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행복 수업 - 자신만의 삶의 역사를 써라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임유란 엮음 / B_공장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해 영남알프스 완등도 마무리했다. 고헌산을 끝으로 총 8개 봉우리를 다녀왔는데, 발목이 조금 아파 마지막 산에서 고생한 것만 빼면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잘 다녀온 듯 하다. 어플을 보니 벌써 만칠천명이 인증을 끝냈다고 하는데, 확실히 전년 보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기념 은화는 삼만명이 종료되는 시점 이후, 6월에나 배송된다고 하니 잘 기억했다가 신청해서 수령하면 될 것 같다.

거의 두달간에 걸친 직무급 보고서 작성과 평가 수검도 2월말에 끝났다. 관여(?)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배가 산으로 갈뻔한 경우도 있었고, 논리적 전개를 어떻게 도출해야 할지 고민도 많이 했었지만, 뭐 아무튼 일단은 끝났으니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져도 될 것 같다.

그젓게는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고, 어제는 후배들과 함께 가볍게 술자리도 가졌다. 오랜만에 부산 나들이(?)라 중고서점도 가보고, 음반 판매장에도 들려 LP판도 구경했다. 옛날에는 어두침침한 술집이나 가게가 많았던 거리들이 새롭게 단장하고, 또 밝은 카페나 음식점으로 바뀌어서 그런지 확실히 동네가 조금 화사해진 기분이다.

남는 시간 동안 틈틈이 <쇼펜하우어의 행복수업>이라는 책을 읽었다. 얇아서 들고 다니기 편한 문고본 느낌의 책인데, 쇼펜하우어만의 행복과 사랑, 자기 자신에 대한 결정 등에 관한 생각들을 잘 뽑아놓은 책이다. 참고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도스토옙스키, 헤르만 헤세와 같은 작가들도 쇼펜하우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행복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쾌활한 성격이라고 한다. 행복이란 어딘가에 있는 것 같으면서도 좀처럼 찾기 힘든 무언가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에게 만족할 줄 아는게 바로 행복의 첫 걸음인 셈이다. 대부분의 불행은 자기자신을 남과 비교하면서부터 시작되는데, 항상 자신보다 부족하거나 힘든 상황에 있는 사람이 훨씬 많음을 기억하고, 시기와 질투를 버리는 게 중요하다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미리 불행을 상상하면서 걱정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불행에 대한 대책마저 세우고 있다면 그건 이미 불행이 아니다. 예상된 불행이나 미래는 결코 두려워할 대상이 아닌 것이다.

행복에 있어서 또 중요한 것은 권태와 고통을 어떻게 잘 조율하느냐다. 고통만 피하려고 한다면 단조로운 권태감에 빠질테고, 그 고독한 일상의 권태감을 이기지 못해 막 저지리는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삶에 있어 쇼펜하우어가 특히 강조하는 부분은 바로 삶에 대한 주도권을 스스로 갖느냐의 여부다. 인생에 대한 설계도를 스스로 그려서 현실을 직시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계획은 심사숙고하여 고민하여 세우되, 한번 결심한 일에 대해서는 쓸데없는 우려와 걱정은 버려야 한다고 쇼펜하우어는 재차 강조한다.

이 외에도 사회생활의 긴장과 균형을 잃지 말고, 사람들 속에 섞이려면 혼자 고귀할 순 없으며 눈높이를 맞추어 똑같이 평범하게 춤출줄 알아야 하며, 누군가와의 대화 속에서는 상대의 표정을 살피는 걸 잊지 말라는 조언도 눈에 들어온다.

끝으로 남의 의견에는 가급적 반박하지 말고, 상대의 거짓말에 구태여 반응할 필요가 없다 - 점점 도를 더해가면 결국에는 스스로 그 가면을 벗지 않을 수 없을테니 - 는 문구를 끝으로 리뷰를 마칠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IWONSCHOOL IELTS Study Pack - 시원스쿨 아이엘츠 학습지
시원스쿨어학연구소 외 지음 / 시원스쿨LAB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러닝머신으로 세타임을 뛰었다. 원래는 목욕탕에 갈까 했지만 이번 주에도 두 번이나 다녀왔고, 다음 주에도 온천에 갈 예정이라 오늘은 가볍게 뛰기만 하기로 했다. 씻고 나서, 눈자국이 아직 남아있는 차 하부 세차도 해주고, 집에 와서는 이불 빨래도 했다. 신협에서 조합원 선물도 받고, 1년간 모아둔 돈으로 대출도 일부 상환하고 나니 금주의 할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듯하다. 다음 주에는 올해 영남알프스 나머지 산들을 다녀오고, 전시전이나 영화관에 다녀올 예정. 물론 그전에 연휴 동안 읽을 책과 볼 영화 리스트를 정리해야겠다.

이번 주 리뷰는 시원스쿨 어학연구소에서 쓴 '시원스쿨 IELTS 스터디 팩'이라는 학습지다. 하루 한 시간, 아이엘츠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얇은 학습지가 총 14권 들어 있다. 조금 고급져 보이는 박스를 열면 주황색과 붉은색, 그리고 감색의 학습지가 등장하는데, 기초 문법 및 발음으로 구성된 '기초 다지기' 두 권과 파트별로 시험을 준비할 수 있는 '기본기 완성' 열권, 실전 모의고사 두 권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쉽게도 학습지의 교육 영상은 유료다. 다만, 음원은 QR코드를 통해 무료 제공되니 참고하면 좋겠다. 이 책을 선택한 분이라면 IELTS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겠지만, 처음이거나 토익이나 토플만 들어본 사람들도 꽤 많을 것이기에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이 시험은 영국문화원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주관하는데 주로 영연방에서 공신력을 얻고 있다고 한다. 문득 든 생각이지만 우리나라에 토익이 YBM 시사와 함께 들어오지 않았다면, IELTS나 G-TELP를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이 준비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토익과는 시험의 결이 다르고, 토플과 조금 더 가깝다고 보면 되는데, 주로 영연방 유학이나 이민 등에 필요한 시험이며 - 한국에서와는 달리 - 세계적으로 인증받는 영어 시험(자격) 중의 하나라고 한다. 학생이라면 취업이나 자격증 시험 영어공인성적을 위해, 직장인이라면 승진 점수나 인사 고과를 위해 토익을 많이 준비하는데 조금 더 멀리 보고 공부할 생각이 있다면 IELTS를 준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참고로 응시료는 거의 30만 원에 육박한다. 이 교재를 통해서 한번 제대로 공부하고 나서 시험에 응시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요즘에 이렇게 얇은 학습지 스타일의 교재가 많은 것 같다. 나도 회사 이러닝에서 스페인어를 자주 듣곤 하는데 시원스쿨의 학습지 형태의 교재와 유사한 책자를 제공하는 강의가 꽤 있었다. 직장인이라면 많은 시간을 내기는 어려우니 성취감도 높이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교안 형태라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교재 사진 몇 개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무리할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1 - 오은영의 모두가 행복해지는 놀이, 만 3~4세(36~59개월) 편
오은영.오은라이프사이언스 연구진 지음, 현숙희 그림 / 오은라이프사이언스(주)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에게 놀이는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하루 종일 놀다가 지칠 때가 돼서야 잠든다는 초보 엄마 아빠의 말처럼, 아이들에게 놀이는 중요한 일이자 정말 좋아하는 일인 셈이다.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1>의 저자인 오은영 박사님은 '놀이'에 유아기 성장 발달에 중요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고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많은 정보와 지식을 배워간다고 한다.

즉, 놀이 과정에서 배운 다양한 사물의 모습과 현상의 개념들, 그리고 부모님의 관심과 사랑, 친구들과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아이들의 신체·인지능력·관계·언어 능력·정서 등이 고르게 발달해 나간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를 쓴 어른들과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언어 능력이 떨어진다는 기사나, 부모로부터 떨어져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생기는 문제와 관련된 보도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부모의 돌봄이나 형제자매들과 어울려 지낸 아이들의 사회성이나 관계 능력이 좋다는 기사 역시 이와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이 책 <어떻게 놀아줘야 할까 1>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부모들이 효과적으로, 제대로 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만 3세(36개월)를 시작으로 개월 수별로 알맞은 놀이를 신체와 인지 능력, 관계성과 언어 능력, 그리고 정서의 다섯 개 카테고리로 구분하여 약 백여 개의 놀이법을 이백여 페이지에 걸쳐 소개하고 있다.

몇 가지를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자주 접하게 될 철도와 지하철을 바탕으로 한 지하철 놀이인데, 노선도를 만들어 직접 이동해 보는 놀이다. 부모님의 지시에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실제 지하철 노선도 접해볼 수 있는 그런 놀이이자 교육으로 보면 되겠다. 또 짝꿍을 찾아라는 놀이도 있는데, 동식물 카드를 나열해 상 하위로 분류해 보고, 직접 생각하고 고민하게 하는 놀이다. 이때 틀렸다고 지적하는 게 아니라 이유를 들어보고, 공감해 주면서 자연스레 바른 논리와 관계로 연결시켜 주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일종의 카드 게임이라 볼 수 있겠다.

42개월이 지났다면, 신체를 활용한 놀이를 해보는 게 어떨까. 요리조리 조심조심이나, 이리저리 점프, 말하는 대로 움직여 보아요 같은 게 도움이 될 듯하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고하면 좋겠고, 다만 이때 층간 소음을 유발하지 않도록 꼭 유의하도록 하자. 이런 부분을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교육 포인트라고 생각된다.

이 외에도 많은 놀이가 있는데, 각각의 놀이별로 도움이 되는 5대 분야(신체, 인지, 관계, 언어, 정서)를 그래프로 표시해 두었으니 필요한 포인트를 보고 선별해서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읽다 보면 알겠지만 아이만큼 부모도 같이 놀아줘야 하고, 또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도 많다는 건 함정 아닌 함정. 이 모든 걸 다 할 순 없겠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하지 못한 게 있다거나, 우리 아이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부분을 골라 조금이라도 같이 해보는 게 좋을 듯하다.

나도 나이가 있다 보니 이런 대화를 할 때는 그냥 듣고 있거나, 어릴 적에 내가 했던 놀이들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 책에서 배운 방법들을 자연스레 나눠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초보 엄마 아빠들도 영어 학원이나 유치원, 조기 교육, 학군 같은 것에만 관심을 갖지 말고, 가장 중요한 자녀와의 교감이라는 부분에 관심을 두고 조금 더 도움이 될만한 놀이법을 이 책을 통해서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만 쓰는 연습 - 시간, 에너지, 멘탈에 이르기까지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말이라 조금 늦은 아침을 맞았다. 그래도 8시 이전에 눈을 뜬 것 같다. 목욕탕을 갈까 했지만, 어제 아침 운동을 거른 까닭에 회사 헬스장으로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메리카노를 한잔 내리고, 빵 한 조각과 귤 하나를 먹었다. 그리고 간단히 방 청소를 하고, 어제 돌린 건조기의 빨랫감을 정리했다. 아침 뉴스를 보면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치고 후드 집업과 노스페이스 조끼를 챙겨 입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러닝머신은 두타임을 돌렸고, 점심은 햄버거 세트를 포장해서 회사에서 먹었다. 다음 주에 있을 워크숍 준비로 경평부 사람들도 주말에 회사에 와 있었다. 나도 이번 주에 회사일로 법원에도 다녀오고, 또 이런저런 일들로 다 쓰지 못한 보고서를 좀 더 보고 가기로 했다. 자료를 미처 받지 못해 비워둔 부분과 간단히 단어만 적어둔 부분을 조금 채웠다. 그리고 잊어버리지 않게 다음 주 워크숍 때 챙겨야 할 부분들도 체크해 두었고. 출력자료를 뽑으면서 네이버를 보니 오늘 저녁 아시안컵 경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따 조금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시청해야겠다.

경제학부 시절에 배운 80/20의 법칙. 일명 파레토 법칙은 단순히 부의 분배를 나타내는 것만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같은 일반적인 현장에서도 언제든지 적용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만 쓰는 연습>의 저자인 데이먼 자라히아데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80/20의 법칙을 삶의 능력을 최적화하는 방법론으로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80/20의 법칙을 우리의 일상에 적용한다고 하면 단순하게 시간만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너무 단편적이고 좁은 생각이다. 이는 집중과 선택의 문제이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전자의 사고방식에만 갇혀있다면, 무조건 모든 업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려 하거나 이런저런 함수를 넣어 엑셀로 작업을 하다가 결국 뭐가 맞고 틀린 지를 몰라 오히려 시간만 더 걸리고 업무 능률과 만족도도 오르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오히려 업무 일정표와 체크리스트를 통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일의 중요도를 파악해서 해야 할 일과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빨리 처리할 수 있다면 -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된다 - 이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 즉, 단순한 작업 시간의 단축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에 더 가까운 개념인 셈이다. 참고로 저자는 여기에다가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시기적절한 의사능력까지 더해지면 더 좋다고 말한다.

80/20의 법칙은 이렇게 업무뿐만 아니라 가사 효율 극대화와 인간관계와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이런 내용을 책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청소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 내에 끝내도록 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수시로 정리한다. 만족감을 주는 취미 활동을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계에서의 효율성을 따지는 건 어감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충분하게 관심을 주고, 짜증 나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은 도움이 될 조언으로 보인다. 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지나치게 기대하는 건 옳지 않지만, 스스로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리해 보는 건 오히려 도움이 된다. 나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서 출발한 무언가가 중요한 셈이다.

운동도 마찬가지. 어마 무시한 몸을 만들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건강에 집중하는 짧은 운동 루틴을 만드는 게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주에 몰아서 하는 격한 운동도 좋다고는 하지만 일상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복합적인 효과를 주는 운동 루틴이 있다면 일상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므로.

이 외에도 학습이나 재테크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조언도 인상 깊다. 가령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거나, 선저축과 카드 사용 통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한 번씩은 들어봤거나, 책이나 방송 등을 통해 접해본 사례들이다. 문제는 이 대부분을 행하지 못하거나, 꾸준하게 습관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 일단 이 중에서 몇 가지라도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업무나 할 일을 목록화하여 체크하고 관리하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자신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어하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 자신을 위해서라도 - 확보하도록 노력하는 것들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싯다르타 열림원 세계문학 4
헤르만 헤세 지음, 김길웅 옮김 / 열림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번 주는 경평 워크숍이 있었다. 한 주간 보고서를 쓰고 자문도 받는 시간이다. 내가 맡은 지표는 남들보다 분량이 더 많은 편인데, 증빙자료 등도 포함된 별도 보고서를 작성하는지라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또 보고서에 들어갈 내용(행사 등) 또 직접 만들어야 하고,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하는지라 평소에도 미리 이것저것 준비해야 한다. 이 지표 기준으로 올해 벌써 3년 차인데, 해마다 더 많은 콘텐츠와 실적이 추가되고, 또 한글 편집 디자인도 나아진 것 같다는 '자체 분석(?)'을 해본다. 하긴 3년간 이 보고서만 썼는데, 예전보다 조금은 더 나아져야 되는 건 당연한 일. 예전 재무 업무도 그랬고, 동반성장도 업무도 그렇듯이 뭐든지 하면 반드시 남는 게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아침 운동을 끝내고 와서 '싯다르타'를 마저 읽었다. 최근에만 같은 작품으로 두세 번은 읽은 것 같다. 민음사에서 출간한 '싯다르타'도 좋았지만, 이번에 읽은 열림원의 '싯다르타'도 좋았다. 같은 작가의 같은 작품을 완전히 다른 디자인으로 읽은 셈이다. 덕분에 좋은 글을 한 번 더 마음속과 머릿속에 새겨둘 수 있었던 것 같고.

'데미안'에서도 그랬지만, 헤세는 확실히 동양 철학의 영향을 깊이 받은 듯하다. 아니, 그의 신앙이나 철학의 구원의 손길이 마치 오리엔탈에 위치해 있는 것처럼 작품 속 저 밑이 깔려있는 것 만 같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고통의 윤회나, 신과 악마는 어쩌면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기독교에서는 불경스러운 무언가일지도 모르겠지만, 헤세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진실의 길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 싯다르타의 삶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책 속의 모습처럼 고귀했던 신분(?)을 집어던지고 세상에 나와 다양한 경험과 고난, 그리고 성찰의 시간을 보낸 것은 분명했을 듯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싯다르타는 더욱 단단해진 내면에 결코 흔들리지 않는 무언가를 갖게 되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옮긴이의 말처럼 싯다르타는 처음에는 정신적인 측면에서의 수행을 중요시했고, 다음에는 반대로 삶과 육체를 직접 부딪히며 무언가를 깨닫고자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것들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고 차별 없이 공존하는, 모든 것이 하나 되는 단계를 경험한다. 마치 헤겔의 정반합의 논리처럼.

헤세의 믿음이 정확히 무엇인지 말로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그동안 읽었던 그의 작품들 속에서 느끼고 경험할 수 있었다. 역자는 구원이라는 단어까지 빌려 가며 그의 작품을 논하지만 나는 아직까지도 그럴 능력은 없다. 다만 싯다르타의 이야기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생각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었다는 점은 이 책을 통해서 얻은, 남긴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