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쓰는 연습 - 시간, 에너지, 멘탈에 이르기까지
데이먼 자하리아데스 지음, 박세연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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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조금 늦은 아침을 맞았다. 그래도 8시 이전에 눈을 뜬 것 같다. 목욕탕을 갈까 했지만, 어제 아침 운동을 거른 까닭에 회사 헬스장으로 가기로 했다. 그전에 아메리카노를 한잔 내리고, 빵 한 조각과 귤 하나를 먹었다. 그리고 간단히 방 청소를 하고, 어제 돌린 건조기의 빨랫감을 정리했다. 아침 뉴스를 보면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마치고 후드 집업과 노스페이스 조끼를 챙겨 입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러닝머신은 두타임을 돌렸고, 점심은 햄버거 세트를 포장해서 회사에서 먹었다. 다음 주에 있을 워크숍 준비로 경평부 사람들도 주말에 회사에 와 있었다. 나도 이번 주에 회사일로 법원에도 다녀오고, 또 이런저런 일들로 다 쓰지 못한 보고서를 좀 더 보고 가기로 했다. 자료를 미처 받지 못해 비워둔 부분과 간단히 단어만 적어둔 부분을 조금 채웠다. 그리고 잊어버리지 않게 다음 주 워크숍 때 챙겨야 할 부분들도 체크해 두었고. 출력자료를 뽑으면서 네이버를 보니 오늘 저녁 아시안컵 경기가 있는 모양이다. 이따 조금 늦은 저녁을 먹으면서 시청해야겠다.

경제학부 시절에 배운 80/20의 법칙. 일명 파레토 법칙은 단순히 부의 분배를 나타내는 것만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같은 일반적인 현장에서도 언제든지 적용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0%만 쓰는 연습>의 저자인 데이먼 자라히아데스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80/20의 법칙을 삶의 능력을 최적화하는 방법론으로서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80/20의 법칙을 우리의 일상에 적용한다고 하면 단순하게 시간만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너무 단편적이고 좁은 생각이다. 이는 집중과 선택의 문제이며, 레버리지를 활용한 효율성과 생산성의 문제로 봐야 한다. 전자의 사고방식에만 갇혀있다면, 무조건 모든 업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려 하거나 이런저런 함수를 넣어 엑셀로 작업을 하다가 결국 뭐가 맞고 틀린 지를 몰라 오히려 시간만 더 걸리고 업무 능률과 만족도도 오르지 않는 경우를 보게 된다.

오히려 업무 일정표와 체크리스트를 통해 프로세스를 시스템화하고, 일의 중요도를 파악해서 해야 할 일과 중요한 일을 먼저 하고, 자신의 능력으로 빨리 처리할 수 있다면 - 이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생각된다 - 이에 맞게 시간을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 즉, 단순한 작업 시간의 단축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에 더 가까운 개념인 셈이다. 참고로 저자는 여기에다가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시기적절한 의사능력까지 더해지면 더 좋다고 말한다.

80/20의 법칙은 이렇게 업무뿐만 아니라 가사 효율 극대화와 인간관계와 건강관리에 있어서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는 이런 내용을 책에 더 많이 할애하고 있다. 청소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간 내에 끝내도록 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수시로 정리한다. 만족감을 주는 취미 활동을 선택해서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계에서의 효율성을 따지는 건 어감이 조금 그렇긴 하지만 소중한 사람에게 충분하게 관심을 주고, 짜증 나는 일은 가급적 피하는 것은 도움이 될 조언으로 보인다. 또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지나치게 기대하는 건 옳지 않지만, 스스로 기대하는 바를 명확하게 정리해 보는 건 오히려 도움이 된다. 나 자신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서 출발한 무언가가 중요한 셈이다.

운동도 마찬가지. 어마 무시한 몸을 만들게 아니라면, 철저하게 건강에 집중하는 짧은 운동 루틴을 만드는 게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주에 몰아서 하는 격한 운동도 좋다고는 하지만 일상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복합적인 효과를 주는 운동 루틴이 있다면 일상에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므로.

이 외에도 학습이나 재테크에 있어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조언도 인상 깊다. 가령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거나, 선저축과 카드 사용 통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한 번씩은 들어봤거나, 책이나 방송 등을 통해 접해본 사례들이다. 문제는 이 대부분을 행하지 못하거나, 꾸준하게 습관화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 일단 이 중에서 몇 가지라도 바로 시작해 보도록 하자.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업무나 할 일을 목록화하여 체크하고 관리하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자신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어하고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 자신을 위해서라도 - 확보하도록 노력하는 것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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