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전집 1~10 세트 - 전10권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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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이야기는 813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되돌아가서 시작된다. 케셀바흐 부인을 보내고 모로코로 떠난 뤼팽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조금 아쉬운 감도 있었지만, 더 탄탄해진 구성과 트릭들. 그리고 뤼팽의 위기는 그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특히, 전작의 케셀바흐 부인 만큼이나 강력한 상대가 나타나 뤼팽의 목을 조여오는 부분과 뤼팽의 인간적인 고뇌와 감정이 잘 드러난 부분이 이번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한다.


2. 사건은 뤼팽과 그의 부하인 질베르와 보슈레이가 도브레크 의원의 별장에 침입하여 고가의 물푸을 빼돌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뤼팽의 의지가 아닌 두 부하의 계획으로 시작해서, 뤼팽은 불안해한다. 게다가 두 녀석의 수상쩍은 행동 때문에 경찰에게 포위되고 만다. 결국 뤼팽은 부하 둘을 경찰에 넘기고, 나중에 탈옥시켜주기로 한후 자리를 뜬다.


첫 실패였고, 부하들도 살인죄로 잡혀들어간 상황이었기에 뤼팽의 상심은 컸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수정마개가 뭔가를 암시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아직 밝혀진 것도 없었고. 뤼팽은 도브레크의 자택에 숨어들어 단서를 찾으려 하지만 망신망 당한채로 나오게 된다. 유모와 부하들을 이용하여 또다시 도브레크의 집에 잠입한 뤼팽은 수정마개와 도브레크의 비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지만, 도브레크 역시 뤼팽의 술책을 대부분 간파하고 대적하기 시작한다. 4권에 이어 계속되는 뤼팽의 위기인 셈이었다.


도브레크가 고위층의 명단을 이용해 자신의 탐욕을 위한 희생양으로 사용해 오고 있음을 안 뤼팽은 이를 가지고, 자신의 친애하는 부하 질베르를 구하는데 사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도브레크에게 협박당할 뿐만 아니라 자식의 목숨까지도 잃을 위기에 처한 클라리스 여사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러번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지략을 짜내어 수정마개에 숨겨진 페이퍼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거기에다가 질베르를 구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하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되진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담배갑의 페이퍼 역시 가짜로 들통나 버리고, 이제 질베르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의 상황. 천하의 뤼팽도 더이상 쓸수 있는 카드가 없어 보였다.


3. 이번 소설에서는 뤼팽의 위기와 실패가 더 부각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을 특유의 인간미와 신사다움, 그리고 부하와 아녀자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해 나간다. 무엇보다도 뤼팽의 특기가 추리 능력과 체력이 아닌 인간적인 매력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가 극한의 상황 앞에서도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배짱과 용기까지 말이다.


결국 뤼팽은 질베르의 목숨도 구하고, 수정마개의 비밀도 파헤친다.(참고로 수정마개의 비밀은 조금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기의 순간에 클라리스 부인을 품에 안은 그의 감정은 결실을 맺진 못한다. 이전 소설들에 비해 뤼팽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입힌 이야기였지만, 오히려 그가 왜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이해하게 된 작품이었다.


* 참고로 <813>에서 국장으로 등장하게 되는 복선도 책의 말미에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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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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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적인 순간에는 어깨 힘을 빼고 평소 하던 대로 자연스럽게 하라. (무명씨)

○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렸다. (마하트마 간디)

○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신화학자 조지프 캠벨, 신화와 인생)

○ 자신의 약점을 고치려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인생 최대의 성공과 더없는 만족은 개인의 대표 강점을 연마하고 활용하는 데서 비롯된다. (마틴 셀리그먼 교수)

○ 자신이 못하는 일을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탁월한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더 쉽다. (피터 드러커)

○ 자기가 생각하는 삶을 밀어붙일 수 있는 용기입니다. "나는 일도 하고 싶고, 개인적인 취미 생활도 즐길 것이며, 가족과 친구도 만날 것이다"라는 신념을 꺽지 않았습니다. (베레가드, 스마트한 성공들)

○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물건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그것은 만졌을 때 설레는가이다. (곤도 마리에)

○ 우아함은 거절에서 비롯된다. Elegance is refusal. (패션잡지 보그 전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

○ 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Less is more. (세계적인 건축가,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 로에) 

○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 (생텍쥐베리)

1. 몇년 전부터 단순함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세상은 더 복잡해지고,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신경쓰고 챙겨야 하는 것이 많아지고 있는 이 때에 오히려 많은 기업가와 경제·경영의 구루들은 단순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하며, 약점보다는 장점을 개발하는데 힘써야 하며, 단순함을 지키기 위한 문화와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다른 것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가치와 진입 장벽을 구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2. 이번에 읽은 책은 조선일보 위클리 비즈의 편집장이자 <혼,창,통>의 저자인 이지훈 씨가 지은 <단: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라는 책이다. 단순함이 중요하다는 단순한 사실을 설명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다는 의미가 개인과 기업에 어떠한 의미로 해석되야 하며, 그것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세가지를 제시하면서 독자들에게 <단순함>의 미덕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수많은 보도 자료와 인터뷰 경험을 통한 전문가들의 실제 사례들도 듬뿍 담겨 있는데, 이 역시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3. 저자는 먼저 단순함을 다음과 같이 세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첫째, 불필요한 것을 모조리 제거하고 오직 핵심만 남겨 놓은 상태, 더이상 뺄 것이 없는 궁극의 경지. 두번째, 중요하지 않은 것에 맞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 세번째, 남의 기준이나 가치를 걷어내고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 그리고, 이를 행하기 위한 방법으로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라는 세가지 공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4. 누구나 다 아는 애플은 단순함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했으며, 세계적인 경영학 구루인 피터 드러커 역시 핵심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좋은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 속칭 - 야마(핵심, 왜?)를 잘 잡는다고 하며, 이케아와 GE,도요타와 같은 그룹은 단순화 프로젝트를 통해 한단계 도약한 바 있다. 즉, 중요한 것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역량을 투입하여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단순함의 힘이고.

 

5. 하지만 단순하게만 구성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함을 덕목으로 삼아 성공한 수많은 기업들은 그 전에 <왜>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 그것을 세워나갔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이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밀고 나가는 용기인데, 나 역시 많은 반성을 하게 한 부분이었다. 또, 거부당할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하겠다. 자신을 한없이 움츠러들게 하는 비교와 비난을 극복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는 것. 책 속에 소개된 한국 펜싱과 오프라 윈프리의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6. 이렇게 버리고, 세워서 일구어낸 자신만의 단순함에 대한 가치는 계속 지켜가야만 그 열매를 거둘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가치와 영혼의 힘인데, 이는 자신의 몸속에 내재화할 수 있느냐를 의미한다고 보면 되겠다. 저자는 바꾸되 바꾸지 않는 궁극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데, 지킨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말이라 생각된다.

 

7. 수요가 공급을 만들어 낸다는 과거의 경제학 논리와는 달리 현재의 세상은 과잉 공급을 충족시키기 위한 유효 수요를 찾아내는데 혈안이 되있다. 오히려 제품의 수명을 떨어뜨리고, 음의 외부성을 창출하는 재화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산업도 많다. 이로 인해 GDP는 왜곡되고 삶과 통계지표간의 괴리는 커져갈 뿐만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자본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마저 의심받게 되는 형국이다. 저자는 기업 경영과 자기 계발 뿐만 아니라,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쳐서도 <단>의 가치를 이어나가기를 말하고 있다. 책의 말미에서 언급하고 있는 <자원배분>보다는 <창조>가 중요하다는 말은 조금 친정부적인 발언인듯 하지만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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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 1~10 세트 - 전10권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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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뤼팽 전집의 네번째 이야기인 <813>은 아르센 뤼팽이 기암성 사건 이후, 은둔한지 사년이 지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부호인 케셀바흐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물론 그전에 변장한 아르센 뤼팽과 만나 대화(?)를 나누지만, 본격적인 사건은 그가 시신으로 발견되면서 부터다. 사건 현장에 나타난 경찰들은 뤼팽의 명함을 보고 그가 다시 살아 돌아왔다고 추정하지만, 르노르망 국장의 추리에 의해 실제로는 뤼팽과 대적하는 또다른 범죄 집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들은 그동안 뤼팽이 마주한 그 어떤 상대보다도 강력한 것이었다. (숌즈보다 더 말이다 ;;)

 

한편 이 사건을 유심히 지켜보던 세르닌 공작이 등장하는데, 그는 이 사건의 진행에 관심을 가지면서 뭔가 계략을 꾸미기 시작한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도 알아차렸겠지만, 이 사람이 바로 뤼팽이었다. 하지만, 상대편 세력 역시 막강한데다가, 살인과 같은 잔인한 짓도 서슴치 않았기에 뤼팽, 아니 세르닌 공작의 대응은 점차 난관에 봉착한다. 그리고 그 와중에 르노르망 국장과 구렐도 상대편 세력의 함정에 빠져 목숨을 잃게 된다.(물론 나중에 밝혀지지만 르노르망 국장 역시 뤼팽이었다.) 세르닌 공장은 다행이도 알텐하임 남작이라는 자를 찾아 그와 추리 대결을 벌이지만, 역시 함정에 빠져 감옥에 갖히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뤼팽이 누구인가? 그는 그 와중에 그동안 모아두었던 정보와 자신의 동료들을 이용하여 사건을 계속 추적한다. 그리고, 특유의 판단력과 언론을 이용한 전략을 통해 점차 사건의 진실에 접근해 나간다. 결국 뤼팽은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독일 폐하와 만나게 되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모든 범죄의 중심에 서 있는 L.M이란 자를 찾아나가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는 근현대 독일과 프랑스 역사의 한페이지가 뤼팽의 활약을 위한 배경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만한 스케일과 트릭을 이야기속에 잘 숨겨두고 있었다. 결국 사건은 해결되지만, 뤼팽은 처음으로 누군가를 살해하게 되고, 그로 인해 큰 충격을 받는다. 또, 그렇게 끔찍한 범죄의 중심에 선 인물이 한때 그가 사랑했던 사람이었으며, 자신이 세우고자 했던 왕국 역시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렸기 때문에 그 고통은 더 컸다. 범죄자이지만 그 사슬을 끊고자 하는 뤼팽의 인간적인 고민 역시 생생하게 엿볼 수 있었다. 긴 호흡이었지만, 계속되는 추리 대결과 겹겹이 쌓인 트릭 덕분에 지루하지 않았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뤼팽은 모로코로 떠난다.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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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수업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판미동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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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삶을 충실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까? 하루를 깨알처럼 빈틈없이 보내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놀이와 취미로 하루하루를 채우고, 트렌드와 이슈의 중심에 서는 것이 정답인걸까? 그러면 우리는 남들에게 "나의 의지대로 삶을 충실하게 보내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2.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소설들이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외롭고도 쓸쓸한 소설들, 가브리엘 루아의 목가적이고 서사적인 배경의 소설들, 하루키만의 특별하고 환성적인 글들과 레이먼드 카버의 - 그냥 좋다... - 단편들,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까지도. 그중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이 기억에 남는데, 사건의 전개나 배경의 전환이 아닌 개인의 의식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3. 우리의 삶은 이야기의 흐름속에 있는 사건들로 구성된다. 하지만, 더 들어가보면 결국에는 그 사건에 느꼈던 나의 감정과 의식들이 내 삶을 구성하는게 아닐까? 따스한 감정과 깨달음의 순간들은 모두 우리의 의식속에 살아 숨쉬고 있고, 이는 우리의 삶의 깊이를 더욱 깊고, 풍요롭게 한다.


4. <영원의 수업>은 마테오의 독백과 의식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소설이다. 때론 숲속에 있다가, 때론 어린 시절의 마테오로 돌아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노라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다시 이 모든것들이 부재하고 있는 현실(?)로 돌아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그의 아내와 아이를 잃었고, 한때 방황했으며, 다시 새로운 누군가를 만나지만 결국에는 그녀를 보내고야 만다.


5. 숲속에 살고 있는 마테오의 명성(?)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그의 목가적인 삶을 이해하려는 사람은 그리 많진 않다. 성생활을 하지 않는 그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특이함을 이용해 명성을 탐하는 사이비 지식인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호기심에 취재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그들은 그를 바라보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자시의 말과 생각이 맞는지만을 되묻고 답할 뿐이었다.


6. 때론 그를 이해하고, 그의 삶속에서 뭔가를 발견하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엔 그의 마지막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7. 아름다운 문장들이었고, 따스한(때론 슬퍼보였지만) 생각들로 가득찬 소설이었다. 이 책 어디에서도 영원함이란 무엇이라고 명쾌하게 답해주진 않지만, 책을 읽는 내내 그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주었다. 사랑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왜 삶의 희망이 되는지도 함께 말이다. 아쉬움의 여운이 아닌, 따스한 온기의 여운이 계속 남아 머릿속에 남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 세상을 벗어나 살아간다는 건 허약한 사람들의 환상을 쉽게 자극하기도 한다.


* 처음에는 나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의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정의하는 형용사 또는 명사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 그러한 정의가 바로 어디서든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 마음이 아니었어. 정신이 아니었어. 나의 내부에 예전에는 없던 새로운 공간이 생겼지. 그 공간은 텅 비어 있었어. 불안정하고 뭔가를 갈구하는 공간으로 새로운 존재가 필요했어. 그 존재가 바로 당신이었지.


*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던 일은 교리에서 말하듯이 그날 이후 내 삶의 무언가가 완전히 달라지느냐를 아는 것이었지.


* 일상에 특성을 부여하는 건 우리가 할 일이 아니고 그 일상을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우리 몫이지. 그러니까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가장 고귀한 방법으로 늘 일상을 살아가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에도 존엄과 위대함이 담겨 있으니까. 삶은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기도 하고, 때로는 파도가 잔잔하기도 한 바다와 같다는 점을 항상 의식하면서 절대 작아지지 말고, 절대 자신의 존엄을 손상시키지 말아야 한다. 폭풍우가 칠 때나 파도가 잔잔할 때나 모두 통제할 수 있는 위치에 똑바로 서 있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네 공정함이 배를 다시 항구로 데려올 수 있게 해 줄 거다. 화물과 승무원과 너를 신뢰하는 승객을 안전하게 구할 수 있는 건 포기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는 네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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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비용
유종일 외 지음,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엮음 / 알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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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레드 딜>이라는 책을 읽었다. 국가 예산의 수립과 집행 그리고 결산에 이르는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책이었는데, 그동안 뉴스로만 접해오던 예산(안) 처리의 과정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왜 예산이 중요하며, 세금이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이는 예산이 국가 권력의 핵심이자 정책 집행의 기준이 될 뿐만 아니라, 국민이 왜 국가의 주인인지를 역설적으로 알려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 - 세금 - 예산 - 정책 - 권력 이로 이어지는 구조를 이해하고, 그 시발점이 국민의 선거임을 기억한다면 국고는 더 효율적으로 운용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과거 몇년간 우리 나라의 재정 운용은 - 국민들이 기대한대로 - 운영되지 못했던 것 같다. 이는 특히 MB정부 시기로 집중되는데, 각종 전시행정 및 4대강 사업 등으로 인해 낭비되었다고 생각되는 정책이 많아서 일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많은 예산을 차라리 다른 곳에 사용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중 하나이기에 그 안타까움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MB의 비용>이라는 제목하에 4대강, 자원외교, 기타(기업비리,원전비리,한식세계화) 및 실정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객관화된 지표와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인상적이었다.


먼저, 4대강 사업을 보자. 전국민 대다수가 반대하였을 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들과 환경계에서 조차 반대했던 <4대강 사업>으로 22조원 이상이 소모되었고, 앞으로도 유지 및 개선 관련으로 계속 비용이 소비될 예정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수질 악화 및 환경 오염 등으로 해체 및 철거해야 할 경우 그 비용은 더 커진다고 하니 기막힐 뿐이다. 아이들에게 뛰어 놀수 있는 아름다운 강을 물려줘야 한다는 - 정말 중요한 - 이야기는 제쳐두더라도 그 돈으로 나로호를 개발하고, 국방력에 투자하고, 요즘에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들 무상급식에 투자해도 돈이 남지 않을까란 생각을 자꾸하게 될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건설사간의 분쟁 및 담합 비리 등도 국민들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할 짐이다.


다음은 자원외교의 총체적 실패에 대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대외 자원을 개발하고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그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되었고, 결과적으로 실패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특히, 대부분의 투자 과정이 - 책에서 상세하게 그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날림으로 진행되어 그 피해가 더 커졌다고 하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MB정권 당시 사업을 주도했던 에너지 공기업 3사는 이로인해 재무지표가 급하락하였고, 총 투자금액(26억) 대비 회수율은 4%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과 비교해 볼때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며, 추후에도 소송 관련 비용이 더 들수도 있다고 하니 이 역시 국민의 부담으로 다가오리라 보여지는 부분이다.


세번째는 기업비리 및 특혜에 관한 내용이다. 참여정부에서 계속해서 불허하였던 제2롯데월드가 MB정부에 허가되었고, 그 외에도 효성 등 관련 기업들의 특혜 시비는 여전히 기사화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 대한 계량적인 수치는 정확하게 판단할 순 없지만, 국가 안보 및 경제적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포스코와 KT의 불법 매각 및 헐값 매각 손실 등도 그 규모가 상당한데, 이는 최근 정부의 수사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밝혀지지 않을까 한다.


이어서 한식 세계화 사업의 실패도 소개된다. 이 역시 그 취지 및 필요성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지나치게 관료중심적이었고, 영부인의 업적 기리기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지지를 받긴 어려워 보인다.


끝으로 실정에 관한 부분은 부적절한 인사, 부자 감세, 언론 및 검찰 관련 문제 등에 관한 것인데 비계량적인 부분이라 그 비용을 직관적으로 파악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인 비용으로 다가오리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10년간 개혁되어 온 부분이 뒷걸음질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가장 크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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