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전부터 책이 너무 안읽힌다.
어제 그제 너무 가열차게 보내서 그런지 오랜만에 피곤함을 느끼는 월요일이다.
집안일 대충 팽개쳐놓고 잠시 짧은 드라이브 다녀왔다.
집에서 15분 정도 걸리는 북카페 [생각을 담는 집]
가서 바로대출 신청했던 <시간이 걸리더라도...>를 빌려왔다.

무겁지 않고 가볍게 읽으니까 힐링이 된다.
동시 같은 예쁜 시어들이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살짝 졸음이 몰려왔었는데 맘 편히 읽으니 졸음이 좀 가셨다.


그 북이 그 북

할머니가 밭에서 일하고 계셨어.
˝할머니 뭐 하세요?˝
˝뭐 하긴 고추에 북 주지.˝
˝북이요? 북이 뭔데요?˝
˝북도 몰라?˝
˝모르는데요?˝
˝에이, 헛똑똑이야. 흙을 이렇게 뿌리 위에 덮어 주는 걸 북 준다고 하는 겨.˝
˝아 그렇구나. 근데 북 주면 뭐가 좋은데요?˝
˝북을 주어야 고추가 더 튼튼해지고 쑥쑥 잘 자라는 겨.˝
아 그렇구나. 그래서 북을 주는구나.
북 주는 건 좋은 거구나!

그래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북돋아 준다고 하는 거구나.
그 북이 그 북이 아니더라도
이제부터 그 북이 그 북이라고 생각할 거야.
(046)

이러고 옆면에 손으로 고추 북 주는 판화 그림
<땅의 손>이 나온다.^^
서로 잘 어우러진다.

이 책은 총 3개의 챕터로 나뉜다.
‘신기한 일, 이런 꽃 저런 꽃, 기억하는 마음‘인데
각 챕터의 표제어에 어울리는 시와 그림들로 묶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위의 시는 첫번째 챕터에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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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3-06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이야기네요. 할머니의 이야기를 읽는데 밭에서 북주는 할머니의 그림이 떠올라 저도 힐링이 됩니다. ^^

은하수 2023-03-06 22:47   좋아요 1 | URL
수록된 시 하나하나 다 음미하며 떠올리며 읽을 수 있어요
이 글 읽다보면 뇌가 엄청 활발하게 활성화 될것 같아요 머릿 속으로 그림 그리듯 상상이 너무 잘되거든요
우리 아이들 어렸다면 저녁마다 읽어주었을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