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소설 속 거장 – 레오나르도 후지타 – 고양이를 사랑한 거장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화가 레오나르도 후지타. 후지타가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속에 등장했다. 하루키도 고양이를 좋아해서 고양이의 이름을 와타나베 노보루라고 짓기도 하고, 해변의 카프카에서 나카타 씨는 고양이들과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여러 에세이, 소설에 고양이가 대거 등장한다.


소설 속에 고양이를 사랑한 화가 레오나르도 후지타의 기지개 켜는 고양이 그림이 도서관에 걸려있다고 했는데 이런 거장의 그림이 이런 작은 도시의 마을의 도서관에 걸려 있을 리가 없다면서 후지타를 언급한다.


후지타는 고양이와 여자를 사랑해서 사랑한 고양이와 여자의 그림을 그렸지만 전쟁의 실상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해서 일본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결국 프랑스로 가서 살게 된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로 하루키가 소설 속에 후지타의 그림을 등장시킨 것에는 나름대로의 정치적인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다. 기사단장 죽이기에서 난징 학살에 대해서 언급을 했고, 일본에서 우파 신문사인 산경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도 역사적으로 전쟁을 일으킨 잘못은 상대국이 됐다고 할 때까지 사과를 하라고 한 만큼, 전쟁기록화가인 후지타를 언급한 것도 어쩌면,라고 생각을 했다가 그러기에는 앞뒤가 너무 개념이 맞지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그만 생각하기를 접었다.


후지타의 고양이 그림은 유명하고 또 아주 비싸다. 후지타 하면 작년에 타계한 우리나라 화가 김병기와 러시아 칸딘스키와의 인연과 접점이 있다. 후지타는 원래 문학도 하고 싶어 했다. 사실 문학이나 그림이나 영화나 모두가 이어지는 예술이다.


예전에 독서모임할 때 후지타에 대해서 토론을 한 번 한 적이 있어서(나는 주로 들었지만) 할 말은 많지만 이 화가에 대해서 찾아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다. 고양이를 사랑한 후지타와 하루키 이외에도 고양이를 사랑한 거장들의 사진을 올려본다.


각주를 일일이 달지 않아도 누군지 다들 아시죠 ㅎㅎ 첫 사진이 후지타입니다.




내가 찍은 고양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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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에세이 – 음악의 효용


이 일러스트는 음악 사이트 지니에서 만들었다. 지니도 하루키 음악을 들려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하루키 에세이에 나오는 음악을 선곡해서 클릭하면 들을 수 있다.


음악 사이트도 하루키를 놓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키가 말하는 음악에 대한 에세이를 읽고 있으면 봄날의 푸가 벚꽃이 눈처럼 떨어지는 곳에 앉아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공연장을 나왔을 때 봄밤이 따뜻하고 친밀한 경험을 한 번쯤 우리는 가졌다. 하루키의 말마따나 그 순간은 정말 눈앞에 세계와 인생이 아름답게 열려 있는 것 같았다.


음악이라는 화살은 우리 마음에 꽂혀 몸의 조성을 완전히 바꿔 버린다고 하루키는 말하고 있다. 그럴 때 마치 열일곱 살로 돌아가 다시 한번 격렬한 사랑에 빠진 기분이라고 했다. 우리 인생의 열일곱 살에 듣던 음악은 평생가지 싶다. 열일곱 살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아름답다 느끼고 노래가사에 열심히 빠져든다. 그런 시기가 평생 이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은 그런 기적을 해후하게 한다. 밥을 먹지 않으면 인간은 말라죽는다. 음악을 듣지 않아도 마음이 메말라 죽을지도 모른다. 음악이 흐르는 식당과 음악이 소거된 식당의 차이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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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음악 – 에드먼드 홀


무라카미 하루키 56회에서 하루키는 가짜뉴스와 역사에 대해서 언급을 합니다. 이 곡, 재즈 클라리넷 연주가 에드먼드 홀이 연주하는 ‘작은 꽃’을 들어 보십시오. 몇 번이나 들어도 황홀하고 아름다운 곡입니다. 라며 시작합니다.


재즈 클라리넷과는 관계없는 역사 이야기지만 한 번 귀를 기울여 주세요. 1964년에 통킹만 사건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시절의 일인데, 북베트남 통킹만에서 미국 구축함에 대해 북배트남 어뢰정이 공격을 가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이 보고는 사실관계가 미확인이었지만 당시 미국 대통령 린든 베인스 존슨은 보복으로 즉각 북배트남 공습 명령을 내렸습니다. 미국의 여론도 언론도 대통령의 행동에 모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그 흐름을 타고 의회의 승인 없이도 군사력을 자유롭게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위험천만한 법안을 의회는 불과 9시간 토의 끝에 통과시켜 버립니다. 상원에서는 88대 2, 하원에서는 416대 0이라는 그야말로 압도적인 찬성표가 모였습니다. 반대표를 던진 것은 양원을 통해 단 2명뿐이었습니다. 이 법안은 ‘통킹만 결의’라고 불리며 베트남 전쟁이 격화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그 결과 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먼 전장으로 보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법안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반대했던 두 의원은 반애국적이라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그 결과 다음 선거에서 모두 낙마되고 맙니다. 하지만, 나중에 이 통킹만 사건이라는 것이 실수투성이의 부실한 보고였음이 판명됩니다. 반대표를 던진 두 명중 한 명인 오리건주 선출의 웨인 모스 상원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역사는 우리가 헌법을 뒤집고 망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확실히 기록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모스 씨는 돌아가셨지만, 지금은 명예를 만회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그 발언은 소중하게 인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을 때는 다시 각광을 받았습니다. 이것도 ‘대량살상무기’라는 가짜 정보에 의해 야기된 전쟁이었죠. 유감스럽게도 역사는 반복됩니다.


아무리 세상의 풍압이 강해도 소수에 속한 사람들이 옳다고 믿는 것은 결코 굽히지 않는다, 그것이 자신에게 불이익을 줄지도 모른다 해도 확실히 소리를 낸다, 공기 같은 거 읽지 않는다, 헤아리지도 않는다,,,, 그런 사람들의 존재가, 비록 소수일지라도, 우리 사회에는 필요한 것이지요.


최근 자니스 문제의 보도 같은 것을 보면서 용기를 내서 목소리를 내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긴 이야기가 되어 죄송합니다] 라며 하루키는 말합니다.


하루키가 이처럼 강단 있고 조금은 강하게 자신의 라디오에서 말을 하는 모습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Edmond Hall - Petite Fleur https://youtu.be/i_bkFafYQPE?si=rilVv6-CmmOgIaz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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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날씨


우리는 한 달 전에 한 지방지에 실린 기사를 보고, 새끼 캥거루가 태어났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새끼 캥거루를 구경하기에 알맞은 날의 아침이 오기를 참을성 있게 가디라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날의 아침은 좀처럼 오지 않았다. 어떤 날 아침에는 비가 내렸고 다음날 아침에도 역시 비가 내렸다. 그다음 날 아침에는 땅이 질퍽거렸고, 그 후 이틀 동안은 역겨운 바람이 불었다. 또, 어떤 날 아침에는 그녀가 충치를 앓았고, 다른 어떤 날 아침에는 내가 구청에 볼일이 있었다. 나는 별로 대단한 말은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굳이 말한다면, 그것이 인생인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한 달이 지나갔다. 한 달 정도는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 버린다. 이 한 달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지, 나는 통 기억이 나질 않았다. 여러 가지 일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월말이 되어 신문사의 수금원이 구독료를 받으러 올 때까지, 한 달이 지나가 버린 것조차 나는 알아채지 못했다. 그렇다. 그게 인생인 것이다.


- 캥거루 날씨 [하루키]



인생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저 흘러가는 인생에 몸을 싣게 되면 마음은 좀 더 편할지도 모르겠네요. 이 단편을 읽고 있으면 마치 새끼 캥거루를 구경하게 되는 착각마저 듭니다.


건조하고 단조롭지만 기묘하게도 따뜻함이 비처럼 오소소 떨어지는 단편입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는데 끝 맛은 씁쓸한 맛이 미미하게 남습니다. 하루키의 오래된 단편을 읽으면 그런 기분입니다.


Sam Most-House of Bread Blues https://youtu.be/FbE9VsgEHrw?si=1HhSTadzYDBQZeup


음악은 11월 26일에 송출한 무라카미 라디오 56화에서 소개한 샘 모스트의 [House of Bread Blues]입니다. 56화의 무라카미 라디오는 몽땅 재즈를 하루키가 소개하는데 아주 좋습니다. 정말 하루키의 재즈 에세이를 듣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하루키는 재즈 곡을 틀어주면서 토니 스콧, 스탠 겟츠 같은 연주가들의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아무튼 재미있죠. 이 곡의 첫 음을 베이스로 시작을 하는데, 하루키는 이 베이스 연주가에 대해서도 언급을 합니다.


[정말 블루지한 베이스의 인트로로 시작합니다. 연주하는 사람은 빌 크로우. 스탠 게츠의 밴드에 있던 분입니다. 저는 이번 봄 뉴욕에 갔을 때 베이스 연주가인 크로우 씨와 만나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벌써 90세가 넘었는데 너무 건강하셔서 지금도 밴드를 이끌고 재즈 클럽에 나가신다고 하셨습니다. 일본에도 또 가고 싶다고 하셨는데 오시면 좋겠네요] - 하루키


하루키의 단편은 오래된 재즈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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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엽서 디자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스타 친구들로 크리스마스카드 디자인을 해 봤습니다. 올해는 하루키의 양사나이의 크리스마스 일러스트로 디자인을 해 봤어요.


이렇게 작업을 해서 사진으로 한 번 출력을 해 봅니다. 출력을 해서 손에 쥐어 보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로 보는 것도 좋지만 아날로그식이 아무래도 저 같은 재미없는 인간에게는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1차 디자인이 완성되면 두 달 뒤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이렇게 저렇게 주물럭 조물조물하면 카드나 엽서가 완성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 얼마 안 남았네요


제 피드에 뜨는 대로 죽 끌어다 집어넣어서 만든 거라 혹시 없다고 섭섭해하지 마세요 우린 어른이잖아요 ㅋㅋ. 또 내년이 있잖아요.

인스타 스토리 ㅋㅋ


일본에는 먹는 드라마가 정말 많다. 그리고 19금 드라마도 많고 동성의 사랑을 표현하는 드라마도 많다. 채널 J에서 주력으로 미는 고독한 미식가 씨와 와카코와 사케 이외에도 드라이브 마이카의 주인공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어제 뭐 먹었어?]도 시즌 2까지 나왔다. 또 킬빌의 또 다른 히로인 고고 유바리의 쿠리야마 치아키의 [반주의 방식]도 시즌 2가 나왔다. 전부 맛있게도 먹고 한국 음식도 많이 나오고, 한국말, 한국 사람(일본 배우가 연기하는)도 많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자주 언급이 된다. 그리고 삼성 폰, 폴더블 폰을 드라마에서 많이 사용해서 조금 놀랐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갤럭시 폴더블폰은 나오지 않는 것 같던데.


일드 중에 [어이 미남]에서 아빠 역의 요시다 코타로가 왜 고독한 미식가 씨는 맨날 우롱차를 주문해서 먹냐고 한다. 우롱차는 돈이 드는데 그냥 물 달라고 해서 밥 먹으면 될 텐데, 매일 비싼 우롱차와 밥을 먹냐고 한다. 드라마에서 그런 대사를 하니까 좀 재미있다. 그러고 보면 고독한 미식가 씨는 항상 우롱차를 주문해서 밥을 먹는다. 고독한 미식가 씨처럼 먹고 나면 한 끼에 우리 돈으로 삼사만원은 나온다. 고로 씨는 맛있는 한 끼를 원하는 대로, 배부르게 먹기 위해 일상에서 포기해 버린 것들이 있다. 결혼이라든가. 연애라든가, 아이 같은 일상은 포기했다.


우리나라 내년 경제지표는 더 암울하다고 한다. 올해 말 치킨이나 케이크 같은 경우 대부분 비싸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맛은 좀 떨어지더라도 좀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에서 사 먹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유한 층의 사람들은 가계에 타격이 없기 때문에 호텔에서 특수로 나오는 12만 원, 30만 원 하는 케이크를 많이 사 먹기 때문에 그쪽의 흐름은 더 활발해졌다고 한다. 우리는 고로 씨처럼 일상의 뭔가를 포기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다.


나는 3일에 두 편의 영화를 보는 편이다. 꼭 그렇게 하고 있다. 하루에 한 편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그건 무리였다. 영화라는 예술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서사를 두 시간으로 표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영화는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건 기적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나의 생각일 뿐이다. 영화가 세계적으로 일 년에 천 편 이상 나오는 이유가 있다. 뉴스는 사람들이 접하고 나면 그대로 잊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기억을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위대하기 때문에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 시간이나 역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영화는 하기도 한다. 영화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화는 종합예술이고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고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진을 다 쏟아내어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포레스트 검프가 달려 나갈 때 같이 응원하게 되고, 개츠비가 데이지가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모습에서 안타까워한다. 영화를 볼 때마다 화를 내고 기뻐하고 짜증 내고 웃는다. 영화는 기적을 불러온다. 영화를 많이 본다는 것 역시 일상에서 뭔가를 포기해야 가능한 일이다. 영화 이야기하니까 이번에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하는 학교 교장이 고발당해서 단체관람 취소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2023년이 맞나 싶기도 하고. 전 세계에서 지지율이 제일 꼴찌인 일본에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지율이 낮은 우리 대통령이 굽신굽신하는 모양새가 정말 웃기기도 하면서, 그 옆 보좌관들은 바지가 좀 챙겨줬으면 좋겠다. 아마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되면 도덕적 범죄는 권력 그 밑에 있다고 생각을 해서 몰카니 뭐니 하면서 말을 돌리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집 근처에 바다가 있다고 하니까 인스타로 바다에 가면 고래를 볼 수 있냐고 진지하게 물어서 깜짝 놀랐다. 그 사람이 수원에 사는데 내가 사는 곳이 완전히 시골깡촌바닷가처럼 이야기를 해서 웃음이 났다. 편견은 정말, 예전에 트위터로 – 부산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갔는데 친구들이 부산에 가면 전부 바다가 보이냐고 물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부산이 얼마나 큰데 말이다.


내가 사는 곳도 광역 시니까 인구가 바글바글하고 뭐 그렇다. 인스타그램이니까 스토리로 일상의 여러 사진들을 올리고 있는데 일단 편견은 그 모든 것들을 다 무시해 버린다. 요즘은 그런 경계가 좀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 나의 외가는 정말 시골촌인데 구글지도로 검색을 해보니까 거리뷰가 그 깡촌 안까지 다 보여주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여기가 남부지방 동해바다 쪽이라서 요 며칠 이렇게 추운 날에 내가 사는 곳은 따뜻해서 패딩 같은 건 입지 않아도 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편견이 심해서 내식대로 생각을 해도 그렇지 그 정도로 멍청할 수 있을까.


나 역시 편견이 있다. 나의 편견은, 겨울이니까 오즈의 마법사를 본다. 겨울이 되면 봐야 한다. 오즈의 마법사 강아지 토토는 어째서 연기를 그렇게 잘할까.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지 않고 양철인간 옆에서, 오즈의 마법사 장막도 걷어 버리고. 토토에게도 상을 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는 감독이 일곱 명이나 교체가 되었다. 제작하는 사람이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욕심이 굉장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드러났다. 양철인간 배우도 두 번째 배우인데 첫 번째 맡았던 배우가 얼굴에 바르는 그 크림 같은 것이 피부에 너무 좋지 않은 성분이어서 연기를 못하게 되었다고. 그때는 얼마나 배우들의 사람이 열약했나. 근래에는 오즈의 마법사 유튜브에 들어가면 밑에 댓글에 전부 주디 갈란드를 응원하고 그런 댓글이 많다. 노예처럼 대하고, 자신의 편은 1도 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에서 사람들은 위로해주고 싶은 것이다. 비록 나 역시 비루하고 못났을지라도 주디 갈란드가 옆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은 것이다.


외모지상주의가 형편없는 주의이긴 하지만 형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속 마음은 말과 다를지도 모른다. 뚱뚱한 사람에게 뚱뚱한 사람이 좋냐고 물으니까 나는 뚱뚱해도 뚱뚱한 애인은 싫다고 한다. 각 방송사들의 기상캐스터는 나날이 예쁘지고 있다. 진정 외모가 예쁘지 않으면 절대 뽑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이 아니라 마치 구김이 1도 없는 A.I 같다. 예전의 기상캐스터들은 인간적이었다면 몇십 년이 흐른 지금 기상캐스터는 주위에서는 볼 수 없는 완벽한 외모로 무장을 하고 브라운관을 점령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자면,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23년 만에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조지 마이클은 죽었고 앤드류 리즐리는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는다고 한다(이건 좀 오래전 이야긴데). 같은 노래인데 학창 시절에 들었던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최고였다. 아마 그때는 조지 마이클도 살아서 팔딱팔딱 뛰는 심장을 지니고 있었을 때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에 일땅이 이땅이 삼땅이가 나오는 거지들의 이야기가 있다. 소설이었는데 예전에 베스트 극장으로 방송이 되었다.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거지 3형제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산타가 되는 이야기다. 한 여인이 아기를 낳아서 거지들은 산모와 아기를 위해 미역을 구하고 소고기를 구해서 거지 막사 안에서 미역국을 끓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크리스마스는 아무것도 아닌 날이다. 그저 이어지는 매일의 하루일 뿐이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악몽 같은 날이 있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는 조용하게 보내고 싶었지만 떠들썩하게 보내고 싶었던 여자 친구 때문에 클럽의 한 자리를 예약하고 선물을 포장하고. 춤추고 떠들썩하게 보내다 결국 의견이 맞지 않아 크리스마스 연인들처럼 싸우고 말았다.


친구가 없어서 인형과 친구가 되기로 했다. 인형의 주머니에는 쪽지가 있었다. 그 쪽지에는 이상한 글들이 있었다. 나는 그 글들을 읽었다. 그 뒤로 나는 슬래피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슬래피는 나 이외에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 했다. 슬래피는 까끔 무서운 얼굴을 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 슬래피는 질투를 하고 화를 냈다. 슬래피는 친구를 많이 가지려고 하면서 나는 친구가 슬래피 이외에 더 있으면 안 된다. 나와 친해지는 친구들은 전부 슬래피가 인형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쪽지에 적힌 주문을 통해 - 미드 구스범스의 이야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땅 이땅 삼땅이의 이야기를 논평한 기사가 있다. 야호. https://shain.tistory.com/430


박윤배의 분장이 마치 오즈의 마법사의 지푸라기 인간처럼 보인다. 크리스마스에는 착각하며 상상하고 추억 속에서 공상하면서 보내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베스트극장 검색하다가 이 편을 봐버렸네. 베스트극장 471회 2001 크리스마스에게 보내는 편지 김인권 정은경 손현주 김지영 https://youtu.be/4mZWTWAi270?si=Xu8pkIt7m8ERmh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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