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 - 도스토옙스키부터 하루키까지, 우리가 몰랐던 소설 속 인문학 이야기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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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이번에 읽은 책 <오십, 나는 이제 다르게 읽는다>는 특별한 사람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책으로 선물한 이를 생각하면서 정성스럽게 읽었단다. 세월은 무서운 속도로 빨리 지나가서 아빠도 언제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지, 내일모레면 오십이 되는구나. 소위 말해 앞만 보며 달려온 시간들, 나이 오십, 가끔은 뒤로 돌아보면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왔는지도 좀 보고잘못된 방향이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방향전환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나이가 오십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나.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뀔 때마다 이상한 느낌이 든단다. 지금까지는 5라는 숫자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갑자기 드는 생각은 기대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는구나. 아무래도 나이 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정신적 성숙이 덜 된 모양이구나. 오십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도 하는데, 아빠는 아직 하늘의 뜻을 알지 못하는 것 같고오십견이 생기고, 노안이 와서 안경을 맞추고, 몸만 오십이 되어가는구나.

지은이 박균호 님은 예전에 그분의 다른 책에서 나이가 들어서는 새로운 책을 사는 것보다 지금까지 샀던 책들 중에서 좋았던 책들을 골라 읽는 것을 추천했던 기억이 있단다. 그 이야기를 듣고 좀 슬프면서도 무척 공감이 되었단다. 살 날은 얼마 남지 않고 읽고 싶은 책들은 많고, 이미 읽은 책들 중에서 다시 읽고 싶은 책들도 많을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지금 생각해봐도 쉽지 않은 질문이구나. , 그냥 그때그때 마음에 가는 책들을 꼽아 읽어야겠구나. 그리고 그 글을 읽으면서 나이를 먹으면서 책 사는 것을 줄여야 한다면 지금은 많이 사도 되겠다면서, 책 많이 사는 것을 합리화시켰던 것도 생각이 나는구나. ㅎㅎ 그래서 안 읽은 책들은 더 쌓여만 가는구나.


1.

그렇다면 지은이 박균호 님은 오십에 되어서 어떤 책 읽기를 추천했을까?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함께 읽기라고 할 수 있겠구나. 다른 사람과 함께 읽기가 아니고, 두어 권을 함께 읽기.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을 함께 읽긴 읽는데, 한 권은 소설, 한 권은 인문학 책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해 주셨어. 그러면서 그렇게 짝을 지어준 책들을 소개해 주었단다.

1부에서는 역사에 관련된 책들을 소개해 주었는데, 소설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까라마조프 형제들>과 인문서 <시베리아 유형의 역사>, <죽음의 집의 기록>이라는 책들을 시작으로 8쌍의 소설과 인문서의 짝들을 소개해 주었단다. 2부에서는 인간 내면에 관한 이야기로, 아빠도 재미있게 읽은 소설 <레베카>와 인문서 <질투>를 비롯하여 다섯 쌍의 책들을 소개해 주었고, 3부에서는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소설 <모르그 가의 살인>과 인문서 <고로 나는 존재하는 고양이>를 비롯하여 7쌍의 책들을 소개해 주었단다.

박균호 님의 책들을 보면 자신의 일상에서 경험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도 재미있고 감동적으로 이야기해주는데 이번 책에서도 책 소개 중간중간에 책과 어울리는 자신의 삶과 생각을 유머와 감동을 더해서 이야기해주어 좋았단다. 선생님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지은이인데, 제자를 사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가족을 사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아빠를 반성하게 했단다.

이 책에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대부분 소설과 인문서 한 권씩(두 권도 가끔 있음) 짝을 지어 소개해 주었어. 다 읽고 나서 다시 책 차례를 한번 봤단다. 소설로 소개한 책들 중에는 아빠가 읽은 책들도 여럿 있었단다. 그런데 인문서로 소개된 책들은 읽은 책은 하나도 없을 뿐더러 책 제목도 다 처음 보는 책들이구나. 아빠의 독서가 얼마나 편향적이었나 깨닫게 해주고, 그리고 세상에는 읽어야 할 책들이 참 많다는 것도 깨닫게 해주었단다. 이 책에 소개된 소설들 중에 아빠가 읽은 책들이 어떤 책들인지 너희들이 궁금할 것 같아서, 리스트 업을 해 보았단다.

죄와 벌, 까마라조프 씨네 형제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레베카, 마담 보바리, 장미의 이름,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 수첩

이렇게 리스트 업을 해 보았더니 소설도 별로 없구나. 이 책에서 추천한 책들을 한번 읽어봐야겠구나. 지은이 박균호 님은 짝을 지어서 읽어볼 것을 추천하셨지만, 어려운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아빠는, 일단 소설들 중에서 골라봐야겠구나. ㅎㅎ

이 책에서 추천한 소설들에는 고전들이 대부분인데, 유별나게 튀는 책이 하나 있었단다. 권여름 님의 <내 생의 마지막 다이어트>라는 책이란다. 책 조회를 해보니 작년에 출간한 책이더구나. 평도 좋은 것 같고, 박균호 님이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한 글들을 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주문해서 읽었단다. 이 책도 조만간 이야기를 해줄게.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은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또 다 까먹겠지. 그래서 너희들에게 두어 개만 이야기해주면서 그 기억력의 반감기를 좀 늘려보련다. 먼저 알렉산드로스의 에피소드치사하게 병사들의 편지를 몰래 읽어보았다고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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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107)

역사가들은 왕의 치세와 업적을 기록으로 남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오직 왕이 돋보이고 빛나야 하는 시대였다. 그러나 대제국을 건설한 왕들이 대개 사자나 신하를 지방에 보내 세금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국경 지대의 상황과 민심 그리고 이웃 나라의 동태와 같은 정보를 끊임없이 수집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이런 정보는 제국을 유지하고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첩보의 중요성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심도 많았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심심찮게 병사들의 편지를 몰래 읽었다. 또 겉으로 보이는 병사들의 충성심을 믿지 못하고 병사들이 나누는 사적인 대화를 엿들으며 속마음과 사기를 파악하려 했다. 요즘으로 치면 개인의 이메일을 들여다보고 통화 내용도 도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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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미국에서는 책에 대한 검열을 세관과 우체국에서 한다는 놀라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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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

미합중국의 법은 인쇄물 검열을 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두 개의 기관에 부여한다. 이 무서운 권한을 행사하는 기관은 법원이나 경찰이 아니라 세관과 우체국이다. 세관은 불온하다고 판단한 책을 수입하지 못하도록 지정할 수 있고, 우체국은 운송 자체를 막음으로써 불온한 책의 유통을 원천 봉쇄할 수 있다. 미국 우체국 직원은 본인의 판단을 근거로 특정 책을 불온서적으로 낙인찍고 운송을 금지할 수 있는 기이한 특권을 가진 셈이다. 우체국의 판단으로 수천 명의 독자를 잃고 파산한 언론사도 있었다. 우체국이 불온한 책이라고 판단하여 발송에서 제외해버리면 신문사는 방법이 없다. 놀랍게도 미국의 우체국은 오늘날에도 이 권한을 행사한다. 여전히 우체국이 불온 문서를 통제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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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찰스 디킨스가 외도가 잦았고, 그걸 후세가 알지 못하게 편지를 다 불태웠다는 이야기.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자가 자신의 글을 없애버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그보다 자신의 명성을 더 중요시했나 보네. 그럼에도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의 외도 이력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네ㅎㅎ 편지를 다 불태워서 더 심하게 오해 받을 수도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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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150)

자신의 원고와 편지를 소멸하고자 했던 카프카는 문단의 대선배인 찰스 디킨스에게 한 수 배웠어야 했다. 디킨스는 미래를 내다보고서 자신의 원고와 편지를 꾸준히 부지런하게 불태웠다. 그는 1860년부터 1870년 죽을 때까지 사적이고 공적인 편지를 모두 태웠다. 평소 외도가 잦았던 디킨스는 사후에 편지가 공개되어 자신의 명성이 훼손될 위험과 자식들이 편지를 출판사에 팔아치울 위험을 모두 염두에 두었다. 디킨스는 그 누구도 믿지 않고 자신의 손으로 원고를 태워서 폐기해 카프카와 달리 자신의 의도와 반해 유고가 출판되는 일을 예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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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딸아이는 어렸을 때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했다.

책의 끝 문장: 호텔은 고객이 모르는 사이에도 편안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하다는 하인 같은 존재다.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 시베리아 유배형은 여러 가지로 유익했다. 우선 죄수를 이용해서 시베리아라는 광활하고 척박한 땅을 사람이 살 만한 땅으로 개척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시베리아가 러시아 정부의 통제하에 있는 지역이라고 공포하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 권력 체제를 비판하는 도스토옙스키 같은 위험인물을 사회에서 격리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러시아 정부는 17세기 중반부터 사형보다 시베리아 유배형을 더 애용했다. 이때부터 시베리아는 20세기 러시아 혁명 때까지 유배의 땅으로 각인되었다. - P20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에 침략해 자유민이던 흑인들을 강제로 끌고갔다는 생각은 노예 무역에 관한 가장 큰 오해다. 유럽의 노예 상인들은 대부분 서아프리카 노예 시장에서 이미 노예 신분으로 팔려 온 흑인을 구매했다. 노예로 농산물이나 공산품처럼 무역으로 거래되었으며, 아프리카에는 노예를 유럽 상인에게 판매하는 상인이 존재해 이들을 주축으로 노예가 유럽으로 수출되었다. 대략 7세기부터 <맨스필드 파크>의 배경인 19세기에 이르기까지 900만 명 이상의 아프리카 노예가 고도로 발달한 노예 시장에서 매매되었다. 유럽 상인들은 개인 상인에게 노예를 구매하기보다는 노예를 체계적으로 거래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아프리카의 권력자와 거래하기를 원했다. - P67

사람들은 본인이 질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한다. 롤랑 바르트가 쓴 <사랑의 단상>을 읽으면 왜 우리가 질투를 부끄러워하는지 알게 된다. "질투하는 사람으로서의 나는 네 번 괴로워하는 셈이다. 질투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질투한다는 사실에 대해 자신을 비난하기 때문에 괴로워하며, 내 질투가 그 사람을 아프게 할까 봐 괴로워하며, 통속적인 것의 노예가 된 자신의 대해 괴로워한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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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2-09-25 08: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북홀릭님 정성 스러운 서평 정말 감사합니다. 소설과 인문학의 콜라보 ...정작 제가 정하고 싶었던 이 책의 제목이네요 ^^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평온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bookholic 2022-09-25 09:32   좋아요 2 | URL
늘 좋은 책 출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식구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29)

그래서 모든 사람은 자기의 몸을 탐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내 몸의 토대인 생명과 자연에 대한 앎의 비전을 가져야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내 안의 자연성이 회복되면서 타인의 인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삶이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거죠. 그러면 예기치 않은 재난이나 고난에 처하더라도 그다지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36)

하루의 리듬, 일상의 흐름을 잘 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항목은 쏙 빠져 있어요. 밤에 잠을 못 자는데 로열젤리나 홍삼을 아무리 많이 먹으면 뭐합니까. 또 하나, 물질이 아닌 정신의 면역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이 없어요. 마음이 불안지옥인데, 각종 비타민을 먹는다고 그게 재대로 효능을 발휘할까요? 약간만 스트레스 받아도 소화가 안 되는 게 우리의 몸인데, 감정, 정신, 마음, 이런 영역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소홀한 거죠. 달라이라마께서 유튜브로 하는 설법에서 누누이 강조하듯이 이제 생리적 위생뿐 아니라 정신적 위생에 대해서도 깊이 탐구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50)

일단 불교는 이전의 모든 사상을 전복하면서 등장했고, 이후에도 기존의 지배적인 사유구조를 해체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 점만 보더라도 그야말로 청년의 사상이죠. 그에 비하면, 중화 문명의 도교나 유교, 즉 공자나 노자의 사상은 노년의 사상이에요. 청년의 역동성이나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중화사상이 노년의 로고소라면, 불교는 청년의 파토스라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불교는 마음을 탐구하는데, 그 마음의 격정이 가장 심한 때도 청년기잖아요. ‘질풍노도의 시절이라고 하죠. 불교는 바로 그 역동성이 산물입니다.

(90-91)

불교는 또 굉장히 실용적인 사상입니다. 왜 인생은 이토록 괴로운가를 탐구하고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하는 것이 바로 불교입니다. 우리가 보통 느끼는 세속적인 괴로움이라고 하면 보통 인간관계의 애착에서 오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 애착의 대상을 상실했을 때 괴로움이 생기죠. 실연을 당하거나 가족을 잃거나 할 때 극심한 괴로움을 느낍니다. 또 하나는 물질적으로 내가 뭘 얻고 싶은데 못 얻는 걸 괴로움이라고 생각하죠. 불교는 바로 이런 괴로움을 타파하기 위한 것입니다. 괴로움을 없앤다고 하면 보통 기복종교를 바로 떠올립니다. ‘절에 가서 열심히 절하고 기도하면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이 해결될 거야.’ 혹은 내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거야등등. 하지만 이것은 불교 이전에, 종교가 아니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종교는 신의 뜻을 이루는 일인데 그렇게 사리사욕에 물들어 있으면 과연 신이 들어주실까요?^^ 입장 바꿔 한번 생각해 보세요. 더구나 불교는 붓다라는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무엇보다 붓다는 신이 아닙니다. 우리와 똑 같은 인간이고, 우리들의 스승입니다.

(112)

사후의 지복을 원한다면, 누구든 애착을 갖지 않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열정과 집착을 부추기는 분위기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 살아서도 늘 무겁고, 사후에도 혼이 탁해서 구천을 맴돌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점에서 <동의보감>의 비전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절에서 장수로, 장수에서 신선으로 가는 이 경로의 핵심은 장수나 신선 자체가 아니라 존재가 점점 더 자유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겁니다.

(122)

그래서 자신을 돌아볼 때 이타심을 기준으로 삼으면 상황이 명료해집니다. 내가 이기심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건 내가 지금 굉장히 불만족스럽다는 뜻이에요. 나 자신이 만족스러우면 절대로 그렇게 이기심에 사로잡히지 않아요. 불성, 깨달음, 열반, 이런 언어를 들으면 무척 고원하고 도저히 도달할 수 없을 거 같은 생각이 드는데, ‘내 마음의 행로가 어디를 향하는가?’ 이런 걸 기준으로 하면 그렇게 먼 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존재의 참을 수 없는 충만함, 그 충만함에서 자연스럽게 솟구치는 이타심, 이것이 붓다의 마음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요.

(137)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존재는 삼독, 즉 세 가지 독에 물들어 있다는 거였습니다. 앞에 말씀드렸던 탐진치,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삼독이고요. 그래서 삼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설법을 많이 하십니다. 계속해서 <숫타니파타>의 구절들을 보죠. “치닫지도 뒤처지도 않아, 모든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고 어리석음을 버린 수행자는,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뱀의 경> 여기서 치닫지도 않고 뒤처지지도 않는다라는 말은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태과불급을 넘어선다는 것과 상통하는 말이에요. 정기신을 바탕으로 오장육부가 구성되지만 그 기운 역시 항상 넘치거나 모자라게 됩니다. 목기가 넘치면 간 기운이 넘쳐서 술에 빠지게 되고, 토기가 넘치면 비위 기능이 너무 활발해서 식탐을 주체하지 못하고, 수 기운이 범람하면 성욕이 함부로 날뛰게 되고이렇게 넘치는 것이 있으면 모자라는 것도 있겠죠. 그것을 불급이라고 합니다. 그건 또 그것대로 온갖 병증들이 만들어냅니다.

(175)

그리고 이건 제 소견인데, ‘우리는 동등해라는 견해를 고집하다 보면 그 또한 폭력적인 동일성에 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주의가 주장한 과격한 평등주의가 실패한 것도 이런 맥락이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물론 이건 앞으로 더 깊이 탐구해 볼만한 과제입니다. 아무튼 비교라는 척도가 작동하는 한 모든 견해는 다 망상이라고 보는 겁니다. 우월하다, 열등하다, 동등하다, 이 셋은 다 같은 범주의 산물이니까요. 가장 중요한 건 이런 식의 척도에서 벗어나는 거겠죠. 각자의 차이를 존중하되 어떤 방식으로든 비교하지 않는 것. 그것이 붓다의 평등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191-192)

저는 속박에서 평온으로 이끄는 정진이라는 이 구절을 참 좋아합니다. ‘정진이라는 말에는 꾸준히 한 걸음씩 나아간다는 이미지가 있죠. 짐을 걷고 걸어가는 황소, 그 황소의 끈기와 우직함을 떠올려 보세요.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야 속박에서 벗어납니다. 그렇게 나아가다 보면 진정한 평온을 누릴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사유를 누가 허무와 적멸의 사상이라고 하겠습니까? “슬픔이 없는 곳으로 도달해 가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구절도 참 좋아하는데, <숫타니파타>의 단골멘트 중 하나예요. 우리 삶이 지닌 원초적 슬픔과 거기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싶은 붓다의 자비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238)

내가 지금 보고 경험하는 세계는 어떤 종류의 마주침 속에서 잠시 구성된 것일 뿐입니다. 연기조건이 만들어 낸 환영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설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내 눈앞에 리얼한 세계가 있는데 왜 없다고 하지?’ ‘이게 가짜라고? 미친 거 아냐?’ 등등. 서양철학사, 과학사가 그렇게 세상을 파악해 왔고 우리도 20세기 내내 주객 이원론’, ‘물질의 합법칙성’, ‘변증법적 발전등을 수도 없이 들어 왔기 때문에 그런 식의 사유를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거죠.

(269-270)

그다음 여름의 기운인 화는, 우리 몸에서는 심장과 소장입니다. 간과 담을 가까이 있으니까 금방 이해되는데, , 소장은 좀 생소할 수도 있어요. 현대의학에서 보자면, 심장은 순환계고, 소장은 소화계에 속하는 장기니까요. 하지만 한의학적으로는 분류의 기분이 오행의 기눙이기 때문에 심장과 소장을 화기에 배속시킵니다. 그다음 토는 비위를 말합니다. 비위, 즉 비장과 위장은 몸의 가운데에 위치하여 모든 걸 조정해 주는 거죠. 음식물을 완전히 분해한 다음 영양분을 몸 전체로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조정과 배분, 이런 활동은 토의 기운이라고 보는 겁니다.

(304)

내가 왜 이렇게 불편하지?’, 아니면 마음이 왜 이렇게 불안하지?’라는 생각이 들면, 그 지점에서부터 차츰차츰 나아가면 되는데, 인과법을 쓰지 않고, 바로 먹을 걸로, 술로, 유흥으로 도피를 해버리는 겁니다. 그렇게 무마하면서 습관적으로 돈을 벌고, 돈을 버는 데서 오는 성취감을 조금씩 느끼면서 그렇게 살아갑니다. 불안이 점점 커져 가는데 임시로 막아 놓고 사는 거죠. 그래서 중년 이후가 되면 다 마음이 헛헛하다, 답답하다고 하는데, 이 헛헛함과 답답함은 그만큼의 덩어리가 뭉쳐 있어서 어디서부터 뚫고 나가야 될지를 모를 때 오는 겁니다.

(328)

불교는 참 특이한 게 무신론이잖아요.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신들의 세계에 가거나 신이 되어 태어나는 것조차 윤회의 한 코스라고 여기거든요. 인간, 아수라, , 축생, 아귀, 지옥, 이렇게 육도윤회(六道輪廻)를 하는 거예요. 대부분의 종교는 죽은 다음에 신들에 세계에 태어나는 걸 목표로 하죠. 그래서 많은 제물을 바치고 날마다 예배를 드려서 그 신에게 사랑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 신들의 세계에 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불교는 그것을 목표를 하지 않습니다. 내세에 대한 표상을 강하게 갖고 있으면 거기에 다시 끄달리게 됩니다. ‘과연 구원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닐까”, 이런 걸 의식하면서 자기검열에 빠지게 되겠죠. 그럼 일단 마음이 늘 초조합니다. 생리적 균형도 깨지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음허화동이나 상화망동의 상태에 빠지기 십상이에요.

(374)

이렇게 다섯 가지 스텝을 인생 전체로 놓고 봐도 되고, 하루에 적용해도 됩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자존감이 따라서 액션이 달라질 거 아닙니까? 몸에 차오르는 자존감이 있다면 활기차게 시작할 테지만, 자존감이 낮으면 더 움직이기 싫겠죠(비겁). 그리고 누구든 오전과 오후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관계를 맺죠(관성). 그러다 해가 져서 집에 들어오면 책 읽고 명상을 하고 지혜를 일구는 시간(인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돼야 깊은 수면을 들고 다음 날 아침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운명의 지도는 하루도 되고 일 년도 되고 십 년도 되고 평생의 전 과정도 다 설명해 줄 수 있는 그런 밑그림입니다.

(400-401)

그래서 모든 괴로움은 다 자아에 대한 집착 때문이에요. 나를 확장하고 계속 증복시키려다 보니 괴로움을 겪는 거예요. 게다가 자본주의는 소유밖에 없는 거죠. 이렇게 와 소유, 이런 자아에 대한 집착이 허망하다는 걸 불교는 계속 강조하는 겁니다. “열반은 허망한 것이 아니다. 고귀한 님들은 이것을 진리로 아는 님들이다. 그들은 진리를 이해하기 때문에 탐욕 없이 완전한 열반에 든다.”<두 가지 관찰의 경> 내가 아닌 것을 나라고 우기지 않는 것이야말로 고귀한 것이고, 그러면 탐욕에서 벗어나 지극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자아로부터 해방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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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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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하드코어 스릴러 소설을 읽고 싶을 때 간혹 찾아보는 작가가 있으니, 그의 이름은 요 네스뵈. 이번에는 하드코어 스릴러를 읽고 싶었던 것보다 요 네스뵈의 소설을 읽은 지 좀 오래된 것 같아서 책을 펼쳤단다. 요 네스뵈의 소설을 마지막으로 읽은 것을 확인해 보니, 2년 전쯤 읽은 <맥베스>였구나. 그 책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구나.

이번에 읽은 책은 가장 최근에 출간된 <킹덤>이라는 책이야. 책 소개에 대해서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아서 이 책도 요 네스뵈의 유명한 해리 홀레 시리즈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책 앞부분을 읽으면서, .. 해리 홀레는 언제쯤 나오지? 이러면서 읽었단다. 백 페이지를 읽어도 해리 홀레가 나오지 않았는데, 책이 워낙 두껍다 보니 등장이 좀 늦어지나 보다 했어. 이백 페이지까지 읽는데도 해리 홀레가 나오지 않아서, 인터넷 서점에서 책 소개를 자세히 읽어보니, 이건 해리 홀레 시리즈는 아니더구나. 요 네스뵈의 소설 중에 해리 홀레 시리즈가 유명하긴 하지만, 간간히 선보이는 단독 소설들도 무척 재미있단다. 이번 <킹덤> 7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잘 읽었단다. 손목이 조금 아팠지만 말이야.


1.

오스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로위와 칼이라는 형제가 살고 있었어. 그들에 십대일 때 부모님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집 근처에 있는 협곡에 자동차와 함께 떨어졌는데, 경사가 너무 급해서 부모님 시신만 간신히 꺼내오고 자동차는 아직 그 협곡 중간에 있었어. 로위와 칼은 형제애가 아주 좋았단다. 형인 로위는 동생인 칼을 무척 잘 보살폈고, 동생 칼은 로위를 잘 따랐단다. 로위를 학교를 마치고도 계속 오스에 살고 있었고, 칼은 캐나다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직장을 얻어 생활했단다.

그리고 오랜 만에 고향 오스로 돌아왔단다. 옆에는 아내 섀넌이 있었어. 칼은 이 시골마을을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마을 사람들한테 소개해 주려고 했어. 일종의 투자설명회였지. 아무래도 그 마을의 땅 주인은 마을 사람들한테 있으니까 말이야. 로위도 그곳에 황무지를 갖고 있었단다.

로위의 직업은 주유소 지점장이었어. 그의 꿈은 돈을 모아서 자기 소유의 주유소를 갖는 것이었단다. 칼의 말대로 관광지가 개발이 되고, 자신의 황무지를 보상을 받게 된다면 자기의 꿈을 앞당길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 하지만 그 관광 사업이 실패를 한다면약간의 도박 같은 일인데, 로위는 동생을 믿기로 했단다. 얼마 후 이 사업 계획은 지방 의회까지 통과되어 공사가 시작되었단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보면 로위와 칼이 부모님은 없지만 성실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잘 살아온 것처럼 보이지? 하지만, 그들의 주위에는 의문의 살인 사건이 몇 있었단다. 16년 전의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 의문의 살인 사건에 의문을 품고 있는 쿠르트 올센이라는 경찰이 있어. 쿠르트는 칼이 돌아오자 그 사건들을 다시 수사하려고 했어. 16년 전 어떤 일이 있었냐고? 바로 로위와 칼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죽었던 해였어.

당시 부모님의 교통사고가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그문 올센이라는 경찰이 있었어.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시그문 올센은 쿠르트 올센의 아버지였단다. 당시 시그문 올센은 칼이 십대일 때 근친상간의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가해자가 바로 형인 로위라고 생각했어. 정황들도 여럿 있었고 말이야. 그런 일들을 시그문은 로위의 아버지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그 이야기를 전해주고 나서 이틀 뒤에 로위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었어. 시그문은 이 교통사고에 로위가 연루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며칠 뒤 로위는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칼의 전화를 받게 돼. 시그문 올센이 그 협곡에 떨어졌다고 말이야. 떨어졌다고 이야기했지만, 로위는 칼이 밀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하지만 한마디도 이야기하지 않고, 로위는 사건 처리를 했어. 칼의 도움을 받아 위험을 무릅쓰고 협곡로 내려가서 시그문 올센의 시신을 끌고 올라와서, 시그문 올센의 차에 태우고 근처 호수로 가서 자살한 것처럼 꾸몄단다. 로위가 시그문 올센처럼 변장을 해서 운전을 했기 때문에 시그문 올센이 운전했다는 목격자 진술도 있었어. 그렇게 시그문 올센은 자살로 종결처리 되었단다. 시그문 올센의 아들 쿠르트는 그게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거지. 그래서 경찰까지 되어서 그 사건을 다시 수사하게 된 거야.

그런데 시그문 올센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어. 칼을 성폭행한 가해자는 로위가 아니고 아버지였단다. 로위는 이 사실을 알고 동생 칼을 지켜주기 위해서 아버지의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고장 내서 교통사고를 만든 거였어.


2.

쿠르드 올센은 아버지의 핸드폰의 마지막 위치를 확인해보니 협곡 근처라고 하는 거야. 그것을 찾으러 협곡을 내려가겠다고 했단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로위는 한발 먼저 다시 위험을 무릅쓰고 협곡을 내려갔단다. 간발의 차이로 로위가 먼저 시그문의 핸드폰을 찾아내고 그 핸드폰도 호수로 던져 버렸단다. 며칠 뒤 그 핸드폰이 발견되면서 쿠르트도 로위의 말을 믿어야 하지만 떨떠름한 믿음이었지.

….

칼과 새년은 관광지 개발 때문에 오스에서 계속 머무르고 있었어. 섀넌의 직업은 건축가이고, 이 개발의 호텔 등을 설계를 맡고 있었어. 칼과 섀넌이 계속 그곳에 머물면서, 로위는 갖지 말아야 할 감정을 갖게 되었어. 섀넌을 사랑하는 마음. 로위는 계속 갈등하다가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음을 섀넌에 비췄어. 그런데 섀년도 싫어하지 않는 것 같았어. 사실 오스로 올 때부터 칼과 섀넌은 사이가 별로 안 좋았단다. 칼이 섀년을 구타하기도 했던 것 같아. 그래서인지 섀넌은 로위에게 쉽게 마음을 연 것 같구나. 결국 로위와 섀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단다. 그들의 아슬아슬한 사랑이 이어졌어

이런 와중에 한창 공사 중이던 호텔에서 큰 불이 일어났단다. 그 피해가 무척 컸어. 처음부터 다시 지어야 할 판이었단다. 걱정을 하는 투자자들에게 칼은 안심을 시켰단다. 보험을 들어서 걱정할 것 없다고 말이야. 하지만, 얼마 전부터 보험을 연체되고 있었단다. 그러니까 보험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었지. 칼은 완전 망한 것 같구나. 칼의 가장 큰 투자자인 빌룸셈이라는 사람이 해결사라 부르는 덴마크 사람을 고용해서 로위와 칼을 위협했단다. .. 빌룸셈이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잘못 건드렸구나. 로위와 칼은 덴마크인 해결사는 사고사로, 빌룸셈은 자살로 위장하여 죽였단다. 이젠 그런 것이 프로가 된 모양이구나. 쿠르트는 로위와 칼 주변에 또 의문의 죽음이 일어나자 다시 그들을 의심하게 되었어. 하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었지.

….

로위가 섀넌을 사랑하고, 섀넌이 칼에게 폭행을 당하고, 칼의 사업이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보니 로위는 더 이상 칼의 든든한 형이 아니었어. 로위는 이제 칼을 사고사로 죽게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단다. 그런데 섀넌은 임신을 하게 되었어. , 로위의 아이겠지. 칼도 섀넌의 임신 소식을 알게 되었는데, 칼은 다른 남자를 의심했단다. .. 점점 위험한 방향으로 이야기는 전개되는구나. 로위는 또 다급한 목소리의 칼의 전화를 받았단다. 차 고장이 났는데 도와달라고 했어. 로위가 가보니, 단순 차 고장이 아니라 더 위급한 일이 있었어. 섀넌이 죽어 있었던 거야. 둘이 말다툼을 하다가 그렇게 되었다고 했어.

로위는 순간 고민을 했단다. 칼을 없애고 섀넌과 함께 하려고 했던 계획이 틀어진 거지어떤 선택을 할까? 섀넌의 복수를 할까? 그렇게 해서 모두 사고사나 자살로 보일 수 할 수 있을까? 결국 섀넌은 좀 쉬운 선택을 한단다. 칼을 사고사로 꾸미려고 조작을 해 둔 자동차의 운전석에 섀넌을 태우고, 또 교통사고 위장을 했단다. 이번에도 증거는 없었지. 칼은 호텔 관광 사업을 재개하기 시작했고, 로위는 섀넌을 그리워하고, 쿠르트는 여전히 로위의 뒷조사를 하면서, 소설은 끝이 났단다.

, 비록 소설에서는 끝까지 로위와 칼의 사이가 긴장 상태이긴 하지만, 겉으로는 서로 의지하는 형과 동생 관계를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끄나풀이 끊어지지 않을까 싶구나. 무서운 형제들이구나. 자주 싸우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는 너희들과는 전혀 다른 말종이구나. 쿠르트는 결국 로위의 범행 사실들을 밝혀낼 수 있을까? 아니면 로위의 완전 범죄의 또 다른 희생자가 될까?

….

이 책의 앞날개에는 요 네스뵈의 사진이 실려 있단다. , 예전에 다른 책에서 본 사진에 비해 많이 늙었더구나. 세월은 왜 이리 빨리 가는지더 부지런히 책을 읽고, 더 부지런히 독서 편지를 써야겠구나.


PS:

책의 첫 문장: 개가 죽은 날이었다.

책의 끝 문장: 그래, 무자비한 봄이 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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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곡 소오강호 8
김용 지음, 박영창 옮김 / 중원문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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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김용의 <비곡 소오강호> 마지막 8권의 이야기를 해줄게. 아빠가 읽은 판본에는 8권에 <비곡 소오강호>의 마지막 이야기뿐만 아니라, 김용의 단편 소설 <원앙도>도 함께 실려 있었단다. 김용이 장편, 그것도 대하소설들만 쓴 줄 알았는데, 단편도 있었구나. 단편 <원앙도>에 대한 이야기는 별도로 하지 않고, <비곡 소오강호>의 마지막 부분만 간단히 이야기해줄게.


1.

7권의 마지막 부분에서 영호충이 벙어리 할머니가 의림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아차렸잖아. 의림의 어머니는 자신의 정체가 발각되자, 딸의 고민거리를 해결하려고 했어. 잽싸게 영호충의 혈을 찔러 꼼짝하게 하고 의림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단다. 영호충은 영영을 마음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했어. 알고 보니 그곳에 영영도 의림의 어머니에게 혈을 찔려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어. 영호충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만

의림의 어머니는 영호충이 그렇게 고집을 부리자, 그러면 의림을 둘째 부인으로라도 받아주라고 했어 대단한 고집의 의림의 어머니로구나. 의림의 아버지 불계화상을 보는 듯하구나. 그들이 부부였던 이유가 다 있구나. 의림이 벙어리 할머니를 찾아왔단다. 벙어리 할머니는 자신이 의림에게 어머니라는 사실을 이야기했어. 벙어리는 더더욱 아니고 말이야. 그것도 모르고 그동안 벙어리 할머니한테 자신의 고민을 풀어놓았던 의림은 어머니를 만났다는 기쁨보다 당황스러움이 더 컸어. 영호충을 짝사랑하는 마음을 다 이야기했었거든의림의 어머니는 의림에게 영호충과 결혼하라고 했어. 의림은 그럴 수 없다고 했는데 의림의 어머니는 계속 강요를 했어. 그러자 의림은 도망을 가버렸고, 의림은 어머니도 의림을 뒤쫓아갔단다.

영호충과 영영이 혈에 찔려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악불군의 부하들이 몰려와서 그들을 죽이려고 했어. 이제 악불군은 이 소설 최고의 빌런이 되었구나.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서 영호충은 묶였던 혈이 조금씩 풀려나기 시작했어. 그리고 영호충은 벽사검보를 알려주겠다는 꾀를 써서 그들을 해치웠단다. 나중에는 악불군이 직접 그들을 찾아와서 해치려고 했어. 영호충과 영영은 아직 혈이 다 풀리지 않아서 악불군의 공격을 막기 어려웠단다. 악불군이 그들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기 직전,. 악불군은 그만 등에 칼에 찔려 죽었단다. 그의 등에 칼을 찌른 이는 바로 의림이었단다. 의림은 아버지 불계화상, 어머니, 전백광 등과 함께 그곳에 다시 돌아왔던 거야. 그리고 영호충과 영영이 위기에 빠져 있는 것을 보고 의림이 악불군을 처치한 것이고그렇게 오악파의 장문인 악불군은 죽고 말았단다. 소설의 앞부분에서는 영호충을 돌봐주는 착한 사람인줄 알았는데, 마음 속에는 그렇게 흑심을 품고 있었다니그리고 그 욕심은 결국 제명에 살지 못하고 가게 만들었구나.


2.

얼마 후 임아행과 일월신교 수천 명이 화산에 왔단다. 오악파를 접수하려고 왔던 것 같아. 하지만 이미 오악파는 자기들끼리 싸워서 거의 전멸 상태가 되어 있었어. 영호충이 장문인이 있는 항산파만 빼고 말이야. 임아행은 영호충을 좋게 봐왔고, 자신의 딸 영영과 사랑하는 사이인 것을 알고 있어서 그에게 일월신교 부교주 자리를 제안했단다. 하지만 영호충은 정중히 거절했단다. 자신의 결정으로 항산파를 없어지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야. 그러자 임아행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면서 한 달 뒤에 항산을 접수하러 다시 오겠다면서 돌아갔단다. 영영도 아버지를 따라서 흑목애로 길을 떠났단다. 그런데 가는 길에 임아행은 갑자기 죽고 말았어.

그것도 모르고 영호충은 일월신교와 일전을 준비하고 있었단다. 그들이 열세라는 것을 모르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지막 결사 준비를 했단다. 소림파의 방증대사와 무당파의 충허도인이 와서 도와주겠다고 했어. 그리고 한 달 뒤 약속한 대로 일월신교 무리들이 왔단다. 그런데 교주가…. 영영이었어. 임아행이 죽고 영영이 교주를 이어받게 된 거야. 영영이 항산파와 싸울 일이 있겠니. 사랑할 일만 있겠지.^^ 전쟁 준비는 이내 결혼 준비로 바뀌었단다. ㅎㅎ 그렇게 비곡 소오강호는 영호충과 임영영의 결혼과 함께 해피 엔딩으로 끝이 났단다.

아빠가 <비곡 소오강호>를 주말에 한 권씩 읽겠다고 했었는데, 다시는 그런 독서계획을 세우지 말아야겠구나. 일주일마다 한 권씩 읽었더니,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답답하더구나. 김용의 시리즈 중에 읽지 않은 것이 책장에 아직 2개가 더 있고 그건 언제 읽게 될지 잘 모르겠지만 그 책들은 몰아서 읽어야겠구나. 소오강호는 강호에 깃든 평화와 함께 끝~


PS:

책의 첫 문장: 그녀의 목소리는 처음 말을 배우는 어린애처럼 이어지지가 않았다.

책의 끝 문장: 이것이 바로 천하 무적수가 되는 대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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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1 -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1
민은기 지음 / 사회평론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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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즐겨 읽는 시리즈 중에 난처한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시리즈가 있단다. ‘난처한난생 처음 한번의 줄임말이야. 이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그 출판사에서 클래식 음악도 그 시리즈를 낸 것 같더구나.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수업. 1권은 아빠가 좋아하는 모차르트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더구나. 부제가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라고 되어 있어. 아빠가 모차르트에 관한 책들을 여럿 읽었어도 또 읽을 수 있단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아빠가 클래식에 대해 알지는 못해도 모차르트는 좋아하니까 말이야. 너무 짧을 삶을 살았지만, 그가 남긴 음악은 그야말로 엄청나잖니. 클래식 시리즈의 1번으로 뽑으라고 하면 단연 모차르트지.

그런데 이 책은 모차르트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란다. 이 시리즈의 취지는 음악가보다 클래식 음악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거야. 그래서 클래식 음악이란 무엇이며, 클래식 음악의 역사는 어떻고, 클래식 음악에 사용되는 악기 등 클래식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도 함께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그러면서 모차르트 이야기를 곁들여 이야기해주고 있었어. 1권이라서 그런지 클래식 음악, 아니 음악의 정말 기초적인 이야기도 담겨 있었단다. 가끔 독자를 너무 무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어. 예를 들어 조성이나 옥타브에 대한 설명까지 해주니 말이야. 하지만 아빠가 생각을 바꿨단다. 이 책의 취지는 기초부터 착실하게 다지는 것이니까. 이 책은 너희들도 읽을 수 있게 쉽게 잘 써진 것 같구나. 함께 읽자꾸나.


1.

아빠도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클래식 음악을 쉽다고는 하지 않을 거야. 클래식 음악이 쉽지 않았던 것은 18~19세기 상류층들이 자신들만의 음악이라고 주장하고 싶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오늘날이야 듣고 싶은 사람들은 다 들을 수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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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누구나 한번 들어서 파악할 정도로 쉬우면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거예요. 클래식의 주요 소비자였던 18~19세기 유럽 사람들은 남들에게 스스로가 얼마나 고상한지 보여주려고 예술을 활용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유럽의 상류층은 음악 취향을 교양의 척도라고 여겼어요. 교육 받지 않은 사람은 듣기 힘들도록 의도적으로 진입 장벽을 높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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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도 피아노를 즐겨 치고 있는데, 아빠는 어른이 되고 나서야 집에서 독학으로 피아노를 배워보려고 노력을 해보았단다. 그런데 왼손과 오른손이 따로 놀아야 하는데 그것이 정말 어렵더구나. 성격 급한 아빠는 결국 오래 가지 않아 포기를 하고 말았지.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할 따름이란다. 너희들도 피아노를 잘 치고 배우고 있으니, 피아노의 테크닉에 대해서 잘 알겠지만, 이 책에서 포인트 하나를 알려 주어 발췌해 보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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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 피아노를 잘 친다는 건 신체적인 테크닉과 관련이 있습니다. 빨리 칠 수 있는 능력이야 당연하고 음량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야 하죠. 이게 어려운 이유는 열 손가락에 능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에요. 엄지는 힘이 세지만 민첩하지 못하고,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은 특히 힘이 약하죠. 이런 차이를 극복하고 모든 손가락으로 비슷하게 건반을 누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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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이야기 나와서 한 가지 더 하면, 최근에는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피아노를 배우지만, 예전에는 피아노는 주로 여자들이 다루는 악기로 알려져 있었단다. 그래서 여자들이 많이 배우고 말이야. 그 이유는 피아노라는 악기가 무겁고 연주하는 자세 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그 설명을 같이 읽어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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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240)

피아노라는 악기는 그전까지 유행한 악기들과 달리 엄청나게 무거웠어요. 바이올린이나 첼로, 플루트 같은 악기는 가지고 다니면서 연주할 수 있었지만 피아노는 한번 집에 들여놓으면 다른 데로 옮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주로 바깥 활동을 하던 남성보다 집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던 여성이 자연스럽게 피아노와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피아노가 여성의 악기로 자리 잡게 된 이유는 연주 자세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피아노는 당시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과 어울리는 얌전한 자세로 연주할 수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바이올린을 켜려면 팔을 높이 들어 휘저어야 해요. 첼로는 두 다리를 벌려야 합니다. 관악기는 숨을 거칠게 몰아쉴 수밖에 없고요. 그에 비해 다소곳한 자세로 앉아서 연주할 수 있는 피아노는 여성들과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피아노 연주는 점점 프랑스어나 바느질처럼 고상한 여성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신부 수업의 필수 코스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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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향곡이라는 것은 클래식 음악의 가장 대표적인 장르 중에 하나인데 보통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많은 악기들로 이루어진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다 보니 웅장하단다. 그리고 오래 전에는 공개적으로 열리는 공공음악회를 통해 주로 교향곡을 연주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어서 교향곡이 가장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구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책에는 음악이론도 많이 설명되고 있는데, 그 중에 아빠가 헛갈려 했던 것 하나만 이야기해줄게. 조바꿈과 조옮김이라는 것이 있는데, 용어가 비슷해서 그 의미도 헛갈릴 수 있을 것 같아. 조바꿈은 곡이 진행되면서 조가 바뀌는 현상이고, 조옮김은 연주의 편의를 위해 다른 조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고 하는구나.


2.

그럼 모차르트 이야기도 한번 해보자꾸나. 아빠가 다른 책에서도 이야기를 여러 번 해서, 오늘은 대략적으로 이야기를 할게. 모차르트는 워낙 유명하지 그의 천재성을 또 이야기하는 것이 식상할 지 모르겠지만, 그의 천재성은 여러 번 이야기해도 지나치질 않는구나. 오페라 악보를 초연 직전에 완성하거나 합창곡을 듣고 외워서 악보에 옮기는 등 그의 천재성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들은 무척 많단다.

그가 다섯 살 때 작곡을 했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그런가 보다 했는데, 곰곰이 생각하면 사람으로써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래서 모차르트는 외계인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젊은 나이에 죽은 것도 죽은 것이 아니라, 임무 완수하고 자신의 별로 돌아간 것은 아닌지아무튼 그런 천재성 때문에 어린 시절 혹독한 피아노 훈련과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한편 힘들 수도 있었을 것 같아. 그의 아버지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어린 모차르트를 데리고 유럽 여기저기 여행을 다녔잖아. 그러면서 모차르트는 국제적으로 유명해지고 모차르트 자신도 다양한 음악을 듣고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지.

….

모차르트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지만, 가장 유명한 것들은 오페라와 교향곡이 아닐까 싶구나. 열두 살 때 이미 <가짜 바보>라는 오페라는 작곡하는 등 음악적 성과를 보였지만 당시 빈의 음악가들의 반발로 인해 연주할 수는 없었다고 하는구나. 연주까지 올린 첫 번째 오페라는 <바스티앙과 바스티엔>이라는 하는, 지금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오페라였어. 하지만 그 이후 오페라를 빼고는 모차르트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의 대작들을 만들어냈단다.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마술피리> 등등 아빠도 젊었을 때 모차르트 오페라 앨범을 사서 들었던 기억이 있구나. 요즘에는 유튜브로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예전보다 더 안 듣는 것 같구나 ㅎㅎ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다 보면, 듣기 편하면서 깔끔하다는 느낌이 있는데 그 이야기는 샾이나 플랫이 적은 조표의 조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하는구나. 그의 대표 교향곡 중에 하나 교향곡 40번도 조표가 적은 g단조로 이루어져 있어 조표 적은 조를 써서 단조임에도 깔끔하고 듣기 편한 음악이 된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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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0)

교향곡에서는 D장조와 C장조를 많이 사용했어요. 흔히 D장조는 즐겁고 유쾌하며 호전적이고, 그와 비슷하게 C장조는 밝고 화려하며 진취적인 조라고 얘기합니다. 모차르트 스스로 g단조를 숭고하고 감동적인 죽음을 준비하고 죽음에 체념하게 하는 조성이라며 특별하게 여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어요. 50여 개의 모차르트 교향곡 중에서 g단조로 된 교향곡은 다 두 곡밖에 없지만요. 영화 <아마데우스> 도입부에 나온 <교향곡 25>이 바로 g단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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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를 떠나 빈에서도 많은 활동을 했는데, 빈에서는 피아노 유행과 함께 피아노 레슨을 하면서 독립할 수 있었단다. 빈에서는 특히 피아노 협주곡의 인기가 좋았다고 했어. 피아노 협주곡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대화를 주고받듯이 연주하는 형태를 가졌는데, 그래서 모차르트는 다른 음악가들과도 교우 관계를 갖게 되었대. 모차르트가 청중의 취향이 아닌 자신의 취향의 단조로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들이 있고 그것들이 불안하다고 하는데, 그 중에는 아빠가 좋아하는 피아노 협주곡 20 d단조도 있다고 하더구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을 들으면서 한번도 불안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역시 아빠는 클래식을 듣는 귀를 갖진 못했나 보구나.

모차르트가 오늘날 태어났다면 엄청 돈을 벌었겠지만 그 당시에는 음악가가 아무리 자질이 뛰어나도 많은 돈을 벌지 못했나 보구나. 빈의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덩달아 모차르트도 경제적으로 어려워졌고 돈을 벌기 위해 일을 더 많이 해야 했고 그로 인해 병에 걸려 안타깝게도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단다. 그가 죽기 전 작곡하고 있던 것이 누군가에게 의뢰 받은 거지만 죽은 사람의 혼을 달래기 위한 미사 음악인 레퀘엠이었다는 것이 그의 삶을 더욱 극적으로 만든 것 같구나.

….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나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책을 읽고 여러 번 이야기를 해서 오늘은 하지 않은 점 양해 바람. 너희들도 피아노를 좋아하고, 엄마의 영향으로 클래식 음악도 자주 듣고 그러는데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실황 공연을 보지 못해서 안타깝구나. 이제 좀 잠잠해서 공연도 보러 다니려고 했지만, 다시 극성을 보이는 이 코로나 어쩌면 좋으니그래도 너희들이 좋아하는 연주자들의 콘서트가 주변에서 열리면, 마스크 잘 쓰고 한번 보러 가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지금 음악은 우리 생활 어디에나, 아주 가까이에 있습니다.

책의 끝 문장: 어쩌면 그 예술이 고단한 우리 삶의 유일한 위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관점에 따라 클래식 문화 자체에 그런 예의까지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도 합니다. 귀족들이 음악회에 참석하는 데에는 옷을 자랑하려는 목적도 있었거든요. 성년식 파티에 입고 가기 위해 값비싼 드레스를 하나 장만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런데 그 드레스를 성년식 외에 입을 없다면 너무 아깝지 않겠어요? 새로 장만한 연미복을 입고 칵테일 한잔 기울일 곳도 있었으면 했을 테고요. 음악회, 그중에서도 특히 오페라 공연은 멋진 옷을 입은 상류층의 사교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그런 식으로 음악회를 대하는 분위기가 남아있죠. 우리에겐 다소 뜬금없을 수 있겠지만요. - P23

"내가 아는 세상의 모든 마법 중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은 음악이다."
<해리 포터>에서 덤블도어 교수가 한 말입니다. 멋있지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사라 강의 때마다 소개하고 있답니다.
- P43

하지만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아직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진화론의 기초를 마련했던 찰스 다윈은 150여 년 전 이에 대한 설명을 시도했죠. 음악을 하는 사람이 상대에게 선택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 유전자가 음악에 반응하는 거라고요. 이 설명은 지금에 와서는 크게 주목받고 있진 않지만, 경험적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나요? 가끔은 말로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것보다 사랑 노래를 부르는 게 효과적일 때가 있잖아요. 음악만이 전달할 수 있는 진정성이 있으니까요. - P54

오페라 부파는 일종의 코미디극으로, 오페라 세리아와 함께 18세기 중반에 큰 인기를 누린 오페라의 장르입니다. 오페라 세리아가 영웅의 이야기나 신화에 나오는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면 그와 반대로 오페라 부파는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내용을 풀어냅니다. 나폴리에서 시작된 오페라 부파에는 우스꽝스러운 재밋거리를 즐기는 나폴리 지역 하층민의 취향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본에 나폴리 방언이 많이 나오고 음악은 언제나 가볍고 흥겹죠.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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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18 08: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난생처음 시리즈는 진짜 쉽게 잘 설명을 해줘서 어쩌면 이렇게 북홀릭님이 자녀에게 얘기해주는 책인거 같아요.
이 독서편지 시리즈로 책 하나 쓰시면 그게 바로 난처한 독서 시리즈가 되지 않을까요? ^^

bookholic 2022-09-19 00:39   좋아요 2 | URL
앗, 좋게 말씀해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냥 요렇게 알라딘서재에서 노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살겠습니다~~^^
즐거운 한 주 되시고요~~

scott 2022-10-07 14: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 상추카 합니다

모차르트 음악!
아드님과 따님도 함께 ^^

bookholic 2022-10-08 00:35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이번 연휴에는 아이들과 함께 모차르트 음악을 잔뜩 들어보겠습니다 ㅎㅎ
scott님도 즐거운 연휴 되십시오!!

이하라 2022-10-07 14:2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10-08 00:36   좋아요 1 | URL
이하라 님, 고맙습니다~~~
즐거운 한글날 연휴 되십시오~~^^

새파랑 2022-10-07 16:1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매달 비밀이 적금처럼 늘어만 가시네요~!! 축하드립니다~!!

bookholic 2022-10-08 00:37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고맙습니다 ^^
덕분에 이번달도 비자금이 적립되었습니다 ㅎㅎ
즐거운 연휴 되시고요...

thkang1001 2022-10-07 16: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연휴 보내세요!

bookholic 2022-10-08 00:38   좋아요 1 | URL
thkang1001님, 고맙습니다.
thkang1001님도 즐겁고 여유로운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mini74 2022-10-07 22: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아이들이 커서 읽어야 할 책들이
자꾸 쌓이는 기분이 ㅎㅎ ㅎ축하드리옵니다 ~

bookholic 2022-10-08 00:39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들을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요? ㅎㅎ
즐거운 한글날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서니데이 2022-10-07 22: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연휴 보내세요.^^

bookholic 2022-10-08 00:40   좋아요 2 | URL
서니데이 님, 고맙습니다~~
서니데이 님도 즐거운 연휴 되시기 바랍니다...^^

강나루 2022-10-10 0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 축하새요^^

bookholic 2022-10-10 23:14   좋아요 1 | URL
늘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즐거운 가을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