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토요일, TV의 전원스위치가 망가졌다. 리모콘? 작동불능상태에 빠진지 오래다. 하긴 결혼하고 아직까지 새 TV를 장만하지 않았으니 그 수명을 다했다 해도 성질부릴 일이 아니다.
나야 워낙 TV를 잘 안보는 편이고, 아이들도 켜면 보고 안켜면 안보고 스타일이다. 문제는 옆지기,, 주말에 즐겨보는 고정 TV 프로가 있고, 주중에도 퇴근해서 들어오면 TV부터 켜는 사람이다. 그 다음은 비니, EBS의 뿡뿡이나 디보, 콩콩이, 그림책버스 등을 즐겨보곤 했는데.. 걱정이 됐다.
그래도.. 내 개인적으론 이 기회에 우리집에서 TV를 퇴출시키고 싶은 욕망이 스멀스멀 피어오르고 있었다. 큰딸 지니랑 수다를 떨면서 "아빠가 조만간 TV를 주문하지 않을까?"하는 쪽으로 예측하고 있었는데 오~~~ 놀랍게도 옆지기가 TV없이 버티고 있고, 비니도 처음 하루이틀동안 TV를 보려고 하더니 금세 포기했다.
그래서 일주일간 우리집엔 TV 소리가 나질 않았다. 옆지기에게 "TV,어떻게 할까?" 하고 슬쩍 떠봤더니, "난 없어도 괜찮은데 당신 필요하면 하나 구입할까?"한다. 물론 나도 괜찮다고, 구입할 필요 전혀 없다고, 도리질을 했다.
TV 없는 일주일 동안, 긍정적인 변화는 아이들의 독서시간이 쪼~~~금은 늘어난 듯... 그 효과가 미비한 건 컴퓨터 탓이다. 특히 뽀는 5월 한달 학원을 쉬기로 했으니 시간이 널널하게 남아도는지라 컴퓨터 게임의 시간도 그만큼 늘어나버리고 말았다. 지니는 유럽여행의 꿈에 젖어서 여행안내서를 들여다 보며 여행계획을 짜고, <청소년을 위한 서양미술사>와 <명화의 비밀>이라는 책을 읽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로알드 달의 <맛>이라는 소설책을 읽고... 등등 나름 여가시간을 이용하고 있다. (5월 한 달이 우리 가족에게는 본의 아니게 축제의 달이 되어버린 듯..)



어쨌거나 TV퇴출은 일단 성공한 것 같다. 흐흐흐흐~~ 이젠 거실의 서재화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되는데..이 프로젝트에 대해선 옆지기도 찬성하는 쪽이고, 아이들의 호응도 좋다. 문제는 방법이다. 소파도 1인용 소파만 남기고 나머지는 치워버리고 싶다. 책꽂이도 각 방에 있는 책꽂이를 들고 나오자니 책꽂이 모양이며 색깔이 제각각이다. 뭐, 그런 거 무시하고 일단 거실을 서재의 모양새로 바꾸는 데 의의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구의 재배치,, 그게 또 온가족이 매달려야하는 스케일의 작업이다 보니, 시간만 자꾸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