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좀처럼 리뷰며 이런저런 글쓰기는 땡기질 않았다.  그래도 몇 권의 책은 읽었다.   


 

 

 

  

리뷰쓰기는 땡기질 않는데 공교롭게도(?) 다섯 권의 책이 다 좋았다.  <우아한 거짓말>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남아있긴 한데 잘 정리가 되질 않는다.  <건지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은 물론 원서로 읽지 않고 한글판으로 읽었는데, '여러가지 미덕을 갖춘 책'이라는 느낌이다.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정말 새벽 세 시 무렵까지 손에서 놓지 않고 다 읽고 잔 책이다.  음..  오랜만에 말랑말랑 촉촉한 소설을 읽었구나, 하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다.  가끔씩은 이런 책들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사람이 너무 건조해지지 않게.  <보통의 존재>는 여러 날을 두고 조금씩 읽었는데 나와 비슷한 생각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 사람 도대체 누구지?  뮤지션 같긴 한데 누군지 모르겠다.  <허삼관 매혈기>, 왜 이제야 읽었을까.  웃음과 감동의 어쩌구 저쩌구 하는 뻔한 광고글 같은 말을 하고 싶진 않은데 정말 '웃음'과 '감동'이었다.  

서평도서로 받은 책들의 리뷰도 여전히 쓰지 못하고 책만 끌어안고 있다.  책들을 다시 돌려드리겠다고 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그 쪽도 당황하고 있는 듯.  '나중에라도 쓸 생각이 없냐'고 하는데 그 '나중'이 언제가 될 지.. 

1월에 명보는 인수분해의 산을 넘었고, 유진이는 행렬에서 등차수열까지의 여정을 밟았다. 학원에서보다 집에서 하는 공부가 더 실속이 있는 것 같다는 아이들의 자가진단을 믿고 한동안 학원을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나는 저녁마다 아파트 단지 안을 돌았다.   MP3에서 10곡에서 15곡의 음악이 흘러나올 때까지.  그러면 짧으면 40분 길면 1시간이 조금 넘었다.  체중은 줄지 않, 았, 다!!!

유빈이는 도서관 정기총회 날, 2009년 한해동안 가장 많이 도서관을 들락날락했다는 이유로 "도서관 생쥐상"을 받았다.  도서관 선생님이 "도서관 생쥐상, 유아부문은 심, 유, 빈!!"하고 호명하자 유빈이는 총알처럼 튀어나가서 관장님이 들고 있던 상장과 상품을 빼앗았다.  지켜보던 아이들과 엄마들이 모두 웃었다.  관장님이 상장만 다시 돌려받아 상장에 쓰인 문장들을 읽고 '시상'의 구색을 겨우 갖출 수 있었다.  나중에 "상을 두손으로 잘 받아야지 그렇게 달려나가 빼앗으면 어떡하냐"고 핀잔을 주었더니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몰라" 그랬단다.  이것 참...   

3월 유빈이가 어린이집에 입학하고 나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연하녀네와 함께 코엑스 아쿠아리움과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다녀왔다.  2월에는 국립민속박물관, 삼성어린이박물관 등으로 쏘다닐 계획이다.   

9명의 아이들과 6명의 엄마들이 모여 '영어' 놀이를 시작했다.  아직은 왁자지껄 엉망진창 난리도 아니지만 조금씩조금씩 틀을 잡아갈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유빈이가 무지무지 즐거워 한다는 것 아닐까.  영어를 배우지 못하더라도 좋아하는 또래 아이들을 만나 즐겁게 놀고 간식을 나누어 먹는 것만으로도 유빈이에겐 최고의 시간이 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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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2-0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구 달려나가는 유빈이랑 웃으면서 수상하셨을 관장님 생각하니 우습네요 ^^
그리고 상 제목도 재미있어요. [도서관 생쥐상] 얼마나 들락날락 거렸으면 이렇게 표현을 했을까요? ㅎㅎㅎ

섬사이 2010-02-04 13:15   좋아요 0 | URL
그렇게 많이 들락날락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
제가 하고 있는 도서관 모임이 작년에 일이 좀 많았거든요. 그래서 저 따라서 왔다갔다하는 바람에 도서관 생쥐가 되었나봐요. ㅋㅋㅋ

다락방 2010-02-04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동병상련의 아픔이. 바로 여기서.

[체중은 줄지 않, 았, 다!!!]


참고로, 저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를 읽고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보면 웬지모르게 마구마구 애정이 샘솟아요. 므흣므흣 :)

무스탕 2010-02-04 17:02   좋아요 0 | URL
동병상련이나 되면요..

[체중이 늘. 었. 다!!!!]

에요. 전... ㅠㅠㅠㅠㅠㅠ

섬사이 2010-02-10 10:11   좋아요 0 | URL
체중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을 해야될 것 같아요.
체중은 둘째치고 몸이 너무 찌부둥~해서요.^^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네요.

무스탕님, 님은 <체중이 늘,었,다!!!!>가 희소식 아닌가요?
예전에 사진으로 뵌 무스탕님은 너무나 가녀려서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았다구요. ^^

순오기 2010-02-04 1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지와 허삼관매혈기~ 님 마음 충분히 알 거 같아요.
유빈이 <도서관생쥐상> 수상 소식 너무 귀엽네요.ㅋㅋ
우리지역도서관에서 도서관생쥐(아니 어른쥐)상을 주면 내가 받을텐데...^^
체중은 줄지 않.았.다~ 일까봐 저는 운동하지 않고 주말이면 단식(절식)합니다.
해마다 2월이면 채용신체검사 서류를 내야 하는 까닭에 극약처방이랍니다.ㅋㅋ

섬사이 2010-02-10 10:27   좋아요 0 | URL
<도서관 생쥐>라는 그림책이 있어요. 도서관에 사는 똑똑하고 귀여운 생쥐 이야기지요. '도서관 생쥐상'은 그 책에서 비롯되었을 거예요. 순오기님은 데이비드 스몰이 그린 그림책 <도서관>에 나온 '엘리자베스 브라운'상을 수상하셔야 할 듯.. ^^

순오기 2010-03-19 23:03   좋아요 0 | URL
도서관 생쥐, 전에 리뷰 올렸던 책이네요.^^
섬사이님, 오랜만에 제 서재에 댓글 주셔서 개학했나 달려왔어요.ㅋㅋ
아이들도 개학했으니 섬님도 어여 알라딘 서재 개학하셔야지요.^^

프레이야 2010-02-04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여운 유빈이, 축하해요^^
상 이름이 참 깜찍하네요.ㅎㅎ
겨울이라 그런지 저도 체중이 늘어요.
세권 겹쳐서 뜬금없이 반가워요.

섬사이 2010-02-10 10:37   좋아요 0 | URL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는 프레이아님 리뷰를 읽고나서 계속 읽어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책이에요. 그 때 프레이아님 리뷰가 너무 좋았거든요. ^^

치유 2010-02-10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생각만으로도 너무 귀여워요..도서관 생쥐상을 받은 유빈 많이 많이 축하해요~!
유빈이는 앞으로 더욱더 도서관 가는 즐거움이 크겠어요..

함께 하는 영어 놀이를 하면서 또래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는게 젤 큰 공부가 아닐까 싶어요..

섬사이 2010-02-10 10:29   좋아요 0 | URL
예, 저도 뭘 배운다기보다 그냥 유빈이가 또래와 즐겁게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올 3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어서 유빈인 아마 작년처럼 자주 도서관을 들락거리진 못할 것 같아요. 도서관과 멀어질 유빈일 생각하면 어쩐지 아쉽기도 해요.

치유 2010-02-1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요 겨울에 책 욕심을 내려놓고 나니 모든게 시들해져서 사는게 재미가 없어요..물론 글자판 두드리는것도 시들시들이구요..

섬사이 2010-02-10 10:32   좋아요 0 | URL
리뷰쓰기나 책읽기에 예전만큼 속도가 붙지 않는게, 그래요,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책 욕심을 내려놓은 것. 그래서 새로 나온 책들에도 예전만큼 눈을 반짝이지 않게 된 것. 그래서 이렇게 시들해졌나봐요.
그런데 지금의 제 모습도 그렇게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그만큼 책말고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의미인 것 같기도 해서요...
곧 설이네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즐겁고 행복한 명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