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평안히 잘 지내셨습니까?

 네. 오늘 새벽에 일어나 36인분의 도시락을 쌌지만 그래도 거뜬할만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단지 이 독서문답이 저를 무지 당황스럽게 하고 있다는 것만 빼구요.  전 이런 독서문답을 할만큼 소양이 닦여있지 않은 사람이라 무지무지 긴장하고 있습니다.

2. 독서 좋아하시는지요?

예, 좋아하고 있습니다. 

3. 그 이유를 물어 보아도 되겠지요?

그냥 좋습니다. (좋아서 좋다고 한 것인데 그 이유가 뭐냐고 물으시면...  대장금 버전^^)

4.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나요?

글쎄요, 다달이 읽은 책을 세어보고 있지 않아서 잘 모르겠네요.  근데 전 좀 속도가 느린 편이라 그림책이나 짧은 동화책들을 빼면 한달에 열 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5.주로 읽는 책은 어떤 건가요?

청소년 소설이나,  동화책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랑 같이 읽다 보니까 그렇게 되네요.  인문, 문학 서적들도 가끔 읽구요.

6. 당신은 책을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창문? 또는 하우젠 세탁기? 또는 무선주전자?

7. 당신은 독서를 한 마디로 무엇이라고 정의하나요?

6번 질문에 대한 답변이랑 연관되는 거로군요.  책이 창문이라면 독서는 창문을 열고 바깥을 만나고 내 자신을 환기시키는 작업이 되겠지요.  책이 하우젠 세탁기라면 독서는 내 늘어진 정신과 영혼에 대고 "살균 세탁 하셨나요?"라고 묻는 행위이고, 책이 무선주전자라면 나를 온도에 맞춰 따뜻하게 데우기도 하고 뜨겁게 끓이기도 하는 작업입니다.

8. 한국은 독서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 나라 사람들이 너무 지쳐있기 때문 아닐까요?  너무 지쳐서 시간이 날 땐 책을 읽기보다는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 각박한 사회현실의 반영 아닐까요?  책읽기를 너무너무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바쁘거나 한가하거나 시간을 내어 책을 펴 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자기에게 맞는 책을 고르고 읽는 행위 자체가 너무 귀찮을테니까요.  
그러고보면 어릴 때부터 너무 입시위주 교육에 치여 독서가 습관화될 시기를 놓쳐버린 게 가장 큰 근본적인 이유가 되겠네요.

9. 책을 하나만 추천하시죠?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요.

10. 그 책을 추천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신에게조차 거침없고 당당하고 자유로운 조르바의 삶의 자세가 너무 좋거든요.  제가 그렇게 살지 못해서 조르바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나 봐요.     

11. 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비문학을 더 많이 읽나요?

문학을 더 많이 읽고 있어요.  비문학 쪽도 많이 읽고 싶은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아직은 집중력이 딸려서요.  늦둥이 막내가 좀 더 자라면 독서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읽는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을 거라 기대해봅니다.

12. 만화책도 책이라고 여기시나요?

당연히 책 아닌가요? 

13. 판타지와 무협지는 "소비문학"이라는 장르로 분류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비문학"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보네요.  하지만 말 그대로 보자면, 요즘 소비되지 않는 문학도 있나요?  모든 것이 소비되고 있는 세상인 것 같은데..   말자체가 이상하단 생각이 드네요.

 14. 당신은 한 번이라도 책의 작가가 되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15. 만약 그런 적이 있다면 그 때의 기분은 어떻던가요?

그런 적이 없으니까 기분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두려운 기쁨이 될 것 같네요.

16.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있지는 않습니다.  전 그냥 이 작가의 이 작품이 좋고, 저 작가의 저 작품이 좋다는 식입니다.  예를 들면 하루키의 경우 <상실의 시대>는 너무 좋았지만, <스푸트니크의 연인>이나 <오블라디 오블라다 인생은 브레지어 위를 흐른다> 는 별로 였습니다.   린드그렌의 경우 <미오, 나의 미오>는 참 좋았지만 <얄미운 카알손>은 별로였구요.   늘 이런 식이라 특별히 어느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렵네요. 

17. 좋아하는 작가에게 한 말씀 하시죠?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가 없으니까 작가 분들 모두에게 말씀드리죠.  "고맙습니다~^^"   저에게 창문을 내주셔서, 저를 살균세탁해주셔서, 저를 따뜻하게 데워주셔서.. 앞으로도 좋은 작품 부탁드립니다.

18. 이제 이 문답의 바톤을 넘기실 분들을 선택하세요.  5명 이상, 단 "아무나"는 안됩니다.

음.. hnine님, 앤디뽕님, 무스탕님, 만치님, 이매지님, 승연님.. 향기로운님도 아직 안하신 거 딱 걸렸어요.  향기로운 님도 추가 합니닷~~~!!! ㅋㅋㅋ

내가 바통을 받을 땐 무척 당황스러웠는데 바통을 넘길 땐 쾌감을 느끼게 되는 군요.하하하

--- 휴, 너무 어렵네요.  진땀이 삐질삐질..  독서문답을 하면서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저의 소양부족을 많이 느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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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9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저도 바통 넘겼는데요 ㅎㅎ
하우젠세탁기, 재미있어요. 살균세탁하셨나요?? 이건 저한테도 딱 해당되는
말이에요. 전 AEG... 근데 님, 전, 18문항이던데요^^

섬사이 2007-05-0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한테서도 바통이 넘어왔었군요. ^^ 제가 페이퍼를 올리던 중간에 잘못해서 '등록하기'를 눌러버렸거든요. 이제 18문항 다 채웠어요. ^^

무스탕 2007-05-09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사이님. 저도 이미 작성하여 올렸어요 ^^
그리스인 조르바... 제목은 알고 있는데 읽지 않은 책이네요. 기회가 닿는다면 꼭 읽어볼게요..
글고.. 36인분을 손수 제작(?) 하셨단 말씀? 어우어우어우~~ 어깨 안빠지셨어요? @_@

섬사이 2007-05-09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 그러셨구나. 얼른 가서 읽어봐야지. 그리고 36인분이라지만 김밥은 주문했구요, 반찬 몇가지만 제가 더 보탰어요. 주문한 김밥 찾아서 도시락 포장하는 일이 시간이 더 많이 걸린 것 같아요. ^^

홍수맘 2007-05-09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대단하세요. "36인분" 전 아예 도망가고 말껄요.
독서는 "무선 주전자!"라는 님의 말에 "역시~" 소리가 납니다. 너무 잘 읽고 가요. ^ ^.

치유 2007-05-09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대단하시네요..그리스인 조르바는 저도 읽으며 그런 생각 했더랍니다..
8번 인텨뷰에 저도 공감 대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사랑스런 님..추천 백만번 하고 싶지만 한방 뿐이라네요..*^^*

섬사이 2007-05-09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닥치니까 해낼 방법을 찾게 되더라구요. 홍수맘님도 닥치면 너끈하게 해낼 수 있는 일이랍니다. 대단한 일이 아니예요. 홍수맘님 무선 주전자에서는 끓으면 "역쉬쉬쉬쉬~~~"하고 소리가 나나요? ㅋㅋㅋ ^^

섬사이 2007-05-0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사랑스럽다 불러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사와요~~ 이 가슴떨림을 어찌 감당하라고,,,, 얼른 달려와 안아주셔요~~ 부끄부끄..

향기로운 2007-05-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정말^^;;;; 섬사이님의 재미난 글 잘 읽었어요^^;; 저는 모두가 잠잠할 때 할래요..^^;;

섬사이 2007-05-1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향기로운님 / 매도 일찍 맞는 게 낫다잖아요. 배꽃님으로부터 바통을 확인하는 순간 못본 척 눈감아 버릴까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정면돌파하기로 마음 먹었죠. 시작하신 분이 계시면 마치는 분도 계시죠. 님은 마치는 분이 되셨어요. 저처럼 물귀신이 되지 않고.^^ 어떤 의미에선 좋은 선택이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