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커피

지난 토요일에 집에 온 아들이 오늘 금요일 다시 서울로 돌아갔습니다.
기숙사 사감을 하고 있고,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찬양대 지휘로 섬기고 있으니 오래 자리를 비워둘 수는 없는 형편이지요.
그래도 어미는 자못 마음이 아픕니다.
한겨레신문의 어느 이벤트에서 탄 커피를 이웃에게 나눠주고
아들이 오면 함께 마시려고 하나를 남겨 두었드랬습니다.
공정무역커피 '안데스의 선물'입니다.  
 

잘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었고, 잠시 자리에 눕는다는 게 시간이 한참 흐른 모양입니다.
남편이 저를 깨웁니다.
저녁이 늦었는데 밥솥에는 밥이 없군요.
속으로 좀 뜨금 합니다.
아들이 왔을 때는 하루에 대여섯 끼를 더운 줄 모르고 해대었는데,
아들이 가자마자 빈 밥솥이라니요?
이실직고 했습니다. “여보, 밥이 없네.”
다행이 별로 신경쓰지 않고 ‘더운 데 대충 먹고 말아.“ 대답이 돌아옵니다.
남편은 비빔면 두 개에 우유, 저는 저녁을 굶었습니다.

‘난 굶어도 싸’

반성을 합니다. 몸이 조금 피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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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7-3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한끼 굶으면 기운이 없던데요. 님 밥솥에 꼭 밥이 있으란 법은 없지요. 헤~~

gimssim 2010-07-31 07:38   좋아요 0 | URL
우리 남편은,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잘 삐치는데, 아들 하고 너무 차별하는거 아니냐고 물고 늘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죠. ㅎㅎ
저녁밥은 그래도 참고 자면 되죠. 사실 12시를 넘겨 자느라 좀 힘들긴 했죠.

비로그인 2010-07-31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 1]비빔면은 두 개가 정량이어요.

뜬금 2]허전하셨던 게로군요(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제가 잘못 짚은 것일지도..조심조심)

뜬금 3]공정무역 커피는 어디서 구할 수 있는 것인지요? 저도 늘 관심은 있었는데 곧 커피가 떨엊면 저도 좀 착한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더랬습니다.

하이드 2010-07-31 03:22   좋아요 0 | URL
비빔면은 삼겹살 2인분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그게 1인 정량 아닌가요? ㅎ

안데스의 커피는 세븐 일레븐 같은 편의점에서도 팔고, 알라딘에서도 팝니다.
스타벅스와 던킨도 각각 공정무역 커피를 팔고 있구요.

gimssim 2010-07-31 07:41   좋아요 0 | URL
남편은 대충 먹자 해놓고 비빔면 두개로 해결이 안됐나봐요. 배고프다고, 못들은 척 넘어갔어요.
하이드님 말씀처럼 삼겹살 2인분이 더 있어야 정량인 모양입니다.
다음부턴 참고할께요.

그리고 Jude님 공정무역 커피는 사는 게 아니고 경품으로 받아야 맛인데요! ㅎㅎ

순오기 2010-07-31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들은 크면 엄마의 '애인'이 되지요.ㅋㅋ
저도 남편과 아들을 차별합니다~ ^^
"어떻게 애인과 남편이 같아? 질투하지 마~ 애인은 한때지만 남편은 해로하니까 됐잖아!"
이런 말을 하며 뻔뻔하게 차별한다고요.ㅋㅋㅋ

gimssim 2010-07-31 21:21   좋아요 0 | URL
ㅎㅎㅎ
저만 그러는 게 아니네요.
우리 아이들은 자라면서 이런 저런 상처들이 많아서 좀 마음이 아픕니다.
그런 연민 같은 거지요.

stella.K 2010-07-31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양대 지휘자라. 멋지네요.^^

gimssim 2010-07-31 21:23   좋아요 0 | URL
고등학교 시절 딴따라를 좀 했지요. 제가 우겨서요.
주위에선 친엄마 맞나?,고들 했죠.
공부만 파도 대학엘 갈까말까한다구요.
드럼을 쳤었는데 아마 그런 리듬감 때문인가봐요.
그래도 괜찮은 대학엘 갔습니다.

stella.K 2010-08-01 17:02   좋아요 0 | URL
와우, 이렇게 멋진 엄니가 계셨다니!
정말 잘하셨네요. 그 아드님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네요.ㅋ

꿈꾸는섬 2010-07-31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아드님이 서울로 갔군요. 허전하시겠어요.
중전님도 뭐라도 드시지 그러셨어요. 병나실까 걱정되어요.

gimssim 2010-07-31 21:26   좋아요 0 | URL
네, 마음은 많이 허전합니다.
사실 병 날까봐 운동 열심히 합니다.
내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나이들어 아파서 짐이 될까봐서요.
어미 잔손 없이 홀로서기를 한 아이들인데 저도 제 몸 하나는 잘 간수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마녀고양이 2010-08-01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전 언니. "굶어도 싸" 라고 쓰신 글귀에서 제맘이 아픕니다.
여름이니 식욕 없어서 꼭꼭 맛난거 드시고,,
가끔 맛난 외식두 하시구요...... 네?

gimssim 2010-08-02 00:48   좋아요 0 | URL
ㅎㅎ...마음이 여리시네요.
한끼고, 저녁이라 건너뛴 거죠.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니까 걱정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