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지음, 이창실 옮김 / 1984Books / 202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작은 파티 드레스> 크리스티앙 보뱅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사랑‘에 대해 말하는 문장들 하나, 하나 모두 아름다운데 쓸쓸하다. 왜일까... 독서와 글쓰기를 말하다가 결국 궁극의 ‘사랑‘으로 귀결된다. 천천히 읽고 싶었지만, 문장은 매우 아름답고 세상의 유용한 것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무용의 삶을 지향하는 글들이 날카롭게 마음을 찔러온다.
아름다운 시詩처럼 읽히지만 결코 가볍고 편하게 읽어버릴 글은 아니었다!

그렇게 당신이 여름의 흙먼지 속을 나아가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 새하얀 드레스 차림의, 너무도 경쾌한 걸음이었다. - P120

사랑하는 이가 알몸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녀는 흰 드레스를 입었다. 
예전에 성당 입구와 무도회장에서 일요일이면 활짝 피어나곤 했던 그녀들처럼. 그래도 그녀는 샛별처럼, 알몸이다. 당신을 보는 순간, 내 눈 안에 빈터가 열렸다. 
푸른 하늘처럼 눈부신, 그 하얀 드레스를 보는 순간. - P120

단순한 시선과 더불어 순수한 힘이 되돌아온다. - P121

내 고독의 물방앗간에 당신은 새벽처럼 들어와 불길처럼 나아갔다. 당신은 내 영혼 속에 범람하는 강물처럼 들어왔고, 당신의 웃음이 내 영토를 흠뻑 적셨다.
내 안으로 돌아오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암흑천지에 큰 태양 하나가 돌고 있었다. 만물이 죽은 땅에 옹달샘 하나가 춤추고 있었다. 그토록 가녀린 여자가 그렇게나 큰 자리를 차지하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 P121

사랑 밖에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사랑 안에는알 수 없는 것들뿐이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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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1-03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24년 1주차 알라딘 키워드 중 하나는 보뱅!^^

은하수 2024-01-03 09:48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글 속에 슬픔과 외로움이 있어요. 폐부를 찔러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