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센 뤼팽 전집 1~10 세트 - 전10권 - 최신 원전 완역본 아르센 뤼팽 전집
모리스 르블랑 지음, 바른번역 옮김, 장경현.나혁진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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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이야기는 813 사건이 일어나기 전으로 되돌아가서 시작된다. 케셀바흐 부인을 보내고 모로코로 떠난 뤼팽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조금 아쉬운 감도 있었지만, 더 탄탄해진 구성과 트릭들. 그리고 뤼팽의 위기는 그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특히, 전작의 케셀바흐 부인 만큼이나 강력한 상대가 나타나 뤼팽의 목을 조여오는 부분과 뤼팽의 인간적인 고뇌와 감정이 잘 드러난 부분이 이번 소설의 백미가 아닐까 한다.


2. 사건은 뤼팽과 그의 부하인 질베르와 보슈레이가 도브레크 의원의 별장에 침입하여 고가의 물푸을 빼돌리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전작과는 다르게 뤼팽의 의지가 아닌 두 부하의 계획으로 시작해서, 뤼팽은 불안해한다. 게다가 두 녀석의 수상쩍은 행동 때문에 경찰에게 포위되고 만다. 결국 뤼팽은 부하 둘을 경찰에 넘기고, 나중에 탈옥시켜주기로 한후 자리를 뜬다.


첫 실패였고, 부하들도 살인죄로 잡혀들어간 상황이었기에 뤼팽의 상심은 컸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한 수정마개가 뭔가를 암시하고 있다는 것 이외에는 아직 밝혀진 것도 없었고. 뤼팽은 도브레크의 자택에 숨어들어 단서를 찾으려 하지만 망신망 당한채로 나오게 된다. 유모와 부하들을 이용하여 또다시 도브레크의 집에 잠입한 뤼팽은 수정마개와 도브레크의 비밀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되지만, 도브레크 역시 뤼팽의 술책을 대부분 간파하고 대적하기 시작한다. 4권에 이어 계속되는 뤼팽의 위기인 셈이었다.


도브레크가 고위층의 명단을 이용해 자신의 탐욕을 위한 희생양으로 사용해 오고 있음을 안 뤼팽은 이를 가지고, 자신의 친애하는 부하 질베르를 구하는데 사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도브레크에게 협박당할 뿐만 아니라 자식의 목숨까지도 잃을 위기에 처한 클라리스 여사를 돕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러번 죽을 뻔한 위기를 넘기기도 하고, 지략을 짜내어 수정마개에 숨겨진 페이퍼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거기에다가 질베르를 구하기 위한 협상에 돌입하지만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되진 않는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담배갑의 페이퍼 역시 가짜로 들통나 버리고, 이제 질베르는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의 상황. 천하의 뤼팽도 더이상 쓸수 있는 카드가 없어 보였다.


3. 이번 소설에서는 뤼팽의 위기와 실패가 더 부각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을 특유의 인간미와 신사다움, 그리고 부하와 아녀자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해 나간다. 무엇보다도 뤼팽의 특기가 추리 능력과 체력이 아닌 인간적인 매력이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에다가 극한의 상황 앞에서도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배짱과 용기까지 말이다.


결국 뤼팽은 질베르의 목숨도 구하고, 수정마개의 비밀도 파헤친다.(참고로 수정마개의 비밀은 조금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위기의 순간에 클라리스 부인을 품에 안은 그의 감정은 결실을 맺진 못한다. 이전 소설들에 비해 뤼팽에게 가장 많은 상처를 입힌 이야기였지만, 오히려 그가 왜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를 이해하게 된 작품이었다.


* 참고로 <813>에서 국장으로 등장하게 되는 복선도 책의 말미에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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