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홍 1부 3 - 청실홍실, 개정판 화홍 1
이지환 지음 / 청어람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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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홍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뜻한다는데

화무십일홍: 열흘 동안 붉은 없다는 으로, 성한 것이 얼마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

제목이 주인공을 뜻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주체는 희란마마?

 

철이 안든 노인이 글을 쓴 것 같다.
세상에서 철없는 노인만큼 위험한 존재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지혜롭게 늙어 "고운 할머니" 가 되는 것이 소원인 나는 철부지영감, 할멈이 되기 싫여

왕과 왕비의 대화가 어쩜 그리도 기품이 없는지.
남자들의 로맨스(?) 뭐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남자의 순정을 마구 짓밟는다. 주인공을 한껏 띄워보려 애쓰지만 매력이 없어서 끌리지 않는다. 특히 판소리에서 차용한 듯한 사설이 어색하고 민망해서 내가 다 부끄럽다. 아, 불편해

이토록 공감가지 않는 이야기라니.
사랑을 알지 못하고서 자기가 하는 짓(?)이 사랑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어리석은 사람의 당당함이라니.
뉘우침 없는 연정은 글쎄, 그것이 과연 사랑일까.
연애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소통의 부족이다 라는 것이 내 지론인데 이 소설은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연인들이여, 눈을 마주보고 대화를 제대로 하게나.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고 끝이라네.

2부 2권까지 포함해 총 5권이 나왔다는 것을 알면서도 1부 3권까지만
인내하며(?) 읽었다.
다만 3권 초반의 심리묘사는 탁월하다.(그 부분만)

요즘 궁이야기에 꽂혀서 궁과 왕을 소재로 한 책을 연달아 읽고 있는데
왕이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것은
정사라 불리는 정식 기록이 왕중심이어서 이리라 생각된다.
사료가 부족해 언제나 지배자중심 일색인 이 서러운 세상^^
그래서 주인공이 더 매력적이지 않은가보다. 모든 걸 다 가지고 모든 게 너무 쉬운 사람이라 뉘우침도 깨달음도 없으니 대체 그의 무엇이 끌리겠는가.

나는 끝내, 반드시 피지배자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그들이 주인공이었던 세상을 말이다.
신분제가 철폐되고 사실상 평등한 사회라고 하지만
여전히 두터운 신분의 벽은 존재한다.
삶이 언제나 고달프고, 늘 산 너머 산인 현실이 목구멍에 턱 걸리는

서민, 저 아래 백성, 천민이라 불리며 고개 한번 빳빳이 들지 못한 당신들, 아니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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