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런던의 《강철군화》
‘이 젊은이들...‘
그리고 국가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수많은 폭력의 장면을 ‘본 세대‘ 가 바로 나이다!
그게 바로 우리예요!!!!!
우리 이야기라구요......
˝옳은 게 그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 위에 저 책들이 다 보이지요? 내가 저 책들을 전부 읽고 공부한 결과 배운 것은 법이란 정의하고는 별개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럼 말해 보세요. 어떤 사람이 자기의 직업적인 감정을 위해서 개인적인 감정을 죽여 없앤다면, 그것은 일종의 정신적 가해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요?˝(292)
너무 정확하게 맞는 말이라서 참.. 아프다!
˝서기 1912년까지도 사람들의 절대다수는 아직도 자기들의 투표에 의해 나라가 움직이고 있다는 믿음을 끈질기게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소위 정치도당들이었다.˝(292)
그렇더라도 미리 포기하지는 말자.
하워드 진의 말처럼 ˝사회의 하부 구조, 사회구조의 갈라진 틈, 그 밖의 수많은 곳에 파고들˝어 단단하게 받치고 있다가 분쇄가 되면 ˝다른 열 곳에서 유사한 집단들이 다시 들고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우린 ˝패배할 수 없다˝고 믿어보자.
엄청나게 많은 젊은이들이 이 체제를 더는 존중하지 않게 됐다. 책과 강의 때문이 아니라 관찰과 경험 때문에 그렇게 됐다. - P290
아주 어릴 적부터이 젊은이들은 핵무기가 지구를 파괴하는 상황에 대비해 연습 사이렌이울릴 때마다 책상 밑에 숨었다. 교사들이나 부모들, 또는 이 나라 지도자들보다 훨씬 더 똑똑한 이 젊은이들은 이제 수소폭탄으로 무장한 정부의 광기에서 벗어나려고 나무 책상 아래에 숨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알게 됐다. <캐치-22>를 읽을 만큼 충분히 자랐을 때, 이 젊은이들은 요사리안이 한 말을 알게 됐다. 요사리안의 말은 ‘저들과 ‘우리‘라는 냉전의 사악한 논리를 박살내고, 젊은이들이 갖고 있던 어린애 같은 생각을 꾸짖는것이었다.
"적이란 어느 편에 속해 있는지와 상관없이 당신을 죽일 수 있는 사람이다." - P290
이 젊은이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흑인들이 남부의 경찰들에게 피투성이가 되도록 얻어맞는 동안, ‘법과 질서‘를 받들기로 맹세한 FBI는 옆에 우두커니 서서 노트에 끼적대는 장면을 본 세대다. 이들은 가게 진열장에서 신발을 훔치던 흑인들을 사살한 북부의 경찰들이 법정에서 무죄판결을 받는 것을 본 세대다. 이들은 거실에 앉아 미군 병사들이 자유와 평화의 이름으로 폭격하고 사격하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집에 불을 질러 베트남 마을들을 유린하는 것을 본 세대다. 이들은 국가의 정의라는 것을 갈망하는 국가 지도자들이 수천 명의 미국인들을 아시아라는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는 짓을 본 세대다. - P290
그리고 이런 젊은이들이 거리와 캠퍼스로 뛰쳐나와서 저항했을 때, 그들 역시 곤봉에 맞았으며 몇몇은 살해됐다. 이 모든 일은 ‘폭력‘을 중단시키기 위해서라는 미명 아래 자행됐다. 아마도 1970년의 미국은 1906년의 미국보다 그런 행위를 그럴싸한 명목으로 슬쩍 감춰 버리는 데 더 능숙할 것이다. 그러나 강철군화란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존재다. - P290
잭 런던이 살던 시대(1914년)에, 주방위군은 콜로라도 주의 러들로에서 파업 광부들의 텐트에 불을 질렀고 그들 중 25명이 죽었다. 1970년 봄, 주 방위군은 오하이오에서 파업 학생들에게 발포했고 그들 중 4명이 죽었다. 콜로라도의 탄광을 소유하고 있던 록펠러 2세는 ‘위대한 원칙‘ (광산에서 일할 권리)이라는 미명 아래 콜로라도의 학살을 정당화했다. 50년뒤 오하이오의 학살 역시 ‘법과 질서‘라는 원칙의 미명 아래 정당화됐다. 1914년 콜로라도에서 주 방위군 중 어느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지만, 파업 지도자는 기소됐다. 1970년 오하이오에서도 주 방위군 중 어느 누구도 기소되지 않았지만, 시위자 25명은 기소됐다. - P291
잭 런던이 살던 시대에 (1917년 세인트루이스), 중앙정부가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며 방관하고 있는 동안, 민간인 폭도들이 흑인 남녀들을 죽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1964년 미시시피), 중앙정부가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방관하는 동안, 두 명의 백인과 한 명의 흑인 공민권운동 활동가들이 지역 경관도 포함된 폭도들에게 살해당했다. - P291
심지어 오늘날 미국에서 편안하게 사는 사람들조차도 전쟁, 감옥, 게토와 같은 폭력의 분화구 언저리에 살기 때문에 불안함을 느낀다.
가장 거대한 폭력은 저항하는 사람들이나 혁명가들이 아니라 정부가 저지른다. 가장 큰 불법은 ‘법과 질서‘다. 도처에 겉만 번지르르한 풍요와 ‘진보‘가 넘쳐나지만, 어니스트 에버하드가 교수 딸인 애비스 커닝엄에게 말한 것은 진실로 남아 있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명은 피를 기초로 세워졌고, 피 속에 흠뻑 젖어 있으며, 당신이나 나나 우리 중의 누구도 그 새빨간 핏자국을 피할 수 없어요." - P291
민중은 문화적 · 정치적 게릴라로서 기동력 있고 재치 있게 사회의 하부 구조, 사회구조의 갈라진 틈, 그 밖의 수많은 곳에 파고들 것이다. 그리하여 잔인하고 단단히 결집된 국가권력에게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한 곳이 분쇄된다면, 다른 열 곳에서 유사한 집단들이 다시 들고 일어날 것이다. 사고방식과 삶의 방식이 너무나도 많이 달라질 때까지 말이다. 그러면 혁명은 패배할 수 없다. 왜냐하면 혁명은 이미 여기에 존재하게 되기 때문이다.
낡은 사회구조들은 비록 부와 무기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런 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것이며, 곧이어 시들기 시작할것이다. 왜냐하면 그 낡은 사회구조들을 유지시켰던 것들(그 사회구조들을 움직이는 노동, 그 사회구조들을 받아들이는 사고방식)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잭 런던의 <강철군화>는 아주 오래 전 과거나 아득하게 먼 장래가 아닌, 지금 이곳의 우리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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