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410일) 부산에서 이우환 미술관이 개관한다고 한다. 사실 대구에서는 2010년부터 부산보다 훨씬 큰규모로 이우환과 그 친구들이라는 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었다. 설계자로 선정된 안도다다오가 직접 대구에 오기도 했다. 미술관의 위치는 두류공원내 성당못 근처로 결정되었고 청사진도 나왔다. 2016년 완공예정이었다. 아무생각없는 소생은 잘 되어 가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얼마전에 이 계획이 전면 취소되었다는 신문 기사를 봤다. 여러 가지로 복잡한 속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사실 소생은 역시나 불초하여 이우환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시민으로서야 미술관 같은 문화공간이 자꾸만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기는 하나 무슨 국제공항도 아니고 무엇 때문에 부산과 대구가 서로 미술관을 건립하려고 난리인지는 잘 모르겠다. 왜 꼭 이우환이어야 하는지 말이다. 그러나저라나 어쨋거나 대구에서도 안도다다오의 작품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무너져 몹시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부산의 이우환 미술관은 안도의 작품이 아니다. 이우환이 직접 설계를 했다.

 

일본 나오시마에도 이우환 미술관이 있다. 나오시마는 일본을 구성하는 4개 섬 중에 가장 작은 시코쿠에 위치한 섬이다. 한때 구리 제련소가 자리하고 있던 그냥 그런 섬이었지만 지금은 예술의 섬으로 이름났다. 1989년부터 시작된 재생 프로젝트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프로젝트는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한다.

 

안도다다오가 베네세하우스와 지중미술관, 이우환 미술관을 설계했다. 야요이 구사마의 거대한 호박도 명물이다. 뭐 먹음직스러워 보이진 않는다. 더불어 <춤추는 대수사선>의 감독 모토히로 가쓰유키의 영화 우동의 배경이 되기도 한 섬이다. (dvd로 나온건 없는 모양이다. 알라딘에 우동으로 검색해보니 어우동이 나온다. ...) 현의 중심도시인 다카마쓰를 중심으로 900여개의 우동집이 밀집해 있는 우동천국이다. 야간에만 영업을 하는 우동집도 있으며 맛집을 순회하는 우동투어 전문택시도 다닐 정도다. 아,,, 갑자기 우동이 먹고싶네...와삭와삭 닥깡 하고...

 

수년전에 홋카이도에 갔을 때 토마무 리조트 안에 있는 안도다다오의 물의 교회를 본 적이 있다. (여름 휴가철에 갔는데 여름 홋카이도도 멋지더라는, 자연 풍광이 너무 멋지더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아무리 홋카이도라도 여름에는 역시 덥다.) 안도의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 콘크리트 건물은 거칠고 삭막한 듯하지만 각지고 단조로운 노출 공구리가 물과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사람이 살고 활용하는 실용적인 건물은 아니라는 느낌.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는 인상이다. 여기서 가끔 결혼식이나 이런 저런 문화행사도 열리는 모양이지만 주일마다 신자들이 모여 예배를 보고 찬송가를 부르고 하는 교회로서의 역할은 하고 있지 않은 듯 했다. 빛의 교회, 바람의 교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회 삼부작?) 아래 세 번째 도서의 표지가 아마도 빛의 교회일 것이다. 물의 교회나 빛의 교회나 모두 규모는 자그마하다. 안도는 한때 권투선수였다. 트럭운전사도 했다. 다리를 달달 떠는 구렛나루의 앨비스씨도 트럭운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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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04-10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아쉽네요. 안도 다다오 워낙 유명한 사람이라
그가 설계한 건물 하나쯤 우리나라에 있는 것도 괜찮을 텐데...
일본 사람이라 그런 걸까요?ㅋ

붉은돼지 2015-04-10 13:13   좋아요 0 | URL
대구시에서는 아마도 예산문제를 들고 있는 듯 하지만 결론은 지방자치단체 문화행정의 난맥상을 보여주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어쨋든 가까이에서 안도 작품을 볼수 없어 안타까워요~~
더구나 건립예정지인 두류공원은 우리 집 근처여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거의 주말마다 산책을 가고 하거든요^^

nama 2015-04-10 16:44   좋아요 0 | URL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이 강원도 원주에 있습니다. `뮤지엄 산`이라고 하는데요.

붉은돼지 2015-04-10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원주에 있는 `뮤지엄 산`이 안도다다오 작품이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nama님^^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주도의 `본태박물관`도 안도다다오가 설계를 했다고 하는군요~~.

AgalmA 2015-04-10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장 한국 예술가 이우환 미술관이 일본에 있는 건 참 기괴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심병이 있는 저로서는 논란의 지역에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 기타에 밀린 거 아니냐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이우환씨를 식민사관 어쩌고 비난하지만 박정희씨는 그에 더 못지 않은데 말입니다. 나치시대에 기여한 바그너 음악은 듣지 않는지 그분들께 물어보고 싶군요.
안도 다다오가 지은 건물이 보고 싶어 섭지코지 코스를 제 올레코스에 넣고는 못가고 있는지가 어언...

붉은돼지 2015-04-11 10:16   좋아요 1 | URL
아마도 박정희 기념관은 구미나 경북지역 이야기이고 대구에서 건립 논의는 없었던 걸로 알고 있어 거기에 밀린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아요...제일 큰 문제는 아마도 예산문제인 것 같았는데 당초 200-300억원 예상했던 것이 이우환의 그림을 구입하려면 100억 정도 더 필요해서 예산이 너무 초과했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이우환과 소통에 문제도 있었고... 2011년도에 대구미술관이 개관했는데 지역과 아무런 연고가 없는 이우환 미술관을 또 설립하는 것도 사실 말이 많았던 것 같고, 지역문화계 및 시민단체 등과의 의견교류 소통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고 하여튼 지자체로서는 과도한 사업을 체계적인 기획없이 전시용 과시용으로 추진하다 보니 이런 사단이 난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설계비 십몇억 날리고 사업은 백지화. 사업추진했던 시장은 퇴임하고 없고....이리 된 것 같습니다.

AgalmA 2015-04-11 12:50   좋아요 0 | URL
김환기나 백남준처럼 재단, 박물관이 각기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이우환씨가 국내소통에 정말 무심했던 건 맞는 거 같아요. 그런 여러가지가 섞여 사람들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킨 점도 큰 걸림돌이었던 거 같고... 안타깝네요. 소규모 전시장이라 해도 좋은 문화공간을 조성해 주변에도 파급시킬 수 있었을텐데..

cyrus 2015-04-11 0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대구미술관을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도록 도심지 주변이라도 이전했으면 좋겠어요. 도시 교외에 있어서 정말 유명 아티스트 전시회가 아니면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아요. 대구 내 지역구에 사는 사람들마다 대구미술관으로 가는 거리 차이에 대한 느낌이 다르겠지만, 제가 사는 집에서 대구미술관까지 버스로 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려요.

붉은돼지 2015-04-11 10:19   좋아요 1 | URL
대구미술관 처음 개관할 때 부터 너무 시외곽에 있다고 말이 많았던 것 기억납니다. 저도 대구미술관 몇 번 가봤는데요 (뭐 전시회 보러 간 것은 아니구요 ㅋㅋ 결혼식 때문에 몇 번 방문했어요) 차 없으면 가기 어려운 것 같아요...하지만 지금 다 지어 놓은 것을 다시 옮기긴 아마 어려울 듯 합니다. 전시회는 잘 모르겠고 주말에 결혼식은 가끔 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