언덕에 올라 그를 그리워하며 오열한다.

그 언덕이 홍콩의 빅토리아 언덕으로 관광명소가 되었다. 내가 모정을 볼 때 그때 같이 봤던 그녀가 제니퍼 존스와 닮았다. 제니퍼 존스와 많이 닮았더랬다.

당시 제니퍼 존스가 입었던 의상이나 분장이 너무나 예쁜 동양인과 흡사했다. 55년 영화였고 한국개봉은 17년이 지난 72년이었다.

최지우가 대통령 안성기에게 고독해 보인다는 대사가 지금은 고고(높고 외롭게)하게 들린다. 지금은 사라지고 만 대통령 역의 안성기 배우지만, 그 자리에 쳬셔처럼 웃음의 주름이 부재의 공간에 남아 존재를 증명하는 것만 같다.

근래에 양조위가 영화 홍보차 한국에서 여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근의 토니 얼굴에서 안성기의 얼굴이 겹친다. 그리고 고독도 느껴진다.

고독하지 않았다면 그릴 수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던 화가 로런스 라우리처럼 고독이 없는 사람은 예술을 할 수 없는 것일까. 당신에게 예술이란 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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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대작은 못 만들어 내지만, 이런 독립영화는 많이 만들어내고 잘 만들어 낸다. 키쿠치 린코와 오다기리 조는 꾸준하게도 독립영화에 출연하는 걸 꺼리지 않는다.

오다기리 조는 독립영화를 생활처럼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영화에도 몇 번 출연했는데, 그중에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에서 정말 좋았다. 우리나라 영화라고 했지만 이시이 유야 감독이며 강원도에서 촬영했지만 일본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요코는 42살이지만 계속된 취업 실패로 누구도 만나지 않고 말수도 줄어 제대로 대화하는 법도 모른다.

삶의 거의 포기한 상태로 생활하던 중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 집 밖으로 나와 사촌 시게루 가족과 함께 658킬로미터나 떨어진 아오모리 현으로 간다.

요코는 정말 가기 싫다. 20년 전 집 떠나올 때 반대가 심했던 아버지와 싸우고 뛰쳐나왔기 때문이다. 뭐든 잘할 줄 알았지만 냉혹한 현실에서 점점 뒤처지기만 했고 집으로 가고 싶어도 뭔가 하나 보여줄 게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해서 미루고 하다가 결국 42살까지 왔다.

마지막으로 본 아버지가 그때 42살이었다. 그런데 휴게소에서 시게루 가족 중 막내 때문에 요코는 그만 홀로 휴게소에 남겨지게 된다.

인간관계라고는 전혀 없는 요코는 자신을 깨고 차를 얻어 타고 아오모리로 가는 이야기다. 그 속에서 많은 종류의 인간을 만난다. 요코는 생각한다. 그렇게 싫어했던 아버지였지만 그 손 한 번 잡고 싶었다고.

키쿠치 린코의 [침입자들의 만찬]의 캐릭터와 비슷하다. 딱 그 캐릭터인데 거기서 웃음 코드가 빠진 캐릭터가 이 영화 속 요코다. 사람들이 멀리하는 인간을 기가 막히게 연기한다.

처음 시게루 가족의 차 뒷좌석에 앉은 요코 옆 오다기리 조가 나왔을 때는 누구지? 했다가 요코의 눈에만 보이는 초현실 존재가 바로 요코의 아버지라는 걸 알았다.

이런 일본 독립영화는 참 재미있다. 재미가 없는데 재미있다. 이 색감, 그리고 키쿠치 린코의 연기. 이렇게 바보 같고 사람들 틈새에 끼지 못하는 연기를 하다가 나중에 포효하는 장면까지. 마지막 그 먼 거리를 우당탕탕 도착해서 눈을 맞을 때 우리는 요코를 응원하게 된다.

유튜브에 풀버전이 있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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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단편 소설[4월의 어느 맑은 아침, 100% 여자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을 재구성하여 만든 단편 영화 [100% 여자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가 있다.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좋아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원작이 좀 더 추상적이고 심층적이라면 단편 영화는 구체적이며 표층적이다.

원작은 서사보다는 촉각, 후각, 미각 같은 감각과 내면을 이야기한다면 단편 영화는 서사가 있고 서사에 좀 더 맹점이 있다. 사랑의 감정은 우연일까 운명일까.

이는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에도 잘 나와 있고, 영화 [500일의 썸머]에도 잘 나온다. 사랑이 빛처럼 나의 마음속에 들어오지만 놓쳐 버린 순간, 그 당시, 그때의 감정과 의미를 소설은 이야기한다.

우리는 살면서 순간의 선택이 필요할 때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순간이 사랑이었다면, 그 우연 같은 사랑을 운명처럼 잡았다면 우리의 현재는 조금 달라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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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대부분 욕망이 있다. 그 욕망 위에 야망이 있는데 야망이 강하면 성공하거나 추락하여 주위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 이 영화가 그런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영화로 주 특기를 살린 영화다. 이 영화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정말 쌍년지수가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재수 없는 연기를 맛깔스럽게 보여줬는데 이 영화의 크리스틴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다.

이번에 나온 [직장상사 길들이기]에서 레이첼 맥아담스는 예쁨을 버리고 나이 듦을 적극 이용했다. 사실 레이첼 맥아담스는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엉뚱하고 골 때리며 특이한 캐릭터라고 한다.

그래서 독고다이 기질이 있어서 독립영화에도 많이 출연하고 하고, 누구의 말에 크게 휘둘리지 않는 스타일이다. 샘 레이미 감독마저 돌아이 기질이 강하니 두 사람이 키득키득 거리며 신랄하게 클리셰를 파괴하며 죽이고 썰고 하면서 재미있게 영화를 촬영하지 않았나 싶다.

망가질 대로 망가져서 쌍년지수 높은 것보다 이 영화에서는 광고회사의 잘 나가는 팀장으로 유능하며 예쁘고 옷도 잘 입는다. 아주 예쁘게 나온다.

그런 크리스틴은 밤이 되면 변태 성행위에 취하고 가장 친하게 지내는 이사벨의 업적을 전부 빼앗으려 하고 그게 안 되면 인간적인 모욕도 회의 자리에서 스스럼없이 까발릴 정도로 재수 없는 캐릭터다.

이사벨은 점점 화가 나고 분노한다. 죽이고 싶다. 좋아하는 남자와 붕가붕가 하는 장면도 크리스틴이 입수해서 협박을 한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주 특기가 발휘된다.

크리스틴이 또 이전에 만나고 찼던 남자들 중 누군가를 불러 변태행위를 하려는데 칼로 목이 그여 죽고 만다. 범인으로 몰린 이사벨. 이사벨은 크리스틴을 죽이지 않았지만 점점 형사들은 이사벨을 조여 온다. 누가 범인일까.

드 팔마의 영화 속 캐릭터는 사랑에 집착한다. 거슬러 올라가면 히치콕의 노먼 베이츠가 그랬고 팔마의 모든 캐릭터가 노먼 베이츠를 닮았다.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왜 다른 곳을 보니, 그럴 바에야 너를 죽여서도 내 옆에 두고 싶어. 하는 그 범접할 수 없는 야망에 사로잡힌 캐릭터가 잔뜩 나온다.

단점이자 장점은 뭐가 있을 것 같은데 특별한 것이 없지만, 그런데 집중해서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건 분명히 악마의 재능이다. 이사벨 역은 누미 라파스다.

조연도 많이 한 레이첼 맥아담스에 비해 누미 라파스는 안 그럴 것 같지만 조연보다 모든 영화에 대부분 주연이다. 할리우드에서 어떻게 이런 자리에 올랐을까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서 여기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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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단편소설집으로 이 소설집에 실린 소설들은 고베 지진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총 6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단편인데 장편 같은 소설들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고베 지진으로 인해 단절과 고립으로 기어 들어간다. 또는 들어가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나오게 된다.

뺀 만큼 채우지만 다 채워지지 않는 이야기들이다. 절망의 저 끝으로 가면, 절망의 끝으로 가야만 희망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소설을 쓰자고 준페이는 생각한다. 날이 새어 주위가 밝아지고, 그 빛 가운데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꼬옥 껴안고, 누군가가 꿈꾸며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 소설을, 하지만 지금은 우선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서 두 여자를 지키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가 누구든, 정체 모를 상자 속에 처넣어지게 해선 안 된다. 설사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고 해도, 대지가 소리를 내며 갈라진다고 해도.’ -벌꿀파이 중

‘신의 아이들은 춤춘다’는 2007년 로버트 로지볼이라는 감독이 조안 첸 주연의 영화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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