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6 - 문벌정치가 나라를 흔들다 이이화의 한국사 이야기 16
이이화 지음 / 한길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래전부터 역사에 관심이 있어 읽을 만한 관련서적을 탐문하던 중 이이화선생의 <한국사이야기>를 아마도 신문지면을 통해서 소개받은 것 같다. 안그래도 반만년 (흔히들 오천년이라고 하지않고 반만년이라고들 말한다. 무슨 장수만세도 아니고 길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길이 보다는 내용이 충실해야 할 것이고 지나간 역사보다는 현재의 삶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우리역사를 관통하는 통사를 한번 꼼꼼하게 통독하고픈 가당찮은 욕심이 없지 않았으나, 이미 출간되어 있는 한국사 통사라 할 만한 책들은 대학교재같은 것들이 대부분이어서 읽는데 별 재미가 없을 것 같아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며 생각만 굴뚝이고 정작 한국통사 통독의 거사를 착수해내지 못해 전전긍긍 꿍꿍거리며 에라 니미 아무책이나 붙잡고 읽어볼까하는 생각도 하고 하던 차에, 한길사에서 나온 책 한권 한권이 500페이지는 족히 되고 전체 분량도 수십권에 달하는 <한국사>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한 번 시작해 볼까 하는 그런 생각도 하고 하던 차에, 여차저차 일차이차 하던 차에 본 <한국사 이야기>를 접하고는 올커니!!! 딱이군!! 무릎을 치며 쾌지나칭칭 쾌재를 불렀던 것이다. 뭐 진짜로 쾌재를 부르며 기뻐 날뛰며 깨춤을 춘 것은 아니고 자알 되었다 정도 되겠다. 그때가 2001~2002년도 어디쯤 될 것이다.

한국사이야기 16편은 정조임금 붕어후에서부터 강화도령 철종대까지를 다루고 있다. 유구하고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민족의 반만년 역사중 어느때인들 슬프고 안타까운 시기가 없었겠나만은 이 시기만큼 가슴아픈 시절도 없을 것이다. 왕조시대의 일이라 아주 오랜 옛날같지만 지금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200년 안쪽의 일들이고, 이른바 조선왕조의 르네상스시기라고 불리우는 영정조 시절의 성과와 노력이 일시에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마는 암흑시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조선조 역사를 읽다가 이 대목에 이르면 누구나 가슴이 답답해지고 속에서 천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게도 이 한심한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자신의 역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마땅히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지만 어째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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