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엽서 디자인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인스타 친구들로 크리스마스카드 디자인을 해 봤습니다. 올해는 하루키의 양사나이의 크리스마스 일러스트로 디자인을 해 봤어요.
이렇게 작업을 해서 사진으로 한 번 출력을 해 봅니다. 출력을 해서 손에 쥐어 보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로 보는 것도 좋지만 아날로그식이 아무래도 저 같은 재미없는 인간에게는 어울리거든요.
그래서 1차 디자인이 완성되면 두 달 뒤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이렇게 저렇게 주물럭 조물조물하면 카드나 엽서가 완성이 됩니다. 그러고 보니 크리스마스 얼마 안 남았네요
제 피드에 뜨는 대로 죽 끌어다 집어넣어서 만든 거라 혹시 없다고 섭섭해하지 마세요 우린 어른이잖아요 ㅋㅋ. 또 내년이 있잖아요.
인스타 스토리 ㅋㅋ
일본에는 먹는 드라마가 정말 많다. 그리고 19금 드라마도 많고 동성의 사랑을 표현하는 드라마도 많다. 채널 J에서 주력으로 미는 고독한 미식가 씨와 와카코와 사케 이외에도 드라이브 마이카의 주인공 니시지마 히데토시의 [어제 뭐 먹었어?]도 시즌 2까지 나왔다. 또 킬빌의 또 다른 히로인 고고 유바리의 쿠리야마 치아키의 [반주의 방식]도 시즌 2가 나왔다. 전부 맛있게도 먹고 한국 음식도 많이 나오고, 한국말, 한국 사람(일본 배우가 연기하는)도 많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은 자주 언급이 된다. 그리고 삼성 폰, 폴더블 폰을 드라마에서 많이 사용해서 조금 놀랐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도 갤럭시 폴더블폰은 나오지 않는 것 같던데.
일드 중에 [어이 미남]에서 아빠 역의 요시다 코타로가 왜 고독한 미식가 씨는 맨날 우롱차를 주문해서 먹냐고 한다. 우롱차는 돈이 드는데 그냥 물 달라고 해서 밥 먹으면 될 텐데, 매일 비싼 우롱차와 밥을 먹냐고 한다. 드라마에서 그런 대사를 하니까 좀 재미있다. 그러고 보면 고독한 미식가 씨는 항상 우롱차를 주문해서 밥을 먹는다. 고독한 미식가 씨처럼 먹고 나면 한 끼에 우리 돈으로 삼사만원은 나온다. 고로 씨는 맛있는 한 끼를 원하는 대로, 배부르게 먹기 위해 일상에서 포기해 버린 것들이 있다. 결혼이라든가. 연애라든가, 아이 같은 일상은 포기했다.
우리나라 내년 경제지표는 더 암울하다고 한다. 올해 말 치킨이나 케이크 같은 경우 대부분 비싸서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맛은 좀 떨어지더라도 좀 더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에서 사 먹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유한 층의 사람들은 가계에 타격이 없기 때문에 호텔에서 특수로 나오는 12만 원, 30만 원 하는 케이크를 많이 사 먹기 때문에 그쪽의 흐름은 더 활발해졌다고 한다. 우리는 고로 씨처럼 일상의 뭔가를 포기해도 할 수 없는 것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다.
나는 3일에 두 편의 영화를 보는 편이다. 꼭 그렇게 하고 있다. 하루에 한 편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그건 무리였다. 영화라는 예술은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한 서사를 두 시간으로 표현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영화는 그 불가능한 일을 해내고 있다. 그래서 영화를 많이 볼 수 있다는 건 기적을 많이 접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나의 생각일 뿐이다. 영화가 세계적으로 일 년에 천 편 이상 나오는 이유가 있다. 뉴스는 사람들이 접하고 나면 그대로 잊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면 사람들은 기억을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위대하기 때문에 누구도 하지 못하는 일, 시간이나 역사도 하지 못하는 일을 영화는 하기도 한다. 영화는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영화는 종합예술이고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고 모두가 자기 분야에서 진을 다 쏟아내어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포레스트 검프가 달려 나갈 때 같이 응원하게 되고, 개츠비가 데이지가 오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모습에서 안타까워한다. 영화를 볼 때마다 화를 내고 기뻐하고 짜증 내고 웃는다. 영화는 기적을 불러온다. 영화를 많이 본다는 것 역시 일상에서 뭔가를 포기해야 가능한 일이다. 영화 이야기하니까 이번에 [서울의 봄] 단체관람을 하는 학교 교장이 고발당해서 단체관람 취소되었다는 기사를 봤다. 2023년이 맞나 싶기도 하고. 전 세계에서 지지율이 제일 꼴찌인 일본에게 세계에서 두 번째로 지지율이 낮은 우리 대통령이 굽신굽신하는 모양새가 정말 웃기기도 하면서, 그 옆 보좌관들은 바지가 좀 챙겨줬으면 좋겠다. 아마 막강한 권력을 가지게 되면 도덕적 범죄는 권력 그 밑에 있다고 생각을 해서 몰카니 뭐니 하면서 말을 돌리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는 그만하고, 우리 집 근처에 바다가 있다고 하니까 인스타로 바다에 가면 고래를 볼 수 있냐고 진지하게 물어서 깜짝 놀랐다. 그 사람이 수원에 사는데 내가 사는 곳이 완전히 시골깡촌바닷가처럼 이야기를 해서 웃음이 났다. 편견은 정말, 예전에 트위터로 – 부산에서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갔는데 친구들이 부산에 가면 전부 바다가 보이냐고 물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부산이 얼마나 큰데 말이다.
내가 사는 곳도 광역 시니까 인구가 바글바글하고 뭐 그렇다. 인스타그램이니까 스토리로 일상의 여러 사진들을 올리고 있는데 일단 편견은 그 모든 것들을 다 무시해 버린다. 요즘은 그런 경계가 좀 무너지지 않았나 싶다. 나의 외가는 정말 시골촌인데 구글지도로 검색을 해보니까 거리뷰가 그 깡촌 안까지 다 보여주었다. 그리고 더 웃긴 건 여기가 남부지방 동해바다 쪽이라서 요 며칠 이렇게 추운 날에 내가 사는 곳은 따뜻해서 패딩 같은 건 입지 않아도 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편견이 심해서 내식대로 생각을 해도 그렇지 그 정도로 멍청할 수 있을까.
나 역시 편견이 있다. 나의 편견은, 겨울이니까 오즈의 마법사를 본다. 겨울이 되면 봐야 한다. 오즈의 마법사 강아지 토토는 어째서 연기를 그렇게 잘할까.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지 않고 양철인간 옆에서, 오즈의 마법사 장막도 걷어 버리고. 토토에게도 상을 줘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영화는 감독이 일곱 명이나 교체가 되었다. 제작하는 사람이 오즈의 마법사에 대한 욕심이 굉장했다. 그래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많이 드러났다. 양철인간 배우도 두 번째 배우인데 첫 번째 맡았던 배우가 얼굴에 바르는 그 크림 같은 것이 피부에 너무 좋지 않은 성분이어서 연기를 못하게 되었다고. 그때는 얼마나 배우들의 사람이 열약했나. 근래에는 오즈의 마법사 유튜브에 들어가면 밑에 댓글에 전부 주디 갈란드를 응원하고 그런 댓글이 많다. 노예처럼 대하고, 자신의 편은 1도 없는 생활을 했다는 것에서 사람들은 위로해주고 싶은 것이다. 비록 나 역시 비루하고 못났을지라도 주디 갈란드가 옆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은 것이다.
외모지상주의가 형편없는 주의이긴 하지만 형편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속 마음은 말과 다를지도 모른다. 뚱뚱한 사람에게 뚱뚱한 사람이 좋냐고 물으니까 나는 뚱뚱해도 뚱뚱한 애인은 싫다고 한다. 각 방송사들의 기상캐스터는 나날이 예쁘지고 있다. 진정 외모가 예쁘지 않으면 절대 뽑지 않을 것 같다. 인간이 아니라 마치 구김이 1도 없는 A.I 같다. 예전의 기상캐스터들은 인간적이었다면 몇십 년이 흐른 지금 기상캐스터는 주위에서는 볼 수 없는 완벽한 외모로 무장을 하고 브라운관을 점령했다.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하자면, 웸의 라스트 크리스마스가 23년 만에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다. 조지 마이클은 죽었고 앤드류 리즐리는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서 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는다고 한다(이건 좀 오래전 이야긴데). 같은 노래인데 학창 시절에 들었던 라스트 크리스마스는 최고였다. 아마 그때는 조지 마이클도 살아서 팔딱팔딱 뛰는 심장을 지니고 있었을 때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에 일땅이 이땅이 삼땅이가 나오는 거지들의 이야기가 있다. 소설이었는데 예전에 베스트 극장으로 방송이 되었다.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거지 3형제가 누군가를 도와주는 산타가 되는 이야기다. 한 여인이 아기를 낳아서 거지들은 산모와 아기를 위해 미역을 구하고 소고기를 구해서 거지 막사 안에서 미역국을 끓여주는 이야기가 있다.
감정에 호소하는 날이다. 크리스마스는. 감정이 없는 사람이나 동물에게 크리스마스는 아무것도 아닌 날이다. 그저 이어지는 매일의 하루일 뿐이다. 크리스마스 하면 떠오르는 악몽 같은 날이 있다. 그해 크리스마스이브는 조용하게 보내고 싶었지만 떠들썩하게 보내고 싶었던 여자 친구 때문에 클럽의 한 자리를 예약하고 선물을 포장하고. 춤추고 떠들썩하게 보내다 결국 의견이 맞지 않아 크리스마스 연인들처럼 싸우고 말았다.
친구가 없어서 인형과 친구가 되기로 했다. 인형의 주머니에는 쪽지가 있었다. 그 쪽지에는 이상한 글들이 있었다. 나는 그 글들을 읽었다. 그 뒤로 나는 슬래피와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슬래피는 나 이외에 친구를 많이 만들고 싶어 했다. 슬래피는 까끔 무서운 얼굴을 할 때가 있었다. 그리고 내가 다른 친구와 이야기를 하면 슬래피는 질투를 하고 화를 냈다. 슬래피는 친구를 많이 가지려고 하면서 나는 친구가 슬래피 이외에 더 있으면 안 된다. 나와 친해지는 친구들은 전부 슬래피가 인형으로 만들어 버렸다. 그 쪽지에 적힌 주문을 통해 - 미드 구스범스의 이야기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일땅 이땅 삼땅이의 이야기를 논평한 기사가 있다. 야호. https://shain.tistory.com/430
박윤배의 분장이 마치 오즈의 마법사의 지푸라기 인간처럼 보인다. 크리스마스에는 착각하며 상상하고 추억 속에서 공상하면서 보내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베스트극장 검색하다가 이 편을 봐버렸네. 베스트극장 471회 2001 크리스마스에게 보내는 편지 김인권 정은경 손현주 김지영 https://youtu.be/4mZWTWAi270?si=Xu8pkIt7m8ERmh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