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쁨 중독 - 매 순간 바쁘게 살아야 한다는 착각
셀레스트 헤들리 지음, 김미정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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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자기계발서'에서 근면성실함을 강조한다. 게으르면 안 된다. 나태하면 뒤쳐진다. 심지어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먼저 잡는다면서 부지런함을 열심히 강조한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리고 성실함은 어디에서건 사랑받고 존중받고 인정받는 '으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는 당신은 행복하신가?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 적절한 답을 찾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사실 요즘과 같은 '돈이 돈을 벌어다 주는 시스템'을 장착한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성실함이 돈을 벌어다주지 못하고 있다. 마치 시지프스가 받는 형벌처럼 말이다. 또는 대한민국에서 아파트 한 채를 사기 위해 평생을 열심히 일을 해도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시절부터 '스펙'을 쌓으며 12년을 죽어라 공부해도 돈 받은 부모 덕을 보는 '금수저'를 결코 이길 수 없게 만들어 버린 시스템에서 성실함은 유명무실해질 법도 하다. 아, 이 책에서는 이런 사회문제와는 좀 다른 '바쁨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사회에서도 더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문제점을 먼저 떠올리지 않을 수 없긴 하다.

 

  하지만 '바쁜 생활'을 하는 본래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좀 다르게 보일 지도 모르겠다. 이를 테면, 정말 우리는 스스로 원해서 바쁜 것인가? 물론 성공신화를 쓰기 위해 미친듯이 커리어를 쌓아가는 일꾼들에게 하는 말이다. 이 책이 '자기계발서'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당연한 질문이다. 정말 눈코 뜰 새도 없이 바쁜 일꾼들이 있다. 막중한 책임을 맡은 책임자들, 다른 사람으로 대체불가인 능력자들, 그리고 정말로 좋아서 미친듯이 몰입하는 재주꾼들이 그렇다. 이들이 하는 일은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의 저자도 그닥 반대를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성공'이란 문턱을 넘지도 못했는데 벌써 자신의 일상이 너무나도 바쁜 이들이 있다. 이들은 아직도 '비효율'이라는 선을 넘지 못한 '예비 성공꾼들'인 셈이다. 아직 성공하지도 못했고, 성공하기에는 뭔가 2% 부족한 이들 말이다. 그들이 아직 성공신화를 쏘아 올리지 못한 까닭은 무엇인가? 이 책에서 말하길 '하릴없이 바쁜 척 하기' 때문이란다.

 

  성공한 사람들은 일에 '쫓기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쫒는' 사람들이다. 일에 치여 허덕이며 겨우 마치는 이들이 아니라 일을 다스리고 관리하며 즐기는 이들이 바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당신도 여유를 즐기며 성공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당연한 말이다. 누구든 바라 마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의 삶을 우선 순위에 두고 일을 즐기면 된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이 진짜로 바쁜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한다. 허투루 낭비하는 '시간'이 있다면, 과감히 줄이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테면, 낼모래가 시험인데 '인스타그램'을 서핑하며 '좋아요'만 누르는 시간이 2시간이라면, 과감히 줄여야 한다. 아예 하지 않으면 시험공부할 시간이 2시간 늘어난다는 원리다. 말로는 파악하기 쉽지만 실천하기 힘들다면, '기록하는 습관'부터 가져 보아라. 자질구레한 것까지 몽땅 기록한 다음에 '지난 일주일간', 또는 '지난 한 달간' 자신이 한 일들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정말로 시간을 낭비한 것과 같은 일들은 과감히 삭제해 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관리'를 시작했다면, 본격적으로 하릴없이 바쁜 일상을 고쳐 나간다. 예를 들어,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부터 버려라. 정말 쓰잘 데 없는 짓이다. 전교1등이 쓰는 참고서를 내가 쓴다고 전교1등 되는 것 아니다. 나에게 맞는 참고서를 써야 공부의 능률이 오르는 건 당연하지 않은가. 그리고 충분한 휴식을 즐겨라. 사람은 쉬어야 다시 일할 수 있는 힘을 회복할 수 있다. 일 중독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잠을 자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여가를 충분히 활용하라. 잘 놀아야 일의 능률도 오르기 마련이다. 일과 전혀 상관없는 여가생활을 통해서 참신한 아이디어가 샘솟기 마련이다. 그리고 친구를 많이 사귀고, 일도 혼자 하지 말고 함께 하라. 일하는 방법에만 몰두하지 말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안목을 넓히고 목표를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런 것들이 삶과 일을 둘 다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이다.

 

  이 책은 일을 하지 말라는 내용이 아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사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수많은 이들이 성공과는 별개로 너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은 셈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행복하고 여유로운 삶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일중독은 금물이다. 행복한 삶을 동반하지 않은 성공은 성공이 아니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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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짝 심리학 2 -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병 한빛비즈 교양툰 9
이한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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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요즘에는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곤 한다. 유명 연예인이 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한 뉴스, 공황장애에 시달렸다고 토로하는 연예인도 참 많아졌다. 그리고 조현병에 걸린 이웃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뉴스도 종종 장식한다. 이와 같은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조현병은 모두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이상증세'들이다.

 

  한편, '사이코페스'와 '소시오페스'가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이들이 저지르는 '폐륜'은 인간이 아닐 것만 같을 정도로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이상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 이것은 주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해서 생기는 '마음의 병'인데, 실제로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흔하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100명 가운데 1명 정도 꼴로 많다는데, 우리가 잘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이들이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할 뿐, 의외로 평범한 일상을 하며 살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간간히 들려오는 '가정폭력', '동물학대'와 같은 끔찍한 사건이 장식하는 것을 보면, '감정'을 못느끼는 이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이 있는지, 그들이 얼마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평범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뭔가 느껴지는 것이 없는가? '마음의 병'에 걸렸다고 해서 우리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들이 '이상증세'를 보이는 원인을 파악해서 잘 치료하면 누구나 평범한 일상을 보낼 수 있다는 말인 셈이다. 마치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이 목발이나 의수, 휠체어, 지팡이, 안내견 등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도 호르몬 치료, 감정교감 치료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우울즐이나 공황장애, 조현병 같은 경우에는 '호르몬' 조절이 안 되어서 발병하기 때문에 의사의 처방을 받아 약을 복용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심각한 공포를 느끼거나 환각이나 환청에 시달리는 경우에는 '병원'에 입원해야 할 테지만, 대부분은 간단한 약물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한편, 사이코페스와 소시오페스의 공통점은 '감정이 없다'는 것인데, 가장 큰 차이점은 '사이코페스'의 경우에는 감정이 1도 없다는 것이고, '소시오페스'의 경우에는 감정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이 격해지기 전에는 누구보다 멀쩡하게 생활을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미쳤다'는 것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감정이 격해지는 상황에서 이들은 '인간이길 포기한 것'처럼 비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이들이 저지른 끔찍한 행위는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법의 처분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들이 그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게 된 '원인'을 살펴보면, 이들이 얼마나 '감정'을 제대로 배울 수 없었는지 알게 된다.

 

  이런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의 어린 시절은 매우 불우했으며, 가정폭력에 노출되어 보호받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고 하다. 한편, 어릴 적부터 부모가 '과잉보호'를 한 경우에도 이런 '이상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데, 어린 시절의 '감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한마디로 '사이코페스'나 '소시오페스'는 가정환경과 교육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인간적인 것'을 주고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해준다. 우리 주변에 이런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인간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직장의 상사가 이런 '사이코'나 '소시오'라면 마땅한 방법을 찾기 힘들겠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의 병'이 왜 일어나게 되는지, 그 '원인'을 잘 알게 되어 참 좋았다. 하지만 알게 되면서 고민이 되기도 했다. '마음의 병'으로 인한 범죄를 우리 사회가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우리 사회가 '심신미약'이라는 이유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무죄' 판결이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사회로 복귀되는 경우가 참 많기 때문이다. 흔한 경우는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감형이 되는 경우인데, 정작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은 혜택도 받지 못하는 '심신미약'을 왜 음주한 분들까지 확대하는 것인지 참 맘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사이코나 소시오 같은 이들 때문에 평범한 감정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상처를 받는지 안다면 정말이지 '영원히 격리'시키는 기준으로 삼고 싶을 정도다. 이들이 벌이는 '언어폭력'과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말본새는 그야말로 '범죄 수준'이다. 그런데도 이들에게 늘 솜방망이 처벌만이 뒤따른다. 우리 사회는 아직 '정신병'에 관대하지 못한 사회인데도 이들이 가진 '사회적 지위'가 사이코나 소시오 '판정'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흔히, 말하는 '갑질'도 바로 이런 감정표출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이코와 소시오 들의 작품 아닌가?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마음의 병'에 대한 경계를 어디까지로 보아야할지 좀 난감해지고 말았다. 분명 '몸의 병'에 걸린 이들처럼 '마음의 병'에 걸린 이들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편견을 없애야 한다는데에 십분 동의하면서도, 사이코페스나 소시오페스와 같은 '정신병'으로 인한 범죄에 우리는 어떻게 단칼을 내려야 할지 난감해졌기 때문이다. 심리학에 대한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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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사파리 - 하층계급은 왜 분노하는가
대런 맥가비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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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연말 이맘 때쯤이 되면 양로원과 고아원을 찾는 이들이 많다.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불우이웃을 돕겠다는 고마운 이들이다. 그런데 정작 도움을 받는 이들은 '그들'이 찾아오는 것을 그닥 달가워하는 표정이 아닐 때가 많다. 우리가 흔히 보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서도 그런 장면을 참 많이 다루고 있기 때문에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인 셈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그들'에게 없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구호물품'을 배경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의 환한 표정에서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렇게 찍은 사진들은 주로 '언론사'에 배포되어 자신들의 치적(?)으로 이용될 뿐이라는 것을 양로원과 고아원에 머무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1년에 딱 한 번 찾아오는 그들을 반갑게 맞아줄 수밖에 없는 '절실함'이 겨우 미소를 짓게 만들 뿐, 그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따스함은 애초부터 기대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정녕 '가난한 이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없는 걸까? 이 방법을 찾기 전에 '가난'에 빠지게 되는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할 것이다. 가난해지는 원인을 보통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견해다. 먼 옛날부터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할 수 없다면서 '개인의 문제'로 취급하곤 했다. 그러다가 근대화 이후에는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개인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푸념하곤 했다. 가난한 이들 가운데 '성공의 문턱'을 넘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두 가지 원인이 모두 맞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특별한 사례일 뿐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누구나 같은 방법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보다 우선 '인식'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가 가난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바꾸는 것일테다. 우리는 모두 교통사고를 당하면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는 '예비 장애인'인 것처럼 '가난'도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금수저'는 영원히 금수저일 것처럼,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대를 이어 흙수저일 것처럼 '부의 계급화'를 견고하게 쌓고 있다. 마치 '한 번 부자는 영원한 부자다'라는 믿음처럼 굳어져 버렸다. 하긴 아주 틀린 말처럼 들리지 않기도 하다.


  그런데 왜 이런 생각을 '견고하게' 만들고 부수려 하지 않는 것인가? 그닥 훌륭하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것 같은데 말이다. 가난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노력을 하면 그 대가를 반드시 보상받는 사회가 더 아름답지 않은가? 또한, 부자를 존경하고, 그들이 쌓은 부로 우리 사회를 더욱 행복하고 즐겁게 만드는 고민을 하려는 시도는 왜 하지 않으려 하는가?


  이 책은 <가난 사파리>라는 제목을 달았다. '사파리'라는 말의 뜻이 자동차를 타고서 야생동물을 구경한다는 것인데, 주로 맹수들을 풀어놓은 동물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에 '가난'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으니 '가난한 이들'을 마치 동물원의 위험한 동물, 또는 통제가 불가능한 무능력자들을 '구경'하기 위해서 부자들이 안전한 차량 안에서 지나가는 장면이 연상된다. 하지만 책 내용은 저자의 '불우한 경험담'이 대부분이다.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험난한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회 고위층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구조적인 문제'를 분석해서 가난에 쪄든 이들을 '구제'하려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행복할까? 중산층인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가난한 이들'이 왜 노력을 하지 않는지, 불우한 환경을 왜 개선하려 하지 않는지 '지적질'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하층 계급의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나도 비슷한 처지였어"라고 자조적인 말투로 공감을 표시할 것 같다.


  저자가 표현하듯이 '하층 계급'이 가난한 까닭은 여러 가지다. 개인적인 노력을 최선으로 하지 않고, 불우한 환경을 탓하며, 사회나 국가가 자신들을 돕지 않는다고 불평불만만 늘어놓기 일쑤라고 말이다. 그런데 가난한 이들이 하소연을 할 때 들어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장 가난한 이들이 부자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면 반갑게 맞아줄까? 국가에 청원을 하면 가난을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도와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가난한 이들을 벌레 보듯 불쾌해하며 적절한 도움을 주기는커녕 내몰아서 '격리(?)'시키기 바쁘다. 사회복지센터나 은행을 찾아가서 '가난 극복 프로그램'이 있는지 물으면 적절한 대답을 해줄까? 그렇지 않다.


  그러면서도 '가난한 이들'이 나태하고 게을러서 그들을 도와주고 싶어도 도울 수가 없다는 헛소리나 지껄이기 일쑤다. '기부'를 통해서 도움을 주고 있지 않느냐고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거액의 '성금'을 모아서 해마다 도와주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가난한 이들에게 물어보라. 그렇게 '기부'와 '성금'으로 도움 받은 것이 정말로 '가난 극복'을 할 수 있는 희망이 되고 있는지 말이다.


  가난을 극복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누구나 아무런 조건도 없이 연봉 3000만 원 정도를 받고 살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라는 문구가 거슬린다면, 적당한 일자리를 마련해주면 될 것이다. 그런데 마련해준 일자리라는 것들이 '연봉 3000만 원'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연봉 3000짜리' 직장을 구하기 너무 힘들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 정말로 정신 못차리고 헤롱헤롱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까지 구제해달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여기는 '성실함'과 '정직함'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마저 가난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들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고 해도 '있는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아니라 '노력하는 사람들'이라면 가난에 빠지지 않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해결하려 최선을 다해야 하고, '개인적인 문제점' 따위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가정이 불우하다면 '불우한 원인'을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국가와 이웃이 개입해서 개선하도록 도와줘야 한다. 마약이나 범죄와 같은 '잘못된 길'로 빠졌다면 엄벌과 함께 '갱생'할 수 있는 기회를 체계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물론 '부적응자'로 판명되면 영원히 격리시키는 방안도 필요하고 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을 살다가 '실패'를 했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줘야 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소리'하지 말라는 비판도 할 수 있겠다. 적절한 비판일 수도 있겠지만 '단 한 번의 실패'로 인생이 망가지게 냅두는 사회는 참으로 불행한 사회라는 점을 상기했으면 좋겠다.


  저자는 '랩 가사'를 쓰는 워크숍을 통해서 가난한 이들이나 불우 청소년들에게 나름의 희망을 심어주는 일을 했다. 그 희망이란 '자기 목소리'를 마음껏, 그리고 당당하게 외치라는 것이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은 '행복한 사회'는 다름 아니라 가난한 이들이, 또는 불우한 이들이 직접 만들어나가야 한다. 국가시스템이나 사회고위층이 가난한 이들의 입맛에 딱맞게 세상을 바꿔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말한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지지만 '하층 계급의 분노'가 역사를 바꾼다고 말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면 꼭 분노가 아니어도 충분히 바뀔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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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와 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권희민.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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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의 연을 맺는다는 말이 있다. 서로의 '인연'이 하나로 이어져서 부부가 된다는 뜻인데, 그로부터 파생된 말이 바로 '일심동체'라는 표현이다. 한마음으로 이어진 한 몸이란 멋진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부부의 연'을 맺은 사이라고 해도 수십 년을 따로 살다가 한 집에서 어울려 산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옛날이야 아무리 서로 맞지 않아도 억지로라도 살아야했다지만 지금이야 서로 맞지 않으면 갈라서기 참 쉬운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여기 달라도 너무 다른 부부가 있다. 남편은 '물리학자', 아내는 '소설가'다. 이들의 일상은 비록 한 곳에서 벌어지지만 서로 보는 것은 따로따로다.


  아내가 남편의 생일날을 맞아 맛있는 미역국을 끓여주어도 남편은 미역국 속에 들어 있는 '미역'의 분자단위를 분석하느라 한눈을 판다. 바쁜 일상에 손수 미역국까지 끓여다주었으면 "여보, 사랑해"라는 말부터 나와야 원만할텐데...암튼, 물리학자인 남편은 '국물 한 숟갈'을 뜨면서, 이 국물에 담긴 물이 수도꼭지에서 나왔지만, 그 전에는 강에서, 그 전에는 빗물에서, 그 전에는 구름에서, 그 전에는 바닷물에서 증발한 수증기였을 거라는 분석을 하느라 정작 미역국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바가 아니다. 이쯤 되면 아내는 케이크에 초를 꽂고 로맨틱한 저녁을 준비하지 말아야겠다는 결론에 다다를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인문과 과학', '문학과 비문학'의 경계를 오가며 우리 일상과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인문/과학적 고찰'을 담아놓았다. 정말 시시콜콜한 것까지 전부 다 말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방식은 '과학이야기'다. 그렇다고 어렵고 복잡한 내용일 거라는 짐작은 틀렸다. 인문학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감수성'이 녹아 있는 표현력으로 과학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책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인문학적인 눈으로 과학의 궁금증을 풀어냈고, 과학자의 시선으로 인문학적 해석을 풀어놓았다고 표현하면 딱일 것이다.


  책의 내용도 그닥 어렵지 않다. 내용도 술술 읽힌다. 그런데도 뭔가 좀 아쉬운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까닭은 '일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과학적/인문적 고찰'을 늘어놓는데 그쳤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인문과 과학'이 이처럼 어렵기만 한 것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에는 매우 충실했지만, 명색이 '과학책'인데 물리학이면 물릭학, 화학이면 화학처럼 분명한 '주제'를 정했으면 싶은데, 이야기 전개방식이 너무 '에세이'처럼 신변잡다한 이야기로 흘러가버려서 뭔가 중심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라리 '물리학자'이니 물리학의 역사라든지, 물리학자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같은 내용으로 '집중'을 했더라면, 이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도 깊은 여운이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여기서 한조각, 저기서 한모금, 거기서 한발짝...중구난방으로 이야기를 술술 서술하고 있어서 '집중력'이 좀 떨어지는 전개라서 살짝 아쉬웠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우리 일상에서 '과학'이 얼마나 흔한지, 주변에서 '인문'학적인 생각의 꼬투리를 잡을 수 있는지 사알짝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감격스러울 독자분들도 많을 테니 이 책을 읽는 기쁨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 독자들에게는 '일상'에서도 얼마든지 배울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감성이 매말라 삶이 무료해진 독자분들에게도 즐거운 반전을 경험하게 할 것이다. 다만, 전문가적인 과학책을 원하는 독자에게는 조금은 심심한 책일테니 선택하실 때 참고하시길 바란다.


책드니를 통해서 도서를 제공받아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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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힘 - 무엇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는가
폴 몰랜드 지음, 서정아 옮김 / 미래의창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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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뜬금없지만, '고스톱' 얘기를 좀 꺼내보려고 한다. 기본적인 규칙은 '3점'을 누가 먼저 내는지로 승부를 결정 짓는다. 하지만 상대가 아직 3점을 낼 가능성이 낮으면, 더 점수를 올리기 위해 '고'를 외칠 수 있다. 반대로 상대가 3점을 낼 가능성이 높을 경우에는, 안전하게 '스톱'을 외쳐 그동안에 얻은 점수만큼 판돈을 챙길 수 있고, 모험과 운빨을 믿는다면, 과감하게 '고'를 외쳐서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게임이다.


  이때, 기본으로 점수를 내는 방식을 따져보면 '광 3점(비삼광은 2점, 삼광은 3점, 사광은 8점, 오광은 15점, 광박(광이 없는 경우)일 경우엔 '광박(벌점 두 배)')', '띠 3점(청단, 홍단, 초단)', '고도리 5점', 그리고 '피 10장'부터 한 장당 1점씩(쌍피 2점, 쓰리피 3점 등) 점수를 계산하곤 한다. 이밖에도 점수를 내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그런데 '3점 점수'로 승부를 결정 지어 '선'을 가져갈 수 있지만, 3점 승리를 아무리 많이 가져간다고 한들 그다지 위협적인 승부를 지을 수는 없다. 2배 이상을 점수를 내기 위해선 '광박'이나 '고박', '흔들기', '폭탄', '멍텅구리' 등등 다양한 '바가지(덤터기)'가 겹치고 겹쳐야 위력적인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이때 가장 위력적인 것이 바로 '피박'이다. 일단, 피로 점수를 내기 시작하면 자기가 돌아오는 차례마다 계속 '고'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규칙'에 따라 '원고=2배', '투고=3배', '쓰리고=4배'...그 이상도 부를 수가 있다. 물론 동네마다 '규칙(대부분은 '쓰리고'부터 2배로 친다)'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자, 이런 식으로 고스톱에서 7장의 패를 들고서 세 번째 차례만에 '피박'을 씌우게 되면 최소 8배 이상의 점수를 곱절로 부풀릴 수가 있다. 피박이 무시무시한 까닭이다.


  이 책은 '인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천적인 힘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 국가의 흥망성쇠가 어쩌면 '인구'에 의해서 좌지우지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전제를 깔고서 '통계학'을 바탕으로 풀어낸 책이기도 하다. 앞서 '고스톱'의 이야기를 꺼낸 것도 '피박'이 점수를 엄청나게 낼 수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다시 말해, 인구가 많으면 많을수록 국가가 발전하는 속도로 빠르고, 전쟁시에도 강력한 힘을 실을 수 있으며, 국가경쟁력에서도 굉장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뉘앙스를 엿볼 수 있다. 반대로 인구가 적어지면 그 위력도 정반대의 경우가 대단히 흔하다는 뉘앙스와 함께 말이다. 물론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온전히 '인구의 수'만으로 일반적인 모델을 만들 수 없었지만, 그 메시지 만큼은 대단히 설득력이 높았다.


  다만, 이 책에서 보편적인 예로 설명한 것이 '유럽(서구)의 관점'에서만 쏙쏙 들어맞고, 그 이외의 지역과 국가에서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살짝 아쉽긴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크게 어긋나는 경우도 많지 않은 편이긴 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는 너무나도 많다. 이 책의 쓰여진 것이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퍼져 '판데믹 상황'을 겪기 전에 쓰여진 까닭에 '판데믹 이후의 상황'을 예측하는데 아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고 있으며, 유럽에만 집중한 데이터 분석으로 인해서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 대륙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너무나도 단편적인 내용만 다루며 뭉뚱그린 결론을 내버린 점도 아쉽기 그지 없다. 물론, 이런 상황이 벌어진 까닭은 '데이터 부족' 때문이기 때문에 '유럽 이외의 지역'에 대한 데이터가 확보되는 시점에 '개정판'이 출간될 가능성이 많다. 그리고 그 때에는 좀더 다각도로 접근한 '인구의 힘'을 펼쳐보일 것이기 때문에 자못 기대가 된다.


  암튼, 책 내용을 정리하면, 인구가 늘어날 때 부흥하고 줄어들 때 쇠락해진다는 '기본 공식'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영국'을 예로 들고 있는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부터 현재까지 인구의 추이를 살펴보면, 영국이 '대영제국'으로 거듭났다가 서서히 힘을 잃고 현재의 '브렉시트'까지 처하게 된 상황이 여지없이 '인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쉽게 말해서,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던 시대에는 '높은 출산율, 높은 사망률(특히, 영아사망률)'로 인해서 인구의 수가 좀처럼 늘지 못했는데, 과학과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높은 출산율, 낮은 사망률(특히, 영아사망률이 현저히 줄어듬)'로 인한 '인구의 증가'로 인한 국가발전이 대단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 '이민자의 수'가 늘어나면서 엄청나게 국외로 영국인들이 빠져나가는데도 여전히 '인구'가 증가할 정도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여줄 때, '대영제국'의 위상도 높아지더라는 얘기다. 그 이후에는 '출산율'이 낮아졌음에도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주었단다. 바로 수많은 '이민자'가 유입되었기 때문이란다. 이처럼 '인구의 수'를 늘리는 변수가 여러 가지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영국이 이처럼 '인구 증가에 의한 국력신장'을 보여줄 때, 이웃 나라인 '프랑스'는 인구의 변동이 거의 없어서 국제적으로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스페인의 경우에는 늘어난 식민지를 다스릴 '스페인의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바람에 그 많던 식민지를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다는 점에 방점을 찍으며 '인구의 힘'이 얼마만큼 중요한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을 풀어나갔다.


  특히, '인구의 힘'을 잘 엿볼 수 있었던 것은 두 차례나 일어났던 '세계대전'이었고, 이때에도 끝내 승리를 거둔 쪽을 조심스럽게 원인분석 하면, 역시나 '인구가 많았던 쪽'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독일이 소련과의 승부에서 결정적인 패배의 원인도 '쪽수로 밀어붙인 소련'이 수많은 희생자를 낳고도 더 많은 참전 군인의 수로 인해서 기술적으로 뛰어난 독일을 압도할 수 있었다고 분석하였다. 마치 '한국전쟁' 당시, 국군과 유엔군이 승리의 목전에서 중공군의 개입으로 인해 '1·4 후퇴'를 했던 뼈아픈 경험이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 당시에도 중공군의 '인해전술'이 얼마나 위협적이었는지는 어렵사리 탈환한 수도 서울을 다시 내어줄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상황과 잘 매칭이 된다.


  이처럼 우리에게 '인구의 힘'이 피부로 와닿는 예는 바로 '중국'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만 보았을 때에는 '중국의 힘'이라고 읽힐 정도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으면 '중국의 힘'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한다. 일설에 의하면, 현재 중국의 인구 증가율은 정점을 찍고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며, 비공식적으로 '인도의 인구수'보다 적다고 분석할 정도였다. 그런 까닭에 우리가 느끼는 '인구의 힘'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 책을 쓴 저자가 '유럽인(영국과 독일 국적)'인 까닭에 유럽인의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 아닐런지 합리적인 의심을 해본다. 그런 의심은 '중국의 예'보다 '일본의 예'를 더 상세히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도 해볼 수 있다. 아직까지도 서구인들의 시각에서 '아시아의 중심'은 일본인 탓이다. 그 때문에 '한국인'이 보기에 이 책의 신뢰도가 조금은 떨어지지 않는가 싶다. 적어도 '동아시아인'들의 시각에서는 일본보다 중국의 영향력을 더 높이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주는 메시지까지 의심할 것은 못 된다. 분명 '인구'와 '역사'의 관계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구의 수가 늘어날수록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도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닥 틀린 표현도 아니고 말이다. 굳이 이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룩셈부르크'가 아무리 국민소득이 높은 편이라고 해도 '인구의 수'가 현저히 낮기 때문에 '국제적인 위상'도 마찬가지로 낮다고 말이다. 아시아에서 적절한 예는 '싱가폴'이 아닐까 싶다. 싱가폴이 아무리 소득 상위 국가라고 해도 '미니국가'라는 국제적인 위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력'과 비례관계가 있는 '인구수'를 늘리는 정책을 각 나라마다 고심하고 있지만, 오늘날에는 선진국일수록 '출산율'도 낮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또 어떤 미래를 맞이하게 될런지 자못 궁금하다는 '열린 결말'을 이 책은 내리고 있다. 현재처럼 '판데믹 시대'를 겪고 난 다음에 벌어질 일도 '인구의 힘'과 얼마나 상관관계를 보여줄지 궁금한 대목이기도 하다. 인구가 많을수록 '코로나19'도 잘 극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일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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