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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5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5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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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오늘은 5권이란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달려보자.

..

조조의 보살핌을 받다가 유비의 소식을 듣고 허창을 떠난 관우. 조조가 준 선물도 그냥 놔두고 유비의 두 부인과 하인들을 데리고 무작정 길을 떠났단다. 조조는 관우가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그래도 인사라도 해야겠다고 쫓아갔어. 조조가 간웅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관우에게는 극진했거든그렇게 쫓아가 관우를 만난 조조는 존경의 표시를 했고, 관우 역시 그에 대한 보답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단다. 그렇게 헤어지고 길을 떠난 관우. 통행증이 없다 보니 관문을 지날 때마다 관우를 막고 싸움을 걸어와 싸우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다섯 관문을 지나는 동안 여섯 명의 장수를 죽였어.

그리고 하북 지역에 도착하여 손건을 만나고 그 간의 소식을 듣고 유비가 여남에 있다고 하여 그리로 향했단다. 그곳으로 가던 길에 조조의 장수 하후돈을 만났는데, 하후돈도 관우가 허락 없이 도망가는 거라 생각하여 싸움을 걸었어. 이런 일이 또 일어날까 봐 조조가 장료를 보냈는데, 그 장료가 도착을 해서 하후돈을 만류한 후에야 싸움은 멈췄어. 길을 가던 관우는 장비를 만났는데, 장비는 반가워하는 것이 아니라 싸움을 걸어왔어. 관우가 조조 사람이 되었다고 오해를 한 것인데 그 오해는 이내 풀어져서 반가운 해후를 하게 되었단다. 한편 유비는 간옹을 만나 하북으로 이동해서 드디어 관우를 다시 만나게 되었단다.

장비가 낡은 고성을 지키고 있어서, 그들은 장비를 만나기 위해 낡은 고성으로 향했어. 가는 길에 삼국지의 또 다른 걸출한 영웅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조자룡 조운이란다. 조운은 공손찬 밑에 있었는데, 공손찬이 죽고 나서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가 만나게 된 거야. 처음 만난 건 아니고 예전에도 만난 적이 있었고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 고성에서 모두 다시 만난 유비, 관우, 장비여남으로 돌아가서 정비를 다시 하기로 했단다.


1.

강동 지역에 상황을 이야기해보자꾸나. 손책이 안정적으로 이끌어서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었어. 당시 조조와 불편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거기에 조조의 밀정을 찾아내어 죽인 사건까지 일어났어. 조조는 이 일에 복수를 계획했지. 손책이 사냥 중에 독화살과 독창에 맞게 되었고, 명의인 화타가 치료하여 20여일 만에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어당시 강동 지역에 운길 선인이라고 부르는 도인이 있었는데, 그를 따르는 백성들이 점점 많아졌어. 이 소식을 들은 손책은 운길 선인을 요사스러운 사람이라면서 그를 죽여버렸어.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그 일이 있고 나서 손책은 헛것을 보게 되고, 비실비실 앓다가 결국 죽고 말았단다. 손책의 나이 고작 27살이었어.

죽기 전에 동생 19살 손권에게 강동 지역을 맡기고, 장소, 주유 등 자신의 부하들에게 동생을 보좌해 달라고 부탁했어. 손책의 뒤를 이은 손권도 영특한 사람이었어. 장소, 주유의 말도 귀담아 들으면서 더 힘을 키워갔지. 주유가 천거한 노숙을 등용하고, 노숙이 천거한 제갈근도 등용했어. 제갈근은 그 유명한 제갈공명의 친형이란다. 형이 먼저 삼국지에 등장

삼국지의 3대 대전 중에 하나로 알려져 있는 관도대전이 드디어 일어나게 된단다. 관도 대전은 원소와 조조의 대군이 정면승부를 한 전투라고 생각하면 돼. 이 싸움에도 누가 이겼을까? 원소는 지금까지 하는 것을 하면 좋은 리더는 아니었지. 점점 악행을 하게 되면서 부하들의 충언을 하면 감옥에 넣어 버렸어. 허유가 계략을 제안했을 때도 무시해 버렸어. 허유는 원소를 떠나 조조에게 가서 항복을 했어. 원소와 달리 조조는 허유를 반갑게 맞이하였고, 허유가 제공한 정보를 이용하여 원소의 진영의 약점을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게 되었단다.

원소는 재정비하여 세 아들과 함께 조조를 공격하였지만, 이번에도 대패하고 계속 도망다니는 신세가 되었단다. 이 도주 중에 원소를 병을 얻게 되어 결국 죽고 말았단다. 원소와 조조가 한창 싸우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유비는 조조의 본거지인 허창을 공격하려고 했어. 이 정보가 조조의 귀에 들어가서,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여남으로 와서 유비군을 공격하였고, 유비군을 패배해서 도망을 가게 되었어. 유비는 유표의 형주로 도망을 갔단다.

한편 원소가 죽고 나서 세 아들 원담, 원희, 원상은 후계자 문제로 내분이 일어났어. 당시 원소의 부인인 유부인이 낳은 아이는 원상 한 명이었는데, 유부인은 거짓 유서를 이용하여 원상을 원소의 후계자로 세웠단다. 원담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해 원상과 전투를 벌이게 돼. 이런 사정을 잘 이용한 조조는 원소가 점령하고 있던 하북, 기주를 잇달아 점령하고 원담을 죽였어. 원상과 원희는 요동 지역의 공손강에게 도망을 갔단다. 조조는 이들을 추격하였어. 원상과 원희를 받아주었던 공손강도 깜짝 놀랐지. 조조의 대군이 자기를 공격하려 온다고 하니 말이야. 공손강은 원상, 원희를 죽이고 목을 조조에게 보냈단다. 공손강 입장에서는 최선이 아니었을까 싶구나. 조조도 그 선물을 받고 군대를 철수했단다.

….


2.

유표가 다스리는 형주땅에 머물고 있는 유비. 유표의 부인 채부인과 채모가 유표에게 조언하기를 유비를 없애야 한다고 했어. 유표는 처음에는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계속 이야기하다 보니 그도 마음이 바뀌어 유비를 없애려고 그를 초대했단다. 하지만 이런 음모를 유비도 알게 되어 도망을 가게 되었고, 도망 가던 중에 수경 선생 사마휘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그리고 사마휘로부터 재야에 숨어 지내는 고수 와룡 선생과 봉추 선생을 알게 되었어.

도망가던 유비는 신야성에 머물면서 세력을 쌓아가고 있었어. 인재들을 끌어들였는데, 서서라는 사람은 지략을 써서 조조의 공격도 막아내는 공을 세웠어. 먼 친척인 유필이라는 사람이 보살피는 구봉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영특해 보여 유비는 양자로 삼았어. 이름도 유봉으로 바꿨단다. 조조는 서서의 지략으로 유비와 전투에서 지고 나서, 서서의 노모를 이용하여 서서를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어. 서서의 노모는 조조의 땅에 머물고 있었거든서서의 친구였던 정욱이 노모의 글씨체를 흉내 내어 서서에게 편지를 보냈어. 몸이 좋지 않으니 얼른 돌아오라는 내용으로 말이야.

서서는 노모의 소식을 듣고, 유비에게 사정을 이야기하고 길을 떠났단다.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말이야. 그러면서 와룡 선생 제갈량을 추천해 주었단다. 와룡 선생이라고 하면 얼마 전에 사마휘가 추천한 그 사람 아닌가. 유비는 제갈량을 찾아가기로 했단다.

제갈량은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서 삼국지를 읽지 않은 이들도 모두 알고 있을 거야. 자는 공명으로 제갈공명으로도 유명하지.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고 형 제갈근은 길을 떠나고 17살인 제갈량은 어린 동생들과 함께 있었어. 한때 숙부를 따라 다니면서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많은 전쟁을 경험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와룡강 주변에 은거하면서 공부하면서 세상과 등지며 살고 있었단다.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는 장면은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한자 성어로 유명하단다. 유비가 제갈량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헛걸음하다가 세 번째 만에 제갈량을 만나고,

제갈량도 마음을 열어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된 이야기그 이야기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5권의 이야기는 마무리된단다.

….

아참, 조조에게 간 서서는 어머니를 만났어. 그런데 어머니는 조조의 계략이 속아 자신을 찾아온 서서를 꾸짖으며, 그런 아들의 행동에 실망을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단다. 불쌍한 서서이제 다섯 권 이야기 주었으니 다섯 권 남았는데, 부지런히 이야기해줄게.


PS:

책의 첫 문장: 매 시각마다 순찰을 도는 순라군들이리라.

책의 끝 문장: 공명은 가늘게 감고 있던 눈을 가만히 뜨더니, 조용한 눈빛으로 유비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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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슬픔
다니엘 페낙 지음, 윤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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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소설처럼> <몸의 일기>란 책으로 아빠가 좋아하게 된 작가 다니엘 페나크의 또 다른 책 <학교의 슬픔>을 읽었단다. 아빠가 다니엘 페나크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글 속에 유머와 진지함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야.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아빠의 영혼에 영향을 주었거든. 그래서 그의 다른 책을 찾아보다가 선택한 책이 바로 <학교의 슬픔>이란다.

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에서는 지은이의 이름을 다니엘 페나크가 아니고, 다니엘 페낙이라고 적었네. 외국 작가의 이름들이 가끔 출판사마다 다르게 적어서 출간하는 경우가 있는데, 출판협회도 있고 그러니 어디선가 중재해서 작가의 이름은 하나로 통일해서 출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아빠처럼 리뷰를 쓰는 사람들이 책의 지은이도 같이 적어 두는데, 다니엘 페나크로 써야 할지 다니엘 페낙으로 써야할지 고민하지 않도록 말이야.

이 책 <학교의 슬픔>을 보면서 너희들이 생각이 났어. 학교에 가기 싫다는 소리를 많이 하는 너희들이잖니..^^ 이 책의 표지를 보면 교실 안에 세 학생이 보이는데 모두 심각하거나 아주 재미없거나 당황한 표정을 짓는 두 아이와 시계를 쳐다 보는 한 아이의 사진이 있단다. 이 표정들만으로 이 아이들이 학교를 얼마나 싫어한다는 것을 절실히 알 수 있었어. 너희들도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가끔 하지만, 이 정도 표정까지는 아닌데 말이야. ㅎㅎ 어떤 선생님들은 학교 수업을 참 재미있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빠도 생각해보면 수업이 참 지루했던 것 같아.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그 시절에 책상에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도 곤욕이었고 말이야.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어. 이 책은 지은이의 학창 시절의 경험과 선생님이 되어 직접 가르친 학생들과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란다.


1.

지은이가 자신이 어렸을 때 열등생이고, 유급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이해가 가질 않았단다. 이렇게 재미있고 다양한 분야에 글을 쓰시는 분이 어렸을 때는 열등생이었다고 하는데, 믿기지가 않아. 그러면서 자신이 왜 다른 형들과 달리 열등생이 되었나에 대한 원인을 찾아보기도 했어. 교양 있고 안정적인 부모님, 똑똑한 세 형들 사이에서 자신만 돌연변이처럼 느껴졌거든. 알파벳도 제대로 못 외우고, 중학교는 재수를 해서 가고어렸을 때 지은이 때문에 부모님이 무척 걱정을 하셨대. 지은이는 자신이 그렇게 열등생이 된 이유를 자신은 기억도 잘 하지 못하는 여섯 살 때 쓰레기통에 빠졌다가 정신을 잃고 치료를 받았던 일화에서 찾고 있단다. 도저히 원인을 찾지 못하다 그나마 찾아낸 쓰레기통 사건. 그냥 웃으라고 엮은 이야기지만 지은이는 상당히 심각하게 이야기를 했어. 그래서 더 재미있지만 말이야.

아무튼 지은이는 자신을 말하길, 명랑한 열등생이 평범한 생활을 하는 학생이라고 했단다. 그렇게 그런 열등생이 어떻게 선생님이 되고 소설가가 되었나. 그가 열등생이긴 하지만 열등생과 어울리지 않는 취미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책 읽기를 좋아했다는 거야. , 역시 책이 답인가. 그리고 몇몇 선생님들을 잘 만났다고 하는구나. 자기 같은 열등생을 포기하지 않고 잘 지도해주신 선생들 말이야. 특히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은 지은이에게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숙제를 내주었대. 책 읽기를 좋아하는 다니엘 페나크에게 소설을 쓰는 숙제라고 하더구나.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인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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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나를 구해냈던 그리고 나를 교사로 만들었던 선생님들은 그 일을 위해 양성된 게 아니었다. 그들은 나의 무능한 학교생활의 기원에 대해서는 괘념치 않았다. 원인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았거니와 나에게 설교를 하려 들지도 않았다. 그들은 그저 위기에 빠진 청소년을 마주한 어른이었다. 그들은 절박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며 몸을 던졌다. 그들은 나를 놓쳤다. 하지만 매일같이 다시 몸을 던지고 던지도 또 던졌다…… 그리고 마침내 나를 거기서 건져냈다. 나와 더불어 다른 많은 아이도 건져냈다. 말 그대로 우리를 낚아올린 것이다. 우리는 그분들에게 생명의 빚을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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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초반부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자신이 좋은 선생님이 만나서, 결국 자신도 선생님도 되고 소설가가 될 수 있다는 헤피 엔딩의 이야기지금 학교를 다니기 싫어하는 아이들이나 열등생과 그들의 부모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일까? 하지만 그가 다닌 시대가 다르고, 그가 살고 있는 나라가 다르고, 그처럼 좋은 좋은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을 수 있고, 그처럼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구나. 그래서 선생님들이 더욱 존경스럽구나.


2.

책 후반부는 지은이가 선생님으로 경험들을 이야기해주고 있단다. 그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빠의 학창 시절의 선생님들이 떠오르기도 하더구나. 학생들의 거짓말을 모른 척 받아주는 선생님들아빠도 그런 선생님들이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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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97)

하지만 선생이 거짓말을 모른 척하는 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좀더 깊숙이 숨겨진 이유인데, 명석한 의식에 비춰보자면 대충 이런 거다. 즉 그 아이가 교사라는 내 직업의 실패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를 발전시키지도 공부시키지도 못한 채, 그저 내 반에 들여놓고 그 아이가 여기 있다는 것만으로 안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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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만 그렇겠니, 부모님들도 그렇겠지. 아직 너희들이 어려서 엄마 아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좀 더 크고 그러면 거짓말을 하겠지? 아빠를 포함한 모든 청소년들이 그러니까 말이야. 아빠도 그걸 꼬치꼬치 캐묻지 말고 모른 척할 때가 있을 거야.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말이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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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지쳐버린 수많은 부모들은 사람의 진을 빼는 이런 거짓말을 받아들이는 척한다. 우선은 그들 자신의 고통을 잠시나마 진정시키기 위해(1515년 마리냐노 전투 같은 극소량의 진실은 진통제 역할을 한다), 그 다음엔 가족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하여 저녁식사 시간이 비극으로 선회하지 않도록, 제발 오늘 저녁은 아니기를, 각자의 마음을 찢어놓은 고백의 시련을 늦추기 위해, 요컨대 틈틈이 편지함을 살펴보던 당사자에 의해 다소 교묘하게 위조된 학기말 성적표를 받아들고, 사실 별로 놀라워하지도 않으면 학교생활의 재앙의 범위를 가늠하게 될 순간을 밀어내기 위해서다.

내일 생각해보자.

내일 생각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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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아빠가 공감하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시간에 대한 개념에 대해서 특히 그랬던 것 같구나. 아빠 같은 나이에 10년은 정말 휙 지나간단다. 그렇다 보니 너희들의 10년 또는 5년도 금방 휙 지나갈 것으로 생각되어, 대학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그럼 그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준비를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하게 된단다. 하지만, 지은이가 이야기하길 어른과 아이가 생각하는 시간의 길이가 다르다는 거야. 아이가 생각하는 일 년의 길이는 생각보다 길다는 거지. 그 이야기를 듣고 아빠도 어렸을 때를 생각해보니 그랬던 것 같더구나. 일 년이 참 길고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도 많았던 생각. 지금의 일 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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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1)

우선 짚고 넘어갈 사실이 있다. 알다시피 어른과 아이는 시간을 동일하게 지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십 년 단위로 계산하는 어른의 눈에 십 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이 오십이 되면 십 년은 금세 지나간다! 그렇게 빠른 속도감 때문에 어머니들은 아들의 장래를 근심하며 괴로워하는 것이다. 오 년 후면 벌써 대학 입시네, 아니 이제 금방이잖아! 이 어린 것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근본적으로 뭐 그리 변할 수 있겠어? 그런데 아이에게 그 시절의 일 년은 천 년과도 같다. 아이의 눈에 자신의 미래는 뒤 이은 며칠 안에 몽땅 달려 있다. 아이에게 장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무한을 센티미터로 재라고 요구하는 꼴이다. ‘되다라는 동사가 아이에게 주눅들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이 어른들의 걱정이나 질책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장래란 최악의 상태의 나를 말하며, 바로 그것이 나는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했던 선생님들의 말에서 내가 대충 이해한 바였다. 그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시간이란 게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조금도 생각해내지 못했고, 그냥 순진하게 영원히, 언제나 바보일 거라는 그들의 말을 믿었다. ‘영원히언제나는 상처받은 자존심이 열등생에게 시간을 헤아릴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단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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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은이는 자신이 어렸을 때 열등생으로 겪었던 경험이 있고, 좋은 선생님들을 만난 기억으로 자신도 그런 선생님이 되려고 무척 노력하신 것 같아. 예전에 자신을 잘 이끌어주신 몇몇 선생님들을 늘 생각하면서, 자신도 학생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 말이야. 물론 변한 시대에 맞게 아이들을 대하기도 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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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3-324)

모든 점을 잘 따져보면 이 세 분의 선생님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은 모른다고 하는 우리의 고백에 속아넘어가지 않았다. (철자법의 결함을 이유로 내세우며 지 선생님은 내게 얼마나 여러 번 논술문을 다시 쓰게 했던가? 발 선생님은 내가 복도에 멍하니 있거나 자습실에서 몽상에 잠겨 있었다는 이유로 얼마나 여러 번 보충수업을 시켰던가? “시간이 있으니까 우리 한 십오 분만 더 사학을 해보면 어떨까? 페나키오니? , 십오 분만 해보자……”) 익사 위기에서 구해내려는 그 몸짓의 이미지, 자살하려는 몸짓을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저 위로 나를 끌어올리려는 그 손목, 내 옷자락을 단단히 움켜쥔 살아 있는 손의 생생한 이미지, 이런 것들이 바로 그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맨 처음 떠오르는 모습이다. 그들의 현존 안에서 그들의 과목 안에서 나는 나 자신의 모습에 눈을 떴다. 수학자인 나, 역사가인 나, 철학자인 나로. 그러한 나는 이 스승들을 만날 때까지 진정으로 여기 있다는 느낌을 방해했던 나를 한 시간 동안 잠시 잊고, 나를 괄호 속에 집어넣고, 나로부터 나를 치워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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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선생님으로서의 경험을 주로 이야기를 했지만, 부모로서도 자신의 아이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도움이 된 것 같구나. 아빠는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이 책의 내용을 금방 까먹을 수도 있으니, 이 책을 엄마에게도 추천을 해야겠구나. 그런데 공부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신나게 뛰어 놀고 친구들과 좋은 추억을 쌓는 것이 아닐까 싶구나. 내일도 가기 싫은 학교를 가야 할 너희들을 생각하니 아빠도 회사 무척 가기 싫구나. 아참, 너희들은 내일 줌 수업이구나, 부럽구나. ㅎㅎ


PS:

책의 첫 문장: 에필로그부터 시작하자.

책의 끝 문장: 그뿐이다.


두 남자는 미소지으며 산책길을 따라간다. 그 모든 일이 그들 뒤로 아주 멀리 있다. 둘 중 한 사람은 이십오 년간 교직에 있었다. 대략 2500명의 학생들을 가르쳤고, 그중 상당수는 ‘심각한 난관’에 처한 학생들이었다. 두 남자는 저마다 가정을 꾸린 아버지다. 그들은 "선생님이 그랬어……"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안다. 열등생이 지루한 푸념 속에 들어앉히는 희망, 그래 그거다…… 선생님의 말이라 급물살을 타고 추락하는 강물 위에서 공부 못하는 학생이 붙잡고 매달리는 부표일 뿐이다. 열등생은 선생님이 한 말을 반복한다. 의미가 있어서가 아니고, 규칙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순간적으로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놓여나기 위해’ 하는 말이다. 아니면 사랑받기 위해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 P22

선생이라는 직업이 필연적으로 사라질 때까지 다시 시작하는 일. 만일 우리가 한 명의 학생을 우리 수업의 직설적 현재에 정착시키는 데 실패한다면, 우리의 앎과 그것의 활용에 대한 안목이 이 아이들에게 미치지 않는다면, 그들의 실존은 식물학적으로 표현하자면, 막연한 결핍의 늪지에서 질척거릴 것이다. 물론 우리 선생들만이 그런 갱도를 파낸 것도 아니고, 그걸 메울 줄 몰랐던 것도 우리 책임만은 아니지만, 그때 그 아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 년 혹은 몇 년의 어린 시절을 우리 앞에 마주앉아 함께 보냈던 것이다. 그리고 망쳐버린 학교생활 일 년은 하찮은 게 아니다. 어항 속에서는 영겁의 세월이다. - P82

"우리 할아버지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인생이란 놀랍고도 짧구나.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이렇게 한마디로 말할 수 있겠는걸. 예를 들자면 한 젊은이가 – 우연히 맞닥뜨린 불행한 사고는 제쳐놓는다 해도 – 별 탈 없이 흘러가는 평범한 나날조차도 나들이를 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점을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옆 마을로 말을 타고 나설 작정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으로 말이다."
이자벨은 존경심을 표하며 그 작가의 이름을 말했다. 프란츠 카프카.
- P133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막시밀리앵은 젊음만능주의라는 동전의 이면이다. 우리 시대는 젊음의 의무로 이루어져 있다. 젊어야 하고, 젊게 사고해야 하고, 젊게 소비해야 하고, 젊게 늙어야 하고, 유행은 젊고, 축구도 젊고, 라디오방송도 젊고, 잡지도 젊고, 광고도 젊고, 텔레비전도 젊은이로 가득하고, 인터넷도 젊고, 사람들도 젊고, 살아 있는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사람들도 젊게 남아 있고, 우리의 정치인들마저 마침내 다시 젊어졌다. 젊음 만만세! 젊음에 영광을! 젊어야만 한다! - P275

이때 담임선생님의 질문.
"신발은 걸어다니는 데 쓰이고, 상표는 뭐에 쓰이지?"
교실 구석에서 터져나온 돌발 발언.
"뽀다구 내는 데요!"
모두의 폭소.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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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5 23: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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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7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

나무뿌리에는 살아있는 세포들이 밀집되어 있다. 그런 만큼 신선한 산소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토양 속 틈은 뿌리들에게 생명의 공간이다. 제주도나 울릉도에 가서 숲길을 걸으면서도 마음이 편한 것은 화산석이라 뿌리들이 숨 쉬는 데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제주 산천단의 천연기념물인 곰솔을 보면 탐방객 때문에 길옆은 답압이 심할 텐데오 싱싱하게 잘 자란다. 화산석에 숭숭 뚫린 공기구멍 덕분이다. 나무의 뿌리 분포는 대부분 지표면 15센티미터 안에 물려 있다. 뿌리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숨 쉬기를 원하는지 알 수 있는 증거다. 가로수는 늘 어두운 땅속에서 물과 양분, 신선한 산소를 찾아 길을 떠난다. 부족함을 벗 삼아 느린 숨을 쉬며 길 위에서 수행한다.


(21)

도시 빌딩숲은 광합성을 방해한다. 바람이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숲, 나무는 흔들리지 않는 빌딩을 처음 만난 날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바람에 흔들리는 가지와 흔들린 만큼 빛이 뿌려지는 공평한 숲이 아니다. 그나마 햇빛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는 건 다행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당시 최고 권력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우쭐대며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었을 때, 햇빛을 가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 나무는 디오게네스와 달리 우쭐대는 빌딩 숲 사이에서 나무 큰 나무들 사이로 이사 온 것 같구나. 나도 얼른 커야겠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빛을 향해 달린다.


(34)

나무는 사람을 닮고 사람은 나무를 닮는다. 오랜 세월 동안 같이 겪었을 홍수와 가뭄, 추위와 더위,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옹이 박힌 나이테를 가슴에 새기고 살아왔다. 사람은 갔지만 나무는 살아남아 사람의 삶을 증언하기도 하고, 질긴 생명력으로 이 땅에 살다간 조상들과 닮아서 그들의 숨결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신선했던 민초들의 삶을 보듬어 주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해 주며 스스로 신이 된 신목들을 만나 본다.


(63)

토머스 파켄엄의 말을 들어보자.

오래된 나무들의 크기는 수령과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 대신 나무의 장수는 스트레스와 관련된 같았다. 가장 오래된 브리슬콘소나무는 더할 수 없이 고통스럽고 열악한 환경을 선택했다. 겨울에는 눈보라에 시달리거나 폭설에 파묻혔고 봄여름에는 뙤약볕에 바짝 말라 버렸다. 눈 녹은 물 이외에는 마실 것도 없었고 생장이 가능한 시기는 1년에 고작 몇 주에 불과했다. 스트레스로 인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으로 생장이 느려졌다.”


(80)

흙이 발효되는 냄새와 얼굴에서 온몸으로 전해지는 따뜻한 습기, 들뜬 꽃들의 분 냄새, 나는 그것들을 내 몸 안에 가두어 두려고 큰 숨을 들이쉬고는 내뱉질 못했다. 며칠 전만 해도 인쇄소에서 잉크 냄새에도 숨도 못 쉴 지경이었다. 밤에는 기계 위에 걸쳐 놓은 마루에서 잠을 자야 했다. 무엇인가가 내 몸을 꽃향기와 흙 내음 속으로 격렬하게 내몰았다.


(130)

바람은 빛에너지가 운동에너지로 바뀐 것이다. 만약 바람이 없다면 잎의 온도는 엽록소가 파괴될 만큼 올라갈 것이며, 증산작용을 하지 못해 대사활동이 떨어진다. 맛있는 과일과 곡식과 맺지 못한다. 바람은 나무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다. 꽃가루를 옮겨 주기도 하고, 씨앗을 멀리 보내 주며, 뿌리의 발달을 돕는다. 나무를 옮겨 심고 지주목을 받쳐 주어야 하는 것도 바람에 흔들려 새롭게 태어나는 뿌리가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 지주목이 오래도록 나무가 흔들리지 못하게 한다면 뿌리는 깊고 멀리 뻗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바람이 불 때 흔들리지 않으므로 자기 뿌리가 그만큼 든든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반면에 너무 강한 바람은 나무를 넘어트리거나 가지를 부러트리기도 하고, 깃발이 흔들리는 것처럼 한쪽 가지를 몽땅 빼앗아 가기도 한다. 특히 외따로 자라는 나무에게 바람은 가혹하다.


(150)

아름다운 감정은 외롭지 않음이다. 아름다움은 그냥 오지 않는다. 아름다움의 아름알음이자 앓음이고, 앓음은 아픔이다. 혜곡 최순우는 앓지 않은 아름다움은 없다고 했다. 백양사의 고불매가 아름다운 것은 오랜 세월의 상처를 감추고 꽃을 피우는 데 있다. 솜씨 있는 장인은 흔적을 남기지 않듯, 나무는 상흔을 교묘히 감춘다. 사람들은 그것을 아름답다고 한다. 세월에 삭박된, 더 이상 생명이 자라나지 못할 것 같은 삭은 줄기에서 새순을 내고 꽃을 피운다. 하나 됨으로 아픔을 알게 되는 아름다움이다.


(182)

멈춤이 자람보다 중요한 것은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어서다. 나무의 생장을 멈추게 하는 상태를 스트레스 상태라고 하며, 생장하기에 적절치 못한 상태에 접어들었을 때를 뜻한다. 나무는 고온과 저온, 동해와 냉해, 바람, 대기오염, 수분 등이 많고 적음에 따라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때 생장을 멈추기 못한다면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모든 나무가 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각 나무는 반응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상대적인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나무는 상대적으로 좋다고 여겨지는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0)

오래된 나무는 대부분 속이 비어 있다. 나무는 하늘과 땅이라는 두 개의 젖꼭지를 물고 양쪽에서 자양분을 취하는 유일한 생명체다. 가지는 하늘에 근본을 두고 뿌리는 땅에 근본을 둔다. 두 개의 근본을 가지며 나이를 먹을수록 중심을 비우므로 하늘과 땅의 소통을 이룬다. 속이 비어 있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텅 빈 공간이다. 노자는 비어 있음으로써 유용하다고 했다. 마차 바퀴통은 중심이 비어야 살을 끼워 저항을 줄이며 구를 수 있고, 그릇은 비어 있어야 쓸모가 있다. 사람도 어딘가 비어 있어야 다른 사람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있듯이, 나무는 속을 비워 냄으로써 많은 생명체를 품는다. 나무의 텅 빈 속은 아늑하며 따뜻하고 숨기 좋으므로 하룻밤 쉬어 가는 동물이 번갈아 드나드는 공간이 된다. 살아서 몸을 보시하는 보살의 화신이다.


(204)

나무에게 바람은 어떤 존재일까? 만약 나무가 태어나자마자 학교에 들어갔다면 바람은 무서운 훈육주임이고, 사춘기에는 친구, 청년기에는 연인, 사회에 진출하면 질서와 규율, 노년기에는 스킨십을 잊지 못하게 하는 추억이다. 숲속에서 태어난 어린 나무에게 바람이란 큰 나무나 겪는 일이지만, 가끔씩 큰 나무도 감당 못하는 바람이 불어올 때면 어린 나무에게도 무서운 존재로 다가온다. 그럴 때마다 뿌리를 사방으로 뻗어 나갈 것이다. 좀 더 커서는 바람을 맞아놀 준비가 되어 있으므로 친구처럼 대하고, 이제 어엿한 나무가 되면 바람을 그리워하게 된다. 장성해 숲의 주인이 되어 갈 즈음이면 바람은 누구랄 것도 없이 더 크고자 하는 욕망을 통제한다. 노년이 되면 무성했던 가지와 잎도 사라지고 엉성한 가지 사이로 바람마저 피해 간다.


(255)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 오래된 숲일수록 소소해지며, 적당한 간격으로 서 있음을 볼 수 있다. 생물학 용어에서 개체거리란 어떤 생물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다른 개체와 유지해야 할 거리를 말한다. 너무 가까이 있으면 경쟁관계가 되며, 너무 떨어져 있으면 관계를 맺을 수 없으므로 개체거리가 중요하다. 풍매화의 꽃가루나 곤충을 이용해 수분하는 나무도 개체 간 거리가 필요하다. 나무는 움직이지 못하므로 근친관계가 이루어지기 쉽다. 따라서 무리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을 경우 서로 유전자 교환이 이루어질 수 없기에 집단적으로 분화가 일어나기도 한다. 꽃에 신경 쓰지 않는 풍매화는 바람이 부는 봄날 일시에 꽃가루를 날려 보내야 한다. 나무에게는 부부라는 개념이 없고, 정자에 해당하는 꽃가루를 무작위로 방출해 암술의 주두에 닿으면 수정되는 방식, 즉 물고기처럼 체외사정으로 성교하는 셈이다. 그런 일은 분류 기준에 따라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291)

걷기는 끊임없이 몸과 타협해야 한다. 기계를 돌보는 엔지니어처럼 몸 구석구석을 점검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동안 쓰지 않아서 퇴화한 근육들이 아우성을 치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마음은 낮은 곳으로 내려간다. 가슴에 있어야 할 영혼은 발바닥에 머무르며 온몸은 발바닥의 지시를 받는다. 걷기는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는 일이다. 잔잔한 고통을 통해 몸과 마음이 화해하는 행위다. 그동안에 잊었던 몸 구석구석을 돌아보게 하며 서로가 고마움을 느낀다.


(292)

걷기란 이동 수단이 아니라 내면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수단이다. 걷기란 수많은 질문과 답이 오가는 과정이다. 자연스럽게 그동안 잊고 지냈던 의문점들이 떠오른다. 어느 쪽이 먼저랄 것도 없이 말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동안 잘 있었니, 미안해, 주로 마음이 몸에게 일방적으로 화해를 청하는 모습이다. 몸 철학자 메를로-퐁티는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고 하나라고 강조하지만, 그런 경지는 걷기를 통해 잠시 맛볼 수 있다. “나는 나의 몸이다라고 한 그의 말처럼 걷기에서 내 몸과 나는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 됨을 느낀다.


(354)

죽음은 서서히 진행되며, 깊은 상처를 남기고, 상처는 계속 진행되어 아래로 내려온다. 바람이 없는 날에도 굵은 가지라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러지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나무가 골다공증에 걸리기 때문이다. 건강한 나무는 좀에 부쩍 성장하고 여름부터는 단단한 목질부를 만든다. 이에 비해 노쇠한 나무는 봄에 짧게 생장한 뒤 생장을 멈추어 연약한 재질로만 이루어지게 된다. 속은 비어 가고 나머지는 연한 재질이어서 견디지 못하고 땅으로 내려온다. 원주민이 사라지고 홀로 남은 나무는 개발 논리 앞에 속수무책이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뿌리를 자르고 지나가는 것은 기본이고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며 일조권을 침해당해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401-402)

나무 진단은 어느 순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요구한다. 나무의 껍질은 나이와 환경을 대변한다. 세월에 따라 변하는 시간의 지문이다. 젊은 껍질과 늙은 껍질이 공존한다. 해쓱한, 까칠한, 촉촉한, 검은, 검버섯, 푸른, 이끼, 거칠고 부드러움, 질감과 색감이 조응아며 언어로 드러난다. 본질은 그 언어 속으로 숨는다. 마침내 나무의사는 언어를 뒤지며 원인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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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10-25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시 속 빌딩 숲에 갇혀 있는 나무의 생-노-병-사가
도시속 인간의 모습과 생노병사랑 흡사하네요 ,,,

bookholic 2021-10-25 23:30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나무든 사람이든 건강하려면 자연 속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삼국지 4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4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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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 이제 4권의 이야기를 시작하자. 삼국지가 재미있다고 부지런히 읽었더니, 너희들에게 써야 할 독서 편지가 밀리는구나.^^ 밀린 독서 편지를 따라 잡기 위해서 가급적 짧고 핵심적인 내용만 이야기해 볼게.

하비성에서 갇혀 버린 여포는 농성전을 시작했단다. 여포의 책사 진궁은 조조가 정비하기 전에 공격하자고 했지만, 여포는 진궁의 말을 듣지 않고, 처첩의 이야기를 듣고 성 안에서 나오지 않고 수비만 했단다. 그러면서 공격이 아니라 원술에게 도망가려고 해보았지만, 관우와 장비가 감시에 걸려 다시 하비성으로 되돌아갔단다. 여포가 성 안에 있으면서 선정이라도 베풀면 모르겠지만, 부하들을 박대하고 그러니, 반감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그들은 여포의 적토마를 훔쳐서 몰래 성을 빠져나가 조조에게 투항했단다. 이런 성난 부하들의 배신으로 여포는 조조에게 체포되었단다.

진궁도 조조에게 잡혔고, 조조는 그 옛날 자신을 살려주었던 옛 인연을 생각해서 그를 살려주려고 했지만, 진궁은 투항하지 않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해서 결국 처형당했단다. 여포에게 충성해서 무엇을 얻겠다고여포의 경우도 워낙 싸움을 잘 하니 살려주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늘 주인을 배신하는 여포를 살려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아서, 결국 여포는 교수형에 당하고 말았단다.

여포가 떠나간 서주성의 백성들은 조조에게 서주성을 유비에게 맡아달라고 했어. 그러자 조조는 질투를 느꼈단다. 여포를 무찌르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모두 허창으로 이동했단다. 유비도 함께 갔단다. 그래서 유비는 허창에 머물고 있던 황제 헌제를 만났어. 헌제는 유비가 황족이고 관계를 따져 보니 자신의 황숙이라면서 좋아했단다. 여포와 전투에서 이긴 조조는 더욱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했단다.

헌제를 더욱 멸시하고 자신이 황제가 되려는 마음을 먹었어. 사냥에 가서도 다른 이들의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황제를 조롱했단다. 그렇게 되자 헌제는 조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했어. 그러면서 헌제의 국구인 동승에게 밀서를 전달했단다. 조조를 제거하라는 내용의 밀서였어. 동승은 측근들과 그 뜻을 함께 했고, 유비를 몰래 찾아가 유비와도 뜻을 함께 하기로 했단다.

어느 날, 조조는 유비를 초대하였어. 그러면서 이 시대의 영웅이 누구냐고 유비에게 물어봤어. 내심 조조라고 답을 받으려고 물어본 것인데, 눈치 없는 유비는 계속 다른 사람들만 이야기를 했단다. 결국 답을 받지 못한 조조는, 조조 자신과 유비만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했어.


1.

원소에게 패배한 공손찬은 결국 자결을 했단다. 이 소식을 들은 유비는 조조에게 5만 군사를 빌려서 서주성으로 향했단다. 공손찬은 유비가 예전에 모셨던 사람이니까 복수를 하려고 한 거야. 조조가 유비에게 군사를 빌려주었다는 것을 알게 된 조조의 참모들은 뒤늦게 반대를 했어. 유비의 세력만 키우는 격이라면서 말이야. 조조는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차주를 시켜 유비를 쫓게 했단다. 관우와 장비가 그를 손쉽게 막아냈단다. 조조는 차주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번에는 원소와 유비를 한꺼번에 치는 작전을 펼쳤단다. 유비는 위장술로 조조의 출격을 지연시켰어. 그래서 조조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다시 허창으로 돌아왔단다.

헌제에게 조조를 죽이라고 밀서를 받은 동승은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되자 마음의 병에 생겼어. 태의 길형이 동승을 진료를 해 보게 되었는데, 길형은 동승의 마음의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어. 길형도 동승과 뜻을 함께 하기로 하고, 자신이 독약으로 조조를 죽이겠다고 했어. 하지만 사전에 그 음모가 드러나 길형과 동승은 모두 숙었어. 그리고 동승과 함께 모의했던 사람 중에 마등과 유비도 포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조조가 가만히 있을 사람이 아니지. 곧바로 유비가 머물고 있는 소패성과 서주성을 공격했단다. 유비는 대패하고 원소가 머물고 있는 기주로 도망갔어. 꼬이고 꼬이는 관계들이구나. 공손찬을 자결하게 만든 원소를 공격하려고 길을 나섰던 유비가 원소에게 구해달라고 하게 되다니유비가 기주로 도망을 가고 관우는 하비성에서 조조군을 막아내고 있었어. 조조는 예전부터 관우를 흠모하고 있어서, 관우의 마음을 얻으려고 생포하라고 했단다. 관우는 수적으로 열세이다 보니 결국 조조에게 생포되었어.

조조는 관우를 그야말로 극진히 대했어.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여포한테 빼앗은 적토마도 주었어. 관우는 유비의 위치를 알게 되면 곧바로 떠난다고 했어. 조조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어. 자신이 더 잘 해주면 관우도 결국 자기의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관우의 마음은 끝내 얻지 못했단다. 또 하지만 관우는 조조가 자신을 잘 대해 준 것에 대한 마음의 빚은 있었어. 빨리 청산하고 싶은 빚이었지. 때마침 원소가 조조를 공격해 봤어. 원소의 부하 중에 안량이란 자가 있는데 그는 조조의 장수를 하나 둘 죽이면서 승전보를 올렸는데, 관우는 이때가 조조의 빚을 갚아야 할 때라고 생각하면서 그 안량을 단칼에 죽였단다. 안량이 관우에 의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원소는 관우의 형님인 유비를 죽이려고 했지만, 유비가 잘 설득해서 죽음은 면할 수 있었단다. 안량이 죽고 나서 이번에는 안량의 동생 문추가 나섰지만, 이번에도 관우에게 죽음을 당했어. 전투 중에 관우는 우연히 유비의 부하인 손건을 만나고 유비가 원소와 함께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 관우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비에게 돌아가려는 계획을 세웠단다. 여기까지가 4권까지의 이야기란다.

삼국지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나온단다. 너희들에게 줄거리를 이야기할 때는 중요 인물만 이야기해 주게 되는데, 그런 중요 인물들조차도 참 많구나. 아빠도 읽은 지 며칠이 지나면 다 까먹는 인물들이 많아. 다행히 몇몇 이름들을 적어 놓아서 그걸 참고하고 이야기해 주는 거야. 가끔 악필이라서 못 알아볼 때도 있지만 말이야.. ㅎㅎ 그래서 아빠가 이야기해주는 사람들 중에 이름이 잘못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람. ,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여포가 망루 위로 모습을 드러내더니 짐짓 딴전을 부리며 말했다.

책의 끝 문장: 그리고 북쪽으로 뻗은 대로를 혼자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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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문예춘추사 요시카와 에이지 삼국지 3
요시카와 에이지 지음, 강성욱 옮김, 나관중 원작 / 문예춘추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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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3권의 이야기를 해보자꾸나. 일본에서는 출간한 원서는 8권짜리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0권으로 출간된 것이라고 하는구나. 읽기 편하게 했다고 하는데, 8권짜리를 10권으로 출간하여 왜 읽기 편한지 모르겠구나.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 아무튼 오늘도 밀린 독서편지를 만회하기 위해서 거두절미하고 바로 삼국지 3권의 이야기를 해볼게.

….

황제인 헌제를 모시고 있던 양표가 이각과 곽사 사이를 이간질했다가 오히려 헌제나 더 힘들게 되어 그들을 다시 화해시키려고 한다고 했잖아. 그런데 이각과 곽사 사이는 다시 화해하지 못할 정도로 안 좋아졌어. 계속 싸움박질. 양표는 양봉, 서황과 함께 황제를 낙양 근처 홍농으로 몰래 옮겨서 모시기로 했어. 하지만 그들을 보좌할 군인들이 별로 없었어. 이락의 산적 무리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다행히 서황이 이락을 죽이고 위기를 모면했어. 결국 그들은 황제를 데리고 이번에는 낙양으로 이동했단다. 이각과 곽사의 계속된 싸움은 대기근이 일어나서야 화해를 하였단다. 화해를 하고 나니 사라진 황제가 생각이 났을 테고, 이각과 곽사는 황제를 데리고 오기 위해 낙양으로 출동했어. 양표와 헌제의 일행들은 양표의 의견에 따라 산동 지역에 있는 조조에게 도움을 청했고, 조조는 대군을 이끌고 이각과 곽사의 군대에 맞섰어. 그리고 이각과 곽사를 무찌르고, 이제 헌제는 조조의 보호 아래에 있었어. 말이 보호 아래였지, 권력이 조조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었지..

조조가 헌제에게 수도를 허남의 허창으로 옮기자고 했어. 헌제는 탐탁지 않게 생각했는데, 반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지. 헌제는 반대하지 못했지만, 헌제를 모시고 있던 양봉과 서황은 이 천도를 두고 황제를 훔쳐간다고 하면서 조조를 공격했단다. 조조군에서는 허저가 나서서 싸웠는데, 그들은 백중지세였어. 조조는 허저와 대등한 실력을 보이는 서황이 탐나서 싸움을 중단시켰단다. 그리고 서황을 설득해서 결국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단다.

황제를 데리고 있게 된 조조는 이제 그걸 잘 이용했단다.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각 지방의 제후들에게 명령을 내렸어.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유비와 여포에게 원술을 공격하라고 했어. 그것이 조조의 짓이라는 것을 알기에 다들 반대했지만, 답답하신 원칙주의자 유비는 황제의 명은 지켜야 한다면서 원술을 공격하기로 했어. 유비는 악법도 법이라고 외칠 사람 같더구나.

유비는 서주성을 장비에게 맡기고, 원술을 공격했어. 싸움은 잘 하지만 술 때문에 늘 사고치는 장비에게 본성인 서주성을 맡기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구나. 일단 장비에게 술을 먹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서주에 남겼단다. 그러나 말뿐인 장비의 금주 약속금방 그 약속을 깨고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 소패성에 머물고 있던 여포가 배신을 하고 장비가 지키고 있던 서주성을 공격했어. 결국 여포는 서주성을 차지하게 되었어. 이 또한 유비의 판단 미스에 대한 결과였지. 장비는 유비를 찾아가 잘못을 빌었고,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서주성으로 돌아왔어. 여포는 서주성을 다시 유비에게 주겠다고 했는데, 유비는 괜찮다면서 작은 소패성으로 이동을 했단다. 이런 융통성 없는 유비 같으니


1.

원술 밑에서 힘을 키우고 있던 손책. 손책은 아버지 손견이 돌아가시고 나서 계속 원술 밑에 있었으나 자신의 땅인 강동으로 돌아가려고 했어. 열일곱 살의 손책이 할 수 있는 것을 별로 없었지. 하지만 손책에게는 아버지가 남긴 황제의 옥새가 있었어. 손책은 그 옥새를 원술에게 맡기면서 군사를 빌려달라고 했어. 원술은 그 옥새에 눈이 어두워 그렇겠다고 했지. 손책은 그렇게 강동으로 돌아갔단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아버지 손견이 다져놓은 것이 있어서, 강동 지역의 여러 인물들이 그에게 모여들었어. 주유, 장소, 장굉 등이 그런 사람들이었고, 그러면서 강동에서 서서히 세력을 키워나갔어.

강동을 괴롭혀오던 유요를 공격하였고, 유요의 부하였던 태사자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어. 강동에서 세력을 키워가던 손책은 소패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성장하게 된단다. 유요를 무찌른 이후, 왕랑의 회계성도 차지했고, 왕랑의 부하였던 중상도 자신의 진영으로 포섭했어. 손책이 사람 부리는 능력이 있는 것 같구나. 손책의 부하 중에 주태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가 큰 병에 걸렸는데, 중상의 친구인 화타가 주태를 고쳐주었단다. 화타는 아주 유명한 명의인데, 삼국지에도 가끔 등장하여 더 유명한 사람이란다.

북쪽 지역의 원술은 여포에서 금은보화를 보내서 유비와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데 성공했어. 그리고 원술은 자신의 아들을 여포의 딸과 정략결혼을 시켜서 여포를 자신의 진영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어. 거의 성사가 될 뻔했는데, 여포의 부하 진규가 여포를 설득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단다. 당시 상황은 제후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조금의 틈만 보이면 공격해서 서로 땅을 차지하려는 그런 상황이었단다. 조조도 유비를 공격하여 대승을 거두었는데, 그때 조조의 신하들 중에 유비를 죽이자는 의견들이 있었으나, 조조는 민심을 얻은 유비를 죽이는 것이 부담스러웠어. 유비는 소패성에서 패하고 예주목으로 근거지를 옮겼단다.

조조는 장수라는 사람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을 공격을 공격했는데, 15만 대군의 조조군을 이길 수 없었어. 조조는 장수의 숙부인 장제의 미망인을 데리고 차지했단다. 이에 화가 난 장수는 조조에 반격을 하기로 했어. 수적으로 불리하지만, 장수에게는 가후라는 지략가가 있었어. 이 싸움에서 조조는 많은 장수들을 잃고 대패하여 다시 허창으로 도망가듯 돌아왔단다.

손책이 강동으로 가면서 옥새를 원술에게 주었다고 했잖아. 원술은 자신이 옥새를 가지고 있으니, 스스로 황제라고 칭했어. 그리고 20만 대군을 이끌고 여포의 서주성을 공격하기로 했단다. 자신이 제안한 정략결혼을 여포가 깨버려서 여포에게 화가 나 있었거든여포 밑에는 진규, 진등 부자가 있었는데 이들을 뛰어난 전략가였단다. 진규, 진등 부자가 원술 진영에 내분을 몰래 일으켜서 전력을 약화시키고, 여포는 유비에게 도움을 청해서 관우가 와서 도와주어 원술의 20만 대군 공격을 막아냈단다.

조조는 계속해서 황제의 가짜 칙령을 이용했어. 황제의 칙령이라면서 손책, 여포, 유비에게 조조군과 함께 원술을 다 같이 공격하라고 했어. 하지만 그렇게 원술을 공격하려고 하니 뒤쪽에서 유표와 장수가 움직인다는 정보가 입수되어 조조는 다시 허창으로 돌아와야만 했단다. 오늘 길에 조조는 자신을 공격하려고 했던 유표와 장수를 공격하였어. 또 그렇게 공격하고 있다 보니, 이번에는 원소라는 자가 허창을 공격한다는 소식에 전해져서 유표와 장수와 싸움을 멈추고 허창으로 돌아왔단다. 한쪽의 틈이 보여 공격하려고 하면, 자신의 뒤쪽에 틈이 생겨 공격받을 위기에 빠지는 그런 형상이었어. 그래서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고 서로 눈치보고 서로 이간질 시키려고 하고 그랬어.

조조가 허창으로 돌아오자 원소를 허창에서 물러나고 공손찬을 공격했어. 그러면서 조조에게 도움을 요청했단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조의 허창을 차지하려고 했던 자가 이번에는 조조에게 도와달라고? 조조는 괘씸하다고 생각했지만, 또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했어. 순욱, 곽사 등 원소 돕는 것을 찬성하는 이들도 있고 말이야. 일단 기다리기로 했단다. 그러면서 조조는 유비를 슬쩍 떠 보았어. 함께 여포를 치자고 말이야. 유비가 그렇게 하겠다고 해서, 조조는 하후돈, 하우연, 이전 등을 소패성으로 보내 유비와 함께 여포를 공격하게 했어. 이 싸움에서 하후돈은 한쪽 눈을 화살에 맞아 잃게 된단다. 유비도 이 전투에서 여포에게 쫓겨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단다. 도망길에 유비는 조조를 만나게 되었고, 조조와 함께 다시 여포의 서주성을 공격했어. 여포 밑에 지략과 진규, 진등 부자가 있었다고 했잖아. 사실 그들도 여포를 싫어했어. 어쩔 수 없이 여포 밑에 있었던 것이지그들인 조조와 유비가 공격할 때 여포를 배신하기로 했어. 진규와 진등 부자의 기묘한 지략으로 여포를 궁지에 몰아 넣고 유비와 조조의 연합군이 서주성을 공격하게 되어 여포는 싸움에서 지고 하비로 도망을 갈 수밖에 없었단다.

그 싸움에서 이긴 유비와 조조 연합군유비는 다시 서주성에 복귀하게 되었어. 유비가 진작에 서주성을 여포에게 안 빼앗길 수 있었고, 빼앗긴 다음에도 여포가 서주성을 돌려준다고 했을 때 받았다고 하면 이런 고생을 안 해도 되었을 텐데괜한 힘만 뺐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

여기까지가 3권의 이야기인데,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많은 사람들이 서로 싸우고, 서로 동맹 맺고, 또 서로 배신하고아주 정신이 없구나. 금방 잊어버릴 것 같아서 자세히 썼더니 정신 없는 글이 되어버렸구나.


PS:

책의 첫 문장: “, 화목하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요!”

책의 끝 문장: “여포는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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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10-22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국지 초반의 파란만장한 서사
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이각과 곽사 무리를 물리치고
결국 조조가 헌제를 옹위해서
천하패권을 위한 대의명분을
장악하는 과정이 리얼하네요.

장수의 모사 가후와 조조의
가신 곽가는 당대 최고의 책사
였다고 들었습니다.

bookholic 2021-10-22 21:19   좋아요 0 | URL
등장인물이 많고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정신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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