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 84번지
헬렌 한프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혹 채링크로스가 84번지를 지나가게 되거든, 내 대신 입맞춤을 보내주시겠어요? 물론이죠. 가능하다면 뜨거운 포옹이라도 기꺼이 할 수 있습니다만.... 서점은 없어진지 오래고 이제 그 자리는 맥도날드가 차지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날의 따뜻한 사연들이 다 헛되이 없어지지는 않았다그 옛날 서점이 있었던 자리 벽기둥에 동그란 기념 동판이 하나 붙어있다. 빛이 바래고 녹이 좀 슬었지만 이런 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비행기를 열 한 시간이나 타고 와서 입맞춤을 보내는 돼지까지 있으니, 서점이 사라졌다고 눈물을 줄줄 흘리며 슬퍼하거나 괜실히 쓸쓸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다. 소생은 20년 동안이나 편지질을 하면서도 끝끝내 런던을 방문하지 못했던 헬렌과 전후에 궁핍한 생활을 했던 서점 직원들을 가만히 생각하면서 치킨버거 세트를 먹었다.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몇 장 찍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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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8-02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붉은돼지님 여기 다녀오셨군요!
저도 재작년이었나 런던 가서 채링크로스 84번지 서점 찾다가 못찾고 다른 서점 직원에게 물어보니 없어졌다고... 흑흑 ㅠㅠ
너무 서운했어요.
그렇지만 저도 울지는 않았습니다.

붉은돼지 2019-08-02 14:59   좋아요 0 | URL
어머! 다락방님도 다녀오셨군요...
저는 저 동판이 길바닥에 있다고 생각해서 저 근처에서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찾아더랬습니다. ㅜㅜ
서점은 없어졌지만 어쨋든 그냥 갈 수가 없어서....결국 햄버거만 잔뜩 먹고 말았습니다. 흑흑...

서니데이 2019-09-11 2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붉은돼지님, 추석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가족과 함께 즐겁고 좋은 추석명절 보내세요.^^

붉은돼지 2019-09-12 23:3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합니다
풍성하고 행복한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transient-guest 2019-09-25 07: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부러운 여행을 하시다니요. 저도 더 미루지 말고 근처의 City Lights Bookstore에 가야겠습니다. 서점은 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 조바심 나네요.

붉은돼지 2019-09-25 13:21   좋아요 1 | URL
저는 사실 도서구입은 거의 인터넷으로 하기 때문에 서점은 거의 가지 않습니다만 저런 유명한 서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쉽기는 합니다. 하지만....저런 작은 동판이라도 남아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입니다. 저것마저 없었으면 정말 섭섭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