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파블로 피카소, 1조 572억원(15점)

2위. 앤디 워홀, 7021억원(10점)

3위. 프랜시스 베이컨, 6432억원(9점)

4위. 빈센트 반 고흐 4311억원(7점)

5위. 마크 로스코 4171억원(6점)

6위. 폴 세잔 3693억원(3점)

7위. 구스타프 클림트, 3205억원(4점)

8위. 티치아노, 2316억원(3점)

9위. 재스퍼 존스, 1993억원(2점)

10위. 리히텐슈타인, 1960억원(4점)

 

 

이 명단은 포보스 선정 세계 10대 부호 뭐 이런건 아니고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100>에 나오는 최고가 그림을 그린 10대 화가의 면면이다. 엄청난 액수이다. 입이 딱 벌어진다. 언젠가 어디선가 읽으니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물감 값을 좀 보내달라고 편지를 써서 부치려고 보니 우표 살 돈이 없더라는 그런 이야기도 있는데, 비싼 그림 100 중에 7점이 고흐 작품이고 합계금액은 4311억원이다. 현대화가가 많고 옛날 화가가 적은 것은 아마 옛날 유명 화가의 작품들은 거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서 경매시장에 나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100위안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35명이다. 피카소가 15점, 워홀이 10점, 베이컨이 9점이다. 요즘 알라딘에서 뜨고 있는 마크 로스코가 5위다. 저리 잘 나가는 줄은 몰랐다. 큰 붓으로 붓질 한 두번 한 것 같은 로스코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말문이 막힌다.

 

 

오늘 토요일이고 아내는 혜림이와 조리원 모임에 놀러 나가셨다. 소생 뭐 별로 할 일도 없고 심심해서 아내의 지시사항인 청소기 한번 돌리고 컴퓨터 앞에 앉아 <세상에서 제일 비싼 그림 100점>을 엑셀로 쭈물럭 쭈물럭 정리해서 최고가 10대 작가를 추려봤다. 아내가 나가면서 한 말씀 하신다. “할 일도 되우 없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가격의 순위가 작품 가치의 순위는 아니다.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들은 예술사적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구자적 화가들의 작품, 이 위대한 화가들의 대표적 스타일을 보여주는 그림, 해당 작품을 소장했던 사람이나 기관의 신뢰도, 유통과정의 투명성, 전시기록 등 여러 가지를 들수 있겠지만 역시 가격이 이쯤되면 투기적 성격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개개 작품별로 순위를 살펴 보면,

1위. 폴 세잔, 카드놀이하는 사람, 2622억원

2위. 파블로 피카소, 꿈, 1626억원

3위. 프랜시스 베이컨, 루치안 프로이트 초상 습작 삼부작, 1494억원

4위. 잭슨 폴록, 넘버5, 1468억원

5위. 윌램 드 쿠닝, 여인3, 1442억원

 

 

정말 억소리 난다. 영광(?)의 1위인 세잔의 <카드놀이 하는 사람>은 그리스의 선박왕 게오르게 엠비리코스가 소장하고 있었는데 죽기 직전인 2011년 말에 이 그림을 팔았다. 이 그림을 산 사람은 카타르의 왕족이라고 한다. 거래가격은 최소 2억5천말달러에서 3억달러(2622억원에서 3147억원) 사이로 알려졌다. 정확한 거래가격은 비공개란다. 세잔이 인물을 넣어 그린 작품은 별로 없는데 <카드놀이 하는 사람들>은 두사람이 들어간 버전과 세사람이 들어간 버전으로 5점이 있다. 뉴욕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리 오르세미술관, 런던코톨드 미술관, 필라델피아 반스재단 미술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말했듯이 카타르 왕족이 소유하고 있다.

 

 

최고가 2위는 피카소의 <꿈>이다. 피카소의 연인 중 일인인 마리 테레즈 월터가 잠들어 있는 모습이다. 피카소는 마흔 다섯 살이던 1927년 당시 17살의 소녀 마리 테레즈 월트를 만나 9년간 비밀스러우면서도 정신없는 사랑에 빠졌다. 마리는 피카소의 딸도 낳았지만 피카소 생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피카소의 또 다른 연인인 프랑수아즈 질로는 <피카소와의 나날들>에서 마리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월터의 외모는 놀라웠다. 그년가 파블로에게 조형적인 영감을 준 여자라는 걸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고대 그리스 스타일로 아주 매력적이었다.” <꿈>의 소유자인 카지노 업계의 거물 스티브 윈이 2006년 이 그림을 헤지펀드 사업가인 스티브 코언에게 1458억원에 팔게 되었는데 윈이 지인들을 불러놓고 이 사실을 공개하다가 흥분한 나머지 팔꿈치로 이 그림을 쳐서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고 한다. 흐미.... 거래는 취소되었다. 그런데 2013년에 이 그림은 결국 코언에게 팔렸다. 1626억원에.

 

 

 

<추신>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몰라서 참고로 알려드린다. 조리원 모임의 유래는 이렇다. 우리 어화둥둥 혜림씨가 2008년 9월에 태어났는데 아내는 인근 조리원에서 2주일간 조리를 했다. 조리원에서 나오기 전날 그 조리원에 있던 10팀의 부부와 거실에 둘러앉아 최후의 만찬을 벌였는데, 이게 차츰 술자리로 변질되어 술을 엄청 퍼마셨다. (물론 아내들은 조리중이어서 음주를 하시지 않았다.) 조리원이란 곳이 뭐 자주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서 이런 사례가 간혹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조리원에서 술판은 좀 거시기 했다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어찌된 심판인지 오판인지 당시 조리원 관계자들이 “에...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어쩌고 하며 자제를 당부했던 기억도 없다..

 

 

어쨌든 술을 먹다 보니 또 모임 좋아하는 누군가가 ‘계’를 하자고 제안을 했고 술김에 모두 혼미한 상태에서 아무생각없이 오케이 했는데 여차저차하여 지금 이때까지 모임을 하고 있다. 이것이 조리원 모임의 유래다. 처음 두해 정도는 신랑들도 같이 나왔었는데, 점차 신랑들은 하나 둘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내들과 애기들만의 모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10명이던 회원도 지금은 7명으로 정리되었다. 두달에 한 번 모인다. 아이들 생일이 모두 3~4일 상간이어서 생일도 단체로 같이 한다. 가끔씩 끼리끼리 번개도 때린다. 조리원 입실 당시 엄마들의 나이도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까지 다양했다. 안타깝게도 소생과 소생의 아내가 안팎으로 최고령이었다.

 

 

한번씩 아이들을 보면 아이들이 점차 차차로 자라는 것이 정말 신통하고 방통하여 놀랍다. 소생도 어릴 때 우리 엄마 아버지에게 저리 신통방통한 아이였는지 궁금하다. 소생은 역시 불초해서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폴세잔 <카드놀이 하는 사람>

 

 

피카소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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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4-1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싼 그림 순위표를 보면 재미있는 점이 오래된 그림보다는 거의 근래에 나온 그림이 비싸더군요. 그중에 난해하기 짝이 없는 추상 표현주의 화가의 그림 가격이 엄청나요. 잭슨 폴록의 그림이 순위권 안에 없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아요. ^^;;

붉은돼지 2015-04-11 18:17   좋아요 0 | URL
역시 예리하신 cyrus님~~ 폴록이 100위 안에 작품 3점, 금액합계 2505억원으로 종합 8위에 랭크되었습니다. ㅎㅎㅎ 쿠닝이라는 작가도 작품2점 금액합계 2108억원으로 종합 10위에 랭크되었습니다. 심판의 오심으로 탈락되었던 두 선수가 메달권에 새로이 진입하게 됨에 따라 기존 8위였던 티치아노 선수는 9위로 한계단 내려왔고, 9위,10위였던 재스퍼 존스선수와 리히텐슈타인 선수는 각각 11위, 12위로 밀려났습니다. 이상으로 금일 올림픽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ㅋㅋㅋㅋ

폴록의 작품은 보고 있으면 정신 사납지만, 100위안에 포함된 작품 3점의 제목은 정말 깔끔합니다. <넘버5>, <넘버19>, <넘버4>입니다. 제가 보기엔 세작품 모두 똑 같은 작품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