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동시와 그에 맞는 판화 그림이 어우러진
<이윤엽 이야기 판화 그림책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의 첫번째 시는 ‘신기한 아이‘이다.
신기한 아이라기보단 기특한 아이 같다.
둘 다다.

신기한 아이
병희는 신기한 아이야. 장래 꿈이 글쎄 농사짓는 사람이 되는 거래. 의사도 별로고 과학자도 별로고 대통령도 별로래. 무조건 할아버지처럼 농사를 짓고 싶대. 왜 농사를 짓고 싶으냐니까 모르겠다. 그냥 농사짓는 게 재미있대. ‘병희야 농사지으면 자동차도 못사‘ 하면 ‘그러면 경운기 타면 되지!‘ 그러고 ‘병희야 농사지으면 돈 못 벌어서 맛있는 것도 별로 못 먹어‘ 하면 ‘밭에 가면 딸기도 있고 토마토도 있고 고구마도 있는데!‘ 그러고 ‘병희야 농사지으면 만날만날 일하느라 놀러도 못 갈걸‘ 하면 - P8
‘괜찮아. 산에 가고 들에 가면 더 재미있어‘ 그러고 ‘병희야 농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너는 아직 어려서 모를걸‘ 하면 ‘알아 나도 다리에 알배고 손에 물집 잡힌 적 있어. 그런데 금방 괜찮아져‘ 하고. ‘병희야 정말 다른 친구들처럼 좋은 차 못 타고 멋있는 옷 못 입고 맛있는 거 못 먹어도 괜찮아?‘ 하면 괜찮대. 다 쓸데없는 거래. 병희는 할아버지처럼 시골에서 사는 게 좋대. 내년에도 할아버지랑 밭에도 가고 논에도 갈 거래. 올해 농사는 별로였다나. 신기하지? 병희는 참 신기한 아이야.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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