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애와 둘째애 때도 그랬지만 아이들은 스티커에 무척 열광한다. 

비니도 예외는 아니어서 몇주전에 삼성출판사 싸이트에서 스티커놀이책을 20권에 2만9천원에 판매하기에 사준 스티커 책을 하루에 두세권씩 해치우는 열성을 보였다. 

이제 스티커책이 다 떨어졌는데 스티커를 달라고 떼를 쓴다.  난감한 상황..  아무래도 괜찮은 (가격과 내용면에서 모두 ) 스티커책을 다시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삼성출판사의 와글와글 스티커 100 시리즈도 나쁘지 않았지만 배경위에 자유롭게 스티커를 붙여서 그림을 완성하는 형식이라서 비니에게는 다소 낭비적이었다는 게 문제였을 뿐.. 20권에 2만9천원이라도 너무너무 아까웠다. ㅠ.ㅠ (그 돈으로 읽을만한 책을 사면 더 좋을텐데 말이다.)  비니가 좀더 자란 다음에 주면 더 좋을 것 같다.

비니의 스티커 사랑을 어떻게 채워주나... 채워주지 못한다면 비니가 사랑할만한 다른 놀이를 개발해야 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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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30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쁜 스티커들 어디에 다 숨었나..비니 가지고 놀만한 스티커들이 어디 없을까요..??

섬사이 2007-04-0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크 북 종류는 굉장히 많아졌더라구요. 질적인 면에서도 좋아졌고.. 문제는 가격이죠. ^^
 

27일에 주문한 책이 아직도 출고작업중이란다.

지니가 학원을 그만두면서 주문한 참고서와 문제집들인데 상품준비가 예정보다 이틀정도 빨리 되길래(수학문제집 한권이 준비되는데 시간을 질질 끌더니만...) 오늘 쯤에는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으... 예정대로 내일이나 되어서야 받을 수 있으려나.. 어제 오후에도 출고작업중이더니 어째 이시간까지도 계속 출고작업중이란 말인가..

이른 아침에 주문하면 그날 저녁이나 그다음날이면 책을 받던 게 습관이 되고보니 3일 기다리는 것도 무척 조바심이 난다.  내 이 조급한 성미가 못마땅하면서도 현대인들에게 "속도"가 참 중요한 가치가 되어버렸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지니는 오늘도 책이 안왔냐고 투정부릴 게 뻔하고...

학원 교재 쓸 거만 생각하고 문제집이며 참고서 준비를 안했다가 뒤늦게 구입하려니 답답하다. 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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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30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서 문제집이나 참고서는 보통 서점에서 사주게 되더라구요..그 양이 엄청남에도 불구하고..에고..이런건 좀 빨리 빨리 배송되면 좋겠는데 말이죠..

섬사이 2007-04-0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르면 주문한 그 날에 오기도 하고 늦어야 하루 정돈데 이번엔 상품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구요. 예상배송일을 보고 각오는 했는데 막상 기다리려니 답답하네요.
 
행복이 찾아오면 의자를 내주세요 사계절 1318 문고 1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유혜자 옮김 / 사계절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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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주인공 할링카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따라 잔잔하게 흘러간다.  결코 급류를 타거나 거칠어지는 법 없이. 

할링카가 비유라는 장치를 써서 적어놓은 글귀들이 철학적인 물음으로 우리 앞에 던져진다. 그래서였을까? 밑줄긋기를 해놓고 몇주를 그냥 보내고서야 어렵게 리뷰를 쓸 마음을 먹었다.  아무리 곰씹어도 더이상 이 책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를 게 뻔해서, 더 지체하다간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들이 내 자질구레한 일상들로 다 지워져 버릴 것만 같아서.

엄마에게 학대받으며 자랐고 의지하고 사랑을 나눌 사람은 로우 이모 뿐이었던 할링카가 레나라는 친구를 사귀고, 엄마들의 쉼터를 위한 모금활동의 상품으로 받은 여행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과정들에서 드러나는 할리카의 감정과 생각들이 애잔하기만 하다.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지켜주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얇은 책이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가는 책이다.  작가의 깊고 잔잔한 문체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없는 내 글재주의 부족함이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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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3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이 제목이 참 좋아요..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섬사이 2007-03-30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너무 좋은 책이었어요. 그래서 더욱 리뷰쓰기가 힘들어지더라구요. 책의 줄거리를 위주로 쓰면 할링카의 느낌과 생각을 무시하는 것만같았고 할링카의 느낌과 생각에 대해서 쓰자니 그건 또 책에 쓰여진 것 외에 무언가를 더 보탠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고... <씁쓸한 초콜릿>과 <자전거 도둑 니켈>도 이 작가의 작품이더라구요.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꼭꼭꼭 읽어보려고 다짐하고 있어요.
 
농부의 밥상 - 유기농 대표농부 10집의 밥상을 찾아서
안혜령 지음, 김성철 사진 / 소나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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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욕구 하나,  날씨가 좀 더 따뜻해지면 찹쌀풀 쑤어 열무김치 담가서 찬물 말은 밥 위에 얹어 먹고 싶단 생각..  아니면 열무김치 넣고 고추장 넣고 쓱쓱 비빈 밥에 보글보글 뚝배기에 끓여낸 된장찌개 곁들여 먹고 싶단 생각.. 그것도 햇볕 따스한 마루에 앉아서.. 그런 생각에 잠겨 있다보니 나의 이 대책없는 낭만이 우습기만 하다. 

그러니까 한 7,8년전이었던가.  다니고 있던 성당에서  밭에 열무며 고구마, 오이 등등을 심어 가꾸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필요하다고 해서 얼마간 팔을 걷어 붙인 적이 있었다.  그 때도 나의 대책없는 낭만은 그랬다.  일주일에 한두번, 아이들과 함께 밭을 돌보며 자연을 가르쳐주리라.. 하면서.

농사에 농자도 모르던 내가 밭에 앉아 호미들고 김을 매면서 새삼 농사짓는 분들 생각을 많이 했었다.  여름 풀은 얼마나 빨리 자라나던지 모기에 뜯겨가면서 깨끗하게 김을 메고 난 다음 며칠 후에 오면 다시 또 풀이 수북하곤 했다.  그러니 농사 짓는 분들은 제초제를 쓰지 않으면 매일매일 김을 메는 게 보통일이 아니겠다 싶었다.  그래도 열무 씨를 뿌리고 어느 정도 자란 뒤에 솎아낸 열무를 집에 가져와 김치를 담글 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아삭아삭하고 연한 열무는 정말 가슴 뿌듯했다.  그러나 결국 우리는 농사일을 견디지 못했다.  같이 덤벼 일했던 사람들 모두 그만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그것도 닭똥이며 토끼똥을 거름으로 쓰는 일은 우리가 하지도 않았으니 농사일의 모든 걸 맛도 보지 못하고 말이다. 

그러니 제대로 된 농사는 확고한 원칙과 신념을 가진 농부가  없이는 불가능하리라.  열집의 농부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이그러짐 없는 생명을 담은 온전한 밥상 하나 마련하는 것이 얼마나 수고로운 일인지를 배운다.  그리고 지켜야 할 것들을 위해서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몫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농부들의 우직한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유기농을 고집하는 농부들의 기름지지 않은 밥상이 단촐하고 소박하면서도 맛깔스러워 보인다.  책 속 사진을 부엌 싱크대에 붙여 놓고 자연과 생명을 지키고 가꾸는 농부들이 가족들의 밥상을 책임지고 있는 나에게 주는 교훈으로 삼고 싶단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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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3-30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입니다.^^ 지켜야할 것들을 위해서 우리가 지불해야하는 몫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농부들의 우직한 음성..

치유 2007-03-30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님 이책 읽으셨군요..도서관 갈때마다 이 책 있나 살피는데 없어서 아쉬워요..

섬사이 2007-03-30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아까워하지 말아야하는데 자꾸 요리조리 재보고 있는 저의 모습을 어쩌면 좋아요. 부지런하게 올바로 농사짓는 분들을 따라 농부가 되진 못할지라도 적어도 그 분들이 재배한 채소와 과일들을 찾아 먹는 열성이라도 보여야 할텐데 말이예요.
배꽃님, 도서관엔 신간도서들이 들어오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나봐요. 들어오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희망도서신청을 하는 게 더 낫더라구요. 책안에 담긴 사진들도 좋고 밥상도 탐나는 그런 책이었어요. ^^
 
내친구 재덕이 작은도서관 24
이금이 지음, 성병희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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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님의 책을 읽으면 늘 책 속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아픔, 갈등들이 여러겹의 파장을 타고 전해지는 걸 느낀다.  글로 풍경이나 사물을 묘사하는 것도 어려운데 사람의 마음을 어쩌면 이렇게 글로 잘 그려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친구 재덕이>에서도 그렇다.  명구가 같은 동네에 사는 바보 재덕이를 바라보는 마음이 이금이라는 작가의 맑은 창을 통해서 그대로 우리에게 투영되어 보여지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명구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재덕이가 뒤따라 오다가 사라졌을 때

' 나는 거추장스러운 짐을 벗어 던진 것처럼 홀가분한 마음이 되었어요.  하지만 '그 바보가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궁금하기도 했어요.  갑자기 집이 더 멀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구요.'

또 다른 날 재덕이가 앞서 가고 있다가 산길로 사라져버렸을 때는

"어쨌든 앞에서 얼쩡거리던 재덕이가 사라지고 나니까 속이 시원한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몇 발자국 떼지 않아 어쩐지 앞이 휑해 보였습니다.  마치 재덕이가 길잡이라도 했던 것처럼 문득 길 잃은 기분이 들기도 했구요."  라고 쓰여진 글에서  재덕이와 나란히 걷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함께 가는 길 위에서 사라져 버린 재덕이에 대한 시원섭섭한 명구의 마음이 그대로 잘 묘사되어 있어서 마치 내가 곁에서 명구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명구는 똑똑한 아이가 아니다.  학교에서 우수한 모범생도 아니고 받아쓰기를 20점 받고 나머지 공부를 하고 친구에게 놀림 받는 아이다.  그런 명구도 재덕이 앞에서는 "구구단을 다 못외워 나머지 공부를 하는 꼴찌 대장도 아니고, 집에서는 말썽만 피운다고 욕 얻어먹기 일쑤인 골칫덩어리"가 아닌 아이가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재덕이와 어울리는 동안 자기가 "점점 커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재덕이는 바보니까, 나보다 한 살 많더라도 동생처럼 여겨야지, 그리고 앞으론 때리지 말아야지 하는" 제법 의젓한 생각을 하게도 된다. 그리고는 하늘과 구름을 담고 있는 재덕이의 맑은 눈동자를 알아볼 줄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런 재덕이와 명구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길이 명구네 엄마의 시선과 닮아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명구가 바보 재덕이랑 어째서 단짝이예요?  행여 남들 있는 데선 그런 소리 마세요."하는.. 그런 명구 엄마에게 "명구가 재덕이하구 동무한 게 어떻다구 그러냐.  재덕이가 모자라는 아이긴 해도 우리 명구가 그 애한티 배운 것도 한두 가지는 있을 게여."하는 명구 할머니의 말씀은 우리에게 던지는 이금이님의 일침같기도 하다. 

우리는 '마음보기'에 서투르다.  현실 속에서 명구나 재덕이를 만나면 그 마음을 살필 자신이 없다.  하지만 이렇게 무심한 우리들 속에서도 재덕이와 명구는 키가 자라고 마음이 커간다는 사실이 고맙기 그지없다.  그리고 다행히 모든 사람이 다 나같지는 않아서, 이금이님처럼 마음보기에 능숙한 분들도 많아서, 그 분들을 통해 이렇게 누군가의 상처와 아픔을 같이 느끼고 배울 수 있다는 것도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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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28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명구 할머님 말씀이 맘에 콕 와 닿아요..
마음보자기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훨씬 이쁘게 사용하고 있음을 느낌니다..*^^*

섬사이 2007-03-29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아이들이 예쁜 마음을 잃어버리는 건 어른들 욕심을 보고 배운 탓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