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혹은 둘이서 

하보이 곶에서의 명상을 마치고 

우아직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혼자,  

혹은 둘이서... 

홀로인 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둘이서 오는 분들은 무슨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까 

도란도란 그 소리들이 들리는 듯 합니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우리는 하나의 점 같은 존재이지만  

우리 속에는 영혼이 있기 때문에 

큰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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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3-0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보름을 늘 쇠었는데, 어른들이 계시지 않으니 그냥 지냅니다.
많이 마음이 언찮습니다. 중전님


gimssim 2010-03-03 09:29   좋아요 0 | URL
저는 오래 전부터 어른들이 계시지 않아 그러려니 합니다.
멀리 있는 아들 딸과 영상통화를 했지만
젊은이들이야 대보름이 뭔지도 모르고 지나가지요.
밖에 나가면 봄 오는 소리 들립니다.
어제 비오는 중에 밭에 가보았더니
지난 해 사천원 주고 사다 심은 매실나무에 꽃눈이 나왔어요.
조만간 사진 찍어 올릴께요.
보시고 힘내세요.
 

 

반지...세상에 하나 뿐인  

딸아이가 초등학교 일학년 때,
엄마 생일 선물로 사준 반지.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라 거금 오백원이나 주었답니다.

오랫만에 다니러 온 외삼촌이 수퍼에 데리고 가서 과자를 고르라고 하니
망설이고만 있어서 오백원짜리 새우깡을 하나 집어주었더니
"외삼촌, 그건 너무 비싸."
하던 아이입니다.  

그땐 오 백원이면 제일 큰 봉지의 과자이고 대부분 백 원씩 했지요.
벌써 이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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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이사를 하게 될 것 같아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 살림살이들을 정리하고 있다.  버릴 것은 버리고, 이웃에 줄 것은 주고.
남편에게도 몇날 며칠 잔소리를 해가며 보지 않는 책을 좀 치우자고 얘기하는 중인데 끄떡도 하지 않는다.
남편은 버리는 것이라면 질색이다.
좁은 서재에 대학시절 쓰던 노트까지 자리 잡고 있으니.
고등학교 시절에 보던 독일어교본, 심리학 입문, 히브리어 사전, 성문종합영어, 기본영어...골동품 수준의 책들도 상당수이다.
내가 좀 버리자고 얘기를 꺼냈더니 혹시 몰래 버렸을까봐 한 술 더 떠서 며칠에 한 번씩 점검까지 한다.
나는 남편과 책장도 따로 쓰고 지금이야 이름까지 써놓진 않지만 네 책, 내 책 구분을 명확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남편의 머리 속에는 무슨 책이 책꽂이 어디에 몇 번째 있는지 훤히 꿰고 있다.
자기가 둔 자리에 있어야지 한두 칸이라도 옮겨져 있으면 있는 대로 인상을 쓰곤 한다.
하는 수 없이 내 책만 반 이상 줄였다.

며칠 전 남편이 록펠러 책을 사 달라고 했다.
남편은 인터넷으로 책을 살 줄 모른다. 그것은 당연히 내 몫으로 넘어와 있다.
남편 책 한 권 사면서, 은근슬쩍 묻어서 내 책을 여덟 권이나 샀다.
이 사실을 알면 며칠 동안 책 좀 정리하자고 들들 볶은데 대한 화살이 날아올 것이다.

게다가 그릇들도 삼분의 일은 버렸는데 며칠 전에 새로 두 세트나 샀다.
무슨, 이런 계산 안 맞는 살림살이를 하는지 모르겠다.

책이 왔는데 마침 남편이랑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택배 아저씨가 화단에 올려놓고 갔을 것 같아서 남편보다 한 발 앞서 와서 보니 역시 화단에 얌전히 놓여있었다.
얼른 사진 한 장 찍고, 남편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당신 얘기한 책 왔네.”
“이거 한 권만 주문했단 말야?”
또 날아오는 눈총.
한 권을 어찌 배달시키냐는 뜻일 터.

남편은 양복을 사러 가도 처음 간 매장에서 처음 입어본 옷을 산다.
이유는 이것저것 입어보는 게 미안하다나 뭐라나.
매장 직원들이 아무리 다른 거 좀 입어봐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그냥 이거 주세요.”
상황종료, 쇼핑 끝이다.

그나저나 여행에 관한 책이 많다.
눈으로 하는 여행 말고 발로 하는 여행을 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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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천장 높다랗게 매달린 형광들 스위치. 

자리에서 일어나서 꺼야했기에  

밤마다 누가 불을 끌꺼냐

많이 싸웠습니다.  

이제 머리에 서리 내리는 세월 위에 서서

내 형제들,

또 그 시절을 추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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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2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잠자리에 누웠다 일어나서 끄려면 정말 귀찮았어요.ㅋㅋ

gimssim 2010-02-26 17:22   좋아요 0 | URL
불끄고 눕다가 다른 형제들의 손이나 심지어 머리를 밟기도 했죠.
 

   
 

우리의 일상 사이사이에  이런 작은 것들이 있군요.  

그것들이 모여 삶의 의미가 되고, 개인의 일대기가 되고 나아가 시대의 역사가 되는 것이겠지요. 

이름하여 <소소한 사진, 담담한 여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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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5-2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창작블로그 조회수가 96이라니...

gimssim 2010-05-27 10:30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