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에 나온 이 영화는 실화다. 1972년 10월 13일 금요일 오후, 우루과이대학 럭비팀을 태운 항공기가 칠레로 상륙하기 직전 안데스산맥에서 추락한다. 오래된 영화지만 추락 장면은 여전히 충격이다.

높은 산맥들은 날개를 날려 보내고 프로펠러는 객실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고 꼬리 부분은 떨어져 나간다. 비행기는 동체만 남아 미끄러져 예상치 못한 곳에 멈춘다.

승객 몇은 즉사하고 살아남은 사람도 중상이었다. 남은 생존자들은 구조를 기다리지만 72년의 상황이란 지금처럼 제때 구조신호를 받고 빨리 구조대가 오는 시기가 아니었다.

그러던 중 라디오에 들리는 중단된 수색작업의 소식으로 생존자들은 절망적인데. 스필버그 사단의 감독이며 태양의 제국, 칼라퍼플의 제작자로 더 알려진 프랭크 마샬이 연출을 맡았다.

영화는 실제 사건을 재현했다. 사고가 일어난 지 72일. 그러니까 두 달 반 만에 총 마흔다섯 명의 승객 중에서 생존자 16명이 구조된다.

안데스의 기적이라고 불릴 만큼 생존자들의 사투가 놀라움과 감탄을 불러일으킨다. 정부 당국도 수색작업을 포기한 상태에서 먹고 마실 것마저 떨어져 버린다.

추락 후 열흘이 지나자 그들은 결단을 내린다. 눈 속에 묻었던 사체들을 다시 끄집어낸다. 살아남기 위해서 인육을 먹기로 결정한다. 그런데 그 인육은 다름 아닌 생존자들의 부모와 형제, 친척들이었다.

영화가 나온 93년까지, 20년간 열여섯 명의 생존자는 가족 같은 유대로 매년 그들이 구조되었던 12월 22일에 모두 다시 모인다고 한다. 그 누구도 21년 전의 그 고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당시 미국의 보도에 따르면 그들 중에서 프로듀서이자 사업자인 난도 파라도처럼 사회생활에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당시 정신적인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알코올 중독자가 된 사람도 있고, 또 인육을 먹었다는 사실을 애써 숨기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난도 파라도는 영화에서 자문역할을 맡아서 당시 현실을 생생하게 재현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죽은 시인의 사회, 늑대개의 애단 호크가 이 역을 맡았다.

생존하기 위한 인간의 처절한 사투. 그리고 피붙이의 살을 먹어야 하는 인간의 절망과 비애. 이런 것들이 감동적으로 그려진 영화 [얼라이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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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 화창한 5월 27일 신주쿠역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일상이다. 각각 다른 교복을 입은 여고생 54명이 선로 앞에 일렬로 서서 손을 잡고 맑고 깨끗한 얼굴로 하나, 둘, 셋을 외친다.

그리고 열차가 진입함과 동시에 54명은 선로로 뛰어내려 열차에 갈리고 피부가 터지고 피가 낭자하면서 지옥이 된다. 영화는 이렇게 충격으로 시작한다.

여고생들의 해맑은 얼굴과 도저히 그런 얼굴로 할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을 54명이나 되는 수의 여고생이 뛰어내려 버린다. 이후 날짜 별로 자살이 이어진다.

병원의 야간 근무를 하던 간호사가 [디저트]라는 아이돌의 노래를 듣고 있던 두 명의 간호사 중 한 명이 빵을 사러 간 사이 창문을 열고 사이렌이 울리는 쪽을 보다가 그대로 뛰어내린다. 빵을 사 온 간호사는 경비원과 이야기하다가 빵이라는 말을 듣고 또 뛰어내린다.

자살은 유행처럼 번지고 경찰은 오리무중이다. 해커에게 걸려 온 전화로 경찰은 집단 관련 사이트를 알게 된다. 현장에서 발견된 하얀 가방 안에는 피부를 이어 붙여 두루마리로 만든 것이 들어있다.

이후 학교에서 학생들이 집단 자살을 하고, 애인과 함께 죽고 싶어서 애인이 길을 걸어가는 시간에 맞춰 뛰어내려 자살을 하는 사람도 생긴다. 영화는 거의 25년 전이라 화면이 엉성해서 그렇지 몹시 충격이다.

자살 클럽 사이트에는 실시간으로 사망자가 늘어가는 숫자가 체크되고 있다. 일본 전역에서 개인이나 작은 규모로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경찰은 범죄라 단정 짓고 수사에 임하는데. 감독인 소노 시온을 좋아한다면 충격에 충격이 난무하는 이 영화를 좋아할 것이다. 소노 시온은 17세인가 시인으로 등단했던 인물이다.

일본의 이런 사이코패스적 영상으로 머리가 어질어질한 영화는 당시 사회성을 짙게 반영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부흥기였던 바블시대에도 젊은 층은 구석으로 내몰려 극단적 선택을 많이 했다. 기성세대는 돈을 버는 것에 눈이 멀어 전혀 청춘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았다.

그런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예술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게 하루키와 오자키 유타카 같은 사람이었다. 그들의 글과 노래는 구석으로 내몰린 청춘들의 마음을 대변했다. 하지만 오자키 유타카의 죽음과 일본에서 글을 쓸 수 없었던 하루키.

거품이 무너지고 격동의 밀레니엄 시대에 유행처럼 번진 그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이다. 영화는 상상력을 극도로 자극한다. 이 영화 속에도 형사 구로다에게 자신의 일만 생각하느라 다른 사람, 즉 가족의 고통을 자신의 것처럼 나누지 못하는 범죄자라고 해커가 말한다.

우리는 대체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멀쩡하게 살아가는 이유는 내가 남에게 준 상처보다 내가 남에게 받은 상처가 더 많고 더 크다고 착각해서 그렇다. 이 영화는 뇌와 시각을 자극하는 영화 같지만 인간을 안아줘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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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팬들, 정확히는 마블 속 프랭키 캐슬의 팬이라면 반가운 영화가 나왔다. 영화라고 하기는 뭣하고 드라마도 아닌 험 한 것이 나왔다.

존 번탈이 가족을 잃고 더욱 고뇌하고 고통스러워하며 괴로움의 바닷속에 빠져 있는 프랭크 캐슬을 멋지게 표현했다.

영화는 이번 스파이더맨에 프랭크 캐슬이 나온다고 하니 10년 전에 끊어진 퍼니셔의 빌더 업 정도가 아닐까 싶다.

프랭크 캐슬이 가장 심하게 대립을 했던 사람이 데어데블이었다. 자신의 가족을 지켜주지 못한 법과 시스템을 믿지 않는 프랭크 캐슬. 그는 빌런은 전부 다 죽여 버려야 했지만, 데어데블은 법과 시스템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빌런을 응징하기에 둘은 만나면 앙숙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번에 나온 데어데블 본 어게인 시즌 2에서 데어데블은 혹화 해버려 야호다. 무엇보다 본 어게인 시즌 2에서 액션과 내용,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아버린 데이데블이다.

그래서 서서히 돌아섰던 마블의 팬들이 다시 돌아올 기미가 보인다. 캐런은 퍼니셔 원 라스트 킬에도 등장해서 프랭크 캐슬과 이야기를 한다.

거기에 제시카 존스, 루크 케이지까지 다시 다 나오니 예전의 영광을 찾을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이번 영상은 50분짜리 분량으로 프랜크 캐슬이 딸을 잃고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포기하는데 다시 퍼니셔의 모습으로 빌런들을 쓸어버리는 모습이 나온다.

10년 전에 나온 마블의 주인공들은 지금 현역으로 다시 주인공을 하기에는 나이가 많이 들었다. 그렇다고 영화 버전처럼 새로운 마블 주인공들은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데어데블 시즌 2에 나온 제시카 존스도 설정이 능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온다. 액션을 보면 킹핀의 인간 경찰부대에게도 예전처럼 전부 때려눕히지 못한다. 설정이 시간이 지나 딸도 낳고 능력도 떨어진 것으로 나오면 훨씬 좋다.

아무튼 예전 마블 드라마 시리즈 중에서도 퍼니셔 시리즈가 제일 강력하고 잔인하게 나쁜 놈들을 쓸어 버려서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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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가 지속적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현재 흡족해하는 공포영화는 잘 나오지 않는다. 너무 잔인한 장면에 쏠려 있다거나, 보여주기식 호러에만 몰려 있고 공포영화로 할 수 있는 서사가 바닥이 났기 때문이다.

진짜 공포는 어제까지 사랑하던 옆의 사람이 돌변하는 건데 말이야.

모방, 반복, 클리셰일 수밖에 없는 공포영화에서 이 3요소를 적절하게만 배치하고 구성을 잡는다면 더 이상 새로울 것 없는 공포물이지만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

[스승의 은혜]는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서막을 열었다. 아바타가 3D영화의 문을 연 것처럼 말이다. [스승의 은혜] 이전의 한국 공포영화는 민담이나 설화로 이어지는 원혼의 이야기가 위주였다면 스승의 은혜에서는 처음으로 신체 훼손이라는 신선한 공포가 등장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눈꺼풀의 깜빡임을 하지 못하게 호치키스로 눈을 받아버리고, 입을 다물지 못하게 잘게 부순 면도날을 입에 넣고 펄펄 끓는 물을 붓는다.

이런 장면에서 보는 이들은 굉장한 공포를 느낌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쾌락까지 느낀다. 펄펄 끓는 물의 무서움은 바보라도 알 수 있다. 칼에 찔리는 공포보다 뜨거운 물의 공포를 더 잘 안다.

뜨거운 물에 덴 적이 있는 경험을 누구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쾌락을 느끼는 건 어릴 때 가끔 살아 있는 게나 장어 같은 생물에 뜨거운 물을 부었을 때 팔딱이는 그것들을 보며 도파민이 터짐을 느꼈다.

잘게 부순 면도날을 입안에 가득 집어넣는 것 역시 그렇다. 한 번쯤 칼에 베인 적이 있어서 그 날카로움, 선단 공포에 버금가는 무서움에 대해서 짐작한다.

부서진 면도날이 입 안으로 들어가 몸속에서 난도질할 것을 알기에 보는 사람은 영화 속 당하는 사람의 공포에 이입한다.

스승의 은혜는 2006년에 나왔는데 아무래도 2004년에 나와서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쏘우]의 영향을 받았다. 공포영화에는 주인공은 모르지만, 관객만 알고 있는 사실이 있어서 [그곳으로 가면 안 돼, 가지 마]하게 되는 경우가 있고, 주인공과 함께 관객이 같이 흐름에 의식이 따라가는 경우도 있다.

주인공과 같이 공포에 휘말리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관객은 개개인의 삶을 통해서 면도날이라든가 펄펄 끓는 물에 대한 공포는 어느 정도 학습되어 있다. 요즘 나오는 놀람주의 영화는 [맵기]와 비슷하다.

매운 정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학습을 통해 터득한 공포는 대체로 일정한 공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승의 은혜]는 이 죽일 놈의 클리셰를 어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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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잔인한 장면이 많은 사이코패스 영화다. 이 영화도 동명 소설을 실사화했다. 이 영화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으로 나오는 아베 사다오의 연기를 보는 맛이 굉장하다.

아베 사다오의 연기를 보는 건 언제나 즐겁다. 데뷔 초부터 기괴한 영화에 출연했다.

아주 오래된 [녀락]이라는 영화는 최면과 물리 치료법의 영화인데 최면에 걸려 자기 손을 기름에 튀겨 먹고 바늘 수십 개를 얼굴에 꽂고 자기 눈을 파내고, 남녀가 물리학의 개념을 넘어 몸이 서로 붙어 버리는 등 아무튼 굉장한 영화인데 거기에도 아주 젊은 아베 사다오가 나왔다.

이 영화를 보면 92년의 [살육에 이르는 병]이라는 소설도 떠오른다. 두 소설은 결은 다르다.

이 영화와 원작은 가스라이팅의 무서움과 심리전에 관한 내용이고, 살육에 이르는 병은 충격적일 정도로 잔인하고 서술 트릭의 미스터리인데, 시간 등의 묘사가 너무 세세하고 잔인해서 영화로 아직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지금 한창 재미있는 [허수아비]가 당연하게 떠오른다. 야마토로 나오는 아베 사다오는 빵집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빵집을 찾는 10대 소녀와 소년들을 잡아서 감금하고 손톱을 뽑거나 눈알을 뽑고 팔목을 반쯤 잘라 고통스러워하는 소녀를 보는 즐거움으로 죽이는데, 죽여 버리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아베 사다오의 미친 연기가 끝내준다. 정말 사이코패스에 특화된 배우 같다. 아니 진짜 사이코패스 같은 인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연쇄 살인범으로 사형이 확정인 야마토는 법학부 대학생에게 편지를 보내고 면회를 온 대학생 마사야에게 24건의 살인 중 한 건은 자신이 한 사건이 아니라고 한다. 그걸 조사해 달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사이코패스가 좋아하는 사람의 어느 부위를 좋아하게 되면 죽여서라도 그 부위를 가지고 싶어 하는지, 어떤 식으로 인간 사회에 스며들어 어떻게든 그 사람 옆으로 가서 잡아서 감금하게 되는지 잘 볼 수 있다.

이 영화도 앞서 리뷰한 [폭탄]처럼 하나의 조각도 놓칠 수 없을 만큼 촘촘하다. 야마토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밑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점점 야마토의 행적을 조사하면서 주인공 마사야는 사람들의 증언이 엇갈려서 혼란해진다.

왜냐하면 모두가 하나같이 나쁜 놈이라고 해야 마땅한 야마토를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그저 혼란하기만 하다. 그러는 와중에 야마토를 면회하면서 자신도 점점 야마토와 다를 바 없는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는데.

이 영화 역시 심리전과 가스라이팅의 진수를 보여주니 이런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인간의 내면에 있는 어두운 심리를 잘 끄집어내서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보여준 영화 [사형이 이르는 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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