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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희망이 있다면
김경희 지음 / 호이테북스 / 2016년 1월
평점 :
"사회 교육자인 김경희 원장이 쓴 이 책은 이 시대 여성들에게 나아갈 길을 안내하는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내, 엄마, 며느리, 그리고 딸로서 그녀가 풀어나간 진솔한 이야기들은 마치 들풀과 같은 향기를 느끼게 한다.
또한 여성들의 직업을 위한 도전이나 사회적 준비에는 앞서가는 선배의 자발적 지원과 배려가 각별히 요구되는데, 김경희 원장의 이 자전적 에세이는
자상하게 삶의 기술을 전해주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책장을 열어보면 유명 방송인으로 이미 국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김경희 원장이
당당하고 행복한 삶 속으로 당신을 초대하는 힘찬 함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 '추천사(엄길청)'
중에서
어느 여성의 삶, 사랑,
그리고 성공 스토리
저자
김경희는 1987년 미스코리아 광주, 전남 '진' 출신으로 2011년 자랑스런 명강사 대상,
2014년 신창조인 대상, 2014년 대한민국 명강사 33인에 선정된 인물이다. 현재 교육기업 <희망교육개발원>와
<희망교육연수원>의 원장, 그리고 <소나무포럼>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KBS1 <아침마당>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해
시청자에게 큰 즐거움을 주고 있으며, 행복한 가정 만들기, 현대 여성의 성공과 사랑, 매력 소통법, 사랑을 부르는 대화법 등의 주제로 지자체와
기업체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20년차 강사이다. 이 책도 자신의 실제 경험을 통해 많은 여성들에게 변화와 발전, 희망을 주려는 마음에서
집필했다.
이 책은 그녀가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여성적 삶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열어 보인다. 누구나 겪을 법한 애환, 에피소드로 공감을 불러온다.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거울과
곁에 있는 친구의 등을 토닥이며 말하는 것처럼 용기와 희망을 선사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급격히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을 겪고 나면 사회에 다시 진출하기란 결코 녹록치 않다. 그럼에도 미스코리아에서 전업주부로,
전업주부에서 명강사, 교육 사업가로 당당하게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간 그녀의 자서전은 마치 시원한 동치미 국물처럼 답답한 여심을 확 뚫어주면서
나아가 희망의 메세지로 다가온다.

여성들의 결혼은 새로운
출발점이다
저자는 스물네 살에 은행 출근 통보를 무시하고 덜컥 결혼을 했다. 미스코리아 때문에
이루어진 특채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없었다. 의상학을 전공한 대학 시절도 그녀는 왕따였기에 은행에서 근무한다는 것이 솔직히 두려웠던
것이다. 그래서 영어학원에서 만난 한 만성과 대학 졸업식 날 약혼을 하고 한 달 후 겁도 없이 결혼식을
올렸다.
그녀의 시댁은 3대가 모여 사는 집안이었다. 장손며느리가 된 그녀는 공부 중인 남편의
뒷바라지에 약간 치매기가 있는 시할아버지, 시부모 등을 모시고 시댁에서 함께 살았다. 남편의 공부가 길어지자 그녀는 돈벌이에 나섰다. 친구
소개로 직장인들 건강 검진 전문병원의 검진 출장 알바를 시작했다. 하루 종일 일하고 2만원을 받았다.
다음으로 예식장의 드레스실에서 일하는 도우미로
일했다.
대학교수가 되려고 7년을 공부하다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남편이 공무원이 되었지만 워낙
박봉이라 그녀는 새로 아이들 학습지 선생을 시작했다. 열심히 일한 탓에 그녀의 지국이 1등을 했지만 돈벌이는 별로였다. 이렇게 직업에 대한
갈등에 빠졌을 무렵, 대학 시절 지도교수로부터 대학원이 새로 생겼다면서 1회 졸업생은 강의도 할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말에 친정에서 돈을 빌려
등록했다. 하지만 졸업 무렵, 대학 사정이 어려워 시간 강사료가 1시간에 1만 5천원이라면서 차라리 친절 강사를 해보라고 권했다. 이에 그녀는
서울의 한 호텔 부설기관에서 운영하는 서비스 아카데미에 등록, 친절 강사의 길로 입문했다. 숯불 갈비집을 대상으로 첫 강의를 시작한 이래 16년
동안 이를 이어가고 있다.
신데렐라는
행복했을까?

왕자님에게로 시집간 신데렐라가 정말로
행복했을까? 동화는 신데렐라가 왕자님과 결혼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는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신데렐라의 결혼생활에 대해서는 말이 없다.
어쩌면 신데렐라의 결혼생활은 눈물의 연속이었을지도 모른다. 왕실의 교육을 받은 왕자 남편과 얼마나 제대로 소통할 수 있었을까? 평범한 시부모님도
어려운데, 임금님과 왕비님을 시부모로 모셔야 하는 신데렐라의 심정은 어땠을까? 오히려 왕자를 만난 게 인생의 함정은
아니었을까?
초기 전업주부 시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참 힘든 시간이었다. 보람차게 할 만한 일을 찾지 못해 마음이 힘들었던 것이다. 처음엔 아침 드라마를 보고 잠시 누웠다가 11시
정도에 일어나 다른 집에 놀러 갔다. 오전에 한 집, 오후에 한
집에 들러서 놀다 보면 학교에서 아이들이 돌아오고 저녁을 지을 시간이 되었다. 5시쯤부터 청소기를 돌리고, 저녁 준비를 하고 있으면 남편과
아이들이 돌아왔다.
그러면 그녀는 가족들의 식사와 간식을 챙기고 잠자리에 들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이
많았다. 낮잠을 많이 잔 날이면 심하게 뒤척이다가 혼자 거실에 나와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지곤 했다.
가장 힘들고 무서웠던 것은 하루하루가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이었다. 그 시간을 통해 그녀는
자신이 어떤 체질인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순환이 잘되는 체질이다. 식사 후에 바로 설거지를 하거나 집안일을 하며
움직이면 소화도 잘되고 기분도 좋아진다. 그런 날은 눈빛도 청명하고 혈색도 좋다. 반대로 게으름을 피우고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소화도 잘
안 되고 기력도 떨어졌다.
그래서 그녀는 하루 일과표를 짰다.
기상은 새벽 5시, 이후 1시간 동안 독서한 후 6시부터 1시간은 인근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땀을 흘렸다. 아침을 준비하고 식사를 마치면
가족들과 함께 8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10시부터 영어 학원 수업을 듣고 12시 30분에 귀가해서 점심을 먹고 그날 공부를 복습했다. 이렇게
2년을 배웠지만 소득은 별 없었다. 영어와 인연이 없음을 깨달았다. 지금도 여전히 그녀는 자신의 시간을 최대한
활용한다.
미스코리아에서 웨딩
드레스 도우미로
'한때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왕관을
쓰고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던 내가 지금은 웨딩 도우미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친정어머니가 본다면 얼마나
슬퍼하실까?'
그럴 때면 갑자기 자신의 처지가 서러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친정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리면 더욱 눈물이 솟구쳤다. 하도 많이 눈물을 흘려서 눈 밑이 따끔거릴 지경이었다. 신부들 뒤치다꺼리도 힘들었지만, 그런 자신의 모습이 기가
막혀 자꾸만 눈물이 났다.
하지만 인생이란 내리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길도 있는 법이다. '이렇게 주저앉을
김경희가 아니지. 나는 내 인생의 더 찬란한 순간을 반드시 맞이하겠노라' 며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처럼 때로는 오기가 사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세상에 나를
외치다
전업주부 10년 만에 간신히 사업을
시작했다. 그녀에게는 전진만이 있을 뿐 후퇴란 없었다. 더불어 고객들에게 절대 "No!"라고 말하지 않았다. 이것이 그녀의 마케팅 철칙이었다.
고객이 상담을 요청하면 20분 안에 고객 앞으로 달려갔다. 너무 빨리 나타나서 놀라 이렇게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원장님은 헬기를 타고 다니십니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오셨어요?"
무엇보다도 고객들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몇 마디 이야기만 나눠 보면 그녀가 어리숙하다는
것을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석같이 믿어 주는 고객들을 위해 그들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겼다.
이러한
그녀의 뜨거운 열정과 성실함 때문에 그녀의 회사를 믿고 맡기는 충성고객들이 하나둘 생겨났다. 충성고객들은 주위 분들에게 그녀의 회사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주었다. 그녀는 스스로에게 많이 놀랐다. 마케팅을 할 때는 맹렬한 마케팅 전사가 되었고, 교육장에서는 여성미를 어필하는 매력적인 강사가
되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남편이 '남의 편'인
줄 아는 남자들

부부들의 유형을 보면 A형과 H형으로
나눌 수 있다. A형 부부의 경우는 함께 살면서 자꾸 서로에게 의지하려는 유형이다. 아내는 남편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려고 한다. 내 안에 자신은 없고 온통 남편으로만 가득 찬 아내들이 이 유형에 해당한다. 이들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남편이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며 끝까지 기다린다. 이 유형의 부부들은 사랑을 받기 위해 아이들처럼 떼를 쓰며 산다.
반대로 H형
부부는 서로 간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들 부부는 서로를 존중하며 독립적으로 살아가려고 애쓴다. 그녀는 아직까지 완전한 H형은 못 된다. 혼합형 정도나 될까. 무심한 남편이지만, 달리
생각하면 남편에게 고맙다. 틈만 나면 남편의 처마 밑에 기어들어 가려는 나약한 그녀를 홀로 서게 한 사람이 남편이기 때문이다. 사사건건 그녀를
챙기고 받아 주는 남편이었다면, 그녀는 지금도 홀로 서지 못했을 것이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 않던가.
황금보다 지금이 더
좋다
바다처럼 큰 행복 속에 빠져 살면서도
마음의 그릇이 작으면 그만큼 행복도 작아진다. 마음의 그릇이 큰 사람은 작은 행복도 크게 만든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 마음의 그릇이 작았던
것이다. 내 안에는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늘 주변 사람들과 불필요한 경쟁을 하려고 했다. 어디를 가나 남보다 조금이라도 잘나야
마음이 편했다. 이 모든 게 내가 욕심이 많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나처럼 욕심이 많은 사람을 못 봤다. 정작 그 욕심 때문에
스스로를 힘들게 하면서도 쉽게 내려놓지를 못한다.
세상에는 중요한 금이 세 개
있다. 황금, 소금, 지금이 그것이다. 젊을 때는 그중에서 '황금'이 가장 좋은 줄 알았는데, 인생의 절반을 살아
보니 가장 소중한 것은 '지금'이었다. 그나마 인생의 절반이 남아 있는 지금이라도 그 귀한 깨달음을 얻었으니
다행이다.
여자의 슬픈
갱년기
스물네 살에 부푼 꿈을 안고 시집을
와서 아이 둘을 낳고 키우던 25년의 결혼생활 동안 발을 동동거리며 살아왔다, 장남 역할을 해야 했던 남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야속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간 살면서 누구에게 가장 섭섭했느냐고 그녀에게 물어본다면 물론 남편이다. 갱년기 아내들의 분노의 원흉은 대개 남편이다. 남편을
사랑하고 믿었던 만큼 원한도 클 수밖에 없다.
아내가 유달리 갱년기를 심하게
앓으면 남편은 '저 사람이 그동안 참고 사느라 죽을 만큼 힘들었구나. 맺힌 게 많았구나.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럴까?'라며 아내를 잘 헤아려 줘야
한다. 아내는 갱년기 환자다. 지금 많이 아픈 것이다. 아내가 마구잡이로 쏟아 내는 말에 예민해지면 안 된다. 아내의 과격한 말과 표현에
꼬투리를 잡지 말고 그냥 묵묵히 받아 주어야 한다.
아내는 시집와서 지금껏 줄곧 남편이나 시댁 식구 혹은
여타 힘들고 억울한 상황에서 인고의 세월을 버텨 왔다. 이제 남편 차례다. 남편이 아내를 위해 인고해야 하는 시간은 아내가 버텨 온 시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남편들이여, 갱년기 아내를 잘 보살펴 주기를 바란다. 아내의 막힌 마음이 풀리면서 전쟁 같았던 갱년기가 막을 내릴
것이다.
괜찮아, 그만 하면
살아
"경희야, 나는 네가 하는 말 중에 그 말이 제일 좋더라"
요즘 들어 친구들이 그녀에게 하는
말이다. 남편과 못 사는 명백한 이유가 있을지라도 "살지 마, 어?게 그런 남자랑 살아"라는 말보다 "괜찮아, 그만 하면
살아"라는 그녀의 말에 친구들은 오히려 위로가 많이 되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마음을 다 잡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정말 못 살겠어,
너무 힘들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 설사 그렇다할지라도 희망이 담긴 말을 많이 하면서 살아야 한다.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말이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한다. 세상의 엄마들은 숨이 턱턱 막히고 손이 떨덜 떨리는 순간에도 "괜찮해야, 괜찮해, 모두 잘 될 거야"라고
주문을 걸며 고비들은 넘은 분들이다.
자, 이제 주문을
걸자.
"괜찮해야, 괜찮해, 모두 다 잘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