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사회가 아니라고? 사적 영역?
내가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이고 기본적인 사회가 바로 ‘가정‘이다.
문제만 발생하면 가정탓, 어머니탓 하면서 ...

가정은 사회가 아니라는 사람들에 맞서 우리 아이들, 특히 아들들 정말 제대로 교육시켜서 내보내야겠다!

직장 다니면서 아이들 돌보고 집안일 챙기고 집안 대소사 다 챙기고 정말 쉴틈없이, 5시간 정도 자는 시간 외엔 일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 달고 살았다.

가정도 사회다.
모든 사회생활의 기초가 되는 만큼 적은 성원의 집단이지만 그 중요성은 여느 사회와 다르지 않다.


 자신을 ‘진보인사‘로 정의하면서 남성 중심적 계급 정치의 이름으로 여성이 경험하는 억압은 
"시시"하거나 존재하지 않으며, 여성운동가를 
"역겹다"고 하는 것은 무식을 넘어 지극히 우파적이다. 즉, 이러한 사고는 기층 계급의 여성운동을 무시하고 성역할 모델을 중산층에 한정한, 그야말로 부르주아적, 몰계급적 발상이다. 극소수의 여성들만이 중산층 전업 주부로 집안에서 일한다.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여성들은 가사 노동과 임금노동 두 영역에서 남성보다 두 배로 일한다.

*앞서 한 진보적 언론인이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 없는 중산층 여성들의 페미니즘은 역겹다."라고 한데서 비롯된 글이다.
그럼 배부르고 등 따수운 사회지도층 인사라는 남자 사람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겠네!
좋겠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 고뇌도 없을테고
그야말로 배부른 돼지하면 되겠다. 세상 좋은 팔자? - P133

여성주의는 ‘일차적인‘(우선적인) 사회 모순이 존재한다는 사고방식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다. 성별 억압을 전제하지 않은 계급 억압은 없으며, 계급 차별 없는 성차별도 있을 수 없다. 인간의 모든 사회적 억압은 여러 모순이 중첩·교직된 것이며 각 개인이 겪는 고통은 역사적·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르다.
 여성이 독자적인 개인·시민 인간으로 존재하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구조상 ‘중산층 부르주아 여성‘이 있기나 한지도 의문이다. 여성의 계급성은 그녀 자신이 가진 물적 기반에 의해 정해지기보다는, 여성이 맺는 가족 관계, 즉 (‘여성을 소유한‘)남편이나 아버지의 계급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P134

자유주의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베티 프리단도 ‘매맞는 아내였다.
그녀는 여성운동 집회에 나가 연설할 때마다 친구들의 도움으로 남편이 때린 얼굴의 푸른 멍을 짙은 화장으로 가려야 했다. 얼마 전 여성 연예인의 가정폭력 피해 사건이 충격을 준 이유 중 하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도 남편에게 10~20여년동안 구타당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가정폭력은 계급 문제로 인한 억압이 아니라 성별 권력 관계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여성이라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가해자가 피해 여성보다 사회적 지위가 낮기 때문에 남편이 더 큰 피해자라는 황당한,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설득력 있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바로 여성에게는 다른 어떤 사회적 권력보다도 성별 권력이 더 압도적으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경실 씨도 생각난다. ㅠㅠ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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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3-03-03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당한 말씀이에요. 가정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의 최소 단위라고 하지요.
정희진님의 책 읽으시는군요.
저도 언젠가 읽으려는 책입니다.
3월도 힘차게 화이팅 하세요. 은하수님.^^

은하수 2023-03-03 16:47   좋아요 1 | URL
모나리자님께서도 힘차게~~~3월도 잘 읽고 잘 쓰는 달 되시길 바랍니다~~^^
정희진 님 책 읽다보면 맞아 맞아 나만 이런 샛각하는게 아녔군 하면서 맞장구 치게 돼요
연대의 힘을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