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를 바꿔나가기 위한 멋진 출발
-인간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나와 관계없는 일로 여기지 않는다.(마르크스의 평생의 신조)

마르크스가 자본주의를 비판할 때만 중요한 말을 한 것은 아니다. 혁명가들에 대해서도 중요한 말을 했다.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마르크스는 이렇게 말했다. 사회에 혁명을 일으키고자 한다면, 자기 자신부터 혁명해야 한다고 말이다. 마르크스는 교조주의자들, 강경론자들, 피퍼나 스탈린 같은 사람들, 인민위원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치료제를 주기도 했다. "인간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나와 관계없는 일로 여기지 않는다."*
세계를 바꿔 나가기 위한 출발로는 멋진 생각 아닌가.

*원래는 테렌티우스(Tereentius, 195~59 B.C.)라는 아프리카 노예 출신의 극작가가 한 말이다.
"호모 숨: 후마니 닐 아 메 알리에눔 푸토."(Homo Sum : humani nil a me alienum puto) 전체를 해석하면, "나는 인간이다. 그러므로 인간에 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나와 관계없는 일로 여기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마르크스는 이 말을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고 한다. - P98

기독교도와 마르크스주의자의 대화에 관해서 그동안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런 대화가 의미가 있으려면, 신과 마르크스는 죽었지만 요사리안은 살아 있다는 생각을 갖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말해야 한다. 자, 이제는 ‘신이 존재한다‘, ‘마르크스의 진의는 이것이었다‘ 같은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왜냐하면 우리가 논쟁하는 동안에도 세계는 돌아가고 있고, 우리가 책을 출판하는 동안 다른 이들은 죽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너무도 많은 살육 임무를수행했는데도 우리를 다시 그 일에 내몰고 있는 자들에게 저항하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힘을 가장 잘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Yossarian.《캐치-22》의 주인공. ‘피아노사‘라는 가상의 섬에서 근무하는 미 공군 대위다. 전쟁에서 아무런 의미도 찾지못해, 군대에서 빠져나오려고 갖가지 방법으로 정신이상자 행세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괴짜이거나 미치광이들이다.

*Catch-22. 미국의 작가 조지프 헬러(Joseph Heller)가 1961년에 발표한 장편소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미 육군 항공대 소속 조종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풍자가 가득한 이 소설은 반전 소설의 걸작으로 꼽힌다. - P104

마르크스주의 의미에서, 유물론적 접근법은 요구를 하기보다는 제안을 한다. 예를 들면, 인간의 행위와 생각에 모두 영향을 끼치려면, 그 행 - P102

위와 생각 뒤에 가려진 상황적 조건을 찾아봐야 한다. 마르크스주의 의미에서, 변증법적 접근법은 상황을 고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우리의 평가 자체가 그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변증법적 유물론은 우리가 두 눈과 두뇌에 한계가 있는 피조물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거나 지각한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어떤 사건의 표면 밑에는 서로 경쟁하는 경향이 흐르고있다. - P103

마르크스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했던 말 중 가장 유용한 것은 그 사회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언급이다. 즉, 마르크스는 생산이 전 세계적인 사회적 과정이 될 만큼 복잡해져 합리성이 요구되는 시대인데도, 우리의 체제는 놀랍도록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 체제가 불합리한 이유는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생산하지 않을지 결정하는 것이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기업의 수익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 해에 700억 달러 이상을 쏟아부어 현재와 미래의 시체들을 생산하는 데, 어마어마한 경제적 · 군사적·정치적 · 심리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 P114

 우리는 한 해에만 대략 200억 달러를 홍보,광고, 판촉에 쓴다. 우리는 너무 많은 차, 너무 많은 고속도로, 너무 많은 사무용 빌딩을 짓고, 너무 많은 담배, 너무 많은 술, 너무 많은 가전제품을 생산한다. 

그런데 집, 학교, 병원은 충분히 세우지 않는다. 기업의 세후 소득 총액은 한 해에 400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액수는 한 해에 3000달러를 버는 모든 가구의 소득을 7000달러로 끌어올리기에 충분한 액수다. 신좌파에게 필요한 것은 경제학 범주에 관한 이론적 토론이 아니라, 미국 경제가 얼마나 낭비적이고 불합리하며 부당한지를 미국인들에게 명확히 알려 줄 방법이다. - P114

 군사 전투에서 게릴라전은 압도적으로 집중화된 군사력에 맞서기 위해 생겨났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대중사회에 알맞은 정치적 게릴라 전술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전술을 통해 진부한 삶의 방식을 뚫고 이곳저곳에 자유의 영토를 만들어,
그곳을 저항의 중심지이자 본보기로 만들어야 한다. 새로운 급진주의가 가장 철저히 생각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은 이런 조직화, 압박, 변화, 공동체 건설의 기술이다. 새로운 종류의 혁명을 수행하려면 활력과 재치의독창적인 조합이 필요하다. - P117

행동이란 면밀히 계획하고 숙고의 숙고를 거듭한 끝에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하기를 원하는 행동이 있다면, 그것만을 위한 여지도 남겨 둬야 한다. 너무도 쉽게 무력감을 느끼는 시대에는 실존주의가 그랬듯이 행동할 자유를 강조해야 한다.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실존주의자들이 자유와 결정론을 놓고 벌인 논쟁은 공허할(즉, 학술적일)뿐이다. 우리는 인류 역사나 오늘날의 억압적인 환경에 무지해서 자유를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옥죄는 이런 압력뿐 아니라 주변 장애물들과 벌일 전투에는 이미 정해진 것이 별로 없음을 실존적으로 깨달아야 한다. 행동하기 전까지, 우리는 결코 우리의 행동에 대한 저항이 심각할지 그렇지 않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우리의 행동에 대 - P117

한 반발이 클지 작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행동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리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우리의 행동이 우리 자신 말고는 아무것도 못 바꿀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중요하다. 그런 변화는 조금씩 누적될 테고, 또 다른 수많은 행동이 더해질 것이다. 그러다 보면 결국 폭발하지 않을까? - P118

자유에 대한 실존주의적 강조 말고도, 우리는 책임에 대해 말해야 한다. 자유를 느끼는 만큼, 우리는 책임도 느껴야 한다. 우리 시대에는 자유뿐 아니라 책임까지도 못 느끼게 만드는 것들이 존재한다. 지금 시대의 삶은 너무나 복잡하다. 게다가 분업에 따라 기나긴 일괄 조립라인 앞에 서 있다 보면, 어느새 불행이 다가와 있다. 이 모든 과정은 너무나 뒤엉켜 있어서 추적하기가 불가능하다. 모든 이에게 책임이 있고, 동시에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자유로움을 느끼고자 한다면, 반드시 책임도 느껴야 한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아니라 내 행동에 대해서 말이다. 과거나 어떤 보장도 없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서 있는 현재에 대해서 말이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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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3-03-14 1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멋진 신조네요^^

은하수 2023-03-14 14:13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저도 이 말 넘 멋져서 기억하고 싶더군요.
연결의 세상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